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모르고 있는 내 감정의 속사정 - 화내고 후회하는 당신을 위한 심리 처방전
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박미정 옮김 / 생각의날개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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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자기도 모르게 상대방에게 욱! 하고 화를 내고 뒤돌아서서 후회한 적이 있을 것이다. 상대가 친구, 연인, 자식, 혹은 직장동료 등 누가됐든 욱의 결말은 항상 후회였다. 찰나에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그 감정을 스스로 제어하지 못해 상대방에게 모진 말을 내 뱉고는 결국 후회를 하고 마는데, 다음에는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항상 반복된다. (혹시 어린 아이들을 양육하고 있는 부모라면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하루에 한 번만 욱하더라도 매우 양호하다고 칭찬하고 싶다.ㅎㅎ )

어쨌든 욱의 끝=후회 가 반복되니 결국 모든 원망은 자기 자신에게 돌아가고, 자책하다 못해 스스로를 비난하고 싫어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렇게 화내고 후회하는 사람들을 위해 저자는 사람들이 '감정적'이 되는 원인과 욱하는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쉽고 편안하게 설명한다.

저자는 정신과 전문의지만 딱딱한 정신과적 전문용어는 지양하고 쉬운 말로 친절하고, 다정하게 이야기하기 때문에 누가 읽어도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내용을 시작하기 앞서 저자는 "감정적" 인 것과 "감정"은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한다. 욱하는 '감정'을 느끼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감정적'인 상태가 되는 것이 문제이기 때문에 '감정'을 놓아버리거나 '감정'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일어난 감정이 '감정적'인 상태로 표출되는 것에 대해 제어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 챕터에서 사람이 왜 '화'가 나는지 그 이유들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는데 계획형인 내 성향에 딱 맞는 이유가 등장해 무릎을 치며 공감했다.

사람이 분노하게 되는 여러가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예정의 어긋남" 이라고 하는데, 돌이켜 생각해 보니 내 경우도 계획해 놓은 일정이 갑자기 바뀌거나 틀어질 때 짜증, 혹은 분노가 치미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저자는 이런 예정의 어긋남으로 인한 분노가 일어날 때는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상대방에게 본인의 감정을 솔직히 이야기하라고 조언한다.

보통은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않기 위해(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싸움밖에 안되니까) 이건 굳이 열받을 일이 아니라며 스스로의 감정을 부인하고 화가 가라 앉을 때까지 기다리곤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는 본질적인 해결방법이 아니며 아무리 부정적인 감정이라도 그 자체를 인정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한다. 화가 난 상황에서 누군가가 내 감정에 공감을 해주고 맞장구를 쳐주면 화가 가라 앉듯이 남이 아닌 스스로가 자신의 감정에 '충분히 그럴 수 있다'며 공감해주는 것이 오히려 '감정적'이 되지 않는 첫 걸음인 것이다.

다섯 번째 챕터에서는 아래와 같이 쉽게 감정적이 되지 않기 위한 7가지 습관을 제시한다.

쉽게 감정적이 되지 않기 위한 7가지 습관

1. 자신의 몸 상태를 파악한다.

2. '상대방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3. '친구 노트'를 쓴다.

4. 주어를 '나'로 바꾸어 생각한다.

5. '해야 할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에 초점을 맞춘다.

6. 그 자리에서 벗어난다.

7. '마음의 셔터'를 내린다.

위의 7가지 습관 중에 다섯 번째 '해야 할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에 초점을 맞춘다.'는 문장만 봐서는 언뜻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를 해야만 한다.'는 강박적인 마음을 버리라는 것인데 '~해야 하는데, 저 사람은 그러지 않는다.' 와 같이 자신의 옳음을 타인에게 강요하고, 나의 옳음에 동조하지 않는 상대방을 보면서 피해의식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만 하는데 누군가가 새치기를 한다거나 약속 시간을 지켜야 하는데 수시로 어기는 친구가 있다거나, 자식이라면 마땅히 아프신 부모님의 병간호를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 형제가 있다거나 등등 다양한 상황에서 '나는 힘들게 하고 있는데, 저 사람은 그렇지 않다.'라는 피해의식이 생기게 된다.

물론 새치기를 하고, 아무렇게나 약속을 어겨도 된다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아니라 나는 '~하고 싶다'는 마음을 의식하며 '하고 싶은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자존감이 높아지고 '감정적'인 상태에 빠지지 않게 된다고 한다.

