지켜보고 싶어 - 뉴 루비코믹스 72
니시다 히가시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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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 니시다 히가시의 만화에 푸~~욱 빠졌다.
사실 작화는 내 타입이 절대로 아니지만, 역시 스토리가 좋다.
특히 아저씨가 나오는 이야기가...
사실 아저씨는 내 타입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현실적으로나 만화에서나)
늘씬한 키에 잘 생긴 얼굴, 능력 좋은 리맨들이 완전히 내 타입이었는데 - 사실 지금도 그렇지만 - 니시다 히가시의 만화를 보면서 아저씨 캐릭터에게 점점 끌리고 있다.

<지켜보고 싶어>를 읽기 전에 읽었던, <사랑을 하자>에선 음.. 아저씨도 괜찮군... 이라고 생각했는데, <지켜보고 싶어>를 읽으면서.. 어랏? 아저씨가 귀여워 보인다... 까지 발전을 하게 될 줄이야... 나도 이젠 옷상 모에 모드인가?

사실, 난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캐릭터를 좋아해온 건 사실이다. 대부분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의 회사원을 비롯 야쿠자, 경찰, 비서, 집사 등등에 계속 모에해 온 나날이었지만 갑자기 연령대가 팍 뛰었다. 뭐, 너무 젊은 건 싫어했다. 아이돌이 좋았으면 학원물에 모에했을지도 모르겠지만..
하여간, 점점 아저씨물이 좋아지고 있다는 건 확실한 것 같다.

지켜보고 싶어 시리즈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을 둔 중년 아저씨와 날라리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순진한 구석이 많은 청년의 이야기이다. 사실, 예전엔 서른만 넘으면 사랑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시기도 있었으나, 이젠 사랑엔 정말 나이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뭐, 본인 나이가 서른이 넘은 탓도 분명이 있지만...)

예전같으면 나이 차가 나는데다가 중년의 아저씨가 상대라면 에잇, 징그러워 란 말이 먼저 나왔을 터인데, 왠지 귀엽다. 나이에 걸맞는 행동을 하면서도 가끔씩 보이는 순수한 감정이라든지, 질투하는 모습은 역시 사랑을 하면 누구나 저렇게 되지.. 란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랑때문에 가정을 버리지 못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도 노력한다. 지켜보고 싶어... 란 말은 기다려 주면 좋겠어.. 란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왠지 마지막 장면에서 뭉클해져 버렸다. 아저씨 화이팅!!

내가 있으니까는 학원물인데.... 음....
학원물인데...
요즘 고등학생들은 이렇게 삭았나?? 란 생각이 불현듯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역시 니시다 히가시의 그림은 중년 캐릭터에 맞는 작화일까... 란 생각이.
고등학생의 풋풋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얼굴이지만, 하는 행동이나 말은 고등학생의 풋풋함이 그대로 느껴져서 왠지 웃음이 나왔다.

니시다 히가시의 만화는 뭐랄까, 적절한 데서 웃겨주는 유머 감각이 있는 동시에 사람의 마음을 짠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평범한 사람들을 그리고 있지만, 그게 또 오히려 현실적이라 공감이 무척이나 가게 된다. 솔직히 픽션에 나오는 인물은 현실감이 떨어짐으로해서 읽는 사람에게 색다른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많지만, 평범한 인물을 등장시켜 따뜻한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것도 작가의 능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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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holic 2 - 뉴 루비코믹스 69
가와이 토코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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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권이 두 사람이 연인이 되기 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면, 2권은 그 후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동료에서 연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니시오카의 응석과 부끄럼은 가시질 않는다. 묘한 상황에서 말돌리기 일쑤. 자신의 감정이 들킬새라 전전긍긍하는 니시오카. 뭐, 연인이 되었다고 해서 사람 성격이 바뀌는 건 아니니, 니시오카 킬러인 마츠카와 역시 그와의 사이에선 애를 먹는다. (뭐, 마츠카와의 그런 점이 또 귀엽긴 하다.)

카와이 토코의 만화는 두 사람의 러브 라인도 많이 그리지만, 역시 리맨물에서는 두 사람의 일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그린다. 전체적으로 수위는 낮은 편이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더 두근거림을 준다. (상상..... 이 아니라 망상의 여지를 유감없이 준다고 할까)

사진 작가일 뿐만 아니라 광고 기획까지 손을 대게 된 니시오카. 마츠카와는 처음에 그 일에 대리로 참가하지만 결국 자신도 프레젠테이션에 참가한다. 그 이유를 알고 보니, 마츠카와가 한층 더 인간으로(?) 보이더이다. 역시 사랑이란 건 알 수 없는 것. 일에서 똑 부러지던 마츠카와가 그런 식으로 흔들리다니.. 그래서 그런지 마츠카와의 매력이 더욱더 넘쳐 흘렀다고나 할까.

