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질문 - 내 안의 두려움을 마주하는 인생의 지혜를 찾아서
다큐멘터리 〈Noble Asks〉 제작팀 외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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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과학이나 생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 제목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말 그대로 인간이나 동물을 구성하고 있는 유전자는 자신의 생존과 복제를 위해 이기적인 선택을 하며, 인간은 그런 유전자의 복제 욕구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생존기계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이기적"이라는 타이틀을 붙였지만 사실 유전자는 오히려 이타적인 행동을 더 많이한다고 한다. 하지만 진정 이타적인 의도에서 나온 행동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자신의 복제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일정 부분 희생을 감수한 것이며, 그것이 인간의 관점에서 이타적으로 보일 뿐이라는 것이다. 현대 생물학에선 이런 리처드 도킨스의 이론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이를 정면으로 비판한 학자가 이 책의 주인공인 '데니스 노블'이다. 데니스 노블이란 이름이 약간 생소할 수는 있는데 무려 리처드 도킨스의 박사 논문을 심사했던 교수라고 하니 우리가 잘 모를 뿐 엄청나게 대단한 사람이다.

데니스 노블은 생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한 평생 '생명이란 무엇이며,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연구를 이어왔다. 앞서 말했지만 데니스 노블은 리처드 도킨스와 달리 인간은 유전자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것이 인간의 본질을 결정짓는 요소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인간의 유전자를 꺼내 배양액에 넣어놓는다고 한들 그것이 인간은 아니며, 인간의 뇌를 꺼내 영양소를 공급한다고 한들 그것 또한 인간이 아니다. 그렇다면 인간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데니스 노블은 "생명이란 DNA나 두뇌에 종속된 것이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끊임없이 교류하는 하나의 시스템" 이라고 보았다. 그런데 이런 견해는 전통적인 동양 사상, 특히 불교의 개념과 여러모로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 때부터 불교 사상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원효대사에 대한 애정이 깊어 한국의 유서깊은 사찰들을 방문해 템플스테이를 하면서 그 곳의 스님들과 대담을 나눴고, 스님들과의 대담 내용을 정리한 것이 책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데니스 노블이 생물학자라서 혹시나 이 책도 생물학이나 유전학같은 머리 아픈 내용이 아닌가 하는 걱정은 접어둬도 좋다. 출발은 인간의 유전자, DNA 일지라도 결국엔 인간의 삶과 고통, 번민 등 인간의 본질에 대해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전혀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과학적 이성보다는 감성과 영혼을 충전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책은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인간이라면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해봤을 법한 고민들을 다루고 있다.

삶은 왜 괴로운가?, 나는 누구인가?, 마음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렇게 4개의 챕터이다. 이 중 어느 것 하나도 인생에서 소홀히 다룰 수 없는 주제들인데 아래는 인상 깊었던 대담 내용 중 일부이다.


▶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들

아마 사회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인간관계일 것이다. 어떤 집단이든 또라이가 1명 씩은 있다는 또라이 보존의 법칙(?)이 있는데 만일, 자신의 조직에 또라이가 없는 것 같으면 그 또라이는 바로 본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러다보니 아무리 마음을 좋게 먹으려고해도 화가 나게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대해야 하냐는 질문에 '금강' 스님은 이렇게 대답했다.

먼저 내 마음속의 틀부터 버려야 합니다. 일단 상대방을 현재의 상태 그대로 인정하는 거예요. '저 사람은 저럴 수밖에 없었다'라고 받아들이는 겁니다. 자라온 환경 때문일 수도 있고, 살아오면서 겪은 어떤 경험 때문일 수도 있고, 사회적인 가치관의 차이도 있을 수 있죠. 지금 저 사람이 저렇게 행동하는 이면에는 여러 가지 이유와 원인이 존재합니다. 내가 상대에게 바라는 모습을 떠나서,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보게 되면 내 마음의 반응도 달라집니다.

p43

누군가에게 화가 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화로 인한 스트레스는 결국 화를 내는 당사자가 가장 크다. 화를 내게 만든 상대방은 평소 하던대로 했을 뿐인데 내 기준에서 그 행동이 못마땅하다보니 화가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스님의 말대로 어떤 사람이든 틀을 정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한다면 0.1만큼이라도 화가 덜 나지 않을까. 물론 틀을 깨는 것이 쉬운 일도 아니고 하루 아침에 이뤄지진 않겠지만 그래도 그게 원래 저 사람의 모습일 뿐이라고 인정한다면 내 마음의 평화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 주인으로 살 것인가, 노예로 살 것인가