아마 분노, 화의 원인 중 상당 부분을 피해의식이 차지할 것 같은데 다섯 번째 습관은 이런 피해의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어떤 일이 됐든 스스로가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라면 다른 사람이 하든, 안하든 상관없이 나만 그렇게 하면 되니까 피해의식이 생길 일이 없는데 자발적이 아니라 다른 사람, 혹은 사회의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반쯤 등 떠밀려 해야 되니까 하는 일일 때는 남들이 하지 않는 꼴(?)을 보기가 힘들어진다. '나는 이렇게 힘들게 하고 있는데 너는 왜 안해.'라며 억울한 마음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일이 어떤 일이 됐든 자발적으로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인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의식적으로 생각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세상만사 내 뜻대로,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한 두 가지겠냐만은 그 중에서도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안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감정을 잘 인식하고 컨트롤 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평생 헤어지지 않는 가장 친한 친구를 하나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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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일타강사의 직장인 업무 만렙 공략집 - 칼퇴는 기본, 성과는 폭발! 프로 일잘러가 몰래 쓰는 업무 스킬
이승필 지음 / 한빛미디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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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러 SNS의 프로필 사진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이 일제히 하나의 스타일로 바뀌는 일이 생겼다. 아마 열에 아홉은 이 프로필로 바꿨을 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기 있는 이미지는 바로 지브리풍 그림이다.

챗 GPT에 자신의 사진을 업로드하고 지브리 풍 캐릭터로 바꿔달라고 하면 바꿔주는 기능인데 생각보다 퀄리티가 뛰어나다보니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됐다.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연예인을 비롯한 많은 유명인들이 지브리 풍으로 바꾼 자신들의 이미지를 게시하고,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지브리풍으로 사진을 바꿔주는 대행 알바(?)까지 생겼을 정도다.

이와 관련해 저작권 문제나 업로드한 사진의 개인정보 침해, 지나친 접속자 폭주로 인한 서버 과부하까지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챗 GPT의 가입자와 사용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글로벌 챗 GPT 가입자 수가 5억 명을 넘겼다고 한다.

이제 더 이상 챗 GPT는 단순히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거나 인공지능에 관심 있는 일부 전문가들만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처음 MS-DOS를 탑재한 개인용 컴퓨터가 출시 됐을 당시만 하더라도 이렇게 컴퓨터가 대중화 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듯이 챗 GPT 또한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의 일상과 업무에서 배제할 수 없는 역할을 하게 될지 모른다.

저자의 책에서만 봐도 당장 챗 GPT를 통해 회사에서 항상 쓰고 있는 엑셀이나 PPT를 더 빠르고 쉽게 이용할 수 있고, 보고서를 작성할 때도 회사 템플릿 양식에 맞춰 요점만 간단하게 정리해 주기도 한다.

심지어 기획서나 사업계획서와 같이 자료조사 단계에서부터 엄청난 공을 들여야 하는 보고서들도 쉽게 작성할 수 있다고 하니 약간의 수고와 노력을 들여 챗 GPT의 사용법을 익혀 둔다면 아마 그 수고의 수십, 수천 배에 달하는 뽕을 뽑을만한(?) 결과를 얻게될 것이다.

책에서는 챗 GPT에 가입하는 방법부터 PC 파일 폴더명 자동으로 정리하기, PDF 편집하기, 보고서 작성하기, 엑셀 데이터 분석하기, PPT 제작하기 등 직장인에게 꼭 필요한 다양한 챗 GPT 활용법들을 알려준다. 이런 활용법들도 물론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그래도 이 책의 백미는 만능 프롬프트 공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가끔 인공지능과 관련된 전문가들의 기사나 인터뷰를 보면 챗 GPT가 등장함에 따라 오히려 인문학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이야기하곤 하는데, 챗GPT 활용에 반드시 필요한 프롬프트를 쓰기 위해서는 논리적인 사고와 명확하고 전략적인 지시, 그리고 올바른 질문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프롬프트를 어떻게 입력하느냐에 따라 챗 GPT의 응답 품질 또한 달라지는데 단순히 "데이터 분석 트렌드를 설명해 주세요." 라고 입력하는 것과 "2025년 데이터 분석 트렌드 중 AI와 관련된 주요 기술을 요약하고, 초보자를 대상으로 쉽게 설명해주세요." 라고 입력한 것과 결과는 천지차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챗 GPT에게 질문을 할 때는 정교하고 구체적으로, 그리고 단계를 거쳐서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고 한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대해 이렇게 설명을 들었을 때는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막상 내가 챗 GPT에 질문을 하려고 하면 막막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저자는 자세한 예시를 들어 프롬프트를 작성하는 가이드라인을 알려준다.