한편 니시오카는 클라이언트와 자꾸만 마찰이 생기고,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회의를 느낀다.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찍고 싶은 순수한 마음이랄까. 도쿄에서 살아온 10년에 대한 회의도 느껴 고향인 오사카로 돌아가기로 마음 먹는데...

마츠카와 역시 뉴욕으로 발령이 날 것 같은 그런 분위기. 마츠카와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하지만, 니시오카는 장거리 연애에 자신이 없다면서 마츠오카와 헤어질 의사를 밝히질 않나... 어휴.. 솔직히 말해서 아슬아슬했다. 니시오카의 마음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사회 생활을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회사를 관둔다거나 회사를 옮긴다거나 하는 것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론은 해피엔딩이지만, 마츠오카의 선택이란 것이 부잣집 도련님이란 배경을 업고 있기에 가능했던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들어 약간 아쉬운 점은 있다.

하지만 번외편으로 여름 마츠리와 겨울 산책편이 들어가 있어 만족만족, 특히 니시오카의 유카타 입은 모습과 그에게 흑심을 보이는 마츠카와의 모습이 유난히 섹시해 보여서 좋았다. 또한 눈 내리는 겨울 밤, 니시오카가 읊던 시도 무척이나 예뻤고.. 번외편 둘다 그림이 좋아서 그런지 무척이나 인상에 남는다.

1권과 2권을 비교해 보자면 1권쪽의 내용이 더 좋았다. 설렘, 긴장, 두근거림, 그리고 아픔과 애틋함이 잘 살아 있었기에. 2권은 1권보다는 덜 재미있었지만, 번외편 덕분에 무척이나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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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츠야 츠츠이 공포 컬렉션 박스 세트 1-4권 - 맨홀1~3/리셋
츠츠이 테츠야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난 호러란 단어만 들어가면 일단 눈이 간다. 그게 어떤 형식이든 간에.
츠츠이 테츠야의 공포 컬렉션 박스 세트도 일단 공포란 단어가 들어가 구매를 했다.
게다가 표지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던지라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총 4권의 책을 읽은 후의 감상을 말하라면, 뭔가 좀 부족하다... 란 것이다.
소재도 신선했고, 나름 스토리도 재미있었지만, 역시 뒷심이 부족하다.
용두사미라고까지는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인간은 다른 인간을 단죄할 수 있는가 - 맨홀

맨홀은 표지부터 으스스하니 소름이 끼쳤다.
도대체 맨홀 안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가.

맨홀은 모기가 옮기는 필라리아라는 것을 인간의 몸에 기생시켜 인간의 본능을 억제시켜 범죄자에 대한 단죄를 하는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눈에 넣어도 안아플 손녀딸이 납치된 후 당한 고통. 그 고통은 자신이 대신할 수 없지만, 그 범죄를 일으킨 자를 단죄할 수 있다고 믿었던 한 남자.

사실 필라리아는 사람을 숙주로 삼지는 않는다. 필라리아 즉, 심장 사상충이라고 하는 기생충은 개나 고양이를 숙주로 삼는다. 처음엔 증상이 미미하나 체내에서 번식을 하면서 결국은 심장 혈관을 막아 숙주를 폐사시키는 무서운 질병이다. 그러나 개나 고양이에게 감염된 마이크로 필라리아는 사람에게는 전염성이 없다.

하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필라리아는 사람을 숙주로 삼으며 뇌를 파먹고 산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시상하부를 침식한다. 아프리카의 보츠나와 일대에서 발견된 사상충. (사실 이에 대해선 나도 지식이 없어 뭐라 할 수는 없다) 그것을 들여와 인공적으로 사람에게 투여한다.

그것을 행하는 남자는 그 행위를 사회 정화라고 부른다. 즉, 법적으로 손쓸 수 없는 사람을 자신의 힘으로 단죄한다고 하려는 것. 그의 행위는 이미 사적인 복수를 넘어 사회의 쓰레기를 처단한다는 것으로 넓혀졌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은 없는 것일까.

