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도 기댈 곳이 필요해
박영하 지음, JUNO 그림 / 콜라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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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순전히 제목 하나만 보고 신청했는데 표지의 그림체가 꽤나 낯이 익었다. JUNO 라는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으로 표지 뿐만 아니라 책 중간중간에도 그림들이 있었는데 작가가 글로써 표현하고자 했던 상황들과 미처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수많은 감정들을 잘 포착해 한 장면으로 딱 떨어지게 표현해 놨다. 굳이 이 책이 아니더라도 평소 이 분이 그리는 어른들의 고단하고 외롭고 평범한, 혹은 무기력한 일상을 그려낸 일러스트들을 보고 감탄하곤 했는데 이 책에서는 박영하 작가의 글과 JUNO 작가의 그림이 시너지 효과를 내 독자들에게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던 것 같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내용은 때로는 힘들고, 때로는 화나고, 때로는 지쳐 기댈 곳이 필요한 어른들을 위한 에세이로 크게 7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불안, 화, 우울, 고단함, 슬픔, 자괴감, 후회. 이 7가지 주제는 사회 속에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겪어봤을 감정일 것이다. 그나마 나이라도 어리다면 친구나 부모님, 혹은 다른 이들에게 사는게 왜 이렇게 힘드냐며 하소연을 하거나 조언을 구할 수도 있지만 막상 어른이 되고 나면 남들에게 나의 감정이나 치부를 솔직히 꺼내놓고 이야기 하기도 쉽지 않고 또 일단 말을 꺼내 놓더라도 혹시나 저 사람이 속으로는 나를 깔보거나 무시하지는 않을까 의심하면서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어린 시절에는 어른이 되면 이런 감정들을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을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막상 나이를 먹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속은 철없고 생각없는(?) 어린시절 그대로인데 신체만 세월을 정통으로 맞아서 노쇠했을 뿐이었다.

한창 가치관이 형성될 청소년기에 성인이란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과 활동을 해야하는 것인지, 또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올바르게 사는 것인지 진지한 고민들 없이 공부만 하다보니 막상 나이를 먹어도 제대로 된 어른이 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워졌다. 그러다보니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미래는 불투명하고 사회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에게 휘둘리며 상처를 받기도 한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는 정신적인 문제를 밖으로 드러내는 걸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어 문제가 있어도 정신과나 전문 상담소에서 상담을 받는 것도 쉽지가 않다.

아무래도 상황이 그렇다보니 이런 성인들을 위한 에세이를 통해 남들도 나랑 똑같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위로를 받기도 하고 정신과 전문의들을 책을 통해 스스로의 감정을 이해해보기도 한다.

사람마다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나는 이 책에 나온 여러가지 감정들 중에서도 "불안" 지수가 높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주제들보다 이 주제에 더 관심을 가지고 읽어봤는데 글에서 저자는 불안을 잠재울 방법으로 '불안의 실체가 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라고 한다. 불안은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내가 왜 불안한지를 명확하게 글로 써봄으로써 막연한 두려움, 불안을 손에 잡히는, 눈에 보이는 대상으로 치환시켜준다.

인터넷에 떠도는 말에 의하면 일상에 흔히 하는 걱정의 96%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일이거나 이미 일어나서 돌이킬 수 없거나 또는 스스로의 힘드로 통제할 수 없는 걱정이고 오직 4%만이 자신이 대처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한다. 그나마 그 4%의 일도 문제가 닥쳤을 때 그 때 해결하면 될 걱정들이다.

불안도 마찬가지다. 사실 아무리 불안해하며 잠 못 이뤄봤자 해결되지 않는 일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걱정 대신 망각이 더 나은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차라리 정 불안하다면 걱정거리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해보고 노트에 한 줄이라도 써보는게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뭐라도 할 때는 오히려 불안하지 않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 때가 가장 불안하다.

 

 

 

 p32~34 일단 실체를 볼 수 있어야 싸움에 이길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이해받고 싶어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으로부터 온전히 이해받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고 나 역시도 다른 사람을 백프로 이해할 순 없다. 그래서 항상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실체에 대해 혼란스럽고 이해받을 수 없어 외롭기도 하다. 게다가 요즘같이 경쟁이 치열해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야만 하는 사회라면 타인과의 진정한 교류는 더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결국 위로받고 기대고 의지할 수 밖에 없는게 인간의 특성이라면 위안 받을 수 있는 누군가를 찾아 헤매기 보다는 저자의 말처럼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내가 나의 위로와 응원이 되려는 노력을 해보는 건 어떨까.

