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인간관계다 - 데일 카네기의 자기계발 시리즈 한 권으로 끝내기
데일 카네기 지음, 안진환 옮김 / 헤르몬하우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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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는 지금보다 좀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은데 뭘 해야할지 모를 때, 혹은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자기계발서를 읽어보곤 한다. 아무래도 어떤 다른 활동을 하는 것보단 책을 읽는 게 가장 쉽다보니 작게나마 뭐라도 했다는 위안을 얻기 위해 독서를 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어쨌거나 소극적인 독서 활동이라도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낫다. 가끔은 우연히 읽은 책 속의 짧은 한 줄을 통해서 인생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짧은 한 줄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바꿔 놓았을 작가 중의 하나가 바로 데일 카네기가 아닐까 싶다.

데일카네기의 저서로는 인간관계론이나 자기관리론, 행복론 등 다양한 책들이 있지만 모두 하나같이 환경이나 남이 아닌 자신을 바꾸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외부가 아닌 내부의 자신을 바꾸도록 노력함으로써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데일카네기의 책들이 고전으로 불리긴 하지만 그래도 오랜 세월이 지난 터라 요즘의 상황과는 맞지 않는 내용들이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저자는 데일카네기의 주요 저서들 중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들만을 추려서 한 권의 책으로 재구성해 놓았다. 그리고 독자들이 데일카네기의 의도를 더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편역자의 주관적 해석과 의견도 더했다.

책은 총 42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에서 개인적으로 인상깊었거나 도움이 되었던 몇 가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제1강 _ 오늘을 살라.

오늘을 살라는 말을 요즘말로 바꿔 보면 YOLO일지도 모르겠다. You Only Live Once 가 현재를 즐기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 같은데 원래의 의미는 한 번 뿐인 인생이니 과거를 후회하지말고, 미래를 걱정하지도 말고 지금 현재에 충실하게 살자는 의미였을 것이다.

데일카네기의 '오늘을 살라'는 말 또한 미래의 흐릿한 무언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당장 눈 앞에 놓인 것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모든 에너지와 열정을 오늘, 지금 이 순간에 쏟아붓는 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된다.

제4강 _ 감정을 분리하라.

공포영화 중에는 대놓고 귀신이 나오는 것들도 있지만 실체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분위기로만 공포감을 고조시키는 영화들도 있다. 실체가 없는 것들은 영화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각자가 가장 무서운 형태로 상상하게 만들기 때문에 오히려 더 공포스럽다.

걱정 또한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걱정을 하는 이유는 그 걱정거리의 실체를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걱정거리에 대한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하고 분석한 뒤 해결방법에 대해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걱정거리는 더 이상 걱정거리가 되지 않는다.

무엇인가 걱정거리가 있을 때 머리 속으로 그것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은 감정적인 작용일 뿐 그 일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문제가 있을 때는 그 문제의 사실관계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해보고 원인과 해결방법에 대해 직접 손으로 써보는 것이 좋다. 머리 속에만 가지고 있던 생각을 글로 적었을 때 내 예상보다 고민거리가 더 간결하고 명료하게 정리된다는 것을 알게될 것이다.

제29강 _ 결론은 상대방이 내리게 하라.

사람은 본능적으로 남보다는 자신을 더 신뢰한다. 특히 상대방이 뭔가 나에게서 이득을 취하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면 그 때부터 매의 눈을 하고 상대방이 하는 제안을 모두 의심하게 된다. 그래서 똑같은 결정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권해서 그 결정을 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뭔가 꺼림직하게 여기고, 심지어는 그 결정이 자신에게 불리한 것이라도 다른 사람이 권한 것을 선택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상대방이 나에게 먼저 결정을 내리게 한다면 상대방이 나를 존중하는 것으로 느끼고 내 의지로 결정하는 것으로 느껴져 오히려 나에게 더 불리한 제안을 먼저 제시할 수도 있다.

이런 예로서 책에서는 고객에게 3년 동안 매번 새 디자인을 제시했지만 퇴짜를 맞던 디자이너가 반대로 고객에게 원하는 디자인에 대해 물어보고 의견을 들은 뒤 고객이 말하는대로 디자인해 도안을 제출하자 모두 채택 되었다는 일화가 나온다.

전에는 디자이너가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을 구매할 것을 고객에게 권했었다면 이후에는 고객이 원하는대로 결정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고객에게 만족감을 준 것이다.