모기를 매개로 옮겨지는 병은 대상을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모기에게는 누가 범죄자이고 누가 선한 사람인지 중요하지 않다. 즉, 모기는 자신이 피를 빨 수 있는 상대라면 누구라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본능에만 지배되지 않으면 사상충의 공격에도 이성을 잃지 않게 되지만 과연 그걸 행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러한 것으로 사회 정화를 꿈꾼다는 건 '미친 짓'이다. 물론 법망을 벗어나 유유히 활개치는 범죄자가 많다는 건 인정하지만, 일일이 그 사람을 찾아가 사상충을 이식할수도 없는 노릇이니... 어찌 보면 좀 황당하다. 

자신의 손녀를 참혹하게 짓밟은 녀석에 대한 복수라면 공감이 가지만, 사회 전체를 구제할 수 있을까. 과연? 어린아이가 감염되면 그 아이는? 자신의 손녀는 사랑하면서, 그 아이는? 하여간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인생을 리셋하시겠습니까 - 리셋

리셋은 컴퓨터 게임이란 것을 통해 현실과 가상을 구별하게 되지 못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디스토피아란 게임.
그것은 한 아파트 단지내의 입주자를 대상으로 한 게임이다. 그속에선 서로를 죽이고 스스로 죽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워낙 잘 짜여진 시스템이라 어느 순간 현실과 가상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요즘은 컴퓨터 게임이 보편화되어 있어 누구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어떤 게임의 경우에는 지나치게 잔인하여 그 게임을 즐기다 보면 윤리적 사고 자체를 배제하는 경우도 생긴다. 리셋에 등장하는 디스토피아란 게임이 바로 그런 것이다. 죽음에 대한 자연스러운 면역이랄까. 자신의 죽음도 타인의 죽음도 게임이니까 괜찮지 않을까 하고 어느 순간 세뇌되어 버리는 현실.

이 작품도 역시 의도는 좋았지만 뒷심이 약했다. 그런 복잡하고 정교한 게임을 만들어 낸 이유가 고작 자신의 복수라니. 오히려 칼 들고 찾아가서 죽이는 게 빠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앗.. 이건 좀 위험한 발언일지도!?)

맨홀, 리셋 모두 소재를 독특한 걸 가져왔지만 내용면에서 공감이 안되는 부분이 많았다. 결말도 그렇고. 내용을 좀더 보충하고 결말을 좀더 극적으로 끌어냈으면 훨씬 더 재미있는 작품이 되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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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블루 : DELUXE - 뉴 루비코믹스 스페셜 5
키노시타 케이코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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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대체 사랑은 어떤 계기로 시작되는 것일까.
그 질문에 대해 완벽한 답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할수 있을까.
우정이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사랑이었다.. 라는 건 어쩌면 식상한 소재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이야기가 어떤 흐름을 가지고 진행되느냐에 따라서 색다른 이야기로 보일수도 있다. 키노시타 케이코의 키스 블루는 바로 그런 책이 아닐까.

고교 시절부터의 친구.
좋은 꼴 못난 꼴 다 보여가면서 지탱해 온 우정을 어느 순간 의심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면?
토모사카와 노다가 바로 그런 경우이다.

바른 생활 사나이, 품행방정 성적우수, 게다가 사람 좋기로 유명한 토모사카와 머리 좋고, 스타일 좋지만 여자 문제에 있어서는 단정하지 못한 노다.
얼핏 보기엔 무척이나 다른 사람들이지만 그들 사이는 우정이란 것으로 굳게 하게 지켜져 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한쪽이 다른 쪽에게 우정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사실 이성간에도 우정에서 사랑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뭐, 내 경우엔 그런 일이 거의 없었지만... 그건 남녀 사이라도 우정밖에 지속될 수 없는 경우가 더 많았단 뜻이다. 좋은 녀석인데도 불구하고 그 선을 넘을 감정이 도저히 생기지 않는 경우랄까.

토모사카의 경우엔 조금 다르다. 늘 옆에 있어서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자신의 감정을 깨달아 버렸을 때,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게다가 이성 친구라면 대시라도 해 보겠지만, 동성을 좋아한다는 건 제약이 크다. 상대가 이성이라면 자신의 마음을 고백해볼 용기라도 내겠지만, 동성의 경우 용기조차 내기 힘들테니까.