 

 

 

p.236 나를 믿는게 삶에서 가장 남는 장사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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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의 모든 것 - 30년 조세 정책 전문가가 보는
김낙회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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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뛰어난 정치인이자 발명가였던 벤저민 프랭클린은 "인간에게는 피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죽음이고 하나는 세금이다. "라고 말했다. 이 말은 미국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유효한 말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세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낼 수 밖에 없는 돈이라면 최소한 왜 내야하는지는 알고 내야하지 않을까.

<세금의 모든 것> 은 30년간 국세청과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한 조세정책 전문가가 현장에서 국민들이 세금을 바라보는 시각과 정책 사이에 괴리감이 얼마나 큰지 느끼며 세금이란 과연 무엇이며, 누가 부담해야 하는 것인지, 우리의 삶과는 직접적으로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인지 국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저술했다.

이야기는 크게 6개로 구분되어 있는데 1장에서는 세금의 역사와 세금의 기능, 종류 등에 관한 개론적인 이야기를, 2장에서는 소득이 있는 근로자들이라면 누구나 부담하는 소득세와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부담하는 사업소득에 대해서, 3장에서는 법인인 기업이 부담하는 법인세에 대해서, 4장에서는 재화나 용역의 소비에 대해 부과되는 부가세와 개별 소비세, 그리고 5장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자산에 대해 부과하는 재산세와 자산의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인 양도 소득세에 대해 , 마지막 6장에서는 수출입시 부과되는 관세와 국제조세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에 둘러진 띠지에 보면 "조세 정책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게 알려주는 책!" 이라고 나와있는데 사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음... 절대 쉽다고 볼 수는 없었다. 아무래도 개인 뿐만 아니라 기업에게 부과되는 세금 등 국내에서 부과되는 모든 세금에 대해 총 망라하고 있기 때문에 내용도 방대할 뿐만 아니라 세금의 역사나 해당 세금이 가지는 정책적 의미 등 거시적인 내용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절세 방법이나 재산세를 계산하는 방법 등 뭔가 구체적으로 지금 당장 써먹을만한 내용을 기대한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원했던 바를 충족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물론 소득세율의 구조나 근로소득 공제 금액 등 기본적으로 알아두면 좋을 사항들에 대해서 나와있기는 하다. 하지만 소득세를 구하는 방법이라던가 근로소득공제 금액을 구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 예를 들어가며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지는 않다.

어쨌거나 세금의 역사나 정책적 의미 등 학술적인 입장에서 접근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세금에 관한 기본적이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쉽게 느껴지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왜 내가 세금을 내야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현 정책에 대한 저자의 의견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소득세율을 단순화했을 때의 효과나 장, 단점 혹은 해외의 실제 사례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거나 거의 모든 국민들이 공제 받고 있는 신용카드 소득공제에 대해서 저자는 해당 혜택의 도입 취지인 세원 투명성 제고나 근로자의 세부담 경감 등이 달성됐다고 보고 해당 공제 혜택은 줄이는게 맞다는 입장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독자들로 하여금 조세 징수의 필요성이나 정책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히 조세의 종류나 세율 등에 대해서만 설명하지 않고 해당 조세가 정책적으로 어떤 이미를 갖는지, 해당 세금을 과세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먼저 설명하고 국민들이 징수의 필요성에 대해 납득할만한 근거와 타당한 이유를 먼저 제시한다. 그 후에는 해외에서는 해당 세금을 어떤 방법으로 거두고 있는지, 우리나라의 조세제도와 비교하여 혹시 우리나라의 세금이 높다면 왜 높은지, 낮다면 왜 낮은지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마지막으로는 구체적인 세율과 구조, 정부의 지원 혜택이나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저자의 의견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각 장의 마지막에는 원문의 출처와 구체적인 수치 등에 대해 기재해놓아 정보의 신뢰성을 높인다.