책에서는 이 밖에도 다양한 인간관계의 노하우들을 설명하고 있다. 일부는 너무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무려 75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아직까지도 읽히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책에서 제시하는 42가지의 인간관계 노하우들 중 단 하나만이라도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가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당신의 인생이 바뀌기에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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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 나르시시즘과 외로움
우즈훙 지음, 박나영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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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나르시즘 또는 나르시시즘이라고 할 때 떠올리는 이미지는 자신에게 취한 자뻑(?) 혹은 과도한 자기애로, 그닥 긍정적인 뉘앙스의 단어는 아니다.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나르시시즘은 인간에게 아주 중요한 요소로 높은 수준의 나르시시즘을 지닌 사람은 스스로를 훌륭하게 여기며 항상 열정이 넘치지만 낮은 수준의 나르시시즘을 지닌 사람은 자신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없다 못해 수치심까지 느낀다고 한다.

이렇게 나르시시즘은 사람들의 사회생활이나 대인관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나르시시즘을 조절할 줄 안다면 대외적으로는 원만한 인간관계를, 대내적으로는 평온한 내면세계를 유지할 수 있다.

'나르시시즘과 외로움'이라는 부제에 맞게 파트는 크게 내 안의 나르시시즘내 안의 외로움으로 나뉜다. 나르시시즘과 외로움이 사랑, 가족, 관계, 일상과 어떤 관계가 있고,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소단원을 나눠 설명하고 있는데 여러 주제들 중에 인상 깊었던 몇 가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1. 도덕적 나르시시즘은 좋을까?

'도덕적 나르시시즘'은 관계를 거절하고 다른 사람을 귀찮게 하지 않는다는 명분으로 모든 일을 스스로 해결하려 한다.

보통 도덕적 나르시시즘에 빠진 사람들은 자신의 도덕성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자신은 이기적이지 않지만, 남들은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모든 상황을 혼자 판단하고 해결하려고 한다. 그래서 얼핏 보기에는 책임감이 강하고 성인군자처럼 보이기도해 남들에게 칭찬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런 칭찬은 인정 욕구를 충족시키고 스스로가 괜찮은 사람으로 느끼게 하기 때문에 좋은 평판을 유지하고 싶어 자신을 더 채찍질하게 된다. 도덕성과 착함이 남들보다 월등할수록 더 인정받기 때문에 나중에는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선까지 몰아붙이다 보면 내적 자아가 피폐해지게 되는 것이다. 남들에게 칭찬받고 트집잡히지 않기 위해 강박적으로 선행을 하다 조금이라도 자신이 추구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하면 죄책감과 불안감에 휩싸여 스스로를 괴롭게 만들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오히려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이라면 당연히 화가 날 때도 있는 법인데 계속해서 분노를 억누르면 결국 그 분노는 내면으로 향해 스스로를 공격하기도 한다. 그래서 도덕적 나르시시즘이 높은 사람이라도 분노의 에너지를 자연스럽게 표출할 줄 알아야 상대방과의 원만한 상호작용도 가능하다.

2. 미루기는 대상에 대한 신뢰 부족이 원인이다.

해야할 일이 있는데 왠지 모르게 계속 해서 미루다 결국 코 앞에 닥쳐서야 처리할 때가 있다. 미리 미리 할껄 이라고 후회하면서도 매번 미루는 일이 반복되게 되는데 저자는 심각한 미루기반드시 해야하며, 완벽하게 완성해야 한다는 명령에 대한 저항 이라고 보았다.

내가 완벽하게 해내지 못할 때 상대방은 나에게 실망할 것이라고 여기며 불안해 하는데, 상대방에 대한 이런 신뢰 부족은 스스로를 점검하고 자신이 완벽하게 해낼 수 있을 때 일을 해야한다고 믿게 만든다.

일을 미루지 않으려면 일단 잘하려는 마음과 가장 완벽하려는 마음을 내려놓아야 하며, 부족한 신뢰를 충족시킬만한 의미 부여가 필요하다. 즉 본인이 스스로 강렬하게 이루길 원하는 꿈과 같은 일을 좇을 때 미루는 증상은 나아진다.

3. 부모는 자식에게 독립을 권하라.

