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의 포식자들
장지웅 지음 / 여의도책방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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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의 포식자들」은 「주가급등 사유없음」 에 이어 두 번째로 읽게 된 장지웅 작가의 책이다. 전작에 이어 이번 책을 읽어보니 저자는 남들이 꺼려하는 이야기들을 직설적이지만 쉽고 재밌게 풀어내는 능력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주가급등 사유없음」에서도 보통의 주식 관련 서적에서는 보기 힘든 작전 세력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냈는데, 이런 세력들의 비밀스런 움직임을 누구나 볼 수 있는 아주 공개적인 공시(DART)를 통해 사전에 포착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었다.

이번 책 「금융시장의 포식자들」에서도 역시나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이야기, 머리 속에는 있지만 입 밖으로는 꺼내지 않는 이야기에 대해 속시원히 드러낸다. 그런데 그 정도가 너무 직접적이고 노골적인데다가 보통 사람들의 생각과는 정반대의 프레임이라 작가의 초고를 본 편집자의 극렬한 반대(?)로 순화시킨 것이 지금의 결과물이라고 하니 책을 끝까지 읽어보지 않아도 전반적인 내용이 꽤나 파격적일 것이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책을 관통하는 주제를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것이 바로 제목인데, 「금융시장의 포식자들」 역시 제목에서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바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먹히는 자, 피식자가 아닌 먹는 자, 즉 포식자의 마인드를 장착해야 한다는 것으로 여기서 포식자는 우리가 흔히 불법과 비리의 온상, 그리고 돈만 밝히고 약자를 짓밟는다고 생각하는 글로벌 기업, 대기업, 그리고 최대주주나 기관인데, 우리는 이들과 같은 프레임으로 시장경제를 바라보고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시장경제의 포식자를 대기업과 노조, 기관, 글로벌 기업 그리고 옆나라인 일본과 중국으로 정하고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각 장마다 우리가 지금까지 상식이고 정의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정말로 맞는 것인지 뼈를 때리다 못해 뼈가 뽀사지도록(?) 냉정하게 말해준다.

책에서는 우리나라의 넘버원 기업인 삼성의 경영승계 과정에 대한 챕터도 있는데, 일반적으로 대기업의 경영 승계를 적폐이자 불법적인 부의 대물림으로 보는 인식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보통 우리는 전문 경영인이 기업을 더 건실하고 투명하게 운영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 경영인은 시한부 월급쟁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즉각적인 성과를 내지 않으면 다음 임기를 보장받기가 어렵다. 그래서 기업의 영속성을 위한 장기적 비젼보다는 자리를 보장받기 위한 단기적인 성과에 치중할 수 밖에 없어 회사를 크게 키우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기업의 오너이자 주주의 경우에는 기업의 이익과 존속이 자신의 재산과 직결되기 때문에 전력을 다할 수 밖에 없으며, 대신 책임도 자신이 지는 것이라 단기적인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미래 먹거리를 위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책에서 예로 든 것이 삼성의 반도체 투자로, 故이병철 회장이 반도체 산업에 진출했던 1980년대 당시 삼성 대내외 상황을 고려했을 때 반도체 시장에 뛰어든다는 것은 성공 가능성이 아주 낮은 위험한 투자였다. 실제로도 반도체 시장에 뛰어든 이후 단 몇 년만에 1조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고 하니 아무리 미래를 위해 필요한 투자였다 하더라도 오너가 아니었다면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지금 누구나 알고 있듯이 성공적인 열매를 맺었다. 이렇게 한 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의 미래 성장동력을 결정할 정도의 판단은 전문 경영인으로서는 부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각 챕터가 끝날 때마다 편집자의 허락 하에(?) 작가의 생각을 맘껏 쓸 수 있는 짧은 페이지가 있는데 여기서도 작가는 현재 우리나라의 역린이나 다름 없는 부동산에 관한 일화를 하나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해운대에 놀러 갔다가 엘시티를 사게 됐는데, 엘시티를 매수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엘시티의 가치는 '최정점의 권력자가 뒷배를 봐준 비리'라는 희소성에 기반한다.

부산 시장, 청와대 관료, 국회의원과 비선 실세까지 아우르는 스케일을 구축해야만 비로소 건축할 수 있는 게

바로 엘시티다.