 

 

<세금의 모든 것>에서는 제목처럼 우리나라에서 징수되는 모든 세금에 대해 알 수 있다. 그만큼 많은 내용으로 짧은 시간을 투자해서 모두 이해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시간을 들여 천천히 자주 읽는 것을 권한다. 자주 읽다 보면 우리가 내는 세금이 어떤 용도로,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대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최소한 내가 내는 세금이 허투루 쓰여 삥뜯긴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을 것이다.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쉬운 책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꼭 알아야할 필수적인 지식이기 때문에 시간이 들더라도 자세히 읽어보면 피가되고 살이 되는 책이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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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남
슈노 마사유키 지음, 정경진 옮김 / 스핑크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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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에서 대놓고 알 수 있듯이 이것은 여성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한 후 목에 가위를 꽂아 놓아 '가위남'이라고 불리는 살인범에 관한 이야기다. 흥미로운 것은 가위남의 살인과정과 살인범을 뒤쫓는 형사들에 대한 스토리라기보다는 자신이 노리고 있던 표적을 다른 모방범에게 뺏기고 모방범의 흔적을 추적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야기는 형사나 피해자들의 시선이 아니라 주로 살인범인 가위남의 1인칭 시점에서 서술된다.

일단 도입부는 연쇄 살인범인 가위남이 한 여고생을 세 번째 타깃으로 정하고 계속해서 주변을 맴돌며 가족과 친구관계를 조사해 나가는 과정으로 시작한다. 이 날도 어김없이 그녀의 하교길이 보이는 가게에 자리를 잡고 수업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여고생의 집 근처로 자리를 옮겨 그녀가 오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평소라면 집에 도착하고도 남았을 시간이 지나도 집에 돌아오질 않았고 가위남은 다음 날을 기약하며 자신의 집으로 발길을 돌린다. 가위남은 집으로 가던 길 공원에서 웅크리고 있는 검은 물체를 발견하고 가까이 가보니 가위남의 타깃이었던 여고생이 아주 익숙한 모습, 즉 가위에 목이 찔린채 살해된 것을 발견한다. 가위남인 내가 봐도 가위남에게 살해된 모습이었지만 난 아직 계획을 실행하지 않았다. 그럼 이건 과연 누구의 짓인가?

이번 일만큼은 나의 범행이 아닌데 모든 경찰과 언론은 가위남으로부터 피해자가 살해당했다고 떠들어대고 도대체 누가 자신을 모방해서, 그것도 자신의 타깃이었던 소녀를 죽인 것인지 궁금한 마음에 가위남은 소녀의 진짜 살인범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이런 독특한 소재와 스토리를 쓴 작가인 슈노 마사유키는 얼굴을 공개하지 않아 아주 미스터리한 인물로 남아있었는데 2013년, 49세라는 이른 나이에 사망하는 바람에 생의 마지막까지 미스터리한 인물로 남아있다. 그 중 <가위남>은 추리소설 강국인 일본에서 1999년 메피스토상을 수상하고 영화로도 만들어질 정도로 독특하고 탄탄한 스토리를 인정받았던 소설이다. 한국에는 12년 전 출간된 이후 올해 복간되었다.

일본에서는 다른 장르보다 유독 미스터리, 추리 장르에서 강세를 보이는데 그 중에서도 서술트릭과 관련해서는 <가위남>이 항상 추천리스트 상위에 랭크될 정도로 정교하고 섬세한 트릭을 선보여 독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준다.

<가위남>에서는 이야기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독자들이 가진 모든 편견에 도전하듯 범인, 피해자, 경찰, 너나할 것 없이 모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스테레오 타입에서 벗어나있다.

보통 연쇄 살인범이라고 생각하면 음침하고 어두운 방 안에 틀어박혀 있다가 밤만 되면 거리를 쏘다니며 피해자를 물색할 것 같지만 가위남은 그렇지 않다. 평일에는 성실하게 출판사에서 알바를 하고 피해자를 미행할 때는 회사가 바쁘지 않은 날을 골라 상사에게 꼭 허락을 받고 휴가를 사용하고 은근히 성실하고 눈치가 빨라 원치않게 정규직 전환을 제안받기도 한다. 또 피해자를 정할 때도 본인만의 명확한 기준이 있는데 단순히 외모가 화려하고 아름답다던가 그것도 아니면 다른 원한이 있어서가 아니라 누가봐도 모범생에 두뇌가 명석한 여학생을 고른다.