아래와 같이 가이드만 들어서는 선뜻 바로 이해하기 어렵지만 저자가 BAD / GOOD 으로 구분한 예시를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 프롬프트 기본 가이드라인 12가지]

1. 명확하고 간결한 언어 사용하기

2. 작업을 명확하게 정의하기

3. 맥락과 배경 정보 제공하기

4. 모호한 표현 피하기

5. 긍정적인 표현 사용하기

6. 복잡한 작업은 단계별로 나누기

7. 정보 검색 우선 지시하기

8. 응답의 길이와 스타일 지정하기

9. 다양한 접근 방식 요청하기

10. 필수 정보 제공하기

11. 대괄호로 변수 표시하기

12. 지시 사항을 재강조하기

이 외에도 복잡한 업무를 지시할 때 적용할만한 한 단계 더 나아간 프롬프트 원칙 4가지도 제시하는데 이 원칙을 적용하면 챗 GPT에게 질문에 맞는 역할을 부여해 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사업제안서와 같이 구체적인 예산이나 비젼을 제시해야 하는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첫재, 챗 GPT에게 전문적인 보고서 작성자로 역할을 설정하고, 둘째, 해외시장에서 작년보다 매출액 10% 추가 달성과 같이 명확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다. 세 번째로 현재 시장상황이나 경쟁사 대비 자사의 역량과 같이 관련 배경 지식을 충분히 제공한다. 마지막 네 번째로는 챗 GPT가 응답할 형식을 표나 리스트와 같이 미리 지정해준다. 이런 4가지 과정을 거치면 훨씬 좋은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기 때문에 번거롭더라도 반드시 필요한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매일 작성해야 하는 귀찮은 일일업무보고와 같은 것들도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유용한 팁들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고 빠른 업무 방식에 고민하는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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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머스 : 당신의 브랜드는 좀 더 유명해질 수 있습니다
김유진 지음 / 도서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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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유명해져라. 그럼 당신이 똥을 싸도 박수쳐 줄 것이다." 팝아트의 대가 앤디워홀의 명언으로 널리 알려진 이 말은 사실 앤디워홀이 한 얘기가 아니라고 한다. 명확한 출처를 알 수 없지만 계속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것을 보면 이 말에는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얘기이다. 뭐가 됐든 일단 유명해지기만 하면 그 이후는 훨씬 쉽게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요즘같이 마음만 먹으면 개인방송까지도 할 수도 있는 시대는 홍보 하기에 좋은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치열한 경쟁을 부추기기도 한다. 유튜브만 봐도 수 많은 채널들이 있고 그 사이에서 자신을 알리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명해질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니 그 방법을 활자로 구체화시키고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책 「페이머스」이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페이머스」에서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유명하게 만드는 모든 방법을 총망라하고 있다. 일단 유명해지면 똥만 싸도 사람들이 박수를 쳐준다는 상황에서 유명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흔히 브랜딩과 마케팅 등으로 일컬어지는 시장 전략은 장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필요하지만 쉽게 다가가기는 어려운 분야이다.

꼭 필요하지만 쉽게 접근하기는 어렵다면 전문가를 고용하면 될 일이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 브랜딩은 누가 대신해 줄 수 없습니다.

내 브랜드는 내가 제일 잘 알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를 고용한다면 좀 더 빠르게 브랜딩을 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브랜딩만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제품, 서비스, 브랜드에 대해 주인인 나보다 더 잘 알 수 있을까? 아마도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은 브랜딩이나 마케팅에 대한 지식은 있을지언정 주인만큼 그 브랜드에 대해 잘 알 수는 없다. 결국 유명해지는 것도 내 브랜드에 대한 이해가 밑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다른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다면 저자의 말대로 주인인 내가 내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가장 좋은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럴 때 도움받기 가장 쉽고 접근성이 좋은 것이 책이고, 저자 또한 이제 막 시작하는 자영업자들, 스타트업 CEO들을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총 8개의 챕터에 각 챕터별로 대략 10개 정도의 브랜딩 방법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책 한 권만 제대로 읽어도 웬만한 기초적인 브랜딩 방법은