거듭 말하지만 대한민국에서 두 번 다시 이런 위치에 건축허가가 날 수 없다는 걸 현장에서 오션 뷰를 감상하자마자 바로 느꼈다.

p.77

대부분의 사람들이 엘시티의 비리와 투기성에 대해 욕하지만 만약 본인이 엘시티를 매수할 수 있는 여력과 기회가 된다면 누구나 매수하려고 할 것이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이미 가진 자들을 욕하는 쉬운 길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솔직히 인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현실을 파악해야 자녀에게 가난을 유산으로 넘겨주지 않을 수 있다고 작가는 조언한다.

2장에서는 기업의 일방적인 갑질과 횡포에 저항하는 약자들의 연대로 여겨지는 노조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노조는 노동 착취나 마찬가지였던 지난 시절에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만들었지만 현재는 처음의 그 취지를 잃고 귀족 노조라고 불릴 정도로 처지가 격상되었다.

게다가 대기업 귀족 노조의 경우 자신들의 자리를 유지하거나 혹은 그 자리를 자녀에게 물려주기 위해 투쟁하는 경우도 많아 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하기도 한다. 여러 기업의 노조 중에서도 특히 입김이 센 것으로 유명한 현대차 노조의 경우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를 생산직 인력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악마의 신기술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이는 회사의 비젼과는 정반대되는 입장이다. 이렇게 최근 노조의 행보는 기업과의 상생보다는 자신들의 안위를 지키는데 급급한 모습들을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저자는 노조의 입김이 작용하는 노동 집약적 산업이 아니라 굳이 노조가 필요하지 않은 대체불가능한 핵심 인력으로 구성된 산업을 미래 유망산업으로 보고 투자를 하려면 노조가 없는 산업에 투자할 것을 권하기도 한다.

그 밖에도 장기 투자가 정말로 진리인지, ESG가 환경, 사회,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선한 의도로 출발한 것이 맞는지, 테슬라와 아마존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 등 흥미로우면서도 잔인한 현실의 민낯을 낯낯이 까발린다.

이 책은 아무래도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뉠 거라고 생각되는데, 누군가에게는 일방적으로 가진 자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분식회계나 불법 승계 등 각종 비리를 옹호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그런 면이 있을 수도 있지만 최소한 앞에서는 약자를 위한 도덕과 정의를 부르짖고 뒤에서는 자신들을 위한 온갖 실리를 추구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지는 않는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지금 현재 부자인 사람들과 같은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그들과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러니 정신 차리고 더 이상 포식자들의 논리에 휘둘리지 말고 그들의 생각과 욕망을 읽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작가는 목이 터져라 외치고 있다.

돈에는 선악이 없다. 돈이 없는 건 죄가 아니지만 돈에 대해 무지한 건 죄다.

투자에서는 무지로 인해 돈을 잃는 게 죄다. 돈을 지키는 게 정의다.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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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를 위한 투자의 정석 - 우석이 알려주는 실패하지 않는 주식투자법
우석(브라운스톤) 지음 / 토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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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은 꼭 주식 투자에 대해 궁금해서라기 보다는 저자의 전작들 때문에 읽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우석 님의 전작인 「부의 인문학」 과 「부의 본능」이 아주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앞 선 두 책이 부의 원리와 다양한 투자방법, 부자가 되기 위한 마인드 등 부와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들을 다뤘다면 이번 책은 주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주식에 입문하는 초보자들을 위한 맞춤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초반에는 PER, PBR, ROE 등 주식 투자를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기본적인 내용부터 설명하고, 이후에는 투자 종목을 찾는 방법과 주식시장의 큰 흐름을 알아보는 법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전작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초보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갖춰야 할 마인드와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극복해야 할 인간의 본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역시나 저자의 글이 빛을 발할 때는 이런 근본적인 마인드에 대한 설명을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물론 초반의 기업가치를 분석하거나 투자종목을 찾는 방법들도 많은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지만 사실 이런 내용은 다른 주식 투자 서적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저자가 직접 겪은 실패의 경험담이나 그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과 깨달음은 저자가 아니면 들려줄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이론적인 내용들보다는 자신의 깨달음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 때 저자만의 인사이트가 돋보였고, 읽는 독자로서도 몰입도가 더 올라갔다.

