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08 : 양철북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8
곽은우 글, 팽현준 그림, 손영운 기획, 귄터 그라스 원작 / 채우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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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소설은 오스카 마케라트의 서른 살 자서전이다. 1952년에서 1954년에 걸쳐 정신 병원에 수감된 난쟁이 오스카가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전개되는데, 한 방화범이 오스카의 외할머니의 치마 속으로 도망쳐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즉, 정신 병원을 무대로 한 현재 시점과 오스카가 양철북을 두드리고 유리를 깨뜨리며 회상하는 1899년에서 1954년에 걸친 독일의 역사가 이중적으로 교차되며 진행된다. 그리고 주인공 오스카는 그 어떤 이데올로기나 교화도 거부하지만, 우리에게 통렬한 도덕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1959년 발표 당시 기성도덕을 해체시키는 가차 없는 솔직성과 치밀한 사회 비판 등으로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과거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전후 최대의 문제작이자 최고 작품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1999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귄터 그라스는 현대 독일 문단을 대표하는 소설가로서 항상 시대의 문제에 정면으로 맞섰으며, 특히 [양철북]에서는 작가 특유의 양식인 반어와 풍차, 알레고리 등이 밀도 있게 형상화되어 쉽게 읽히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1927년 독일과 폴란드 국경의 자유 도시 단치히에서 태어난 귄터 그라스는 나치의 만행을 직접 책임져야 할 세대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14세에 히틀러 소년단원이 되어 16세에 전선에 뛰어들었고, 이듬해 전쟁 포로로 잡혀 온갖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이러한 과거의 고통이 한 송이 찬란한 꽃으로 피어난 것이 바로 소설 [양철북]이다. 세 살 생일날에 성장하기를 스스로 거부하고 양철북을 목에 매달고 다니며 두드리는 어린아이 오스카가 몸으로 체현한 이 이야기는 제2차 세계 대전 전후사의 축소판이며 어둡고 퀴퀴한 냄새 나는 과거 고백의 결정판이다.

 

 그라스는 독일에서 나치즘이 발생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근거를 현실에 안주한 독일 소시민 계급에서 찾고 있다. 그래서 이 소설에서는 독일 소시민들의 세부적인 일상의 현실과 그들의 태도, 사고방식들이 마치 현미경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관찰되고 있다. 소시민들의 성, 부패, 나약함, 속물근성, 어이없는 끔직한 죽음, 전쟁의 진행 등을 일상 속에서 적나라하게 서술하고 있는 것이다. 나치의 군악대 연주나, 무대 밑 오스카의 양철북 리듬이나 모두 아무 생각 없이 쫓아가는 군중은 더 이상 피해자가 아니라 나치즘의 지지층으로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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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철북]은 난쟁이 오스카가 불륜을 저지르는 어머니의 이야기로 단순화할 수 없는 그 이상의 역사와 사회가 안고 있는 부조리와 모순, 불합리를 날카롭게 비꼬고 있어 풍자 소설의 성격을 강하게 갖는다. 풍자란,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빗대어 비웃으면서 비판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세 살 때부터 양철북을 두드리며 그리고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져 성장을 멈추는 오스카는 위선과 거짓에 가득 찬 어른 세계에 대한 비판으로 볼 수 있다. [양철북]은 혹독한 자기비판과 불구자의 몸으로 상징된 병든 독일 사회의 내적 성찰이다.

 

 

<오스카의 가족>

 

1. 할머니

- [양철북]은 외할머니의 '네 겹 치마'에서 시작된다. 이 폭이 넓은 치마 속이 오스카의 탄생의 시작인 것이다. 오스카는 자기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의 가족사를 서술하고 있다. 어머니 아그네스를 폭 넓은 치마 속에서 잉태했던 할머니는 전쟁의 혼돈 속에서 인간성을 잃지 않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급격한 정치, 군사, 세계사적 사건 속에서도 감자를 굽는 할머니의 네 겹 치마 속은 오스카에게 영원한 휴식과 위안을 주는 장소이다.