하지만 이렇게 누가봐도, 심지어 가위남이 봐도 단정하고 성적이 우수한 여고생이 알고보니 연상의 남자들과 아무렇게나 의미없는 관계를 맺고 다니는 문란한 사생활을 숨기고 있었다는 것이 우리가 피해자에게 부여하는 이미지에 대한 반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초반에 가위남 본인 스스로도 이야기하지만 살해 동기 또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나 학대 같은 것들이 아니었다.

한 마디로 이유가 없다. 어떻게 보면 묻지마 범죄라고도 볼 수 있다. 어떤 의도나 악의 없이 순수하게 아무런 이유없이, 가끔은 호기심에, 피해자를 죽이고 뺨을 찢기도 한다. 심지어 죽이는 대상은 타인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를 죽이기 위해 끊임없이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자살시도를 한다. 크레졸 비누를 마시기도 하고, 쥐약을 먹기도 하는데 결국에는 모두 실패한다. 물론, 자살시도를 하는건 피해자들에 대한 죄책감 때문은 아니다.

이렇게 범행에는 명확한 이유가 없는데 티비에서 범죄 심리학자나 논픽션 작가, 르포라이터, 소설가 등 소위 전문가라는 다양한 사람들이 출연해 범인이 어떤 상처와 동기로 이런 짓을 저질렀는지 떠들어대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그들을 비웃는다.

 

방금 말했듯이 범인은 전형적인 쾌락 살인자입니다. 소녀를 목 졸라죽이고 가위로 목을 찌르는 것이 범인에게는 가장 성적 쾌락을 느낄 수 있는 행위인 것이죠. 이 쾌락을 위해 범인은 살인을 반복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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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쾌감. 나는 성적 쾌감을 느꼈던가. 대관절 쾌감이란 무엇일까?

적어도 나는 고니시 미나와 마쓰바라 마사요와 다루미야 유키코의 육체에 흥미가 있었던 적은 없었다. 조사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그녀들의 얼굴조차 몰랐다. 내가 끌린 것은 그녀들의 학업 성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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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이들 세 명의 희생자 누구에게도 성폭행을 가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실은 성적 불능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가위로 찌르는 것이 성적 행위에 대한 보상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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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의사가 심리학자를 무시하지, 하며 나는 고개를 내둘렀다.

p147~148

어둠 . 괴물. 내 마음속에 어둠이나 괴물이 존재할까. 나는 눈을 감고 찾아보았다.

아무것도 없다. 내 안은 텅 비었다.

그리고 내 바깥도, 텅 비었다.

p151

이 책은 두 번째 읽을 때는 전혀 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게 된다. 그 동안은 편견에 가려져 보지 못했던 것을 두 번째부터는 확실히 보게 되면서 처음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읽게 된다.

어린 여학생들의 목에 가위를 꽂아넣는 범행을 보고 유혈이 낭자하고 쫓고 쫓기는 스릴을 기대했다면 스토리가 기대보다 좀 밋밋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지막 100페이지에 다다랐을 때는 전혀 다른 세상에 들어서며 이 앞의 모든 이야기들은 마지막 100페이지를 위한 서막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동안 알고 있었던 모든 사실들이 뒤집히고나면 내가 얼마나 편협하고 틀에 박힌 사고방식을 했는지 반성하며 마지막 장을 덮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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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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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책을 즐겨읽지 않는 사람들도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름이 '히가시노 게이고'이다. 일본 작가이지만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어떤 책이든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름이 들어갔다 하면 일단 흥행은 보증됐다고 볼 수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부분 작품들은 미스터리, 추리 형태를 띠고 있긴 하지만 트릭이나 사건의 촘촘한 구성보다는 인물들 간의 감정과 관계에 집중하는 편이다. 많은 이야기들이 인물들의 감정선에 집중해 서사가 전개되고 범인들도 철저한 악인이라기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이 순간적인 감정에 치우쳐 잘못된 판단으로 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많아 독자들이 범인과 주인공을 가리지 않고 인물들에게 빠르게 몰입하게 된다. 그래서 항상 듣는 말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가독성이 좋다는 말이다. 물론 가독성이 좋은 것은 비단 인물들에 대한 감정이입뿐만 아니라 술술 읽히는 쉽고 흡입력 있는 문체와 빠른 스토리 전개 때문이기도 하다.