성인이 된 자녀가 독립하지 않고 부모님과 함께산다고 하면 보통 캥거루족(부모에게 경제적으로 기대어 사는 젊은이)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의외로 부모가 자신의 욕망을 자식에게 전가해 자신이 이루지 못한 일을 강요하거나 대신 달성해주길 바래서 독립시키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물론 부모인 자신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길 바라는 선의에 의한 것이기는 하나 정작 아이에게는 심리적, 정서적 압박이 된다.

하지만 결국 사람은 자신을 위해 살 때 폭발적인 생명력을 보이며, 진짜 자기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에게 선택권을 주어 원하는 길을 갈 수 있도록 독립을 격려해야 한다.

4. 보답을 바라는 희생은 하지 마라.

일반적으로 '희생'이란 고귀하고 존엄한 행동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심리학에서는 '희생' 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희생에는 도덕적 우월감이 수반되며 희생을 받는 상대방에게는 빚을 졌다는 느낌과 죄책감을 불러 일으킨다. 이런 심리작용으로 희생하는 자가 더 우위에 올라서게 되는 것이다.

희생받는 사람은 누군가가 나를 위해 희생했다는 생각에 자신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상대방의 눈치를 보며 자주성과 주체성을 잃게 된다. 그리고 희생하는 사람 또한 자신이 생각하는만큼 상대방이 고마워하지 않거나 원하는대로 반응하지 않을 때는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고, 그 원망이 강해지면 원한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희생도 희생만큼의 보답은 받기 힘들기 때문에 결국엔 남을 위해 희생하는 인생이 아니라 자신을 먼저 보살피고 사랑하는 것이 인생에 아쉬움과 원망을 남기지 않는 방법이다.

5. 자기 소멸은 사랑이 아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상대방이 원하는대로 자신을 바꾸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상대방의 환심을 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인데 역설적으로 자신을 바꿀수록 상대는 나에게 흥미를 잃어버리고, 무조건 상대방에 맞추려고 하는 사람은 불만이 쌓이게 된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조언한다.

사랑에 너무 애쓰면 오히려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두 사람 모두 불편을 느끼고, 그 중 한 명은 자신의 감정이 억압된다고 느낄 수 있다. 자신을 억누르며 상대에게 애쓰는 노력은 사랑에 인위적인 느낌만 줄 뿐이다.

상대에게 자신이 좋은 사람인지 입증받으려 하지 말자. 온전히 좋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신이라도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스스로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사랑하고 받아들일 때 상대는 그 모습을 사랑하게 된다.

p.224

겉으로 드러나보이는 현상 속에 어떤 심리가 내재되어 있는 것인지, 그리고 그런 숨겨진 심리의 원인이 무엇이며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저자의 견해를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가 흔히 훌륭한 덕목이라고 생각했던 희생, 도덕, 완벽함, 순종이 실제로는 어떠한 마음에서 발현된 것인지 스스로 자각할 수 있다면 온전한 자신으로 나답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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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속성 - 당신이 투자로 돈을 못 버는 이유
오에 히데키 지음, 오시연 옮김 / 지상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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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와 관련된 서적들이 넘쳐나는 요즘 같은 때, 굳이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건 이 책이 그 동안의 상식과 상반되는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주식 투자의 상식, 혹은 원칙이라고 부를만한 것들, 예를 들자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이라던가 '장기투자를 하면 리스크가 줄어든다' 혹은 '분산투자가 안전하다', '주식은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야 한다' ,'주식보다 채권이 안전하다' 등등 그 동안 마치 정답처럼 여겨졌던 것들에 대해 그것은 모두 착각일 뿐이라며 본질은 그게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구분되어 있지만 어느 장을 먼저 읽든 크게 상관은 없다. 또 각 장은 5개~7개 정도의 소단원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없더라도 원하는 소단원 몇 개 정도를 골라 읽어볼 수 있다.

여러 개의 소단원 중 눈길을 확 끄는 제목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 몇 가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1. 손해를 입었다는 착각

보통의 개인투자자들은 주식 전문가들을 직접 만나게 되면 백이면 백 모두가 하는 말이 있다. "앞으로 오를 종목 하나만 찍어주세요." 이다.

tv에 나오는 연예인들 조차도 프로그램에 주식 전문가들이 출연하면 우스갯소리로 (혹은 반 진심으로?) 마지막으로 오를 종목 하나만 알려주고 가시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사람들이 아마도 확실하게 대박나는 주식이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앞으로 무조건 오를 주식 같은 건 알지도 못하지만 만일 백프로 오를 주식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걸 혼자 독차지하지 왜 굳이 남에게 알려주겠냐는 것이다.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앞으로 대박 날 주식을 알려달라'는 의미없는 말을 하는 것일까?