 

2. 오스카의 두 아버지

- 마체라트 : 1934년, 비교적 일찍 나치당에 가입한다. 나치의 유혹을 따르던 독일 보통 사람의 행동 양식을 취한다. 건실하고 책임감 넘치며 남편으로서도 부족함이 없다. 아내의 불륜을 용서하기도 했고, 아내가 죽은 뒤에도 오스카를 따뜻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 얀 브론스키 : 어머니의 외사촌이자 애인이다. 예술적이고 감성적인 얀 브론스키는 아그네스와 정서적으로, 육체적으로 깊은 유대감을 갖는 인물이다. 오스카의 가족은 아버지 마체라트를 제외하고는 모두 카슈브인으로 그려진다. 어머니 아그네스와 삼촌 얀 브론스키 두 사람이 대화할 때 사용하는 카슈브 방언은 남편 마체라트를 고립시킨다.

 

3. 어머니 아그네스

- 젊었을 때 간호사였던 어머니는 마체라트와 결혼을 해 가정을 이룬다. 이것은 카슈브인과 독일인의 결합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어머니는 성실하지만 부도덕적이고 맹목적인 남편의 모습의 대안을 찾아 외사촌인 얀 브론스키와 불륜을 저지른다.

 

 

* 한 장으로 읽는 [양철북]

 

제 1 부

1. 폭넓은 치마, 가족사

- 오스카의 외할머니 안나 브론스키는 감자 밭에서 앉아 쫓기는 한 남자를 관찰한다. 그리고 이 남자를 치마 속에 숨겨 주면서, 오스카의 어머니 아그네스가 탄생하게 된다.

 

2. 나방과 전구, 오스카의 탄생

- 아그네스와 사촌 오빠인 얀 브론스키는 어린 시절부터 매우 절친한 사이다. 이 두 사람 사이에 독일인 마체라트가 나타나고 이 셋의 삼각관계가 시작된다. 전쟁 중 부상을 당한 마체라트를 간호조무사로 있던 아그네스가 만나면서 이 둘은 결혼을 한다. 결혼 후, 오스카는 백열전구를 두들기는 나방의 날개짓을 들으며 처음 세상에 태어난다.

 

3. 세 살, 양철북, 지하실

- 세 살 생일 선물로 양철북을 받은 오스카는 어른들의 혐오스러움을 보며 스스로 성장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그는 아빠 마체라트가 열어 놓은 지하실 통로 계단에서 추락한 후 신장 94센티미터에서 성장을 멈춘다.

 

4. 유리 깨는 목소리

- 세 살의 오스카는 소리를 질러 유리를 깨는 능력을 얻게 된다. 조용하고 얌전하던 아이에게 파괴적이고 효과적인 비명 소리를 얻는데 성공한 것이다. 오스카의 신기한 목소리는 초등학교 입학날에도 위력을 발휘하여, 그 이후 학교에 다닐 수 없게 된다. 새 양철북을 얻기 위해 목요일마다 가는 시내에서 엄마와 삼촌 얀의 간통 장면을 보고 소리를 지른다. 가족들과 서커스를 관람하다가 음악 광대 베브라를 만난다.

 

5. 성금요일의 식사

- 엄마 아그네스는 생선 중독으로 죽는다. 뱀장어 사건 이후 생선을 꾸역꾸역 먹어대던 엄마의 죄책감은 임신 3개월의 몸으로 스스로 죽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6. 믿음 소망 사랑

- 1938년 독일 전역에서 벌어진 유대인에 대한 폭력 및 방화 사건으로 아그네스를 사모하던 장난감 가게 주인인 마르쿠스는 자살한다.

 

 

제 2 부

1. 폴란드 우체국

- 얀을 찾아 폴란드 우체국에 방문하던 오스카는 우체국에서 제2차 세계 대전을 맞게 된다. 독일 전함은 폴란드 해안 지역을 공격하고, 폴란드 우체국은 폭격을 맞았다. 우체국 전투에서 체포된 얀은 독일군에 의해 사살된다.

 

2. 마리아

- 가게 일을 도와주기 위해 온 마리아는 오스카의 첫사랑이 된다. 예쁜 얼굴과 강력한 바닐라향이 나는 마리아는 오스카의 감성을 성장시킨다. 하지만 마체라트에 의해 마리아는 임신을 하고, 아들 쿠르트를 낳는다. 마리아와의 관계에 좌절을 느낀 오스카는 집을 떠난다.