<방과 후>라는 작품도 데뷔작이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특성이 잘 드러나 역시나 가독성이 좋고, 평범한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에 따라가기가 쉽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마에시마라는 수학교사로 여고 양궁부 고문을 맡고 있기도 하다. 원래는 공학 전공으로 개발 부서에서 일하다 회사가 시골로 이전하게 되자 회사를 관두고 여고의 수학교사가 되었다.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냥저냥 2,3년만 해볼까라고 시작했던 일이 5년이나 이어졌다. 처음부터 남들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지도, 그렇다고 가르치는 일에 열의가 있었던 것도 아닌 터라 그냥 입력된 정보를 내뱉는 기계처럼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렇게 지극히 평범하고 눈에 띄지 않는 사람이지만 최근 들어 누군가로부터 계속해서 살해 위협을 받고 있었다.

첫 번째는 만원 지하철역 플랫폼에서 열차가 들어올 때 갑자기 누군가 고의로 밀었다. 두 번째는 발목까지 물이 찬 샤워실에 누군가가 전기코드를 떨어트려 놓았다. 그리고 세 번째는 창가를 지나가는 순간 누군가가 머리 위로 화분을 떨어뜨렸다.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던 마에시마도 이제 더 이상은 이 모든 일이 우연이라고 볼 수가 없게 됐다. 그러던 찰나 교사용 탈의실에서 학생지도부 교사가 청산가리를 마시고 죽은 채 발견되고 이 사건으로 경찰이 수사에 나선다. 마에시마는 자신이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야 할까 고민하지만 자신과 관련된 일인지 확신이 서지 않아 결국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이후 의심 가는 사람들은 몇몇 있지만 이렇다 할 결정적인 소득 없이 하루하루 지나가고 어느덧 학교 축제 날이 다가왔다. 이 날 운동부 학생들과 운동부 고문들은 가장행렬을 하기로 하고 마에시마는 깜짝 이벤트로 아무도 몰래 다른 선생과 역할을 바꾸게 된다. 그런데 마에시마와 역할을 바꾼 선생이 전교생이 지켜보는 운동장 한가운데서 청산가리를 마시고 살해된다. 장난으로 역할을 바꾸지 않았다면 청산가리를 마시고 전교생 앞에서 죽게 되는 사람은 바로 마에시마가 됐을 것이다. 그렇다, 이것은 처음부터 마에시마를 노린 사건이었다.

과연 이렇게 끈질기게 마에시마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이 누구인지, 도대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사건은 점점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는데...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답게 가독성이 좋다. 주인공이 여고 교사면서 동시에 양궁부 고문을 맡고 있기 때문에 학교를 배경으로 운동부 여고생들과 선생들의 일상이 주를 이룬다. 이야기는 주인공인 마에시마의 시선에서 주로 서술되지만 함께 생활하고 있는 여고생들의 평범한 일상생활과 친구들과의 주고받는 대화들을 통해 여성 독자들이라면 여고시절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마에시마 외에 주요 인물은 졸업을 앞둔 3학년 학생들인데 믿음직한 양궁부 주장인 게이코와 3학년이 되자 갑자기 오토바이를 타고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일탈을 시작한 요코, 설립 이래 최고의 재원이라고 불리는 3학년 A 반 반장이자 검도부 주장인 마사미이다.

각각 스타일은 다르지만 학교를 무대로 한 드라마에는 단골로 꼭 등장할 법한 캐릭터들로 고등학교 시절을 돌이켜보면 전교에 한 둘쯤은 이런 친구들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이야기는 사춘기 여고생들이 겪는 섬세한 감정들과 학교 행사를 준비하며 벌어지는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살인사건까지 극과 극을 오가며 전개된다. 이 중에서 물론 핵심사건은 마에시마가 겪는 계속된 살해위협과 살인사건이지만 범인찾기와 사건 해결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마에시마와 마에시마 주변학생들간의 관계와 오고가는 대화들을 따라가는 재미가 더 컸던 것 같다. 물론 살인사건의 트릭을 밝혀내는 학생들의 활약상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추리소설 본연의 재미도 빠지지 않는다.

사실 범인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갔지만 그 범행 동기가 약간은 어이가 없어 충격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했다.

스포일러라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고등학교 시절, 어리고 순수했던 때에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다. 앞뒤 재고 따질 것 없이 자신이 느낀 감정에 솔직하게 행동하고 실천한다. 그래서 어른들이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이해할 수 없는 짓들을 저지르기도 한다.

