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스토어
그래디 헨드릭스 지음, 신윤경 옮김 / 문학수첩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누구나 아는 유명 가구 전문점 이케아의 저렴이 버젼인 '오르스크' 에는 총 318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고 그 중에는 주인공 "에이미" 도 포함되어 있다.
에이미가 일하고 있는 오르스크 쿠야호 지점에서 어느 날부턴가 알 수 없는 일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분명히 퇴근 전에는 아무 이상 없었던 가구들이 파손되어 있거나 끔찍한 냄새를 풍기는 오물들이 여기저기 투척되어 있는 것이다.
매장 곳곳에는 cctv 가 설치되어 있지만 어디에서도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고, 부지점장 '베이즐'은 직접 범인을 잡기 위해 '에이미'와 '루스 앤'에게 함께 경비를 설 것을 부탁한다.
단순한 밤샘 근무로만 생각했던 두 사람은 뜻밖의 인물들을 만나 함께 매장을 돌아보게 되고 모두가 퇴근하고 불꺼진 매장에선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한 공포가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책 디자인부터 얘기하지 않고 넘어갈 수가 없다.
책은 그저 소설이 아니라 마치 오르스크의 카달로그처럼 디자인 되어 있는데, 일단 판형 자체가 직사각형보다는 정사각형에 가깝다.
그리고 책의 앞뒤에 나와있는 오르스크의 광고 내용들이 꽤나 디테일하고 사실적인데 그 중에서도 ​배송서비스 신청이나 직접 가구 조립하기 등과 같은 것들은 가구 카달로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용들인데다가 배송시 프로모션 할인 금액이나 빠른 배송 신청시 $15 추가와 같은 옵션들 또한 상당히 구체적이다.

 

이는 작가가​ 독자들이 오르스크가 실제 존재하는 곳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이야기 속에서도 실제 가구 매장을 보는 듯 오르스크 매장의 전경을 묘사하는데 상당한 공을 들여 더 현실감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이런 현실감은 이야기 중반까지 이어지다가 이후 실체를 알 수 없는 유령들이 나타나면서부터 완전히 허물어지게 된다.
분명히 실제로 현실에 존재할 것만 같은 가구 체인점이었지만 어느 순간 그 경계가 모호해지며, 유령들이 출몰하는 유령의 집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평범했던 등장인물들은 처음에는 비현실적인 유령의 존재를 믿지 않았지만 결국엔 그 존재를 인정하고, 이미 유령들에게 점령당해버린 오르스크 매장에서 빠져 나가기 위해 고군분투 하게 된다.

 

유령들이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에게 가하는 행위들은 그저 실체가 없는 존재들의 짓이라기에는 상당히 폭력적이고 구체적이며, 심지어는 가학적이다. 가구 회사 답게 기존의 가구들을 변형시킨 고문기구들을 선보이면서 처음 이야기가 시작할 때는 평범한 가구에 대한 설명이 마지막으로 갈수록 점점 무시무시한 고문 기구들에 대한 설명으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 아래 보다베스트에 대한 설명만 봐도 아주 후덜덜하다 -_-; )

 

 

 

< 보다베스트 >
 구속의자의 전통적 형태 이상의 장점을 갖춘 보다베스트는 참회자를 완벽하게 제압하고, 병든 혈액이 뇌에 침투하는 것을 막아줍니다.
 참회자는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없는 상태에서, 마침내 외부 자극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게 될 것입니다.

 

 

제목부터 호러스토어에다 사람들에게 고문을 가하는 유령들이 출몰한다고해서 이유없이 시종일관 무섭고 잔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블랙코미디가 밑바탕이 되기 때문에 현실에 대한 주인공의 냉소적인 유머나 재치가 돋보이고, 회사의 소모품 정도로만 여겨지는 직장인들의 애환을 느낄 수도 있다.


거대 가구 체인점을 감옥으로, 그 곳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을 감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좀비나 죄수로 비유하면서 결국 이런 호러스토어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사람들을 착취하는 거대 자본주의 시스템 때문이라는 작가의 비판적인 시각을 담고 있다.