 

3. 패전과 피난, 그리고 성장

- 베브라와 함께 독일 전선의 공연 극단에서 인기 몰이를 하다가 몽환적 난쟁이 여인 로스비타를 만난다. 하지만 그가 전쟁터에서 죽자 집으로 다시 돌아온다. 소련군이 점령한 마체라트는 나치당 배지를 삼키다가 소련군에 의해 사살된다. 마체라트를 매장하면서 오스카는 양철북도 함께 땅에 묻고 성장을 결심한다.

 

 

제 3 부

1. 부싯돌과 인조 꿀

-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서독으로 간 오스카는 병원에서 성장의 고통을 치료하고, 마리아는 인조 꿀 거래로 생계를 이어간다. 오스카는 예술 대학 학생들의 제안에 따라 모델 일을 하기로 한다.

 

2. 마돈나

- 예수와 마돈나의 모습을 그려 낸 '마돈나49'라는 제목의 누드 포스터가 걸린 모습을 마리아가 보고 화를 내자, 오스카는 집을 나온다. 새로 얻은 집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간호사 도로테아를 동경하고 사랑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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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블로거 아름다운 청소년 14
아나 알론소.하비에르 펠레그린 지음, 김정하 옮김 / 별숲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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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요즘 사이버 세상에 관해서도 이야기하고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기 보다는 혼자서 은폐적인 생활을 즐기고 있는 점을 꼬집고도 있다. 또한 사이버상에서 서로 친구가 되고 글을 공감하며 사이버상 스타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받는 그런 이야기다.

 

 이 책의 주인공 에바는 대인기피증 같이 사람들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혼자서 시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에바의 여동생은 에바와는 다르게 매우 활동적이다. 이런 동생이 언니를 볼때면 항상 답답했을 것 같다. 그러던 어느날 동생이 언니의 사진을 찍어주게 되고, 이 사진 한장이 에바의 인생을 바꾸게 된다.

 

 에바는 예전부터 페이스북을 해볼까하던 고민을 이 사진 한장으로 인해 시작하게 된다. 페이스북에 자신의 사진을 올리고 블로그를 개설하는데, 자신의 본명을 쓰기 싫어 이런 저런 이름을 조회하지만 대부분 있는 이름들이다. 그러다 두 이름의 하나는 성을 하나는 이름을 조합해서 검색하니 사용할 수 있는 이름이라고 나오게 되고 결국 그 이름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시작하게 된다.  

 

 

 그렇게 시작한 이름이 훌리아 에스파다이다. 페이스북을 오픈하고 하루만에 친구 신청이 몇 십건이 들어온다. 그리고 다음날은 더 많은 사람들이 친구 신청을 하게 된다. 친구 신청 글을 읽어보던 에바는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꿈에도 자신이 쓴 훌리아 에스파다가 이전에 존재했던 인물이라곤 상상도 못했던 에바는 자신이 쓰고 있는 이 이름이 이전에 매우 유명했던 인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거기다 이 훌리아 에스파다는 블로그도 운영했었다. 하지만 이미 활동을 중단한지 꽤 많은 시간이 흐른 뒤다. 이렇게 활동을 중단했던 훌리아가 다시 페이스북을 오픈했으니 많은 사람들이 그 반가움에 다시 친구 신청들을 한 것이다. 이에 에바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훌리아인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다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까지 하게 되고, 그 곳에서 카를로스, 다빗 등 훌리아와 관계있는 남자들을 만나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에바는 한 사건에 연루가 되고, 그러면서 에바는 자신이 크게 잘못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래서 이제는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다 털어놔야 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에바는 다빗을 처음봤을때 이미 호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다빗에게 자신의 상황을 솔직하게 얘기해야 겠다고 생각해 다빗과 이야기를 하는데, 다빗은 이미 에바가 진짜 훌리아가 아님을 알고 있다. 그리고 다빗은 진짜 훌리아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에바는 알게 된다.

