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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쫌 아는 어른이 되고 싶어 - 읽으면 읽을수록 생각이 쌓이는 지식 탐사기
조이엘 지음 / 섬타임즈 / 2022년 7월
평점 :
언제부터인가 인문학은 무언가 있어보이는 학문이 된 것 같습니다.
스티브잡스의 영향인지, 아니면 국내 학부모의 불타는 학구열 때문인지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인문학을 알아야, 창조적인 인재가 되고,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지 않은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도 인문학에서 인용되는 명언을 인용하면, 무언가 지식인이라는 어깨뽕을 달게 되기도 하구요.
저도 인문학 서적을 꽤 읽기는 합니다. 그냥 고전으로 바로 읽기도 하지만, 고전을 재해석한 책들을 읽으면서, 더 많은 인사이트를 종종 얻기도 하구요.
최근에 읽은 책 <인문학 쫌 아는 어른이 되고 싶어> 라는 책이 바로 인사이트를 얻기에 좋은 책이었습니다.
제목부터 아주 당돌(?)하지 않나요? 눈길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인문학을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지금 인문학 열풍을 비꼬는 듯한 제목을 단 책이 있을까 싶네요.
비싼 책들을 혼자 끼고 있지 말라는 아내의 엄명에 따라서, 좋은 책들을 소개하고, 이렇게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책을 저술한 저자 조이엘님의 위트도 책 곳곳에서 묻어나는 책입니다.
그럼 책의 목차를 둘러 보겠습니다.
투자의 진실
투자의 한계
내 이웃은 누구인가
공무원의 삶
빌딩 수집가
산산물물
소크라테스의 변론
외모의 중요성
고흐의 당부
귤 이야기
노인성이 뜨면
별의 일생
다시 칼망
목차만을 봐서는 이 책이 인문학 서적인지 의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다가 만나게 되는 여러 인문학적인 이야기들은 현재 사회에 대한 풍자와 더불어, 현대인들을 위로하는 글들로 가득합니다. 또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글도 있구요.
90세의 칼망이라는 분이 사는 집을 0원에 매도하는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아주 흥미롭습니다. 그 옛날에 이러한 제도가 있었으며, 이를 투자의 기회로 삼는 경우도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에는 칼망이 장수하셔서, 주택을 매수한 라프레는 계속 매월 연금을 지급해야 했다는 이야기에서, 현대의 주택연금이 떠 오르기도 합니다.
이웃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만나게 되는 신쪽방의 탄생은 정말 많은 생각을 해 보게 합니다. 현재의 자본주의와 빈부격차가 가져오는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서 말이죠.
또한 이 책 속에는 고흐가 많이 등장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화가이기도 하기에, 그의 일생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무척이나 흥미로운 부분을 많이 발견하게 됩니다.
고흐를 통해 살펴본, 가난 그리고 죽음, 예술 그리고 삶의 한 부분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게 됩니다.
책의 후반부에 실린 별에 대한 이야기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완전한 무, 빅뱅, 적생 거성, 초거성의 탄생을 아주 짧은 글로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우주에 대한 책들의 두께를 생각하면, 정말 축약해서 들려 주고 있는 것입니다.
우주의 무한함을 생각하면서 우리의 본질과 시간이 얼마나 먼지와 같고, 짧은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도록 이끕니다.
이 책은 아주 많은 이야기들을 통해서 인문학을 쉽게 접하도록 해 줍니다.
이야기 하나 하나를 다른 인문학적인 것들, 예를 들면 철학사조, 중국의 고시, 종교 등과 연결하여 생각의 창을 넓혀 줍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각주 글자가 너무 작아서, 읽기가 다소 불편했다는 점입니다. 다음번 증보개정판에서는 좀 더 가독성이 좋도록 구성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