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를 위한 투자의 정석 - 우석이 알려주는 실패하지 않는 주식투자법
우석(브라운스톤) 지음 / 토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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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은 꼭 주식 투자에 대해 궁금해서라기 보다는 저자의 전작들 때문에 읽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우석 님의 전작인 「부의 인문학」 과 「부의 본능」이 아주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앞 선 두 책이 부의 원리와 다양한 투자방법, 부자가 되기 위한 마인드 등 부와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들을 다뤘다면 이번 책은 주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주식에 입문하는 초보자들을 위한 맞춤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초반에는 PER, PBR, ROE 등 주식 투자를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기본적인 내용부터 설명하고, 이후에는 투자 종목을 찾는 방법과 주식시장의 큰 흐름을 알아보는 법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전작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초보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갖춰야 할 마인드와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극복해야 할 인간의 본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역시나 저자의 글이 빛을 발할 때는 이런 근본적인 마인드에 대한 설명을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물론 초반의 기업가치를 분석하거나 투자종목을 찾는 방법들도 많은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지만 사실 이런 내용은 다른 주식 투자 서적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저자가 직접 겪은 실패의 경험담이나 그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과 깨달음은 저자가 아니면 들려줄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이론적인 내용들보다는 자신의 깨달음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 때 저자만의 인사이트가 돋보였고, 읽는 독자로서도 몰입도가 더 올라갔다.

여러가지 챕터 중에서도 읽으면서 속으로 뜨끔했던 이야기 중 하나는 "당신은 투자에 성공할 만한 자격을 갖추었는가?" 였는데

나름 오랜 세월 주식 투자를 해왔지만 저자는 아직도 새벽에 일어나서 밤 사이에 월스트리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외신을 보고, 환율과 채권 금리, 원자재 가격동향도 파악하고 관심가는 기업에 직접 전화를 해서 궁금한 점을 물어보기도 한다고 한다. 이런 일들을 모두 해내려면 반드시 운동을 해야할 정도로 체력이 필요한데 정작 이제 막 주식에 입문하려는 초보자들은 이런 것들은 생략하고 전문가들에게 추천을 받아 쉽게 투자를 하려고 한다. 저자에게도 역시나 생판 모르는 사람이 메일로 종목을 추천해달라는 연락이 자주 온다고 하는데 이런 사람들에게 찰리 멍거는 이렇게 말했다.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그럴 만한 자격이 있어야 한다.

자격도 없는 사람에게 상을 줄 만큼 세상이 아직까지 미치지는 않았다.

p.123

저자도 성공적인 주식투자자가 되려면 "인내심 + 독립심 + 촉" 이 세가지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주식시장은 참을성이 없는 사람의 돈이 참을성이 많은 사람에게로 넘어가는 곳이라고 하니 빨리 수익을 보고 싶은 인간의 본성을 억누를 수 있는 인내심과 자제심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단순히 남의 이야기만 듣고 투자하고 인터넷이나 티비에서 추천하는 종목을 따라사는 사람보다는 스스로 종목을 고르고 분석할 줄 아는 외로운 늑대같은 독립적인 투자자가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한다.

또 주식시장에서는 확실한 정보가 확인된 이후에 움직이기 보다는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투자결정을 내릴 수 있고, 시장과 사람들의 미묘한 심리를 읽어내는 촉과 감이 있는 예술가 같은 사람들이 더 유리하다.

만일 자신에게 위에서 말한 이 세 가지가 없다면 최소한 재무제표와 투자지표를 볼 수 있도록 공부라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는데 이런 노력도 하지 않는, 혹은 하기 싫은 사람이라면 작가는 차라리 인덱스펀드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아무리 주식에 무지해도 인덱스펀드에 투자한다면 약 70%의 펀드매니저를 능가할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고, 저자 뿐만 아니라 워렌 버핏도 자신의 사후에 남은 가족들에게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고 한다.