 

 다빗의 친구인 카를로스도 에바가 가짜 훌리아라는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이 모든 사실을 안 에바는 잘못된 부분을 이제라도 바로 잡아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진짜 훌리아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던 중 다빗의 집에서 사진을 보게 되고 그 곳에 찍힌 두 소년과 한 소녀를 보게 된다. 이 사진을 본 에바는 직감하게 된다.

 

 사진을 다빗에게 물어보니 한 소년은 자신이고, 다른 소년은 카를로스며 소녀는 카를로스의 동생 아멜리아라고 얘기해 준다. 그리고 자신과 아멜리아는 사귀다 자신이 체였다고 얘기한다. 이 얘기를 듣던 에바를 이 아멜리아가 바로 훌리아일거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다빗에게 물어본 결과 역시 아멜리아가 바로 훌리아였다.

 

 

 에바는 한 기자에게서 협박을 받게 되는데, 이 문제를 이들 넷이서 해결하기 위해 모이게 되고, 이 곳에서 이 문제의 해결방안을 찾게 된다. 그리고는 에바가 이 기자를 만나 결국에는 협상을 성사시킨다. 이 일을 해결한 에바는 이제는 자신만을 위한 페이스북을 하기로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그 페이스북 운영을 다빗과 함께하길 원한다.

 

 다빗은 기꺼이 에바와 함께 페이스북을 운영하길 승낙한다. 이제는 자신의 이름으로 떳떳하게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내용을 알리고, 소통하게 될 것이다.

 

 뉴스나 유명 연예인들의 얘기에서 악플러들 얘기는 종종 거론되곤 한다. 자신은 컴퓨터 뒤에 숨어 굉장히 심한 말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것이 사회적으로 지금 큰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누구나 운영할 수 있는 블로그가 많아지면서 생긴 나쁜 점 같다. 조금은 상대방을 배려하고 공감하며 서로 힘이되어 줄 수 있는 그런 사이버 세상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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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07 : 일리아드.오디세이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7
김준배 글, 문성호 그림, 손영운 기획, 호메로스 원작 / 채우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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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 문학 중에서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만큼 고전이란 명칭에 잘 어울리는 작품은 없을 것이다. 조국을 뜨겁게 사랑했던 헥토르, 억누를 수 없었던 아킬레우스의 분노, 오디세우스의 험난한 모험과 처절한 복수 이야기를 담은 고전 중의 고전이다.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의 배후에는 그리스의 오랜 영웅 서사시 전통이 자리하고 있다. 호메로스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전해 내려오던 여러 옛 노래와 이야기들을 재구성하여 하나의 일관적이고 짜임새 있는 문학 작품으로 승화시킨 최초의 인물이다. 창작 과정에서 호메로스는 자신만의 뛰어난 시적 재능과 놀라울 정도로 풍부한 상상력을 매우 세련된 방식으로 작품에 담았다.

 

 [일리아드]는 트로이 전쟁 마지막 해에 일어난 51일간의 일화를 통해 10년에 걸친 전쟁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시간 순서에 따른 단순한 이야기의 나열이 아니라, 몇 가지 극적인 사건에 집중하여 과거를 회고하는 동시에 미래를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호메로스의 이러한 방식은 그리스를 비롯한 서양 서사시의 교과서가 되었으며, 비극 작가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감을 주었다. [오디세이] 또한 트로이 함락 후 10년간에 걸친 모험과 귀향 과정을 단 40일간의 일화로 압축하고 있다. 그럼에도 풍부한 내용과 깊이 있는 심리 묘사, 인간과 자연에 대한 독특한 비유를 담고 있어 소설의 원형으로까지 일컬어진다.

 

 서양의 문학이 서양의 문화를 밑거름으로 해 발전한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서양 문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서양 문화의 근간인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다시 말하면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은 서양 정신사의 근간으로 서양의 문학과 사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헬레니즘이 우세할 때는 고전주의, 사실주의 등으로 나타나고, 헤브라이즘이 우세할 때는 낭만주의, 상징주의 등으로 나타났다.

