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12 : 말테의 수기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12
홍은희 글, 최순표 그림, 손영운 기획, 라이너 마리아 릴케 원작 / 채우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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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릴케는 1904년부터 [말테의 수기]를 쓰기 시작하여 1910년에 로마에서 완성했다. [말테의 수기]를 쓰는 동안 릴케는 로마를 여행했으며,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머물기도 했다. [말테의 수기]에는 이 6년의 경험뿐만 아니라 릴케 자신의 어린 시절 추억과 로댕의 전기를 쓰기 위해 파리에 머물렀던 체험이 녹아있다.

 

 [말테의 수기]는 릴케의 모든 추억이 마치 산문시처럼 구성되어 있다. 말테의 추억은 일기와 편지 같은 아주 주관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고, 역사적 인물에 대한 객관적 서술까지 담고 있어 무척 다양하다.

 

 [말테의 수기]의 독일어 원제목은 [말테 라우리츠 브리게의 수기]이며, 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덴마크의 이름 없는 청년인 말테가 자신의 일기를 쓰는 형식으로 되었다. 이 소설은 1부와 2부로 나누어서 구성되었는데, 일반적인 소설과는 달리 어떤 줄거리나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지 않는다.

 

 이 소설의 주인공 말테는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서로 깊은 내면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약 71개 정도의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자신의 시선으로 하나씩 짚어 가면서 각각의 이야기들이 품고 있는 의미를 조각품을 다듬어 가듯이 정교하게 새겨 나갔다. 이 소설이 다루는 주제는 크게 나누어서 죽음과 사랑이다.

 

 

 [말테의 수기]에서는 몇 개의 커다란 주제가 끊임없이 변주된다. 가장 큰 주제는 존재의 불안이다. 작품의 서두에서 언급된 이 주제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형되면서 계속 등장한다. 말테가 익명의 존재로서 거대한 대도시에서 느끼는 불안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겹쳐진다. 사물화 되고 고유한 의미를 잃어버린 대도시에서의 죽음에 무방비로 노출된 버림받은 이들의 모습에서 말테의 존재의 깊은 불안을 느낀다.

 

 또 다른 주제는 소유하지 않는 사랑이다. 말테가 예로 들고 있는 수많은 여인들의 공통점은 대부분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괴로워하다가 그 사랑의 고뇌를 문학으로 승화시킨 여인들이다. 말테가 펼치는 사랑은, 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을 구분한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사랑받는 이는 사랑하는 이에 종속되고 사랑의 대상으로 전락해 버리지만, 사랑하는 이는 그 어느 속박으로부터도 자유롭고 사랑하는 대상을 넘어서 더욱 발전해 나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말테는 사랑의 최고 형태는 신에 대한 사랑이며 신은 대사잉 아니라 방향이라고 주장한다.

 

 [말테의 수기]는 여러 개의 주제들이 상호보완하면서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새로운 모티브로 급변하며 끊임없이 변주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형식을 통해 [말테의 수기]는 독일 문학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 문학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이 되었다. 그리고 소설이지만 소설다운 줄거리 전개가 없다. 일기 형식의 단상이라든가 편지의 일부, 과거의 추억과 비망록 같은 여러 개의 단편적 수기가 집성되어 있을 뿐이다.

 

 [말테의 수기]는 수많은 조각들이 합쳐져서 커다란 전체를 이루는 몽타주 방식의 소설이다. 또한 다양한 형태의 글쓰기 형식을 혼합하고 있다. 그래서 [말테의 수기]는 모더니즘 소설을 여는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평가받는다. 릴케는 [말테의 수기]를 통해 이전까지의 인식 방법이나 서술 방식으로 서술하려고 했다. 그런 노력이 독특한 구성 형식을 탄생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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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수목육아일 - 육아 퇴근을 꿈꾸는 엄마들을 위한 힐링북
썬비 지음 / 허밍버드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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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을 하고 서로의 사랑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아기를 임신하게 되면 너무 기쁘고 행복해 한다. 하지만 달이 거듭되면서 배가 불러오고 출산일이 다가오면 자신도 모르게 겁나고 불안하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아기를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을지, 출산 후 육아는 어떻게 해야할지 등에 관한 것일 것이다.

 

 이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처음 경험하는 일이기 때문에 겁나고 두려운 것이다. 그러나 주변에 이미 출산해서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을 보면 다들 과정을 겪었지만 아기들을 잘 키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변에는 육아에 관한 책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이 책은 보기 쉽고 편하게 되어 있어서 언제나 찾아보기 좋고 기억하기 좋아 육아에 많은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임신을 하게 되면 술도 마셔선 안 되고, 날것인 회도 안 되고, 임신 초기에는 수영장이나 바다도 안 되고, 5개월까지는 염색도 파마도 안 된다. 이렇듯 임신을 하면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들도 태어날 아기를 위해 엄마는 참아야 한다.

 

 그러니 아빠는 이렇게 희생하는 엄마를 많이 도와줘야 한다. 옆에서 불편한 것은 없는지 뭐가 먹고 싶은지 등 항상 신경을 써줘야 한다. 그러니 이전과는 다르게 아빠도 변해야 할 것이다.

 

 임신을 하게되면 살도 점점 쪄 몸도 무거워지고 다리도 퉁퉁 부어 아프다. 하지만 이젠 엄마기 때문에 아기를 위해 기꺼이 참아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출산이 다가오면 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있다. 가령 쭈그려 앉기, 엎드리기, 장시간 다리 꼬기, 포옹 등이다.

 

 아기를 출산해 키우다보면 엄마는 자연스럽게 아기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추게 된다. 자주 젖을 먹어야하는 아기는 잠깐 자고 일어나 젖을 찾는다. 엄마도 아기가 깨서 젖을 찾으면 젖을 물려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엄마의 수면도 아기에게 맞출수밖에 없다. 아무리 잠을 못자 피곤하고 힘들어도 엄마들은 거뜬히 참고 견뎌낸다.