그래서 오죽하면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겠는가. 뭐 요즘이야 그 질풍노도의 시기가 고등학생이 아니라 중학생 정도로 하향된 것 같지만 어쨌거나 빠르게 몰아치는 바람과 미친 듯이 닥쳐오는 파도처럼 사춘기, 어린 시절의 순수함은 아주 위험하고 끔찍한 결과를 초래했다. 

  

"여고생이 누군가를 증오한다면 그건 어떤 때일까요?"

-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아름다운 것, 순수한 것, 거짓 없는 것일 겁니다. 그건 때로는 우정이나 사랑이기도 하죠.

자신의 몸이나 얼굴일 경우도 있어요. 아니, 좀 더 추상적으로 추억이나 꿈을 소중하게 여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그런 소중한 것을 파괴하려고 하는 것, 그 아이들에게서 빼앗으려고 하는 것을 가장 증오한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p324~325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그 범행 동기가 어처구니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소중한 것을 침범당했다고 느꼈을 때 아이들이 어떤 짓까지 저지를 수 있는지, 어른들이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하는게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큰일인지 생각해보고, 그 시절 나는 어땠는지 떠올려 보기도 했다.

그리고 나이를 먹어 어른이 된 현재,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이 아이들이 소중히 여기는 것보다 더 대단하고 중요한게 맞는지, 또 지금의 나는 학창시절 내가 상상하던 어른으로 자랐는지 돌이켜보는 계기도 된 것 같다. 이렇게 보니 이 여고생들의 이야기는 아이들이 아니라 오히려 학창시절을 잊은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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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의 정석 - 이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정구철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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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예전에 누군가가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 이 회사에서 어디까지 올라가는 것이 목표인가요?"

그 때 내 대답은 "높게 올라가는게 목표가 아니라 가늘고 길~게 가는거요." 라고 했다.

내 목표는 임원이나 대표가 되는게 아니라 그저 조용히 정년을 채우고 은퇴하는거였다. 딱히 큰 욕심도 없었거니와 뭔가 대단한 일을 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지도 않았고 또 그럴 능력이 없다는 걸 일찌감치 깨달았다. 임원이나 대표같이 수직으로 상승하는 거창한 목표보다는 공무원처럼 가늘고 길게 수평으로 넓게 가는게 목표였는데 슬프게도 지금은 이게 임원이나 대표가 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되버렸다.

IMF 이전에는 일단 한 회사에 입사하면 그 회사에 뼈를 묻는걸 당연하게 생각했었고 또 그게 어렵지 않은 일이었지만 최근에는 평생직장이라는 단어를 쓰면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 사오정, 오륙도 같은 신조어가 생겨나고 승진하면 할수록 조만간 회사를 나갈 날이 머지 않았다는 생각에 오히려 승진을 기피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그래서 이젠 평생직장을 꿈꾸기 보다는 적당한 시기에 회사를 바꾸거나 혹은 직업 자체를 바꾸거나 그것도 아니면 투잡, 쓰리잡에 부업까지 해가며 나중을 대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직은 사실 회사에서 나가라는 말을 듣기 전에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먼저 내 발로 나간다는 의미도 있지만 막상 취직을 하고 보니 내 적성과 맞지 않거나 혹은 어딜가나 있다는 또라이(?) 상사 때문에, 혹은 내 기대보다 못한 연봉 때문에 등 다양한 이유로 결정한다.