 

 헬레니즘은 예술을 사랑하고, 조화, 통일, 균형 등을 추구함으로써 조각을 비롯한 조형 예술, 문학과 연극 등의 발전에 공헌했다. 반면 헤브라이즘은 예술과 문학에 공헌한 바가 별로 없다. 히브리 사람들은 조각이나 회화 같은 것들을 우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헬레니즘이 서양의 예술, 과학, 철학 등에 큰 영향을 미친 반면, 헤브라이즘은 신앙과 도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매년 디오니소스 신을 기리는 큰 축제가 있었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 축제에서 공연한 연극에서 비극이 유래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 비극의 소재는 대부분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서 연유되었다. 플라톤이 호메로스를 비극 시인들의 최초의 교사이자 지도자라고 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그리스 비극은 인간과 신이 중요하게 다루어지는데, 신에 의해 인간이 어떻게 비극적 운명을 맞이하고, 이를 어떻게 헤쳐 나가는가를 보여 주고 있다.

 

 

 [일리아드]의 주제는 분노와 불화, 그리고 복수이다. 그 주제는 작품 전반에 깔려 있다. 전쟁이 일어난 원인만 보더라도 불화와 복수를 바탕으로 한다. 올림포스의 아름다운 세 여신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가 파리스로 하여금 미를 겨루게 되고, 거기서 파리스는 황금 사과를 아프로디테에게 주었다. 이 때문에 헤라와 아테나는 분노하고, 아프로디테와 함께 인간 세계의 트로이 사람들과 불화의 관계에 놓이고, 동시에 복수심을 불태운다.

 

 [일리아드]에서도 아가멤논이 아폴론 사제의 딸을 돌려보내고, 대신에 아킬레우스의 여자 브리세이스를 차지하여 아킬레우스와 불화를 겪는다. 또한 브리세이스를 차지하여 아킬레우스와 불화를 겪는다. 또한 아킬레우스는 친구인 파트로클로스를 죽인 헥토르에게 분노하고, 원수를 갚아 나가는 것이 작품의 중요한 플롯이다.

 

 이처럼 [일리아드]는 헤라, 아테나, 포세이돈과 아프로디테, 아레스, 아폴론 등 신들 사이의 불화,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 아킬레우스와 헥토르 등 인간 사이의 불화와 갈등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분노와 복수는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이다.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일으키며 끊없는 보복으로 이어진다. 어디에선가 그 연결 고리를 끊지 않으면 세상은 무서운 혼돈과 무질서로 이어지고 말 것이다. 그래서 호메로스는 [일리아드]에서 화해를 말하고 있다.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을 계기로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이 화해하고, 헥토르가 죽고 나서는 아킬레우스와 프리아모스가 화해를 한다. 결국 호메로스는 불화보다는 화해를, 분노보다는 관용을, 전쟁보다는 평화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디세이]는 트로이가 함락된 후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케로 돌아가는 도중에 경험한 10년 동안의 일들을 기록하고 있다. 배를 타고 항해하는 동안 그는 괴물이나 악한들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하고, 아름다운 신과 여인으로부터 유혹을 받기도 한다. 또한 다양한 유형의 인물도 만나게 된다. 그가 타고 있던 배가 난파되고, 전투가 벌어지는 등 그가 겪는 갖가지 모험은 인생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다.

 

 항해 도중 그가 겪는 방황과 모험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경험이다. 그러면서 그는 신중해지고, 강해져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고, 사랑하는 가족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디세우스의 모험에는 유혹과 도전, 좌절과 절망, 극복과 승리가 깃들어 있다. 오디세우스의 삶의 여정이 그러하듯이 인간이 겪게 되는 갖가지 고통과 역경, 좌절과 절망, 극복과 승리가 곧 삶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는 트로이 전쟁의 실전과 후일담으로 여러 가지 면에서 비교, 대조된다. 우선 본질적으로 [일리아드]는 비극의 원형이며, [오디세이]는 장편 소설의 원형이라 할 수 있다. 작품 모티프에서도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듯이 [일리아드]는 전쟁의 외적인 플롯과 액션이 있는 반면 [오디세이]는 10년 동안의 귀향길에서 치르는 내적인 심리 개척이 있다.