여러가지 챕터 중에서도 읽으면서 속으로 뜨끔했던 이야기 중 하나는 "당신은 투자에 성공할 만한 자격을 갖추었는가?" 였는데

나름 오랜 세월 주식 투자를 해왔지만 저자는 아직도 새벽에 일어나서 밤 사이에 월스트리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외신을 보고, 환율과 채권 금리, 원자재 가격동향도 파악하고 관심가는 기업에 직접 전화를 해서 궁금한 점을 물어보기도 한다고 한다. 이런 일들을 모두 해내려면 반드시 운동을 해야할 정도로 체력이 필요한데 정작 이제 막 주식에 입문하려는 초보자들은 이런 것들은 생략하고 전문가들에게 추천을 받아 쉽게 투자를 하려고 한다. 저자에게도 역시나 생판 모르는 사람이 메일로 종목을 추천해달라는 연락이 자주 온다고 하는데 이런 사람들에게 찰리 멍거는 이렇게 말했다.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그럴 만한 자격이 있어야 한다.

자격도 없는 사람에게 상을 줄 만큼 세상이 아직까지 미치지는 않았다.

p.123

저자도 성공적인 주식투자자가 되려면 "인내심 + 독립심 + 촉" 이 세가지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주식시장은 참을성이 없는 사람의 돈이 참을성이 많은 사람에게로 넘어가는 곳이라고 하니 빨리 수익을 보고 싶은 인간의 본성을 억누를 수 있는 인내심과 자제심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단순히 남의 이야기만 듣고 투자하고 인터넷이나 티비에서 추천하는 종목을 따라사는 사람보다는 스스로 종목을 고르고 분석할 줄 아는 외로운 늑대같은 독립적인 투자자가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한다.

또 주식시장에서는 확실한 정보가 확인된 이후에 움직이기 보다는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투자결정을 내릴 수 있고, 시장과 사람들의 미묘한 심리를 읽어내는 촉과 감이 있는 예술가 같은 사람들이 더 유리하다.

만일 자신에게 위에서 말한 이 세 가지가 없다면 최소한 재무제표와 투자지표를 볼 수 있도록 공부라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는데 이런 노력도 하지 않는, 혹은 하기 싫은 사람이라면 작가는 차라리 인덱스펀드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아무리 주식에 무지해도 인덱스펀드에 투자한다면 약 70%의 펀드매니저를 능가할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고, 저자 뿐만 아니라 워렌 버핏도 자신의 사후에 남은 가족들에게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고 한다.

사실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란 말은 아마 여러 곳에서 이미 들어본 적이 있는 이야기겠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해 개별 주식에 직접 투자를 하곤 한다.

원래 인간은 자신의 능력을 실제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불량품 두뇌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저자도 역시 이 말에 동의했다.

인간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확률에 기반해서 행동하기 보다는 그냥 느낌이나 기분, 충동에 따라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투자하기 쉽다. 그래서 많은 실패 사례가 발생하는 것이다.

p.133

책에서도 계속해서 인덱스펀드에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개별 주식에 투자하겠다고 한다면 제5장 주식투자에 성공하려면 본능을 극복하라 를 주의깊게 봐야할 것이다.

1. 근시안적 본능을 극복해야 성공한다.

2. 공포감을 느낄 때 매수하라

3. 최악의 상황일 때 매수하라

4. 마음 편한 선택이 아니라 옳은 선택을 하라

5. 용기 있는 사람이 주식투자에 성공한다

6. 주식투자 잘하려면 남과 달라야 한다

7. 정보에 대한 남다른 해석이 필요하다

이 7가지는 언뜻봐서는 당연하고 실천하기 쉬운 것 같지만 막상 닥치면 행동으로 옮기기가 정말 어려운 것들이다. 이것이 인간의 본능을 거스르는 행동들이기 때문인데 왜 이런 행동이 필요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책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밖에도 주요 지표로 여겨지는 차트 분석에는 어떤 방법론들이 있고, 차트만 보고 투자해서 돈을 버는게 가능할지, 실제로 성공한 차티스트들이 있는지, 차트를 어떻게 활용해야 도움이 될지 등 차트와 관련한 저자의 견해와 조언들을 들을 수 있다.