사실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란 말은 아마 여러 곳에서 이미 들어본 적이 있는 이야기겠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해 개별 주식에 직접 투자를 하곤 한다.

원래 인간은 자신의 능력을 실제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불량품 두뇌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저자도 역시 이 말에 동의했다.

인간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확률에 기반해서 행동하기 보다는 그냥 느낌이나 기분, 충동에 따라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투자하기 쉽다. 그래서 많은 실패 사례가 발생하는 것이다.

p.133

책에서도 계속해서 인덱스펀드에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개별 주식에 투자하겠다고 한다면 제5장 주식투자에 성공하려면 본능을 극복하라 를 주의깊게 봐야할 것이다.

1. 근시안적 본능을 극복해야 성공한다.

2. 공포감을 느낄 때 매수하라

3. 최악의 상황일 때 매수하라

4. 마음 편한 선택이 아니라 옳은 선택을 하라

5. 용기 있는 사람이 주식투자에 성공한다

6. 주식투자 잘하려면 남과 달라야 한다

7. 정보에 대한 남다른 해석이 필요하다

이 7가지는 언뜻봐서는 당연하고 실천하기 쉬운 것 같지만 막상 닥치면 행동으로 옮기기가 정말 어려운 것들이다. 이것이 인간의 본능을 거스르는 행동들이기 때문인데 왜 이런 행동이 필요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책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밖에도 주요 지표로 여겨지는 차트 분석에는 어떤 방법론들이 있고, 차트만 보고 투자해서 돈을 버는게 가능할지, 실제로 성공한 차티스트들이 있는지, 차트를 어떻게 활용해야 도움이 될지 등 차트와 관련한 저자의 견해와 조언들을 들을 수 있다.

저자는 투자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는 투자법을 평생 찾아 헤매 왔고, 투자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투자법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본능을 거스르고, 계속해서 공부하고 탐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쉽지도 않고,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노력대비 수익이 저조할 수도 있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노력없이도 누구라도 이길 수 있는 투자법을 알려주는데, 그것이 바로 "인덱스펀드 투자"다. 이 말인 즉슨 주식시장에서 대박을 노리며 섣부르게 주식 시장에 뛰어들기 보다는 기대보다 소소하더라도 확실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길을 가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수 십년간 투자자 생활을 해온 저자의 결론이 이러할진데, 나는 스스로를 과대평가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원하는 수익을 거둘만큼 충분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인지 돌이켜보고 차라리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는 저자의 조언을 뼈에 새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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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체력 - 어떤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돈의 방정식
닥터마빈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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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만한 네이버 카페가 있다. 바로 '부동산 스터디'이다.

카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동산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서로 공유하는 곳인데, 이 카페의 누적 회원수가 무려 160만 명이고, 나 역시도 그 160만 명 중의 하나이다. 요즘이야 부동산 정보를 공유하는 카페들이 많지만 부동산 스터디가 생겼던 초창기만 하더라도 부동산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나눌 곳이 드물었기에 이 카페에서 다양한 정보들을 얻었었다. 최근에는 실시간으로 워낙 많은 글들이 올라오다보니 홍보성 글도 많아 일일이 다 챙겨보진 않지만 그 중에서도 몇몇 네임드 분들의 글은 알람 설정을 해놓고 보고 있다.

부동산 스터디의 네임드로는 「부의 인문학」의 저자이신 우석 님이나 오스틀로이드 님, 바이런베이0304 님 등 다양한 분들이 계시고 이 책의 저자이신 '닥터마빈' 님도 그 분들 중 한 명이다.