 

 구성에 있어서도 비교할 만하다. 우선 [일리아드]는 주로 인간의 정열을 다루고 있다. 파리스와 헬레네의 불륜, 아킬레우스의 분노와 슬픔, 헥토르의 조국애, 프리아모스 왕의 화해 등으로 나타난다.

 

 [오디세이]는 인간의 기지나 지혜, 술수를 다룬다. 오디세우스는 육체와 지성 등 인간적 장점이 많은 인물이다. 그는 또한 지혜를 겸비하고 용기와 불굴의 영혼을 지녔으며, 감성도 풍부하여 노래를 듣고 눈물도 흘릴 줄 아는 인물이다. 이밖에도 [일리아드]가 용기와 명성만을 추구하는 가치관을 이상화했다면, [오디세이]는 현실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는 가치관을 이상화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아킬레우스가 이상주의자라면, 오디세우스는 철저한 현실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는 기원전 6세기 이후부터 그리스의 교과서가 되어 음송자들에 의해 그리스에 유포되고, 지식인들에게 암송됨으로써 그리스의 언어, 문학 및 조형 미술, 나아가 그리스인들의 자의식 형성에 큰 영향을 준 그리스 문화의 사원이다.

 

 플라톤과 크세노파네스 같은 일부의 철학자들은 호메로스의 서사시에 나오는 신들이 부도덕하다는 이유를 들어 호메로스를 비탄하기도 했지만, 아리스토텔레스와 호라티우스는 [시학]에서 호메로스를 극찬했으며, 레싱, 헤르더, 괴테 등에 의해 문학에 있어 불멸의 사표로 높이 받아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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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06 : 젊은 예술가의 초상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6
박성문 글, 이철희 그림, 손영운 기획, 제임스 조이스 원작 / 채우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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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임스 조이스는 모더니즘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작가이다. 기존의 문학적 관습들을 넘어서 새로운 형식을 문학을 연 작가로, 후대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가 [더블린 사람들] [젊은 예술가의 초상] 등을 세상에 선보였을 때, 사람들은 그의 문학을 낯설게 여기거나, 심지어 타락한 소설이라고까지 생각했었다. 그런 세상의 평가에 아랑곳하지 않고 제임스 조이스는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구축해 나갔고, 이제는 아일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로 칭송받고 있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제임스 조이스의 대표적인 성장 소설로서 감수성이 예민한 한 예술가의 성장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영국 제국주의와 종교적 예속의 그늘에 있던 아일랜드의 더블린은 종교적, 정치적, 인종적, 성적인 갈등에 시달리고 있었다.

 

 영국은 의도적으로 더블린의 산업화를 지연시켰고, 아일랜드는 19세기에 대기근의 시련을 겪으면서 민족주의에 불을 댕기게 된다. 그러나 지도자 파넬의 불륜으로 민족주의자들 역시 반으로 갈려 싸운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이와 같은 첨예한 갈등을 겪던 더블린에서 젊은 예술가의 영혼이 어떻게 방황하고 예술가로서의 소명을 찾아가는지를 잘 보여준다. 주인공 스티븐은 마비된 아일랜드의 언어, 종교, 국가라는 그물에서 벗어나 자유로이 비상하기를 꿈꾼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이 주목 받는 다른 이유는 의식의 흐름이라 불리는 특이한 서술 방식 때문이다. 조이스는 특정 사건의 순서에 따라 이야기를 진행시키기보다 주인공의 의식이 흘러가는 대로 서술한다. 또한 조이스의 작품에는 지배적인 서술자가 존재하기보다 주인공의 심리와 서술자의 관점이 교묘하게 녹아있기도 하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사회와 개인, 사회적 고립과 극복, 뿌리 뽑힌 삶 등을 모티브로 하면서 사회의 예속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것만큼이나 거기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때문에 밀랍이 녹아 땅에 떨어질 것을 예측하면서도 비상을 꿈꾸는 한 젊은 예술가의 모습이 비장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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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임스 조이스의 작품 중 [더블린 사람들] [젊은 예술가의 초상] [율리시스] 세 작품을 묶어 더블린 3부작 이라고 부른다. 1882년 2월, 더블린의 외곽 지역인 브라이턴에서 태어난 제임스 조이스는 1902년 파리로 떠나기 전까지 더블린에서 생활했다. 유년기와 청년기를 더블린에서 보낸 제임스 조이스에게 더블린과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는 문학의 아주 중요한 소재였다.