매년 새해가 되면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서 신년 운세를 즐겨 보곤 한다. 말로는 재미로 본다곤 하지만 한편으론 인간의 운명은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진대로 흘러간다는 운명론에 휘둘리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싶다. 이런 생각은 비단 개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여러 종교에서 강조하기도 한다. 세상은 신에 의해 창조 됐으며, 인간도 신이 창조한 것이니, 결국 인간을 구하는 것은 신이다라는 식의 신념을 설파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부처님은 딱잘라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인간이란 자신의 삶을 창조하는 창조주다. 바로 지금 사고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대로 삶은 창조된다.

거짓말을 한다. 그러면 거짓말하는 인생이 된다.

욕설을 한다. 그러면 욕설하는 인생이 된다.

p197

결국 부처의 가르침은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지 말고 내 인생은 오롯이 내가 주인이 되어야 하는 것이니 마음대로 살라는 것이다. 전생도 따지지 않고, 타고난 사주팔자도 따지지 않고 본인의 의지를 가지고 살면 누군가의 종이 아니라 주인으로 살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하지만 이 때 어떤 일이 잘못되더라도 그것은 운명이나 전생이나 신 등 외부의 개입이 아니라 자신의 탓일 뿐이니 그 결과도 모두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무게감이 있어 한편으로는 무서운 가르침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삶은 갈수록 더 여유롭고 풍족해지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조급하고 불안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현재 자신의 처지를 극단적으로 비관하거나 경쟁에서 뒤쳐진다는 불안감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조바심을 내며 자신을 채찍질하기 보다는 조금 더 나에 대한 본질적인 고찰에 집중하는 것이 마음의 평정심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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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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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당일 사라진 신부, 그리고 30년 만에 닿은 연락... 도대체 왜, 아무 말도 없이 결혼식 당일 날 사라졌을까?

이 책을 읽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신부가 결혼식 당일 왜 사라졌는지 이유가 궁금해서였다. 결혼식 당일 날 사라진 신부가 30년 만에 시체(?)로 발견됐다면 오히려 평범한 이야기일텐데, 살아있는 채로 30년 뒤 연락이 닿았다는 설정이 독특했다. 그리고 이것이 실제 경험담에서 출발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내가 읽은 것은 인쇄물로 된 책이었지만 원래는 전자책으로 출간된 책답게 판형이 작고 내용이 그리 길지 않아 가볍게 읽기 좋았다. 내용도 남녀 주인공이 페이스북 메세지를 주고 받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짧게 짧게 끊어서 진행된다. 짜투리 시간에 한 챕터 씩 읽어도 금방 읽을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아마 책을 좀 빨리 읽는 편이라면 1~2시간 내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내용은 짧아도 결혼을 약속한 남녀 주인공들의 연애사와 학창시절을 충실히 그려내 두 사람의 감정선을 따라가기엔 무리가 없었다. 그리고 이상하게 별로 특별할게 없는 학창시절 이야기도 흡입력있게 읽어져 가뜩이나 짧은 내용인데 페이지가 넘어가는게 아쉬웠다. 신부가 결혼식 당일에 왜 사라졌는지가 궁금해 페이지가 빨리 넘어갔는지도 모르겠다.

남녀 주인공 미즈타니와 미호코는 대학 연극 부에서 만나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해 결혼을 약속한다. 그런데 결혼식 당일 신부인 미호코는 식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미호코의 부모 형제도 그녀가 갑자기 왜,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지 못했다. 그렇게 28년이 흐르고 어느덧 50대가 된 미즈타니는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한 장의 사진을 보게 되는데 그 사진 속에는 결혼식 당일 갑자기 사라졌던 미호코의 모습이 있었다. 미즈타니의 마음 속에서 미호코는 이미 죽은 사람이나 마찬가지였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미호코에게 메세지를 보내게 되고, 메세지를 보낸지 2년이 되던 해 드디어 미호코로부터 답신이 온다. 그렇게 30년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이 SNS를 통해 메세지를 주고 받으며 과거 두 사람이 사랑했던 그 시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마지막엔 미호코가 사라진 이유가 드러난다.