이러한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토모사카와 노다의 모놀로그로 잘 보여주고 있다. 전반부는 토모사카의, 후반부는 노다의 감정 변화가 눈에 띈다. 그리고 그 흐름은 자연스럽고 진지하다.
난 특히 노다의 감정 변화 쪽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친구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떤 기분일까. 아마도 당황스러움이 먼저이지 않을까.

어쩌다 보니 우정의 선을 한 번 넘지만, 토모사카의 입장에선 친구로조차 남게 되지 못할까 두려웠나 보다. 억지로 우정이란 것을 붙들려고 하는 토모사카의 마음이 왠지 안쓰럽다. 억지로 보통 날의 자신을 연기해 내는 모습. 토모사카는 상처받는 게 두려운 겁쟁이지만, 사람은 누구나 사랑앞에선 겁쟁이가 된다.

노다 역시 선을 넘은 후 자신이 토모사카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사실 선이란 건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후로의 감정은 무척이나 달라지기 마련이니까. 그런 노다의 감정이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모습은 무척이나 현실적이라 공감이 많이 되었다. 그리고 시작이 어떻든 결과가 중요한게 아니냐고 큰소리를 치는 모습을 보니 아직 어리구나.. 란 생각도 들었지만...

사랑은 결과만이 중요한게 아니다. 하지만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포기하는 건 이르다. 토모사카는 시도조차 해보려 하지 않았으니까.
약간씩 어긋나는 듯 보여도 결국 제자리를 찾아가는 두 남자들 보면서, 그 둘의 앞날을 축복해주고 싶단 생각이 든다. 비록 앞날에 무엇이 기다릴지 아무도 모르지만, 지레 겁먹고 포기하는 것보다는 현재를 힘차게 살아내려는 둘의 용기에 박수를....

표제작인 키스 블루도 무척 좋았지만, 난 사이드 스토리로 들어간 <그는 기다리고 있다>를 무척 즐겁게 읽었다. 키스 블루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라 그런지, 요새 나이를 먹은 후로는 역시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 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苦笑)
물론 대학생도 성인에 포함되긴 하지만, 내 나이쯤 되면 아이로 보인다.

<그는 기다리고 있다>는 본편에 나온 변태 점장(?)의 이야기이다. 토모사카에게 묘한 작업을 거는 모습에 이 사람 좀 이상해...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기다리고 있다>를 읽으면서 그 생각을 완전히 날려 버렸다.

어른들의 사랑이야기랄까. 우정과 사랑의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두 사람의 관계를 보면서 무척이나 애틋하고 안쓰러운 기분이다. 과연 토오루는 료스케를 사랑하는 걸까. 아니면 사랑까지는 아니지만 깊은 우정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진짜로 방주에 누군가 한 사람을 태울수 있는 상황이 오면 료스케를 태울수 있을까. (본인은 그걸 바라고 있지만...)

표제작뿐만 아니라 사이드 스토리까지 무척이나 따뜻한 느낌, 행복한 기분으로 읽었다. 키노시타 케이코의 작품은 아직 거의 접해보지 않았지만, 다른 작품도 이런 분위기라면 또다시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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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없는 새가 나는 새벽 1~3(완결) 세트
히로타카 키사라기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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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도 없는 새가 나는 새벽이란 무척이나 서정적인 제목과 아름다운 그림에 반해 무조건 샀던 이 만화는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이 멋진 남자들의 관계는 도대체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은 잠시 접어두고 일단은 멋진 일러스트를 시간을 들여 찬찬히 들여다 보았다. 3권 모두 멋진 일러스트가 있는데, 1권은 카라스와 시라사기, 2권은 코우모리, 3권은 벨제브브와 살리에르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벨제브브와 살리에르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뭐, 개인적 취향이다..)

악마 시라사기와 천사 카라스.
솔직히 말해서 이름을 봤을때 웃음이 터져버렸다. 시라사기는 일본어로 백로를 뜻하고 카라스는 까마귀를 뜻하기 때문에. 악마의 이름은 시라사기, 천사는 까마귀라... 얼핏 보면 이름이 반대가 되어야 할 것 같고, 생긴 모습도 악마가 오히려 천사의 얼굴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천사인 카라스가 악마처럼 생겼다는 건 아니지만, 타락 천사가 되어 갈 때의 카라스의 모습은 악마가 되어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신을 사랑하여 인간으로서 살아가기를 원하는 악마 시라사기. 그리고 그 악마를 지하로 돌려 보내기 위해 파견된 천사 카라스. 둘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하지만, 시라사기의 신심과 착한 마음에 점점 끌리게 되는 카라스는 시라사기를 돕기로 한다.