저자는 이것이 미래를 알 수 없는 것, 결과가 어떻게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것에 불안을 느끼는 인간의 심리 때문이라고 한다.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의 연속인데다가 보통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것이 실시간으로 바로 드러나다 보니 감정의 진폭이 더 커 무엇에라도 의지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이런 리스크와 평생 함께 하는 것이 투자인데, 이런 불안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투자를 안하는 것이 나으며 투자를 한다면 적어도 자신이 직접 리스크를 견뎌낼 각오를 해야한다고 조언한다.

2. 장기투자를 해도 리스크가 적어지지 않는다고?

보통 장기투자를 하면 리스크가 적어진다고들 생각하는데 이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일반 개인 투자자들은 여기서 리스크의 의미를 전혀 다른 뜻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리스크란 '손해를 본다'는 뜻이 아니라 '투자한 결과가 변동하는 것'을 말한다. 즉 리스크가 적어진다는 것은 투자한 결과의 변동성이 줄어든다는 것이지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투자 기간이 길어지다보니 주가의 변동폭이 평균에 수렴한다는 것을 손해보지 않는다로 곡해하는 것이다. 만일 리스크를 손해라고 해석한다면 장기투자는 오히려 손해를 볼 가능성이 더 높아지게 만든다. 리스크의 크기'투자금액x투자 기간'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큰 금액을 투입했을 때 주가가 상승하면 이익은 더 크게, 주가가 하락할 때 손해 또한 더 크게 된다. 그리고 투자 기간 또한 길어질수록 주가가 몇 배로 뛰거나 몇 배로 떨어질 가능성 또한 높기 때문에 내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겪을 확률 또한 높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장기보유 할수록 수익을 낼 확률과 비슷하게 손해를 볼 확률 또한 커지게 된다.

3. 적립식 투자를 최고의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여기서 말하는 적립식 투자는 매월 일정한 금액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기법인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적립식 투자가 나쁘진 않지만 최고의 방법은 아니며 '다소 낫다'는 정도라는 것이다. 일정 금액으로 매수함으로써 당시 주가가 싸든 비싸든 자동적으로 매수 수량이 조정이 되기 때문에 시장이 하락하는 국면이라면 비싼 값에 한 번에 사는 것보다 평균 매수가가 싼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문제는 시장이 상승국면일 때다.

아래는 같은 금액으로 투자했지만 지속적으로 하락하다가 상승한 경우와 반대로 지속적으로 상승하다가 하락한 경우 시가가 어떻게 바뀌는지 시뮬레이션한 도표이다.





p.70



결국 이렇게 시장 상황에 따라 적립식 투자가 더 나을 때도 있고, 더 안 좋을 때도 있는 것이다. 게다가 매수 방법과 상관없이 매수 이후의 리스크와 리턴은 같은 투자 대상에 투자하는 이상 변함이 없다. 하지만 적립식 투자의 진짜 장점 매수 원칙을 정함으로써 주가등락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가등락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것은 불합리한 의사결정이나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인간의 마음을 투자에 끌어들이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적립식 투자는 좋은 매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주의할 점은 일반적으로 적립식 투자는 같은 대상에 계속 투자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집중되므로 인덱스 펀드와 같이 투자대상이 분산되어 있는 곳에 적용하는 것이 좋다.

4.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라는 말은 틀렸다.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라는 것은 굳이 주식투자에 적용하지 않더라도 논리적으로 전혀 흠잡을 데가 없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에 무슨 오류가 있는 것일까?

저자는 이 말을 '저평가일 때 가서 고평가일 때 파는 것'으로 바꿔야 정확한 뜻이라고 말한다. '싼 것'과 '저평가'는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뜻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업의 실체가치보다 주가가 낮은 저평가 상태일 때 매수를 하는 것이지 그저 단순히 싸기만 한 주식을 사면 안된다.