 

 제임스 문학에서 아주 중요한 세 작품이 발표되는 1914년이 아이러니하게도 제임스 조이스의 인생에 있어서는 아주 큰 고난의 시기가 된 셈이다. 이 시기 계속되는 항의와 소송, 위협 속에서 자신의 문학을 이해해 주지 않는 사람들에게 지친 제임스 조이스는 이듬해인 1915년, 아일랜드를 떠나 스위스로 거처를 옮기기까지 한다. 그 이후 1941년, 사망하기까지 다시는 아일랜드로 돌아오지 않을 정도였으니 그 정신적 고통이 얼마나 심했을지 짐작할 만하다.

 

 더블린 3부작은 각기 다른 작품이지만 전체적으로 하나의 연작 소설처럼 인식되고 있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의 주인공인 스티븐 디덜러스가 [율리시스]에도 등장해서 주인공 레오폴드 블룸, 블룸의 부인인 마리언 블룸과 이야기를 엮어 가는 등 등장인물이 겹치기도 하고, 같은 장면이 서로 교차하면서 각 작품에 등장하기도 한다. 제임스 조이스는 이 세 작품을 통해서 더블린과 더블린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내면 세계를 아주 상세하고도 자유롭게 기술했다.

 

 제임스 조이스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에서 자신의 대리인격인 주인공을 스티븐 디덜러스라고 이름 지었다. 디덜러스라는 성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다이달로스의 영국식 발음이다. 다이달로스는 우리말로 뛰어난 장인이라는 뜻이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기본적으로 1인칭 주인공 시점을 주요 서술 시점으로 삼고 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은 주인공 '나'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서술한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스티븐은 '나'라는 명칭 대신 '스티븐'으로 불리며 때로는 3인칭 소설처럼 '그'로 불리기도 한다. 이는 제임스 조이스의 의도적 표현이다.

 

 이를 알아보기 이전에 우선 소설에서 시점이란, 이야기를 들려주는 인물, 즉 서술자가 어떤 위치와 관점에서 이야기해 주는가를 나타내는 것이다. 우선 서술자의 위치는 작품 속과 작품 밖으로 나뉘어진다. 서술자가 작품 속에 있을 때를 1인칭이라고 하고 서술자는 '나'로 표현된다. 그와 달리 서술자가 작품 밖에 있을 때는 3인칭이라고 하고, 소설 속 주요 인물은 그 인물의 이름이나 '그'로 표현된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작품 속 등장인물인 스티븐이 그의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가 아니라 '스티븐'이라는 이름으로 서술자를 설정한 점에서 다른 1인칭 주인공 시점과 다른 면모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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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05 : 허클베리 핀의 모험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5
강철웅 글, 김연승 그림, 손영운 기획, 마크 트웨인 원작 / 채우리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19세기 미국의 사실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도망자 신세가 된 노예 짐과의 여정에서 허클베리 핀이 성장하는 과정을 위트 있게 그려내고 있다. 백인과 유색인종이 공존하는 사회를 고민하였던 마크 트웨인은 이러한 꿈과 현실을 허클베리 핀과 짐의 여행을 통해 가늠하고 있다. 때문에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는 이상적인 미국에의 꿈과 불안감, 그 불안감을 완화시키는 두 도망자의 우정이 함께 그려지고 있다.

 

 허클베리 핀이 문화와 문명, 아버지의 부당한 권력 행사에서 자유를 얻고자 도망간 잭슨 섬에는 도망 노예 짐 역시 숨어들어 있다. 잭슨 섬은 백인과 흑인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이었는데, 그러한 이상적인 공간은 다시 뗏목으로 형상화된다. 뗏목 여행을 통해 허클베리 핀은 짐을 동등하고 고귀한 친구로 받아들이게 되고, 그 귀한 우정과 대비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이러한 인간 군상과의 만남은 두 도망자에게 때로는 경직된 명분을, 때로는 부도덕한 상업주의를 대면할 기회를 준다. 작가 마크 트웨인은 당대의 미국 사회를 풍자하기 위해 이와 같은 다양한 인간들을 그려 냈다.