19세기 감옥에서 고문기구를 머리에 쓰고 끊임없이 노동하기를 강요받는 죄수들과 21세기에 월급을 받기 위해 쉬지않고 밤 늦게까지 일하는 직장인들과 개인의 개성과 의견은 무시하고 지시받은대로, 생각없이 일하기를 강요하는 회사.
작가는 19세기 감옥의 죄수들이 당한 형벌이나 21세기 직장이라는 출퇴근 가능한 감옥에서 사람들이 일하는 것이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거대 자본의 횡포와 그 속에서 계속해서 세뇌당하며, 결국엔 스스로 생각하길 포기해버리고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들.
19세기 '원형감옥'이 21세기엔 '직장'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탈바꿈되어 죽어서도 벗어날 수 없는 유령들을 끊임없이 재생산하는 곳이 된다.
직장, 이 곳이 바로 호러스토어의 실체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끊임없이 의미없는 노동을 반복하도록 강요받는 현실에 대해 쿠야호가 교도소장의 입을 빌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노동은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평범한 금속 덩어리를 순금으로 변화시키는 현자의 돌처럼,일탈과 반항으로 병든 정신을 순수한 복종의 상태로 바꿔준다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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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로 풀고 세기로 엮은 대세 세계사 2 - 14세기부터 21세기까지 대세 세계사 2
김용남 지음, 최준석 그림 / 로고폴리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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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개인적으로 세계사는 학교 다닐 때도 싫어했던 과목이고, 지금도 딱히 좋아하진 않는다.

읽기도 어려운 외국 이름에다가 뭔 왕조들은 그렇게나 많은지 아무리 기억하려고 해봐도 오래 기억에 남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세계사 성적은 늘 바닥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역사와 관련된 소설들은 좋아해서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역사적 인물들의 관계와 사건들은 쉽게 파악이 됐다.

아무래도 단순한 나열식이 아니고 흐름이 이어지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머리에 좀 더 쉽게 들어왔던 것 같다.


​어떤 사건이든 원인 없는 결과는 없으며, 한 나라에서 발생한 사건은 단순히 그 나라에만 한정되지 않고 주변나라에도 영향을 주게된다.

그런데 보통 세계사를 배울 때는 그저 단편적 사건에 대해서만 암기식으로 무장정 외우다보니 사실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외운 것도 금방 잊어버리게 된다.


『  대세세계사2 』는 이런 일방적인 암기식의 세계사 공부에서 벗어나 말그대로 그 시대에 존재했던 전 세계의 나라들이 서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총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엮어놓은 세계사 책이다.

21세기 현대사까지 나와 있기 때문에 나와는 관계없는 옛날 옛적 얘기들이 아니라 이전 세기들이 내가 살고 있는 현재에까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유럽이나 미국 혹은 중국 등 강대국들의 역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역사에 대해 서술해 놓았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의 역사는 다른 세계사 책에서는 흔히 등장하는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더 흥미로웠다.

그리고 작가 역시 힘의 논리에 치우쳐 어느 한 쪽의 시각만 다루지 않고  다양하고 상반된 의견들을 골고루 반영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집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니 더 믿음이 갔다.

또 세계사 책이라고 하더라도 정치와 관련된 역사 이야기에만 치우치지 않고 경제, 문화, 과학 등 그 사회의 전반적인 변화를 총제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 때의 시대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 대세세계사 1』에서는 인류의 탄생부터 13세기까지의 역사를,『 대세세계사 2』에서는 14세기부터 21세기 현재까지의 역사를 총망라해 놓았다.

1편에서 2편으로 이어지기는 하지만 1편을  읽지 않았다 하더라도 2편을  읽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으니 2권부터 읽어도 무방하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굳이 한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8세기에 걸친 전 세계 역사의 방대한 양을 한 권에 모두 담다보니 각 나라 역사의 깊은 내용에 대해서는 알기 어려웠고, 당사국에서는 나름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사건도 단순히 한 줄로 넘어가버린다는 것이다.