여기서 또 다른 문제는 인간의 '참조 의존성'인데, 참조 의존성이란 사람들은 어떤 것을 평가할 때 절대값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하나의 값을 기준으로하여 변화율로 판단하는 심리적 경향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처음 산 값을 참조점으로 설정해 버리는 바람에 이후의 매수, 매도의 기준이 자신이 처음 매매한 가격이 되버리는 것이다. 만일 처음 매수 판단을 잘못해 비싸게 사버렸다면 내가 산 가격보다 떨어졌을 때 가격이 싸다고 판단해 물타기를 한다거나, 내가 산 가격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버티기를 하는 실수를 하게 된다. 그래서 주식투자로 성공한 사람들이 종종 자신의 매수가를 잊어버리라고 조언하기도 하는 것이다.

5. 물타기는 대부분 실패한다.

사람들이 물타기를 좋아하는 데는 3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손실회피 심리로 자신이 산 주식의 주가가 떨어지는 손실을 뒤로 미루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위에서도 말했던 자신의 매수가를 기준으로 정해버리는 참조 의존성 때문이다. 이성적 매매판단은 현 시점에서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싼지, 비싼지를 기준으로 해야하는데 자신이 산 가격을 절대시하다보니 자신의 매수가보다 떨어지면 저평가되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마지막 셋째는 인지부조화 때문인데 자신의 예측이 틀렸음에도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추매로 평균매수단가를 낮출 수 있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안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바른 물타기란 무엇일까?

제대로된 물타기란 내가 과거에 산 가격과는 상관없이 신규로 산다고 가정하더라도 여전히 그 주식을 사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사야한다고 판단되면 사는 것이 맞지만 계좌의 마이너스가 보기 싫다는 이유라면 절대로 물타기는 하지 말아야 한다. 보통 물타기를 할 때 싼 가격으로 희석돼 평균 매수 단가가 낮아지면 주가가 조금만 올라가도 수익이 난다는 생각이 깔려있는데 그것은 처음에 산 주식의 비용이 낮아질 뿐이지 나중에 산 비용은 새로 발생하게 된다. 결국 판돈만 늘어날 뿐이고 주가가 회복될 때까지 늘어난 판돈이 묶이게 되므로 정말로 매수하고 싶은 주식이 나타났을 때 정작 현금이 없어서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될 수도 있다.

역시 인간은 어쩔 수 없는 것인지 아무리 이런 책들을 읽더라도 막상 실시간 차트를 보다보면 여전히 생각없이 물타기를 시도하곤 한다. 이것은 인간의 심리적 경향이며, 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잡아도 잠시만 방심하면 내가 매매한 가격에 앵커링 돼버려서 나도 모르게 매수, 매도에 손이 나가니 인간의 본성을 거스리기란 참 쉽지 않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모든 과정을 자신이 직접 겪어내지 않는 이상 시장의 작은 파도에도 휘청거릴 수 밖에 없다.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고 경험하며 약간의 실패를 거듭하며 자신만의 투자철학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처럼 주식 시장은 결국 스스로 공부하고 끊임없이 생각하며 인간의 본능을 이겨낸 사람이 승리할 수 밖에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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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디테일에 있다 - 슈퍼개미 김정환의 투자 바이블
김정환 지음 / 부케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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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를 시작하기 전, 그리고 시작한 이후 주식투자와 관련된 다양한 책들을 읽어 보았다. 가치 투자에 필수적이라는 기업 재무제표를 읽는 법에 대한 책에서부터 주식 차트 읽는 법까지 다양한 책들을 읽어 봤지만 정확히 어떤 식으로 기업을 분석하고 투자해야할지 쉽사리 감이 잡히지 않았다. 물론 이론적인 지식들은 예전보다 쌓였지만 막상 누구의 추천도 없이 스스로 기업을 발굴하고 분석해서 투자해 보자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한 감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 「투자는 디테일에 있다」 에서는 7천만원으로 수백억원의 자산을 일군 저자의 실제 투자 방법을 모두 공개함으로써 어떤 로직으로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총 420페이지 분량 중에서 무려 절반 이상의 페이지를 저자의 실제 투자 노트를 소개하는 데 할애함으로써 투자종목 발굴의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p.183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에 영향을 많이 받는 나라이기 때문에 저자는 주로 톱다운 방식으로 시장-색터-종목 순으로 분석한다고 한다. 특히 정부가 집중적으로 유성하는 정부정책 산업은 정부 차원에서 많은 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에 급속도로 성장할 수 밖에 없고 그만큼 주가도 크게 움직여 잘만하면 예상보다 더 큰 수익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이번 문재인 정부에서는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축으로 '휴먼 뉴딜'이라는 사람 중심의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고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그린 뉴딜에 좀 더 많은 예산이 배분되어 있는데 그린 뉴딜은 수소차와 전기차, 탄소 배출, 도시농업, 도지재생 등과 관련이 있다.