책이 짧은 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승전결이 있을텐데 결에 다가가기 전까지 미호코가 왜 결혼식 당일에 증발했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다만 미즈타니와 미호코가 숨기고 싶었던 어두운 과거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긴 하지만 그것이 미호코의 증발에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그런데 마지막 10페이지를 남겨둔 시점에 갑자기 퍽하고 뒤통수를 때리는 반전이 등장한다. 문제는 이 반전이 서서히 풀리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바닥이 쑥 꺼져버리는 씽크홀처럼 마지막에 급작스럽게 등장해 약간은 당황스러웠다. 아마 어떤 독자들은 결말이 약간 쌩뚱맞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만큼 결말이 급작스러웠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개연성이 없다는 의견과 생각지도 못했던 충격적인 반전이라는 의견으로 나뉠 수 있을 것 같다. 어쨌거나 결말에 대해서는 추리가 적중한 사람이 드물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장르를 미스터리 추리로 생각했던 나로써는 이야기의 결말이 오로지 반전을 위한 반전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반전을 알고 책을 다시 읽어보니 초반부터 의심스러운 문구들이 꽤나 많이 있었다. 결말을 알아야지만 보이는 그런 문장들이었다. 그래서 반전을 알고 난 후 처음부터 다시 읽는 이야기는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주인공들이 주고 받는 별 거 아닌 흘러가는 듯한 문장들이 하나하나 다 의미가 있었다.

물론 반전이 좀 급작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반전을 알기 전과 알고 난 후에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는 재미가 있었던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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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마지막 폭등장에 올라타라 - 오윤섭의 부동산 투자 인사이트
오윤섭 지음 / 원앤원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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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계속해서 부동산 광풍이 불다보니 블로그나 카페, 유투브 등 여러 경로를 통해 부동산 관련 정보와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승장과 하락장을 모두 경험하며 오랜 시간 부동산 시장에서 계속해서 활동하던 분들을 찾기는 쉽지 않은데 저자는 그런 드문 사람들 중 한 명이다. 최근의 상승장만을 경험해보고 가볍게 의견을 내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축적된 경험과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을 전망한다는 이야기이다.


이 책은 저자가 블로그에 기고했던 칼럼을 묶은 것으로 최근 몇 년간의 부동산 정책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를 알 수 있다. 정부 시책이 하도 여러번 바뀌다보니 한꺼번에 몰아서 정리하려고 하면 변경된 내용을 따라가기가 힘든데 저자는 정부 시책이 바뀔 때마다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꾸준히 기고해 왔기 때문에 그 당시 시장 상황과 분위기를 현장감있게 느낄 수 있다.


책은 4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지만 시간적 순서대로 분류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파트와 관계없이 원하는 챕터 어디를 먼저 읽어도 상관 없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시장에 우여곡절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그만큼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최근 LH사태로 이슈가 되고 있는 3기 신도시와 투자자들의 상황별 투자리스크에 대처방법이 인상 깊었다.


★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으로 3040 패닉바잉이 진정될까? (2020.09.10)

저자가 지적하는 3기 신도시의 문제점은 아래 세 가지다.

첫째, 3기 신도시의 수도권 공공택지는 70%이상이 공공물량이며 서울의 대체지가 될 수 없는 위치이다.

공공물량은 유주택자에게는 거의 당첨기회가 없으며, 입지 자체도 1기 신도시보다 열위에 있기 때문에 서울의 거주자들은 3기 신도시보다는 재건축 연한이 임박한 분당 같은 1기 신도시나 위례, 판교과 같이 서울 접근성이 좋은 2기 신도시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둘째, 3기 신도시의 공공분양 사전청약 제도다. 사전청약 물량은 모두 공공분양으로 특공 물량이 85%나 차지하고 있어 일반 분양자들은 당첨 확률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정확한 입주 시점 또한 미지수다. 게다가 당첨이 되더라도 입주시점까지 무주택을 유지해야 하고, 입주하더라도 시세의 70%에 분양할 경우 전매제한이 10년이나 된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전청약은 높을 경쟁률을 기록할 것이고 사전청약 탈락자들이 대거 발생하는 시점과 21년,22년의 역대급 입주물량 감소 시기가 맞물려 청약 탈락자들의 패닉바잉이 심화될 수 있다.