이런 네임드 분들이 쓰시는 칼럼의 공통적인 특징이 아마 구체적으로 집값이 오를 지역, 혹은 아파트명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부자가 되기 위한 마인드나 시장경제의 원리, 불평등의 원인 등 부와 관련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 이 분들이 구체적인 찍어주기(?)를 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들이 쓴 글이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겠지만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는 물고기를 잡는 법에 대해 설명해주는 것이 독자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찍어주는대로 물건을 사서 가격이 오를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약간의 부를 얻게 된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사고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더 큰 부를 쌓는 것은 고사하고 힘들게 이뤄놓은 부를 지키는 것도 어렵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역시나 부동산이 언제, 어느 지역이 오를 것이다, 어디 주식을 사라 등 구체적인 이야기보다는 근본적인 밑바탕이 되는 '자본 체력'을 상승시키는데 도움이 될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책은 총 3개의 큰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장 먼저 자본주의 레이스를 시작하기 전 준비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그리고 두 번째는 자본체력의 힘을 단련하는데 도움이 될 이야기들이,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경제적 자유를 위해 한 걸음 더 멀리 보기 위한 조언들로 구성되어 있다.

직장 혹은 사업으로 현재 경제생활을 하고 있는 3~40대라면 대부분 생활이 그렇게 궁핍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당장 악착같이 돈을 모으려고 하는 것은 아마 미래에 대한 불안감, 특히 경제 생활을 할 수 없는 노후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지금이야 쥐꼬리만한 월급이라도 어쨌든 매달 꼬박꼬박 돈이 들어오지만 당장 몇 년 뒤, 혹은 몇 십년 뒤 은퇴 이후에는 먹고 살 길이 막막하다. 물론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도 있긴 하지만 그나마도 60세가 넘어서 지급 되는데 최근에는 50대만 되도 퇴직을 권유받는 상황이다. 연금 지급기간 까지의 공백 뿐만 아니라 평균 수명이 길어져서 은퇴 이후에도 살 날이 3~40년은 되다 보니 다른 어떤 것보다도 노후에 대한 준비가 가장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가장 먼저 다루고 있는 것이 노후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다.

노인빈곤율 1위라는 대한민국에서 노후를 빈곤하지 않게 대비하기 위해서 저자는 재테크의 첫 단계는 연금부터라고 이야기한다.

저자가 권하는 재테크 순서는 연금 → 부동산 →주식 순으로, 그 이유는 연금이야말로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시작해야 적은 돈으로 오랜기간 동안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어떤 것보다 가장 기본이 되는 연금부터 납입해야 다른 재테크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가 있다.

일단 연금을 시작한 이후에는 이제 실거주를 위한 부동산으로 넘어갈 차례이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상승장이 계속해서 이어지다보니 지금 가격이 피크인 것 같아 집 사기를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저자는 집이란 정서적 안정성을 추구하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공간인 동시에 자본주의 시스템의 근간이 되는 투자물이기도 하기 때문에 실거주를 위한 내 집 마련은 되도록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고 한다. 물론 개인의 사정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집이 투자용이 아니라 실거주용이고, 1채라면 시기에 대해 너무 고민말고 빠른 시일 내에 구매하는 것을 고려해보도록 하자.

자본 체력을 단련하는 두 번째 카테고리에서는 자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금융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부의 원천이 어디서 발생해서 어디로 모이는지, 그리고 자본의 거품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근 한참 이슈가 되고 있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금리의 상승이 어떤 후폭풍을 불러올지에 대해서도 쉽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의 기초를 다지는데 도움이 된다.

또 부자란 가난한 사람과 어떤 점에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부자들은 어떤 습관을 가지고 어떻게 사고하는지, 부자들이 진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주제들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부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이번 챕터에서 부자들의 생각과 사고방식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마지막 카테고리는 현재보다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장으로 미래의 '금'이라는 비트코인과 새로운 먹거리가 될 4차 산업, 그리고 미래가 어떻게 변화하고, 어떤 준비를 해야 이 거대한 부의 흐름을 탈 수 있을지 그 방향성에 대해 저자의 생각을 말해준다.