다 습득한 것과 다름없다. 최대한 쓸데없는 부연설명이나 잔가지를 쳐내고 꼭 필요한 내용들만 군더더기 없이, 예시를 통해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마케팅이나 브랜딩에 깊은 지식이 없더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외식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컨설턴트인지라 책에서 등장하는 많은 예시들이 외식업을 기준으로 하고 있지만 몰스킨이나 에이스침대와 같이 외식업이 아닌 다른 분야들도 등장하기 때문에 굳이 외식업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사업에 적용할만한 조언들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5번째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라." 챕터가 가장 인상 깊었는데 결국 이 모든 것들이 어떤 식으로든 구매자의 마음을 움직여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비슷한 본능을 가지고 있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활동이 가장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브랜딩 방법이다.

해당 챕터에서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브랜드인 스타벅스와 써브웨이의 사례가 등장하는데 이 두 가게의 특징 중 하나는 고객이 원하는 것은 뭐든지 수용한다는 것이다.

스타벅스의 경우 음료 서비스시 고객 개개인의 이름을 불러주고, 써브웨이에서는 고객이 어떤 토핑을 원하든 원하는대로 샌드위치를 만들어준다. 물론 스타벅스도 우리나라는 아니지만 해외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모든 옵션을 반영해 음료를 제조해준다.

이는 통제하고 지배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구를 수용한 것으로, 자신의 지시로 모든 메뉴 구성이 가능하며 사소한 요구까지 다 들어주는 서비스를 통해 '내가 이 매장에 가면 대접받는다.'라는 느낌을 받게 해줌으로써 고객의 지갑을 열게 한다.

그밖에도 소비를 통한 과시 욕구와 타인들로부터 인정받는 인정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어떤 효과를 가져오고 어떻게 해야 내 브랜드가 그런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브랜드가 되는지 그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브랜딩과 마케팅 방법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유명해는 것을 선택했다면 성공으로 가는 첫 발을 훌륭하게 뗐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 첫 걸음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는 것이 맞는지 갈피를 잡기 어렵다면 이 책이 길잡이로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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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이라는 중독 -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
토머스 커런 지음, 김문주 옮김 / 북라이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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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 라고 하면 보통 어떤 이미지를 떠올릴까? 일적인 면에서 뭐든지 남들보다 빠르고 깔끔하게 잘해내고 결과물도 훌륭한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가. 뛰어난 일처리로 다른 사람들의 경외심을 한 몸에 받는 그런 완벽주의자를 떠올리기 쉽지만 의외로 완벽주의자들의 일상은 그렇게 멋지지만은 않다.

내 책상 서랍에는 쓰다만 일기장이 한 가득이다. 매년 새해가 될 때마다 올해는 꼭 매일 일기를 써야지라는 생각에 야심차게 일기장을 사지만 막상 며칠 쓰다보면 하루 이틀 빠지다가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 쓰게 되고 결국 일(日)기가 아니라 주기, 월기가 되기 일쑤다. 그러다 중간에 정신을 차리고 '오늘부터라도 다시 일기를 열심히 써야지.'라고 결심이라도 하는 날에는 듬성듬성 쓰다만 일기장이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중간에 빠진 날짜들이 있는 것이 뭔가 찜찜한데 깨끗한 새 노트에 다시 시작하면 잘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결국 새 노트를 사지만 누구나 다 예상할 수 있듯이 새로 쓰기 시작한 일기장도 곧 얼마 지나지 않아 드문드문 쓰게 되고 또 다시 새 노트를 사러 가게 된다.

처음에는 그저 뭔가 사고싶은 마음에 노트를 계속 사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게 완벽주의의 단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매일매일 써진 일기가 아니라 듬성듬성 써진 일기는 내 생각에 완벽하지 않았고, 깨끗하게 처음부터 시작하면 완벽한 결과물이 나올 거라는 생각에 매번 쓰다만 일기장을 서랍에 밀어두고 다시 시작했던 것이었다.

이 외에도 회사에서 보고서를 작성할 때 완벽하게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오히려 보고서 작성은 미뤄두고 빨리 끝내기 쉬운 단순한 업무만 하다가 정작 보고서 작성은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마감이 목구멍 끝까지 차서야 겨우 시작하는 경우가 있다.