이 중 전기차의 핵심은 2차 전지이고 2차 전지의 가장 큰 문제인 충전 속도와 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은 한국에서는 에코프로비엠, 포스코케미칼, 엘앤에프 등이 선도하고 있다. 저자는 이 기업들 중 가장 저평가되어 있는 엘앤에프를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저자가 책을 작성하던 당시인 20년 7월에는 주가가 3만원 대로 35,000원 이하로 빠지면 무조건 담을 계획이라고 언급되어 있기도하다. 하지만 20년 12월 이후 LG에너지 솔루션에 1조 4,000억 원대 공급 계약을 공시하면서 주가가 7만원 대를 넘어갔고 현재는 무려 20만원 대로 올라섰다.



p.190




이 밖에도 디지털 뉴딜+인플레이션 수혜주로 LG유플러스의 사례가 소개되어 있었는데 LG유플러스는 10%대 성장률을 보인 타 통신사 대비 29%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음에도 주식 시장에서 가장 소외받고 있었다. 정부 정책이나 시장 분위기가 자율 주행이나 VR, AR , IoT와 같은 빠른 데이터 처리를 요하는 4차 산업에 집중하고 있었고 이는 5G 보급이 필수적이다. 더불어 5G 가입자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LG유플러스의 적정 주가는 21,300원으로 추정됐지만 21년 초 주가는 11,800원까지 빠진 상황이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차트상 이미 바닥으로 하방 경직성이 강하고 실적 또한 우상향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자는 12,400원 이하면 무조건 매수할 것을 추천했었다. 저자의 추천 당시 LG유플러스를 매수했다면 4~5개월 이후 16,000원에 매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기다릴 수만 있다면 실적이 좋은 기업은 언젠가는 오른다는 것을 다시금 증명한 사례이다.

또 다른 예로는 효성티앤씨가 있었는데 효성티앤씨는 저자의 딸에게서 처음 투자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딸이 항상 레깅스에 긴 후드티를 입었는데 미국 여행을 가보니 대부분의 여성들이 자신의 딸처럼 '애슬레저룩'을 입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미국 정서에만 어울리는 복장이 아닌가 했지만 이후 한국에서도 애슬레저룩이 유행했고 시장규모 또한 2020년에 3조원대로 급성장했다.

이후 레깅스에 주로 쓰이는 스판덱스 소재에 관심을 가지던 중 스판덱스 글로벌 1위 기업인 효성티앤씨를 알게되었다.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 글로벌 점유율은 32%로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상대로 글로벌 비지니스를 하고 있는 기업인데 PER이 4밖에 되지 않는 저평가 상태였다.

물론 코로나 19 이후 섬유사업부의 수요 악화로 가동률이 하락해 적자를 기록했으며, 부채비율이 400%로 높은 상태였으나 부채비율이 점점 낮아지는 추세였고 2000년대부터 꾸준히 투자했던 친환경 섬유가 그린뉴딜 정책의 ESG 시대를 만나 현재 주가는 50만 원대이다. (저자가 유튜브 구독자들에게 공개적으로 효성티앤씨를 추천했던 20년 8~9월 당시 주가는 9만 원 대)

이외에도 DI동일이나 한컴그룹 등 다양한 기업들에 대한 저자의 투자노트를 소개하고 있는데, 막연히 이론적으로 투자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기업의 사례로 해당 산업에 대한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실제 투자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볼 수 있어 이해가 쉽고 재밌었다.

저자의 실전 투자노트에 대한 챕터 이전에는 주식 투자를 위한 마인드와 재무제표 분석법, 적정주가를 구하는 저자만의 만능 공식 등 주식 투자에 필요한 핵심만 추린 내용들이 소개되어 있다.특히 성장주에 대한 저자의 밸류에이션 방법은 누구나 쉽게 적용할 수 있어 초보자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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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디테일에 있다 - 슈퍼개미 김정환의 투자 바이블
김정환 지음 / 부케이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기업에 투자하게 된 아이디어에서부터 마지막 투자 결정 단계까지 저자의 로직을 모두 세세하게 소개하고 있어 어떻게 투자 종목을 발굴하는지 쉽고 재밌게 설명하고 있는 책. 올해 읽은 주식 관련 책들 중 가장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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