우리는 흔히 헬스장에 등록할 때는 몇 일만 하면 금방 몸짱(?)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장 3~4일만 지나더라도 내가 원하는 몸을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깨닫게 된다. 이 때 그 단계에서 금방 포기하는 사람이 있고, 지치고 힘들지만 그래도 끝까지 이어나가는 사람이 있다.

물론 보나마나 몇 년 후 탄탄한 몸과 좋은 체력을 갖게 되는 것은 힘들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부자 또한 마찬가지다. 이 책 한 권을 끝까지 읽는다고해서 지금 당장 앞으로 많이 오를 부동산이나 주식을 찾아내 부를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자본의 원리와 금융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당장 무슨 도움이 되는지도 모르겠고 지루하기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를 살아가고 있는 이상 자본과 금융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부하는 것은 부자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기 때문에 힘들더라도 이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면 자신도 느끼지 못하는새 어느새 부자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가 있을 것이다.



# 알에이치코리아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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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죽음을 곁에 두고 씁니다
로버트 판타노 지음, 노지양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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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냉정하지만 담담하게 써내려간 생의 기록이 더 큰 울림으로 다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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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죽음을 곁에 두고 씁니다
로버트 판타노 지음, 노지양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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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사는 동안 죽음을 인식하기란 쉽지 않다. 마치 평생 살 것처럼 생각하지만 당장 오늘 출근 길에도 교통사고로 죽을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이다. 이 말은 오늘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는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뜻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나에게도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단 생각을 하면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 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

어릴 때야 당연히 이런 생각을 하지 않겠지만 살아가면서 어떤 징조도 없던 가까운 사람의 갑작스런 죽음을 경험하고 나면 내 삶도 그렇게 갑자기 끝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게 된다.

이런 말을 하면 누군가는 너무 비관적인 거 아니냐며 나의 정신건강을 걱정 하기도 하는데 죽음을 인식한 이후로 오히려 내 인생은 더 평온하고 원만해졌다.

예전 같으면 불같이 화를 냈을 일도 당장 내일 죽는단 생각을 하면 이게 이만큼 화를 낼 일인가, 이게 이 사람의 마음에 비수를 꽂을만큼 엄청난 잘못인가, 이 사람과의 마지막 대화가 이렇게 기억되는게 내가 바라는 일인가 라는 생각에 웬만한 일에는 화가 나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 매일 매일 죽음을 생각할 수록 내 삶과 인간관계가 더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걸 볼 수 있었다.

단지 이렇게 죽음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죽음을 바로 코 앞에서 직접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많은 질문과 깨달음이 있었을지 상상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죽음을 마주한 사람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이 책, 「다만 죽음을 곁에 두고 씁니다」였다. 35세인 저자는 이른 나이에 악성 뇌종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된다. 30대 중반이라는 어린 나이에 갑작스레 찾아온 죽음에 대해 저자는 오열과 분노보다는 삶과 죽음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이야기한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젊은 작가의 에세이라 병상일기가 아닌가 할 수도 있지만 저자는 자신의 병에 대해 그리 자세히 묘사하지 않는다. 병마가 점점 몸을 잠식해 가는 와중에도 시종일관 어떻게 보면 약간은 냉정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을 써내려 간다.

죽어가는 과정에 있지만 죽음보다는 오히려 지금 현재의 삶에 중점을 둔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죽음을 앞 둔 사람보다는 오히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 봐야할 주제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시간에 대한 약간의 강박이 있다. 시간 낭비에 대한 죄책감(?) 비슷한 것으로 '돈으로도 살 수 없고, 다시 돌이킬 수도 없는 이런 황금같은 시간을 TV를 보거나 낮잠을 자는 이런 시시한 일로 시간을 보내다니 정말 한심하다...' 라는 자책을 자주 하곤 한다. 그런데 이런 효율적 시간 활용에 대해 생각해볼만한 글이 하나 있었다.