저자는 투자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는 투자법을 평생 찾아 헤매 왔고, 투자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투자법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본능을 거스르고, 계속해서 공부하고 탐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쉽지도 않고,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노력대비 수익이 저조할 수도 있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노력없이도 누구라도 이길 수 있는 투자법을 알려주는데, 그것이 바로 "인덱스펀드 투자"다. 이 말인 즉슨 주식시장에서 대박을 노리며 섣부르게 주식 시장에 뛰어들기 보다는 기대보다 소소하더라도 확실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길을 가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수 십년간 투자자 생활을 해온 저자의 결론이 이러할진데, 나는 스스로를 과대평가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원하는 수익을 거둘만큼 충분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인지 돌이켜보고 차라리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는 저자의 조언을 뼈에 새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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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체력 - 어떤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돈의 방정식
닥터마빈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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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만한 네이버 카페가 있다. 바로 '부동산 스터디'이다.

카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동산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서로 공유하는 곳인데, 이 카페의 누적 회원수가 무려 160만 명이고, 나 역시도 그 160만 명 중의 하나이다. 요즘이야 부동산 정보를 공유하는 카페들이 많지만 부동산 스터디가 생겼던 초창기만 하더라도 부동산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나눌 곳이 드물었기에 이 카페에서 다양한 정보들을 얻었었다. 최근에는 실시간으로 워낙 많은 글들이 올라오다보니 홍보성 글도 많아 일일이 다 챙겨보진 않지만 그 중에서도 몇몇 네임드 분들의 글은 알람 설정을 해놓고 보고 있다.

부동산 스터디의 네임드로는 「부의 인문학」의 저자이신 우석 님이나 오스틀로이드 님, 바이런베이0304 님 등 다양한 분들이 계시고 이 책의 저자이신 '닥터마빈' 님도 그 분들 중 한 명이다.

이런 네임드 분들이 쓰시는 칼럼의 공통적인 특징이 아마 구체적으로 집값이 오를 지역, 혹은 아파트명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부자가 되기 위한 마인드나 시장경제의 원리, 불평등의 원인 등 부와 관련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 이 분들이 구체적인 찍어주기(?)를 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들이 쓴 글이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겠지만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는 물고기를 잡는 법에 대해 설명해주는 것이 독자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찍어주는대로 물건을 사서 가격이 오를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약간의 부를 얻게 된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사고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더 큰 부를 쌓는 것은 고사하고 힘들게 이뤄놓은 부를 지키는 것도 어렵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역시나 부동산이 언제, 어느 지역이 오를 것이다, 어디 주식을 사라 등 구체적인 이야기보다는 근본적인 밑바탕이 되는 '자본 체력'을 상승시키는데 도움이 될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책은 총 3개의 큰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장 먼저 자본주의 레이스를 시작하기 전 준비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그리고 두 번째는 자본체력의 힘을 단련하는데 도움이 될 이야기들이,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경제적 자유를 위해 한 걸음 더 멀리 보기 위한 조언들로 구성되어 있다.

직장 혹은 사업으로 현재 경제생활을 하고 있는 3~40대라면 대부분 생활이 그렇게 궁핍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당장 악착같이 돈을 모으려고 하는 것은 아마 미래에 대한 불안감, 특히 경제 생활을 할 수 없는 노후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지금이야 쥐꼬리만한 월급이라도 어쨌든 매달 꼬박꼬박 돈이 들어오지만 당장 몇 년 뒤, 혹은 몇 십년 뒤 은퇴 이후에는 먹고 살 길이 막막하다. 물론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도 있긴 하지만 그나마도 60세가 넘어서 지급 되는데 최근에는 50대만 되도 퇴직을 권유받는 상황이다. 연금 지급기간 까지의 공백 뿐만 아니라 평균 수명이 길어져서 은퇴 이후에도 살 날이 3~40년은 되다 보니 다른 어떤 것보다도 노후에 대한 준비가 가장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가장 먼저 다루고 있는 것이 노후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다.

노인빈곤율 1위라는 대한민국에서 노후를 빈곤하지 않게 대비하기 위해서 저자는 재테크의 첫 단계는 연금부터라고 이야기한다.

저자가 권하는 재테크 순서는 연금 → 부동산 →주식 순으로, 그 이유는 연금이야말로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시작해야 적은 돈으로 오랜기간 동안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어떤 것보다 가장 기본이 되는 연금부터 납입해야 다른 재테크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가 있다.