게다가 최근의 LH 사태까지 감안한다면 3기 신도시 물량은 줄어들고 입주 시기 또한 한참 뒤로 미뤄질 수 있기 때문에 3기 신도시만 기다리고 있는 무주택자라면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 유주택자는 주택시장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2020.04.02)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상승장에서는 위안이 되지만 하락장 혹은 정부 제재가 심할 때는 리스크를 안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번 편에서는 1주택자, 다주택자들의 리스크 헷지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1주택자의 경우 시장이 약보합세나 하락세일 경우 부동산 시장에 무관심해지기 쉬운데, 저자는 오히려 일시적 조정장세일 때 "평형"보다 "지역"을 우선으로 갈아탈 것을 추천한다. 일반적으로 1주택자들은 본인들이 실거주할 집이기 때문에 평형을 중요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 가지만 선택해야한다면 "지역"이 무조건 우선이다. 이 때 입지는 강남 접근성과 직주근접성을 보고 결정해야한다. 하지만 만일 여건상 지역을 갈아탈 수 없다면 입주 5년 안팎의 인근 신축으로 갈아타기를 해야한다.

그리고 다주택자들은 주택수를 3주택 이하로 줄일 것을 추천한다. 물론 장기보유할 가치가 있는 물건이라면 매도보다는 증여를 해야한다. 만일 초고가 아파트로 종부세 부담이 큰 다주택자라면 철거가 끝난 재건축 입주권 매수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


바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복기라고 하는데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과거 부동산 시장을 철저히 복기해봐야 미래의 부동산 시장을 예측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 한 권으로 최근 2~3년 간의 부동산 시장을 되돌아 보고 흐름에 대한 감을 잡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칼럼이 날짜 순으로 편집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주제별로 묶여 있다는 것이었다.20년도의 칼럼을 읽다가 뒷장에서는 갑자기 19년도의 칼럼이 오기도 한다. 물론 독자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제별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래도 주로 정부의 정책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대로 배치되어 있었다면 시장의 변화를 파악하는게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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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 - 최고의 나를 이끌어내는 부의 심리학
롭 무어 지음, 이진원 옮김 / 다산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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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롭 무어를 처음 접하게 된 건 <레버리지> 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지금이야 다들 자산 증식에 레버리지가 필수라고 이야기 하지만 <레버리지>가 출간된 2017년도만 하더라도 레버리지가 정확히 어떤 것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 역시 빚내면 패가망신한다, 빚만은 절대 지지 말아야 한다는 부모님의 사상을 물려받아 막연히 레버리지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은 나의 그런 고정관념을 한 방에 깨트려줬다.

<레버리지> 이후로도 롭 무어의 책들이 여러 권 국내에 출간됐지만 <레버리지>만한 책이 없다는 생각에 읽지 않다가 이번애 새로 나온 신간 <확신>을 읽게 됐다.

"최고의 나를 이끌어내는 부의 심리학"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지만 <확신>은 단순히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그보다는 오히려 더 근본적인 문제인 "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부를 뜻하는 'wealth'라는 단어는 행복을 뜻하는 고대 영어 단어 'weal'과 상태를 뜻하는 'th'에서 유래했다."(p243) 이 대목에서 우리는 부라는 것이 단순히 돈이 많은 것이 아니라 행복한 상태를 뜻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롭 무어는 진짜 부자가 되기 위해선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줄 것이 아니라 돈을 벌고 그것을 지킬 수 있는 힘이자 행복의 근본적인 비결인 '자존감'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이 책을 집필했다.

그래서 만일 부자가 되는 방법론, 즉 투자법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얻고자 하는 독자라면 이 책에서는 원하는 바를 얻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좀 더 근원적으로 부자의 마인드, 부를 이루기 위해 어떤 마인드로 나를 무장해야하는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한다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은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챕터마다 부자의 자존감 투자 6원칙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제1원칙 "가난을 만드는 가짜 자존감을 버려라."

제2원칙 "자기 가치를 스스로 저평가하지 말라."

제3원칙 "성공하려면 직접 운전대를 잡아라."

제4원칙 "자신에게 최고의 투자를 하라."

제5원칙 "돈보다 감정을 더 철저히 관리하라."

제6원칙 "머니 콤플렉스를 이기고 소득 잠재력을 발휘하라."

각 챕터마다 개인의 자존감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지만 개인적으로 더 와닿는 챕터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마 그 부분이 자신의 자존감에 취약한 점일텐데 나의 경우에는 3원칙과 5원칙이 인상 깊었다. 두 가지 원칙 모두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감정을 컨트롤 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였다.