자료 조사만 실컷해놓고 막상 시작은 못하는데 이것도 역시 완벽주의의 일종이라고 한다. 이 때 문제는 보고서 작성을 미루면서 머리 속에서는 보고서에 대한 생각을 떨쳐내지 못하고 '해야 되는데, 해야 되는데...'라며 엄청난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완벽주의는 완벽주의라는 이름과 달리 완벽하지 않은 결과와 스트레스라는 짐만 떠안기는 경우가 많다. (물론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사람들도 있다.)

책에서 저자는 완벽주의가 향하는 방향에 따라 완벽주의를 세 가지로 분류하는데 1. 자기지향 완벽주의 2. 사회부과 완벽주의 3. 타인지향 완벽주의로 나눈다.

첫 번째 자기지향 완벽주의는 말 그대로 자기 자신을 향한 완벽주의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완벽주의가 여기에 해당한다. 두 번째 사회부과 완벽주의는 다른 사람들이 내가 완벽하기를 기대한다는 신념으로 다른 사람들로부터 끊임없이 평가받고 있으며, 완벽하지 못할 경우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가혹하게 평가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타인지향 완벽주의는 다른 사람들에게 완벽을 강요하는 것으로 자신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을 혹평하며 완벽해지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만약에 자신이 완벽주의 성향이 있다면 이 세 가지 중에 적어도 어느 한 가지는 해당할 것이다. 더 나아가 두 가지, 혹은 세 가지 모두 다에 해당할 수도 있는데 어떤 경우에 해당하든 완벽주의는 공통적으로 우리가 무엇을 하든 그리 완벽하지 못하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결국 완벽주의는 기본적으로 스스로에 대한 불안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불안감을 느끼며, 더 나아가서는 완벽하지 않은 자신에 대한 수치심까지 느끼게 된다고 한다.

최근에는 완벽주의의 문제점과 완벽주의가 개인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을 다룬 책들이 많이 출간되어 자신이 완벽주의에 빠져있고 그 때문에 여러 어려움을 겪고있다는 것을 알아 차리기 쉬워졌지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스티브 잡스를 비롯한 여러 유명 인사들이 성공의 근원을 완벽주의로 꼽으며 완벽주의를 칭송하는 경향이 있기도 했다.

그래서 완벽주의를 개인의 성향, 성격으로 치부하며 성공의 한 요소로 보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저자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완벽주의가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 체제가 만들어낸 심리적 작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각종 광고를 비롯한 미디어에 등장하는 드레스와 정장을 입은 아름답고 날씬한 커플들의 모습, SNS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완벽한 라이프 스타일의 행복한 가족들, 유투브에 나와서 강연을 펼치는 성공한 사업가들 등 어디에서도 실패하거나 서투르거나 결점 투성이인 사람들을 볼 수 없다.

흙수저로 시작했지만 노력만 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를 보여주는 미디어에서 성공하지 못한 개인은 그저 완벽해질 때까지 노오력하지 않은 실패자들로 여겨진다.

또한 건강한 음식을 너무 많이 먹지도, 너무 적게 먹지도 않으며, 규칙적으로 운동하면서도 휴식을 취하고, 적당한 취미생활을 즐기면서도 일도 열심히 하고 동료들과 잘 어울리면서 사회생활도 잘해야 한다고 한다. 이렇게 각종 미디어가 강요하는 완벽한 인간들의 모습과 모자란 현실의 나와의 괴리감으로 내면의 갈등이 일어나고 그 간극이 커질수록 자신의 모습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기가 불편해진다.

완벽하지 않은 사람은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고, 완벽한 무리에 속하고 싶다면 그들과 같아지는 방법을 선택할 수 밖에 없으니 모자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기만 한다.

이처럼 저자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자연스럽게 생활에 스며들어온 완벽주의를 향한 문화적 분위기를 지적한다는 점이 완벽주의를 단순히 개인의 성격 문제만으로 보는 다른 책들과는 결을 달리한다는 점에서 새로웠다.

물론 개인으로서도 완벽주의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우리가 완벽히 통제할 수 있는 것들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완벽하지 않은 나를 수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개인적인 노력 외에도 완벽을 강요하는 사회를 바로 잡으려는 공동체적 노력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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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관의 살인
다카노 유시 지음, 송현정 옮김 / 허밍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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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관의 살인」은 구성이 독특한 편인데 목차를 읽어보면 제1장에 가장 먼저 "해결편"이 등장한다. 처음부터 해결편이라니 무슨 말이지 싶었지만 마지막까지 읽고나면 이게 왜 해결편인지 알 수 있다. 결말까지 읽어야만 이해할 수 있지만 시작부터 반전을 먼저 밝혔다는 점에서 작가가 독자들을 향해 '맞출테면 맞춰봐'라는 도전장을 내민 셈이라 스토리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해결편을 지나 다음 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주인공이 기암관에 가게 되는 과정이 그려진다.