책이 주는 의미는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이 페이지 한 장 만으로도 책 한 권의 가격을 충분히 뛰어넘는 가치가 있었다. 효율적인 시간 활용, 그리고 그에 따른 성과에만 몰두해 결과물 없이 즐기기만 했던 활동들에 대해 죄책감을 가졌던 마음의 짐이 좀 가벼워졌다고나 할까.

게으르게 살고 있을 때는 충분히 잘 살고 있지 않다고 느꼈고 잘살고 있을 때도 이보다 더 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는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죄책감을 느꼈다. 일을 하고 있을 때는 인생을 즐길 줄 모르고 일만 한다는 생각에 나 자신에게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러니까 불만족과 시간 낭비의 느낌은 항상 내 꽁무니를 졸졸 따라 다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즘에는 이렇게 생각한다. 시간 낭비 여부를 결정하는 요소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 중 누가 허투루 낭비한 하루와 보람 있는 하루를 구분할 수 있을까?

확실한 목적이나 방향성이라고는 없는 세상에서, 의미가 무엇이고 이유가 무엇인지 알 능력이 없는 인간에게 시간의 가치란 무엇일까? 그저 주어진 순간과 주어진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상대적으로 결정되는 건 아닐까? 세상의 모든 기준이나 관습을 걷어내고 나면 내가 하루를 낭비했는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다.

그러니까 결국 시간은, 내 시간을 내가 어떻게 여기고 있는지만큼만 중요하다.

P38, 40

사회생활을 경험하면서 지금은 좀 나아졌긴 하지만 예전에는 착한 어린이병인가 할 정도로 거절하거나 싫은 소리하는 걸 어려워 했었다. 물론 지금도 쉬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해야할 말은 한다. 왜 그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싫은 소릴 하지 못했는지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에게 미움 받는 것에 대해 두려워했던 것 같다.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까지 출간되는 걸 보면 이런 두려움은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인 것 같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하는 욕구는 인간의 당연한 본능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본능을 악용하는 경우들도 많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본능을 억누르고 싫은 소리라도 해야할 말은 해야한다. 그럴 땐 저자의 이 말을 기억하면 용기를 내는데 조금이나 도움이 될 것 같다.

타인에게 사랑받으려는 노력은 제로섬게임이다.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한다고 생각한 말을 했을 때 그 생각이 틀렸다면 그들은 당신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할 거라 생각하는 말을 했고, 그 생각이 맞았다면 그들은 진짜 당신이 아닌 그 말을 하는 당신을 좋아하는 셈이 된다. 둘 다 지는 게임이다. 적어도 말하고 싶은 것을 말했을 경우에는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그 순간에 당신의 진짜 모습을 좋아하거나 싫어한 것이 된다.

P65

죽음 앞에서는 어느 누구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오직 자신만이 마지막까지 그 길을 함께 갈 수 있다. 그러니 죽음이 바로 눈 앞에 다가 오기 전, 아직 시간이 남아있을 때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서, 그리고 스스로와 화해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럼 남아 있는 현재의 삶이 더 충만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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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진짜 주식이다 - 2030 미래 성장 가치주 발굴 기법
이상우 지음 / 여의도책방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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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에 정답은 없지만 오랫동안 매매를 하다보면 각자 본인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재무제표를 통해 기업을 분석하고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고, 100% 차트만 보고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것도 아니면 테마주나 산업 트렌드를 보고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고 방법은 부지기수로 많다. 물론 이 모든 방법들을 다 적절히 활용해 투자한다면 가장 좋겠지만 사실 한 가지만 제대로 알기도 벅차기 때문에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자신과 잘 맞는 매매기법을 찾게 되면 그 기법으로 쭉 투자를 이어나가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18년이라는 오랜 기간 투자자 생활을 해서 그런지 한 가지 매매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들을 사용한다. 재무제표를 통한 기업 분석도 하고, 차트를 이용한 차트매매도 하고, 심리를 이용한 심리투자도 한다. 어느 한 가지 기법만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툴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트렌드가 바뀌더라도 발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이 책에서도 저자의 이런 장점을 이용해 다양한 매매기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기법들 중 주축을 이루는 차트 매매와 기업 재무분석을 통한 매매를 주로 다루고 있다. 총 7장 중에 1장~2장은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완전 초보자들을 위해 도움이 될만한 기본적인 사항들을 소개하고 3장에서는 성장주 투자 방법과 앞으로 유망한 성장주 섹터에 대해 설명한다.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섹터의 대표 기업들도 소개하고 있으니 초보자들은 이 중에서 잘만 골라 투자해도 꽤 괜찮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4장부터 6장까지가 본격적인 매매기법을 소개하는 챕터인데 바로 이 부분이 이 책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싶다.