 

 노예제가 만연한 당대 사회에서 노예를 백인의 고결한 친구로 묘사한다는 것은 대단히 혁신적인 시도였다. 그러나 마크 트웨인은 지나친 감상주의나 낙관주의에 빠져 있지는 않다. 허클베리 핀과 짐의 이상 사회인 뗏목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서지고, 두 도망자의 자유는 그들의 노력이 아니라 외부 요인으로 얻어진다. 더욱이 이들 주인공은 사회의 인습에 얽매이지 않은 어린이와 순박한 노예라서 인습에 물든 문명 속 일반인들에게는 그 우정이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을 남긴다. 이러한 인식은 이 작품의 사실주의적인 성향을 더 선명히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마크트웨인은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본명은 사무엘랭혼 클레멘스이다. 1835년 미국 미주리 주 플로리다에서 태어난 트웨인은 4살 되던 해 미시시피 강 근처의 작은 마을 해니벌로 이사하게 되는데, 이 마을은 그의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배경으로 등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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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종 차별과 노예 제도는 당시 미국 사회에서는 당연시되던 일이었다. 당시의 흑인은 백인의 도구나 재산의 일부였고, 그랬기에 인권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아무도 의심하거나 건드리려 하지 않았던 미국 사회의 부조리를 트웨인은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흑인 노예 짐과 백인 소년 허크의 인간적인 유대 관계를 통해 아주 세련되고 자연스럽게 짐을 흑인도 노예도 아닌 한 명의 사람으로 만들었다. 이는 파격 중의 파격이었다. 훗날 헤밍웨이가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미국 현대 문학의 시작이라고 지칭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마크 트웨인 창작의 산실이자, 허크와 짐의 모험이 시작되는 미시시피 강은 작품을 이해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허크가 폭군 아버지에게 갇히는 오두막도, 그곳을 탈출한 것도, 흑인 노예 짐을 만나 모험의 여정에 오르는 것도 다 미시시피 강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미시시피 강은 지리적으로 미국의 중심을 관통하는 대 하천이다. 나일 강, 아마존 강, 양쯔 강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긴 강으로, 총 길이는 6,300여 킬로미터에 달한다. 미네소타를 시작으로 위스콘신, 아이오와, 일리노이, 미주리, 아칸소, 루이지애나 등과 접해 있다. 이 강의 이름인 미시시피는 인디언의 말로 큰 강, 혹은 위대한 강이라는 뜻이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 노예 제도는 아직 과도기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북부 주는 이미 노예 제도의 폐지를 선포했고, 남부 일부 주들은 아직도 노예 제도를 고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왓슨 부인이 가족을 팔아 버리고 자신마저 팔아 버리려 한다고 생각한 흑인 노예 짐은 노예 제도가 없는 북부를 향한 여정을 시작하고, 이 과정에서 허크와 우연히 만나게 됨으로써 허크의 모험에 목적을 더해 준다. 폭력과 돈에 대한 욕망으로 가득 찬 아버지로 대변되는 백인 사회로부터 떠나려는 허크와 인권을 무시하는 백인 사회로부터 새로운 세상을 향해 떠나가는 짐의 모습은 당시의 남북전쟁이 일어난 배경을 고스란히 보여 주고 있다. 표면상 노예 제도의 폐지가 목적이었던 전쟁이었으나 그 내면은 백인 사회의 계층 간 갈등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지목되기 때문이다.

 

 흑인 노예 제도를 기반으로 부를 축적한 남부의 백인들은 스스로를 귀족으로 간주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흑인이란 단지 재산이고, 재산을 불려 주는 도구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에 비해 상공업이 발달한 북부의 주들은 노예 제도에 연연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에게 흑인 노예는 값싼 노동력이자 상품을 판매할 새로운 시장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시각의 차이는 갈등의 시발점이며 백인 사회의 동요를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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