보통 입사 3년 이내의 새내기들은 취직이 워낙 어렵다보니 내 적성이나 전공과는 관계없이 붙여만 주시면 무조건 열심히 하겠습니다! 라는 마인드로 나를 오라는 곳이면 그게 어디든 가다보니 막상 취직한 이후에 이 일이 나와 맞는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진로 고민은 대학 가기 전에만 하는 줄 알았더니 이건 뭐 취직을 하고 나서도 계속해서 진로고민의 무한 루프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좀 더 연차가 쌓인 이후에는 내 미래 = 회사의 미래가 되다보니 회사의 상황이 어렵거나 혹은 비전이 보이지 않는 경우 이직을 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이직할 때 고려해야하는 요인들과 이직에 적합한 시기를 비전,커리어 / 처우 / 조직문화의 측면으로 구분하고 지금 당장 이직을 해도 되는 경우, 그리고 아직은 조금 기다려야할 경우, 아무리 등떠밀어도 무조건 버텨야 하는 경우 등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현재 자신이 몸담고 있는 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고 본인의 명확한 비전이나 목표가 없을 때는 일단은 좀 기다려야 한다. 업황이 좋지 않을 때 회사가 어렵다고 무조건 다른 곳으로 이직하겠다고 준비없이 나오게 될 경우 장기간 구직자가 되거나 이전 직장보다 더 못한 조건으로 옮기게 된다. 사실 TV에 나오는 것처럼 연봉을 2배로 줄테니 제발 우리 회사로 와주세요라며 스카웃을 제안받는 것은 드라마 주인공 같은 엄청난 능력자가 아니고서는 거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현재 업황이 좋고 회사에서 자신이 내세울만한 성과가 있을 때는 떠나야할 때다. 한창 업황이 좋을 때는 회사들도 여유가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인력을 채용하려하고, 이왕이면 다른 회사에서 성과가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 빠르게 수익을 내는데도 도움이 된다. 게다가 현재 나의 연봉이 업황이 좋기 전 책정된 연봉이라면 이직시 연봉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 물론 업황이 좋더라도 연차가 쌓이지 않고 경력이 부족하다면 해당사항은 없다. 좀 더 실력을 쌓고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이런 저런 것들을 다 떠나서 내 신체나 정신력이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연봉, 경력 등 아무것도 고려하지 말고 떠나야한다. 무엇보다 가장 소중한 것은 내 자신이다. 이 때 이 스트레스가 나를 성장시키는 하드 트레이닝인지 그냥 하드코어인지 고민해보고 결정해야 한다. 첫 직장이면 그래도 상관없지만 두 번째 직장이라면 신중해야 할 시기이다. 특히 경력 3년 미만의 경우라면 신입으로도, 경력으로도 애매하다.

그리고 평소에 개인적으로 궁금해하던 내용도 있었는데 '직장생활은 제너럴리스트가 맞는지, 스페셜리스트가 맞는지' 라는 질문이었다. 저자도 직장상사에게 자주 물어봤고 후배들에게서도 자주 듣는 질문이라고 했다. 물론 저자는 양자 중 어떤게 답이라고 확실히 꼬집어서 선택하기는 어렵다며 닉 러브그로브의 <스워브>를 인용하면서 양쪽에 치우는 것 모두 위험하다고 답했다. 아 그럼 둘 다 하라는 거냐, 둘다 가능한 사람이 몇 이나 되겠냐 -_-;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지만 이건 둘 다 잘해야한다는 것보다는 자신의 업무나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고 봐야할 것 같다.

신입일 때는 자신이 맡은 업무 하나를 제대로 해내는 게 중요할 것이고, 부서의 임원이 됐을 경우는 그 업무의 깊이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 하겠지만 전 분야를 아우르며 중요한 결정을 해야하는 대표의 위치로 올라갈 때는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 한다. 재무, 영업, 마케팅, 품질 등 각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들이 보고하는 내용을 모두 알아들어야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헤드헌터인 저자가 알려주는 헤드헌터 활용법, 인사 담당자가 끝까지 읽을만한 이력서 작성하는 법, 면접시 좋은 인상을 남기는 법, 그리고 이직 후 회사에 적응하는 법 등 이직 준비에서부터 이직한 회사에서의 생활까지 이직의 A부터 Z까지 설명한다. 특히 이력서와 연봉협상테이블, 평판조회시 어떤 사항을 조사하는지 등은 구체적인 예시로 나와있기 때문에 굳이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취업을 준비하는 신입들도 이력서를 작성하거나 면접을 준비할 때 도움이 될만한 팁들이 담겨있다.

 

 

남의 돈 먹는게 쉽지 않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생각하면 회사 생활이 어려운게 당연하지만 저자는 이직을 결정하기 전 내가 왜 이직을 하려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대해 가장 먼저 답을 해야한다고 조언한다. 평생 안정적인 직장을 원해서인지 아니면 자아실현을 원해서인지, 직장 상사와의 불화 때문인지, 그도 아니면 그냥 일이 하기 싫어서인지 명확한 이유를 알아야만 이직을 해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하루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일을하며 보낸다. 그렇게 인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직장에서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인생의 많은 부분을 무의미하게 흘려버리는 것과 같다.

굳이 이직을 하지 않더라도 더 나은 삶, 후회없는 삶을 위해 자신이 현재 하는 일에 만족하고 있는지, 자신이 일을 하는 이유가 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돌아보는 시간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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