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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 4.0 -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자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다가올 미래
데이빗 세들랙 지음, 장영재 옮김 / 레디셋고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물이 얼만큼 중요한지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를 돌아보더라도 한강을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살기 시작한 것만 보더라도 우리 삶에서 물은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런 물이 점점 부족해져만 가는 세상에서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이 책에선 밝히고 있다.
물이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면 물을 공급하는 것은 문명사회의 필수적인 요소다. 고대에 사람들이 생업과 공동방어를 위하여 모여 살기 시작했을 때는 보통 식수원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거주지가 확장되어 마을이 되고, 더 나아가 도시로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불가피하게 물 공급원에서 멀리 떨어져 살게 되었다. 처음에는 우물을 파거나 돈을 지불하고 물을 배달시키는 방법으로 급수원에서 멀리 떨어진 구역의 물 공급 문제를 해결하였다. 초창기 도시의 거주민에게 물을 확보하는 것은 도시 생활의 이점을 누리기 위하여 극복해야 할 여러 가지 문제 중 하나에 불과했다.
중세의 초기에는 도시 자체의 급수원에서 주민들에게 충분한 물을 공급했다. 대개의 경우 들통만 있으면 그만이었다. 물길이 중요한 운송 수단이었기 때문에 많은 도시가 강을 끼고 있었으며, 주민들은 강변으로 가서 손쉽게 물통을 채워올 수 있었다. 강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들통을 가지고 광장에 있는 공동 우물로 갔다.
우물물은 공짜였지만 물을 길어 올리는 일은 힘들고 위험한 경우가 많았다. 당시의 공동우물은 흔히 지하수면까지 파내려간 구덩이에 불과했다. 돌벽과 지붕, 그리고 안전하고 편리하게 물통을 채울 수 있게 해주는 권양기의 설치를 규정한 법률은 중세 후반기가 되어서야 시행되었다. 이런 편의 시설이 갖추어지기 전에는 우물에서 물을 긷는 것이 매우 힘든 일이었으며 자칫 구덩이 언저리에서 미끄러지면, 영국의 검시관 기록에 남아 있는 많은 사망 사례가 말해주듯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다.
19세기에는 하수 방류로 인한 악취가 주거 지역을 침범하기 전에는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해변의 비싼 땅에 자리 잡은 박물관, 고급 식당, 콘도 등에 익숙해진 오늘의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산업시대 초기에 도심의 부두는 하역선창, 공장, 발전소 따위가 일반인의 접근을 가로막는 번잡하고 임대료가 낮은 구역이었다. 설사 그곳에 갔더라도 선박의 배기가스, 석탄이 타는 냄새, 가축의 냄새, 썩어가는 채소, 그 외에도 부두를 따라 이동하다가 때로는 물에 빠지기도 하는 잡다한 것들의 냄새와 하수의 냄새를 구별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세기가 바뀌면서 인분과 싱크대에서 씻겨 내려간 음식물 찌꺼기만이 아니라 다량의 산업폐수가 하수에 유입되게 되었다. 통조림 공장, 제지 공장, 양조장, 도살장 같은 사업장에서 나온 각종 폐수가 배수구를 통하여 하수도로 들어갔다. 이런 폐수의 주성문은 섬유소, 탄수화물, 단백질과 기타 쉽게 산화되는 유기화합물이었다. 이 시기에는 흔히 산업체에서 나온 유기물 폐수가 가정의 오수보다 더 많은 환원 상태 물질을 하수에 공급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 하수처리 문제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대중의 하수처리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었다.
20세기에 건설된 하수처리 시설은 도시 물 인프라의 3차 혁명, 즉 물 3.0으로 생각할 수 있다. 자정작용에 의존하기에는 도시가 너무 커졌다는 인식에 따라 점진적인 진보가 시작되었으며, 처음에는 산소 결핍 때문에 발생하는 미관상의 문제를 처리하기 위하여 1차 처리 시설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인구가 증가하면서 하류의 식수원과 수중 생태계를 하수오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보다 고성능의 처리 시설이 필요하게 되었다.