경제적 이유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프리터로 이 일 저 일을 전전하던 주인공은 일용직으로 나간 곳에서 우연히 도쿠나가라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평소 가족, 친구와 교류가 없는 비슷한 사정을 가진 두 사람은 가까워지지만 어느 날 도쿠나가는 짭짤한 아르바이트를 찾았다는 말과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도쿠나가에게 빌린 돈이 있어 나름의 부채감이 있었던 주인공은 그를 찾기 위해 구인 사이트와 SNS를 뒤지던 중 비슷한 공고를 찾아내 지원한다.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어떤 장소에서 그냥 3일 동안 가만히 있기만 해도 돈을 준다는 수상하면서도 짭짤한 알바에 주인공도 합격하고, 그렇게 외딴섬의 기암관으로 향하게 된다.

주인공은 '사토'라는 가명과 함께 세계 각지를 여행한다는 '여행자'의 역할을 받게 되었는데 그 곳에는 사토 외에도 알바인지 뭔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다른 손님들도 있었다. 하지만 다른 손님들 사이에서 당연히 도쿠나가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고, 그러던 와중 기암관 주인의 딸에게 이상한 편지가 한 통 도착한다.


"란포는 숨기고 

세이지는 막는다 

마지막으로 아키미츠가 목을 딴다" 


 이 의미를 알 수 없는 편지 이후로 밀실이나 다름없는 외딴섬의 기암관에서 연쇄 살인사건이 시작된다.


결국 알고 보니 이 알바는 돈많은 VIP들이 탐정으로 추리 게임을 하는 역할극이었고, 사토는 그 역할극의 엑스트라로 참석하게 된 것이었다. 다만 문제는 이 탐정놀이에서는 진짜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사토는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되고, 기암관에서 무사히 탈출하기 위해 추리 게임을 빙자한 잔혹한 살인 게임의 진짜 탐정인지 누구인지 밝혀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책은 대략 300페이지 정도인데 판형도 그리 크지 않아 분량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런지 전개가 엄청나게 빨랐는데 주인공이 사건 현장인 기암관에 도착할 때까지의 과정이나 살인사건이 처음 발생하기까지 아주 스피디하게 진행된다.(정신 차려보면 어느새 주인공이 기암관에 도착해 있다. ㅎㅎ) 이후 주인공이 누가 이 일을 요청한 VIP 인지 찾아내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다루는데 그 사이에 벌어지는 살인사건들의 트릭이 다소 쉽게 금방 밝혀지는 편이라 약간 의아했다. 아직 남은 분량이 제법되는데 금방 연달아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트릭도 금방금방 밝혀지니 남은 페이지들을 어떻게 채워나가려고 그러나 걱정하기도 했는데 마지막까지 읽고 보니 '아, 이게 다 이 결말을 위해 그렇게 빠르게 전개한 거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쇄 살인에 대해 설계하고 실행하는 부분이 좀 허술하다, 혹은 너무 성의없이 얼렁뚱땅 넘어가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작가는 역시 다 생각이 있었구나'라는 깨달음과 함께 절정 이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사건이 전개돼 마지막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부유층들이 유희를 위해 아무렇지도 않게 살인을 저지르고 다른 사람들의 목숨을 파리만도 못하게 여긴다는 점에서 "오징어 게임"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오징어 게임이 참가자들의 개인사와 휴머니티를 강조한 드라마였다면 「기암관의 살인」은 게임을 설계하는 사람들을 마치 평범한 직장인처럼 그리며 그들의 애환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새로웠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선택을 한 주인공 덕분에 후속작이 나온다면 어떻게 진행될까라는 궁금증과 함께 다음 편이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책 표지의 디자인에서도 분위기를 알 수 있듯이 본격적인 추리 소설이라기 보다는 라이트 노블로 누구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었지만, 편지에 등장하는 살인 사건의 모티브가 된 추리소설들을 미리 잘 알고 있는 추리소설 매니아들이라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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