 

이번 대세세계사를 통해서는 세계사 전반에 대해 훑는 시간이 되었다면 다음번에는 한 나라 혹은 한 세기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룬 책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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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 - 이 문장이 당신에게 닿기를
최갑수 지음 / 예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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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 』  꽤나 긴 제목의 이 책은 최갑수 작가의 여행이야기이자, 사랑에 관한 단상이면서 동시에 사진집이다.
시인인 작가의 이력답게 대부분의 글들은 에세이 형식이지만 본질은 시에 가깝고 여행기라기에는 여행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 게다가 시와 알맞게 적절히 배치된 사진들과 책, 혹은 영화 속의 한 구절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 책의 장르를 단순히 에세이라고 규정할 수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사랑과 인생에 관한 최갑수 작가의 글은 읽는 이가 어느 나라 사람이든  여성이든 남성이든  나이가 많든 적든간에 누구나 공감할만한 한 구절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나는 그렇게 깊은 바닷속에 혼자 있었어.
하지만 그렇게 외롭지는 않아.
처음부터 혼자였으니까."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에 나오는 대사다. 
쿠미코는 츠네오를 만나 사랑했고, 결국 츠네오는 떠난다.  하지만 쿠미코는 외롭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둘이 함께 했던 그 시간은 속절없이 지나가 버렸지만 쿠미코는 츠네오를 통해 어두운 바닷속에서 헤엄쳐 나와 세상속에서 살아갈 힘을 얻었다.

 

 

 

 

 " 아마도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유용한 깨달음이 있다면

그것이 아닐까.
우리 삶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으며 어느 한순간 핸들을 틀어 90도로 방향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 "

 

작가의 말대로다. 여행을 하기 전에는 여행을 가게 되면 뭔가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 같고, 그런 경험을 통해 또 다른 내가 되어 있을 것만 같다. 혹 편안한 단체관광이 아니라 배낭여행이라도 하게 되면 뭐랄까 엄청나게 인생에 대해 통달하고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은 심지를 지닌 이상적인 내가 될 것만 같다. 하지만 현실은 여행을 다녀오기 전이나 다녀온 후나 그저 똑같은 나일 뿐이다.
그리고 실제로 여행지에서 책이나 영화에서 나올법한 멋지거나 특별한 일이 생기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평범한 인생에도 불구하고, 내 옆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그래도 의미 있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 뒤돌아보면 지금도 우리는 멀어지고, 사라지고 있으니...
그러니까 사랑한다고 말해둘 것.
말할 수 있을 때 미리 말해둘 것."

 

한국인은 유독 "사랑한다"는 말에 인색하다. 그 상대가 연인이 됐든 가족이 됐든 사랑한다는 말을 쉽게 내뱉지 못한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고 ,  앞으로 다가올 시간엔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러니 사라지고 있는 이 시간을 붙들 방법은 지금, 이 순간 내 옆의 누군가에게 당장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 어릴 때만해도 인생이란 내 것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만큼 살다 보니 내 것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전부 다른 이의 것이었다. 나는 잠시 빌려 쓰고 있을 뿐이었다. "

 

갈 수록 욕심이 늘어난다. 돈이 생기면 하나 둘 씩 물건을 늘려갔고 그게 성공한 인생이고 남들에게 자랑할만한 삶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살다보면 막상 인생에 필요한 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된다.
집이 100평이라도 내 몸은 1평만한 공간밖에 차지 할 수 없고, 아무리 많은 옷이 있어도 결국 1벌밖에 입을 수 없다.
많이 있어도 계속 계속 필요한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이 시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시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그 시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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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직시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경제 질문 - 경제 불평등과 먹고사니즘에 괴로운 대한민국 99%를 위한
김원장 지음 / 해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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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재테크를 위해서는 재테크 서적 보다는 오히려 경제 서적을 읽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시중에서 흔히 광고하는 재테크 책에는 뭔가 대단한 그들만의 숨겨진 노하우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들여다 보면 그저그런 일반적인 내용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그렇게 엄청난 비결이 있다면 그걸 혼자만 알고 있지 뭐하러 만인과 공유하겠는가. ​그리고 설사 누군가가 그런 비법을 공유해준다고 해도 그 가치가 책 한권에 해당하는 금액은 아닐 것이다.

여튼 이렇게 어차피 재테크 서적을 봐도 뭔가 저자의 필승비법이 나와 있는게 아니라면 차라리 전문적인 경제서적을 읽는 것이 더 남는게 많다.