20세기 초반의 수십 년 동안 농부들은 여전히 파리, 베를린, 그리고 미국 서부 건조한 지역의 하수 농장에서 나온 처리되지 않은 하수로 농사에 필요한 물을 대고 있었다. 이 무렵에 개발된 정화조 시스템과 임호프 탱크는 도시 되곽에서 경작하는 농작물에 대한 물 재사용을 보다 확대했는데, 이런 간단한 처리 방법으로 하수 농장에서 나던 악취의 근원이었던 유기물이 풍부한 고형 물질을 제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물 재사용은 질병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사람이 실수로 재사용수를 마실 가능성이 거의 없는 장소에서 이루어진다. 대량의 물을 소비하는 산업체에서도 발전소 냉각수, 보일러 용수, 제련소, 제지 공장 등에서 물 재사용이 대규모로 실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시스템은 하수처리시설로부터 물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전용 파이프라인을 연결할 수 있으므로 매우 경제적이다. 잔디와 관목의 관리를 위해서 많은 물을 소비하는 시스템에 단일한 연결이 이루어질 수 있는 조경용수 공급도 물 재사용이 실행될 수 있는 중요한 분야이다.

역사적으로 도시들은 유사한 식수 확보 방안들을 채택해왔다. 운 좋게도 강이나 호수 가까이 살게 된 도시의 주민들은 대개 지역의 표면수를 안전한 식수로 만드는 데 집중했다. 표면수에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사람들은 도시 지하에 충분한 지하수원이 있으면 우물에서 식수를 얻었다. 그리고 도시의 인구가 자체의 수자원만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늘어난 후에는 점점 더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물을 들여오기 위해 운하와 송수로를 건설했다.
20세기 말에는 많은 도시의 인구가 정상적인 수자원으로는 식수의 수요를 쉽사리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했다. 물이 부족한 도시들은 처음에 절약, 재사용, 재활용의 3R 대책을 추진했다. 이런 전략은 한동안은 효과가 있었지만, 도시의 규모와 위치, 절수형 샤워기와 재활용수에 대한 주민의 호응도에 따라, 더 이상의 절약이 어려운 수준까지 비용이 높아지는 경우가 흔히 있었다. 따라서 수도 요금을 올려서 절약을 유도하거나 물의 가용성이 수요를 제한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기보다는 물 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바다로 시선을 돌리는 도시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오늘날 집중화된 도시 물 시스템은 여러 요인에 따른 심한 압박을 받고 있다. 인구 밀도의 증가, 변화하는 강수 패턴, 수자원을 둘러싼 경쟁, 수중 서식지 보호를 위해서 하천에 더 많은 물을 남겨 놓아야 할 필요성에 대한 인식 등이 차세대 식수 공급 프로젝트를 바닷물이나 하수처리수 같이 이전에는 급수원으로 사용할 수 없었던 쪽으로 유도하고 있다.
오늘날의 도시 물 시스템은 드러나지 않게 설계되어 있다. 가정에 물을 공급하고, 거리를 배수하며, 폐수를 운반하는 파이프는 지하에 감춰져 있다. 처리 시설들은 외딴 물가에 위치하거나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 도시의 외진 구역의 골목에 있다. 우리의 식수원인 대형 저수지조차도 보통 보호 수역의 패쇄된 울타리 뒤에 있다. 물 관리를 전문가에게 맡김으로써 우리가 일상적으로 물 사이클과 만나는 기회는 수도꼭지를 틀고 화장실 변기의 물을 내리는 정도로 줄어들었다. 이것이 바로 로마의 송수로가 처음 건설된 이래로 우리가 원했던 방식이다.

긍극적으로 한 개인이나 소수의 집단이 도시 물 시스템이 가야할 길을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의 미래로 가는 지도는 가정, 지역공동체 모임, 투표소 등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작은 결정들이 모여서 그려질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물 4.0이 언제 현실화되고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질지를 결정하기 위하여 담당해야 할 역할이 있다.
다양한 접근 방안의 비용과 이점을 더 잘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담수화 공장, 음용수 재사용 시스템, 회색수 재활용 시스템, 기타 새로운 형태의 인프라를 지지하거나 반대할 때 정보에 입각한 선택을 할 수 있다. 과거에 도움이 되었던 단순하고 저렴한 대응책으로는 우리가 미래의 도전을 헤쳐 나가는 데 충분하지 않으므로 물 4.0에 대한 연구에 개발은 지금 시작되어야 한다. 위기가 우리에게 강요하기 전에 안전한 물의 미래를 설계할 때가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