하지만 이들의 행태를 두고 볼 천국과 지옥이 아니었다. 천상에서는 카라스를 잡아들이기 위해 주천사 살리에르가 파견되고, 지옥에서는 시라사기를 불러 들이기 위해 악마 자간이 등장한다. 천국과 지옥 모두에게 쫓기게 된 두 사람(?)이지만, 그들의 마음은 한결같다.
과연 그들의 바람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사실 천사와 악마라고 하면 상대적인 입장에 있는 존재이다. 각각 악과 선을 대변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둘이 사랑에 빠졌다고 하면 이건 전대미문의 사건이 될 건 뻔하다. 물론 악마와 천사, 그리고 천국과 지옥이 존재한다는 것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판타지적 설정이 되는 건 확실하며, 그렇다 보니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지 못하는 여러 존재들을 접하게 된다.

특히 여러 직위의 천사들이 등장하는데, 이 만화에 등장한 계급으로는 치천사, 주천사, 지천사, 역천사, 능천사, 좌천사, 수호천사등 굉장히 다양한 계급이 등장한다. 게다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천사의 모습과는 다른 천사의 모습들.. 우리는 흔히 천사라고 하면 크리스마스 장식에나 등장할 법한 흰 옷을 입고 날개가 달리고 머리위엔 황금색의 고리가 달린 천사의 모습을 상상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천사들은 신의 군대, 신의 전사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직위에 따라 들고 있는 무기가 다르고, 옷도 군복이나 갑옷, 그리고 수트에 트렌치 코트를 갖춰입고 있다. 트렌치 코트를 입은 천사는 유행인지, 미드 수퍼 내추럴에도 수트에 트렌치 코트르를 입은 천사가 등장하기도 했다. 하여간 그렇다보니 천사들의 복장이나 차림새가 굉장히 독특하고 멋지다. (피규어로 장식해두고 싶을 만큼)

작화면에서도 굉장히 아름답지만, 이야기 자체도 무척이나 아름답다. 신을 사랑해서 인간이 되길 원하는 악마와 그를 사랑하는 천사. 그리고 신에 대한 의문을 품었다가 타락천사가 되어 지옥에 떨어진 벨제브브와 그가 사랑했던 천사 살리에르의 이야기까지 이 만화에 나오는 인물들은 무척이나 위태로운 사랑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더 애절하고 애틋하다.

시라사기가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심판의 저울에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걸 올려 놓아야한다. 그것을 알게 된 카라스는 시라사기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결심을 하게 된다. 신은 이들의 사랑을 허용할 것인가. 과연....

여기엔 또다른 재미있는 설정이 있다. 천사들이 믿고 사랑하는 신은 치천사들에 의해 만들어진 신이란 것. 물론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보면 기겁을 할 일이겠지만, 사실 신이란 존재의 유무에 대해서는 누구도 뚜렷한 답을 내지 못한다. 어쩌면 작가는 만들어진 신과 대비한 자신의 마음속에 살아 있는 신을 진짜 신이라고 하고 싶지 않았을까. "네가 바로 나의 신이야"라고 말하는 시라사기의 말처럼. 

가끔 드는 생각이지만, 신이란 존재가 있다면 당신의 아이들(인간)을 이렇게 괴로움과 아픔의 구렁텅이로 몰아 넣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난 신을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지만, 그건 믿는 사람 나름이란 생각은 한다. 만들어진 신이 아닌 자신만의 신. 그건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부터 나오게 되지 않을까. 

어쩌면 이 만화에 등장하는 치천사들은 신을 만들고 신의 권능을 만들어 냄으로써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일부 끔찍한 종교인들처럼. 하지만 신은 억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믿음에서 존재하는 것이기에 그들의 계획은 실패했을지도 모르겠다.

스토리도 괜찮고 작화도 좋아서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지만, 역시 3권으로 끝내기엔 좀 아쉬움이 컸다. 특히 마지막 부분은 너무 달려서 정신이 혼미할 정도였는데, 특히 코우모리와 그가 사랑했던 그의 이야기가 좀더 나왔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솔직히 코우모리의 정체를 알고 기겁을 했다. 무척이나 가슴아팠던 코우모리의 사랑. 이젠 그에게 벌을 그만 내리고 용서를 해주면 안될까...)

천사와 악마가 등장하는 판타지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사랑의 무게가 어떤 것인지 다시금 확인해 보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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