그리고 사실 재테크에서 중요한건 누군가의 노하우나 비밀 정보도 있겠지만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 ^^; )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제 때에 사서 제 때에 파는 것. 타이밍이 중요한데 그 타이밍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시중에 흐르는 돈의 흐름이나 경제 주기, 그리고 현재 트랜드나 미래 예측까지 다양한 지식을 통해 총체적으로 경제를 읽는 능력이 생겨야 그 적당한 타이밍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미적분도 더하기 빼기부터 시작하듯이 재테크도 경제와 관련된 기본지식부터 하나하나씩 쌓아가는게 결국은 경제를 보는 눈을 키우는 방법이 된다.

이런 측면에서 이 책은 경제초보들에게 추천할만한 책이다.


일단 책의 저자는 경제상식을 전하는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는 DJ이자 경제부 기자로 청취자들과 가까이 호흡하며 그들이 어떤 문제를 궁금해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경제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지를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지 경제용어나 현상을 설명할 때 학술적인 용어보다는 비교적 이해하기 쉽고 접근하기 편한 예시를 들어가면서 설명해주고 있다.

 

예를 들자면 이런식이다.

 

" Q. 만약 송중기가 남대문시장 앞에서 5만 원권 4만장을 불태운다면?? "


사실 말도 안되는 얘기 같지만 송중기가 아니라 영국의 한 인기밴드가 실제로 저지른 일이라고 한다.

이 밴드가 이런 짓을 한 이유는 일종의 퍼포먼스 였지만 이 책에서는 화폐의 유동성을 설명하기 위해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다.

뭐든지 경제 논리의 기본은 수요와 공급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돈의 양이 줄어들게 되면 그만큼 화폐의 가치는 올라가게 되고 , 화폐의 가치가 올라가는 만큼 시민들이 가진 돈의 값어치가 올라가면서 물가가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 Q. 대부업체는 왜 한 달간 이자를 안 받을까?? "


요즘 티비나 라디오 광고에서 잘 들어보면 "한 달간 무이자" 라는 대부업체 광고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다른 제 1금융권보다 월등히 비싼 이자(최대 27.9%)를 받는게 대부업체인데 한 달이라도 더 이자를 받는게 이득일텐데 왜 이자를 안받을까 라고 궁금했던 적이 있다.

단순히 마트에서 파는 미끼 상품처럼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게 아닐까 라고 생각은 했었는데 알고보니 어떤 사정에 의해서든 대부업체를 단 한 번이라도 이용하게 되면 은행이나 보험사의 신용대출이 아주 어려워진다고 한다. 그래서 일단 한 달이라도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는 순간 신용등급이 평균 3.3단계 하락하게 되고, 낮아진 신용등급 때문에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받은 사람들은 또 다시 대부업체로 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대부업체의 한 달 무이자 조건은 반드시 "신규 대출자에 한해" 라는 조건이 붙는다.

 


 

위와 같은 문제 외에도 "왜 우리는 주식을 제 때 팔지 못하는가" , " 얼리버드로 판매하는 항공권의 비밀 ", " 한정판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 등등 실제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경제현상에 대한 다양한 질문들과 대답들이 나와있다.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분야가 크게 10가지로 나눠져 있기는 하지만 Q&A 형식을 통해 한 가지 질문에 대해 지면을 한 두페이지 정도만 할애하고 있어 꼭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제 서적은 처음부터 읽지 않으면 용어나 흐름이 이해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 현.미.경 』 은 그냥 독자가 흥미있는 분야부터, 그리고 재밌어 보이는 질문부터 읽어도 무방하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것처럼 한가지 질문에 대한 설명들이 짧기 때문에 따로 시간을 내서 읽지 않아도 짜투리 시간에 틈틈히 읽을 수 있다.


『 현.미.경 』은  경제에 대한 지식이 많은 전문가들 보다는 초보자들 위한 책이긴 하지만 아주 얕은 경제 지식이라도 알고 있다면 책을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코스피나 코스닥이 뭔지 정도만 알면 이 책의 내용들을 이해하기에 좀 더 수월하다. 그래도 아예 아무런 지식이 없어도 큰 흐름을 이해하는데는 지장이 없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단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경제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면 일단 이 책에 나와 있는 질문들을 시간 날 때마다 하나씩 읽으면서 시야를 넓힌 다음 좀 더 깊은 내용에 도전해보면 좋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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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애 김별아 근대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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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열"은 일제 강점기 시대, 일본에서 활동한 독립 운동가다. 당시 천황을 암살하려 했다는 혐의로 22년이 넘는 세월을 감옥에서 보내게 된다.