일단 연금을 시작한 이후에는 이제 실거주를 위한 부동산으로 넘어갈 차례이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상승장이 계속해서 이어지다보니 지금 가격이 피크인 것 같아 집 사기를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저자는 집이란 정서적 안정성을 추구하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공간인 동시에 자본주의 시스템의 근간이 되는 투자물이기도 하기 때문에 실거주를 위한 내 집 마련은 되도록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고 한다. 물론 개인의 사정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집이 투자용이 아니라 실거주용이고, 1채라면 시기에 대해 너무 고민말고 빠른 시일 내에 구매하는 것을 고려해보도록 하자.

자본 체력을 단련하는 두 번째 카테고리에서는 자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금융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부의 원천이 어디서 발생해서 어디로 모이는지, 그리고 자본의 거품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근 한참 이슈가 되고 있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금리의 상승이 어떤 후폭풍을 불러올지에 대해서도 쉽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의 기초를 다지는데 도움이 된다.

또 부자란 가난한 사람과 어떤 점에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부자들은 어떤 습관을 가지고 어떻게 사고하는지, 부자들이 진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주제들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부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이번 챕터에서 부자들의 생각과 사고방식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마지막 카테고리는 현재보다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장으로 미래의 '금'이라는 비트코인과 새로운 먹거리가 될 4차 산업, 그리고 미래가 어떻게 변화하고, 어떤 준비를 해야 이 거대한 부의 흐름을 탈 수 있을지 그 방향성에 대해 저자의 생각을 말해준다.

우리는 흔히 헬스장에 등록할 때는 몇 일만 하면 금방 몸짱(?)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장 3~4일만 지나더라도 내가 원하는 몸을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깨닫게 된다. 이 때 그 단계에서 금방 포기하는 사람이 있고, 지치고 힘들지만 그래도 끝까지 이어나가는 사람이 있다.

물론 보나마나 몇 년 후 탄탄한 몸과 좋은 체력을 갖게 되는 것은 힘들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부자 또한 마찬가지다. 이 책 한 권을 끝까지 읽는다고해서 지금 당장 앞으로 많이 오를 부동산이나 주식을 찾아내 부를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자본의 원리와 금융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당장 무슨 도움이 되는지도 모르겠고 지루하기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를 살아가고 있는 이상 자본과 금융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부하는 것은 부자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기 때문에 힘들더라도 이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면 자신도 느끼지 못하는새 어느새 부자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가 있을 것이다.



# 알에이치코리아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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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죽음을 곁에 두고 씁니다
로버트 판타노 지음, 노지양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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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냉정하지만 담담하게 써내려간 생의 기록이 더 큰 울림으로 다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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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죽음을 곁에 두고 씁니다
로버트 판타노 지음, 노지양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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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사는 동안 죽음을 인식하기란 쉽지 않다. 마치 평생 살 것처럼 생각하지만 당장 오늘 출근 길에도 교통사고로 죽을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이다. 이 말은 오늘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는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뜻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나에게도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단 생각을 하면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 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

어릴 때야 당연히 이런 생각을 하지 않겠지만 살아가면서 어떤 징조도 없던 가까운 사람의 갑작스런 죽음을 경험하고 나면 내 삶도 그렇게 갑자기 끝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게 된다.

이런 말을 하면 누군가는 너무 비관적인 거 아니냐며 나의 정신건강을 걱정 하기도 하는데 죽음을 인식한 이후로 오히려 내 인생은 더 평온하고 원만해졌다.

예전 같으면 불같이 화를 냈을 일도 당장 내일 죽는단 생각을 하면 이게 이만큼 화를 낼 일인가, 이게 이 사람의 마음에 비수를 꽂을만큼 엄청난 잘못인가, 이 사람과의 마지막 대화가 이렇게 기억되는게 내가 바라는 일인가 라는 생각에 웬만한 일에는 화가 나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 매일 매일 죽음을 생각할 수록 내 삶과 인간관계가 더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걸 볼 수 있었다.