제3원칙에서는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는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특히 주변인의 감정에 쉽게 동조되고 타인의 긍정적, 혹은 부정적 반응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들이 있다. 이 경우 타인의 기분에 따라 내 기분도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다. 내가 기분이 좋은 상황이더라도 기분 나쁜 누군가가 나에게 화풀이를 하거나 끊임없이 불평불만을 늘어놓을 때면 감정적으로 동조되어 같이 기분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다른 사람의 마음의 짐을 통제할 수는 없더라도 자신의 짐을 관리할 수는 있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에게 아무리 감정적 반응을 보여주더라도 상황이 악화되기만 할 뿐이니 차라리 어떤 조언이나 해결 방법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지 말고 묵묵히 들어주고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타인의 기분이 아무리 나쁘더라도 휩쓸리지 말고 나의 기분을 유지하고, 사건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다른 모든 사람들 도울 수도, 구할 수도 없으니 타인에 대해 너무 신경쓰지 말라고도 조언한다. 회사 동료나 친구도 모두 결국엔 자신의 이익이 먼저다. 저자도 자신의 회사 직원들의 충성심은 충분한 비용을 지불하고 그 돈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때나 생기는 것이지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못할 때는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사정이 나빠질 때는 누구나 자기 자신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기대가 클다면 실망 또한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기 자신이 아닌 타인을 통해 자신의 공허함을 메우려 한다면 언제나 다른 사람에게 실망하고 항상 허전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니 결국 홀로서기가 필요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실망하지 않기 위해 기대감을 낮추고, 타인이 한 행동의 결과를 모두 책임지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몇몇 사람은 떠나가도록 내버려 두기도 해야한다.

제5원칙에서는 감정을 통제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데 일단 현재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자신을 분리해야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감정은 실제보다 현실이 더 나쁘거나 보이게 만들거나 현재의 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과거의 감정까지 끄집어내 괴롭히기도 한다. 이런 감정의 속임수에 속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 저자는 확신의 3단계를 전략으로 내세운다.

확신의 3단계; 1단계(인식하라) - 2단계(수용하라) - 3단계(행동하라)

1단계는 말 그대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인식하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감정의 원인이 무엇이고, 내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것이 진짜 이렇게 화가 날 일인지, 혹은 분노할 일인지에 대해 관찰한다. 자신과 감정을 서로 다른 두 가지로 분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2단계에서는 이미 되돌릴 수도 없고 엎질러진 물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넘치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분노를 표출하거나 물건을 부수거나 욕을 하거나 많은 행동들을 할 수 있지만 그런다고 해서 이미 벌어진 일이 바뀌지는 않는다. 다만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처한 상황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할 것인지 선택하는 일밖에 없는데 일시적인 감정으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나중에 후회할 것인지, 아니면 일을 해결할 방법을 찾을 것인지는 본인의 선택이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어떤 부정적 상황에서도 그 일의 긍정적인 면을 찾아보는 것인데 어떤 일이라도 해석하기에 따라 더 안 좋은 상황이 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길 수 있다. 그리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방법을 찾는데 에너지를 더 쏟는다.

부에 관한 책을 주로 출간했던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자존감이라는 인간의 심리를 다룬 책을 집필했다는 것이 다소 의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가 부의 시스템과 공식을 아무리 알려줘도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믿고 타인의 시선에 신경쓰지 않는 자존감이 필수적인 요소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이런 책을 내게 됐다고 한다.

만일 진정한 부자가 되고, 그 부를 평생토록 유지하고 싶다면 나 스스로에 대해 알고 자존감을 높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 투자법을 배우는 것보다 더 선행되어야 할 과제일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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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흥보의 ETF 투자 특강 - 왕초보부터 초고수까지 수익을 내는 투자의 정석
강흥보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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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얼마나 심한지 점점 새파랗게 질려가는 계좌를 보고 있자면 멀미가 날 정도다.

아마 작년에 주식 시장에서 꽤 좋은 수익율을 얻었던 주변인들을 보고 뒤늦게 주식시장이 뛰어든 사람들도 많을텐데 그런 사람들에겐 올해 주식 시장은 예상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올 초만 하더라도 그래도 '아, 이 정도면 금방 부자되겠다'라고 말하던 사람들이 '역시나 주식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야. 원금만 회복하면 당분간 MTS 지우고 쉴꺼야."라며 돌아서고 있으니 역시 작년의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주식 시장은 결코 호락호락한 투자처가 아니었다.

나 역시도 초반에는 아주 겸손한 자세로 은행 금리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율을 목표로 주식을 시작하면서 안정적인 배당주나 ETF 위주로만 소액으로 투자했었는데 점점 올라가는 수익률을 보고는 거만해져 잘 알지도 못하는 기술주에도 점점 손을 뻗었다.