『 열애 』는 이런 박열의 파란만장한 삶과 그를 사랑한 일본인 여성 "가네코 후미코"의 인생을 그려내고 있다.


 

박열의 호적상 이름은 박준식이었지만 집에서는 모두 "열"이라고 불렀다. 맹렬하고 뜨겁고, 억척스럽고, 세찬 그의 성질 때문이다. 범띠 해에 태어나 기질도 호랑이 같았던 그는 결국 일본인이 세운 고등학교에서 뛰쳐나와 독립운동을 위해 적지 한가운데인 일본 도쿄로 향하게 된다.

그곳에서 바로 그의 정치적, 신념적 동반자이자 영혼의 반쪽인 후미코를 만나게 된다.

가네코 후미코는 몰락한 가문의 무적자로 태어났다. 그녀의 아버지는 집안이 몰락한 후에도 예전의 영광을 잊지 못하는 한심한 남자였고, 그녀의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의 호적에조차 오르지 못한 가난한 농부의 딸이었다. 후미코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호적에도 없는 생명으로 태어났고 결국 부모로부터 버림받는다.

추후 성인이 되어 그녀는 평소 알고 지내던 조선인 사회주의자 정우영의 집에서 우연히 박열의 시 <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 를 보게 된다.

그 시를 보고 그녀는 단박에 박열의 열망과 분노를 알아채고 한 번도 보지 못한 그에게서 자신이 항상 애타게 찾던 무언가, 인생의 본질적인 것을 발견하게 된다.

얼마후, 후미코는 정우영을 통해 박열과의 첫만남을 가지게 되고 그녀는 만난지 세 번만에 사랑을 고백하게 된다.

그렇게 두 사람의 시작과 끝에 후미코가 있었다.

 

『 열애 』의 소제목은 "박열의 사랑" 이지만 박열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기 보다는 박열을 사랑한 가네코 후미코의 인생 또한 대등한 비중으로 풀어내고 있다.

사실 박열보다 후미코의 인생역경과 사랑이 더 드라마틱하게 그려져 있어 박열의 사랑보다는 오히려 " 후미코의 사랑" 이 더 적합한 제목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책은 약 300페이지 분량으로 가독성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열애" 라는 제목으로 박열과 후미코의 사랑이 심도깊에 그려질 것이라 예상한 독자라면 실망할 수 있다. 차라리 두 사람의 사랑보다는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과 가난이라는 현실적 벽에 저항하는 아나키스트 조선인 박열과 허무주의자 일본인 후미코로서의 모습이 좀 더 중점적으로 다뤄진다.

소설이 실제 인물들과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하는 팩션이기 때문에 작가의 상상력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적었을 것이고, 그러다보니 뼈대가 되는 큰 한 가지 사건이 기승전결을 이루며 중점적으로 다루어지기 보다는 여러 가지 사건들이 에피소드 식으로 나열되어 있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검증과 실제 인물들이 느꼈을 것으로 추정되는 허구의 감정들 중 어느 것도 놓치지 않으려고 하다보니 되려 어느 쪽에도 깊게 매몰되지 못했고, 사건과 인물들에게 독자들을 설득시킬만큼의 충분한 페이지를 할애하지 못한 듯 하다.

엄청난 역사적 사건들이 벌어졌던 이 시대를 그려내기엔 300페이지라는 분량은 충분치 않아 보였고,  당시의 시대상황과 주인공들의 감정적 변화를 둘다 자세하게 표현하기에는 사실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독자로서 인물에 대한 감정이입이 표면에서만 겉돌게 되고 주인공에 대한 깊은 공감이 이루어지지 않아 박열의 민족 해방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분노, 후미코에 대한 사랑에 쉬이 몰입되지 않았다.  ​

다만 후미코의 어린시절에 대한 이야기들은 사실인지 픽션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그녀가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조선인들을 돕게 된 계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어 좋았다.​

​​

 

사건과 인물 두 가지를 모두 짧은 시간안에 풀어 내려다 결국엔 역사 소설도, 로맨스 소설도 아닌 모호한 정체성을 띄게 된 점이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독성이 좋아 빠르게 읽혔고, 박열과 후미코의 일생이 궁금한 독자라면 한 번 쯤 읽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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