4장에서는 성장주 실전 매매법 10가지를, 5장에서는 가치주 실전 매매법 10가지, 6장에서는 이 모두를 아우르는 종합편에 해당하는 실전 매매법 8가지를 소개한다.

성장주와 가치주 매매법이 뭐가 다르길래 챕터를 나눠놓은 것인지 궁금할텐데 4장 성장주 매매법에서는 주로 차트와 거래량 등을 기반으로 매매하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고 5장 가치주 매매법에서는 기업의 실적과 재무제표 분석을 통한 매매법을 알려준다.

기존에는 가치투자, 장기투자를 지향한다는 나름의 신념(?)으로 차트를 거의 보지 않았기 때문에 차트를 제대로 볼 줄 몰랐는데 4장을 통해 장기투자라도 매수 시점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과 진입 시점을 잡는 법을 배울 수 있어서 장기간의 기다림이 필요한 성장주 투자에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5장에서는 재무제표 중에서도 업종에 따라 어떤 지표를 봐야하는지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아무리 재무제표를 볼 줄 안다고 하더라도 이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해석하는 능력은 별개인데, 5장은 이런 재무제표의 의미를 해석하는 능력을 키워주는데 도움이 되는 챕터였다.

각 업종의 특성을 고려해 업종별로 재무제표에서 어떤 항목을 눈여겨 봐야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데 최근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설주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건설주는 수주공시와 순매출채권(매출채권-대손충당금)이 중요한데 수주 공시가 많다는 것은 영업 활동의 호조를 뜻한다. 공사 기간이 긴 건설업의 특성상 수주공시가 바로 매출로 인식되지 않아 수주한 당시의 매출은 좋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이 때는 순매출채권, 계약자산, 미청구 공사 등의 외상매출을 집중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이런 순매출채권과 계약자산, 미청구 공사는 실제 매출로 인식되는 시점에는 오히려 감소한다. 그래서 매분기 실적 발표 시 매출채권의 감소여부 확인이 중요하다.

4장과 5장을 읽다보면 차트 분석과 기업의 재무 분석 모두를 섭렵할 수 있기 때문에 내용이 다소 많더라도 천천히 읽어보기를 권한다.

특히 책에서 좋았던 점은 매매기법을 설명할 때 항상 실제 기업의 차트를 기반으로 설명해 이해하기가 더 수월했고, 워낙 많은 기업들이 예시로 등장하다보니 걔중에는 내가 투자한 기업도 있어서 더 기억에 남았다.

흔히들 주식은 우량주에 장기투자를 하면 손해는 안본다는 얘기들을 한다. 그래서 초보자들에게는 아무때나 삼성주식 사서 장기간 묻어놓으면 된다고들 하는데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물론 우량주를 사서 장기 투자할 경우 길게 보면 우상향하긴 하겠지만 그래도 진입 시점 또한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

우량주에 장기투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언제 매수하느냐에 따라 자금이 묶이는 기간을 줄이고, 수익률은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아무 때나 무작정 매수할 것이 아니라 재무제표를 통해 우량 기업을 선별하고 차트 분석을 통해 진입 시점을 신중히 결정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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