그리고 더 높은 수익률을 쫓아 해외 주식도 시작했는데 밤에 장이 시작돼다보니 예약을 걸어놓고 잠자리에 들었었다. 아무래도 주가를 실시간으로 보고 매수하는게 아니라 겁이 나서 1,2주씩 하다가 점점 간이 커져 마구잡이로 매수를 하다 최근같이 나스닥이 급락하는 동안에는 대처를 할 수 없어 고점에 물려 버리게 됐다 ㅠㅠ.

그래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당분간은 개별 주식 매매보다는 ETF를 하는게 더 안전하겠다 싶어 좀 더 자세히 공부해 보려고 읽게된 것이 <강흥보의 ETF 투자특강>이었다.

이미 시중에 출간되어 있는 ETF 관련 서적들도 많지만 그래도 가장 최신간인데다가 저자 자신의 이름을 내세워 제목을 지은 걸 보고 책에 대한 저자의 자신감이 느껴져 선택하게됐다.

책은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부터 세번째 챕터까지는 지금 ETF에 투자해도 될지, 그리고 ETF란게 도대체 무엇인지, ETF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서부터 차근차근 쉽게 설명해준다.

그리고 네 번재 챕터는 실제로 ETF를 거래하기 위해 MTS, HTS, 증권사 방문 계좌 계설 방법과 ETF를 사고 파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다.

이런 부분들은 너무 기초적인 내용이 아닌가 할수도 있지만 처음 주식을 시작할 때 의외로 실질적인 매매 방법에 대해서 설명해준 책들이 없어 꽤나 헤맸던 적이 있어 ETF를 생전 처음 접해보는 초보자들에게는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섯 번째, 여섯 번째 챕터는 어느 정도 ETF나 개별 주식에 투자를 해 본 경험이 있는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구성이나 투자자의 직업이나 상황에 따른 투자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 직장인인 나로서는 직장인 ETF 투자전략과 미래를 위한 퇴직연금 투자전략이 눈에 띄였다.

아무래도 직장인들은 낮 시간 동안은 업무에 쫓기다보니 계속해서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 하기 힘들기 때문에 적립식으로 소액을 투자하는 방법이 적당하다. 그래서 저자는 한 달에 투자할 금액을 정한 후 그 금액을 4주로 나눠 매주 4개 종목 정도에 분산 투자할 것을 권한다.

4개 종목 정도라 한 분야에 치중되지 않고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 KODEX 코스닥150, TIGER 차이나 CSI300, TIGER 미국 S&P 500선물(H) 를 추천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매수하는 것과 매주 매수하는 것 중 어떤 게 더 수익율이 좋다고 확정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가급적이면 시점을 분산하는 것이 시장의 등락에 영향을 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매수를 권하지만 바쁜 직장인이라면 월 단위 매수도 무방하다.

그리고 수익이 난 ETF의 매도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는데 자신만의 목표 수익률을 정해서 목표 수익률에 도달시 무조건 50%를 청산하는 원칙을 세운다. 예를 들어 목표 수익률이 5%라면 지난 4주의 저점 대비 고점이 5% 이상 상승 했다면, 즉 매수 평균 단가 대비 5% 수익이 났을 때 50% 수익을 청산하는 것이다. 이 때 100% 다 청산하는 것이 아니라 50%만 청산하는 것은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상승이나 하락에 대비하는 것이다.

마지막 6번째 챕터에서는 본격적으로 투자 스킬을 높일 수 있는 기술적 방법에 대한 것으로 차트를 이용해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주식방송에서 흔히 들어봤던 이동평균선, 추세선과 보조지표인 스토캐스틱 지표를 적용해 앞으로의 추세와 매수, 매도 시기를 알아보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책은 전반적으로 초보자를 위해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보니 계좌개설 방법과 ETF를 매매하는 방법까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해당 분야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있다면 절반 정도는 이미 아는 내용이라 시시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아예 주식에 대해 경험이 없는 초보자이거나 ETF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하는 독자들이라면 ETF 투자를 시작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기술적 분석에 대해 다룬 마지막 챕터는 초보자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ETF에 대해 거래를 하다보면 분명히 이런 내용이 필요한 시기가 올 것이다. 그 때 이 마지막 챕터를 다시 읽어본다면 처음과는 다른 감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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