단지 이렇게 죽음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죽음을 바로 코 앞에서 직접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많은 질문과 깨달음이 있었을지 상상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죽음을 마주한 사람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이 책, 「다만 죽음을 곁에 두고 씁니다」였다. 35세인 저자는 이른 나이에 악성 뇌종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된다. 30대 중반이라는 어린 나이에 갑작스레 찾아온 죽음에 대해 저자는 오열과 분노보다는 삶과 죽음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이야기한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젊은 작가의 에세이라 병상일기가 아닌가 할 수도 있지만 저자는 자신의 병에 대해 그리 자세히 묘사하지 않는다. 병마가 점점 몸을 잠식해 가는 와중에도 시종일관 어떻게 보면 약간은 냉정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을 써내려 간다.

죽어가는 과정에 있지만 죽음보다는 오히려 지금 현재의 삶에 중점을 둔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죽음을 앞 둔 사람보다는 오히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 봐야할 주제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시간에 대한 약간의 강박이 있다. 시간 낭비에 대한 죄책감(?) 비슷한 것으로 '돈으로도 살 수 없고, 다시 돌이킬 수도 없는 이런 황금같은 시간을 TV를 보거나 낮잠을 자는 이런 시시한 일로 시간을 보내다니 정말 한심하다...' 라는 자책을 자주 하곤 한다. 그런데 이런 효율적 시간 활용에 대해 생각해볼만한 글이 하나 있었다.

책이 주는 의미는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이 페이지 한 장 만으로도 책 한 권의 가격을 충분히 뛰어넘는 가치가 있었다. 효율적인 시간 활용, 그리고 그에 따른 성과에만 몰두해 결과물 없이 즐기기만 했던 활동들에 대해 죄책감을 가졌던 마음의 짐이 좀 가벼워졌다고나 할까.

게으르게 살고 있을 때는 충분히 잘 살고 있지 않다고 느꼈고 잘살고 있을 때도 이보다 더 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는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죄책감을 느꼈다. 일을 하고 있을 때는 인생을 즐길 줄 모르고 일만 한다는 생각에 나 자신에게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러니까 불만족과 시간 낭비의 느낌은 항상 내 꽁무니를 졸졸 따라 다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즘에는 이렇게 생각한다. 시간 낭비 여부를 결정하는 요소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 중 누가 허투루 낭비한 하루와 보람 있는 하루를 구분할 수 있을까?

확실한 목적이나 방향성이라고는 없는 세상에서, 의미가 무엇이고 이유가 무엇인지 알 능력이 없는 인간에게 시간의 가치란 무엇일까? 그저 주어진 순간과 주어진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상대적으로 결정되는 건 아닐까? 세상의 모든 기준이나 관습을 걷어내고 나면 내가 하루를 낭비했는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다.

그러니까 결국 시간은, 내 시간을 내가 어떻게 여기고 있는지만큼만 중요하다.

P38, 40

사회생활을 경험하면서 지금은 좀 나아졌긴 하지만 예전에는 착한 어린이병인가 할 정도로 거절하거나 싫은 소리하는 걸 어려워 했었다. 물론 지금도 쉬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해야할 말은 한다. 왜 그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싫은 소릴 하지 못했는지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에게 미움 받는 것에 대해 두려워했던 것 같다.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까지 출간되는 걸 보면 이런 두려움은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인 것 같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하는 욕구는 인간의 당연한 본능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본능을 악용하는 경우들도 많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본능을 억누르고 싫은 소리라도 해야할 말은 해야한다. 그럴 땐 저자의 이 말을 기억하면 용기를 내는데 조금이나 도움이 될 것 같다.

타인에게 사랑받으려는 노력은 제로섬게임이다.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한다고 생각한 말을 했을 때 그 생각이 틀렸다면 그들은 당신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할 거라 생각하는 말을 했고, 그 생각이 맞았다면 그들은 진짜 당신이 아닌 그 말을 하는 당신을 좋아하는 셈이 된다. 둘 다 지는 게임이다. 적어도 말하고 싶은 것을 말했을 경우에는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그 순간에 당신의 진짜 모습을 좋아하거나 싫어한 것이 된다.

P65

죽음 앞에서는 어느 누구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오직 자신만이 마지막까지 그 길을 함께 갈 수 있다. 그러니 죽음이 바로 눈 앞에 다가 오기 전, 아직 시간이 남아있을 때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서, 그리고 스스로와 화해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럼 남아 있는 현재의 삶이 더 충만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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