 

 

[등장인물]

 

1. 썬비

- 드라이브를 즐기던 디자이너.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엄마가 되어 있었다.

 

2. 조엘

- 다정한 마요팬 1호. 사람보다 사랑스러운 강아지 같은 남편.

 

3. 마요

- 엄'마' 아빠 사랑해'요'. 엄'마' 밥 주세'요'. 걱정하지'마요' ..... 라는 뜻을 갖고 태어난 아기.

 

 

[저자소개]

 

저자 : 썬비

 어려서부터 단 하루도 빠짐없이 그림을 그려온 여자. 그림 그릴 도구가 없으면 손가락을 벽에 대고 스케치할 정도로 그림은 일상이자 삶의 즐거움이다. 좋아하는 것은 비행기 이륙할 때의 느낌, 캠핑, 드라이브, 요리, 사진 찍기 등이다.
 애니메이션과를 졸업한 후 웹툰, 캐릭터 디자인, 일러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했으며 직접 디자인한 커플티는 연예인 협찬 의뢰가 들어올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능력 있는 모바일 콘텐츠 디자이너로 일하던 중 태교 삼아 그린 그림일기가 엄마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인스타그램에서 유명인이 되었다. 육아 매거진 [맘앤앙팡]과 네이버 [맘·키즈]에 그림일기를 연재했으며 현재는 육아용품 일러스트, 이모티콘 제작 등 색다른 채널을 통해 육아동지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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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11 : 구운몽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11
윤병언 글, 정찬호 그림, 손영운 기획, 김만중 원작 / 채우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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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만중은 1637년에 태어나 1692년에 56세를 일기로 생을 마쳤다. 본관은 광산, 자는 중숙이고, 아호는 서포이며, 시호는 문효이다. 조선 후기 숙종조의 문신이자 우리 고전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천재적 문장가이다.

 

 김만중은 우리말 문학의 독자성과 의의를 선구적으로 주장하여, 중국 문학을 절대시하고 무분별하게 한문학을 모방하는 풍조를 비판하였다. 우리 노래를 한시로 바꾸면 그 말씨의 아름다움을 알 수 없으며, 비록 무지한 백성들이라 해도 제 나라말로 노래할 때 절로 감동을 전할 수 있다고 하여 한문학을 숭상하는 중국 문화 사대주의를 배격하였다.

 

 이와 같이 성리학과 한문학이 지배하던 시대에 민족 문화와 국어 문학의 독자성과 가치를 인식하고, 직접 [구운몽]과 [사씨남정기] 같은 국문 소설을 지어 온 나라 사람들을 감동시킨 것은, 이탈리아 피렌체의 단테가 중세 라틴어 종교문학을 거부하고 제 나라말로 [신곡]을 지어 르네상스를 이끈 것과 같은 근대적인 각성을 보여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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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은 고대 설화에서 비롯하였다. 설화는 신화, 전설, 민담을 말하는데, 신화는 시조의 탄생과 나라의 건국 과정에서 영웅적 신성미가 후대 소설에 전승되기도 하고, 전설은 비현실적인 내용과 함께 교훈적 의미가 소설에 반영되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소설의 형성에 기여하게 되는 것은 민중의 다양한 상상력이 모여 형성된 민담인데, 여러 인물들이 펼치는 흥미진진한 줄거리는 소설에 필요한 허구적 요소를 잘 갖추고 있어서 소설 형성의 밑거름이 되었다.

 

 조선 후기 들어 사대부들 사이에 소설의 가치를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본격적인 양반 소설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 대표작이 바로 [구운몽]이다. 실학자 가운데 박지원은 [허생전] [양반전]처럼 지배층을 비판하는 한문 소설을 지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조선 시대 평민들은 서로하를 [춘향가] [수긍가] [심청가]와 같이 독특한 판소리 양식으로 전승시켜왔는데, [홍길동전] [구운몽] 같은 양반들의 한글 소설이 보급되자, 전기수(직업적으로 소설을 읽어 주는 사람), 세책가(소설을 빌려 주는 업소)가 등장하고, 방각본 소설(상업적인 소설 출판)이 성행하면서 양반 소설을 모방하기도 하고, 판소리 사설을 변용한 판소리계 소설을 탄생시키면서 19세기를 소설의 시대로 만들어 낸다.

 

 [구운몽]은 장편의 국문 · 양반 소설로서, 한몽 구조를 가진 몽자 소설의 효시요, [금오신화]를 계승하여 신선계와 귀신을 넘나드는 전기 소설이고, [홍길동전]을 계승하여 양소유가 영웅적 일대기를 보여 주므로 영웅 소설이며, 토번과의 전쟁담이 펼쳐져 전쟁 소설이라고 할 수 있고, 양소유와 여덟 처첩간의 애정이 중요한 골격을 이루므로 애정 소설임이 분명하고, 나아가 사상적으로 불교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그 장르적 성격이 다양한데, 그 작품성 또한 주체적인 문학 의식을 바탕으로 비교할데가 없을 정도로 뛰어나, 우리 고전 소설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구운몽]은 현실과 꿈을 오가는 환몽 구조를 채택하였다. 이 환몽 구조의 특징은 현실 속의 주인공이 갈등을 겪다가 꿈속에서 다른 성격의 인물로 환생하여 일생을 살지만, 다시 깨어나 인생의 덧없음을 깨닫는 구조를 말한다.

 

 [구운몽]이 재미있는 이유 중 하나는 환몽 구조가 이중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현실의 주인공 성진이 꿈속에 양소유로 환생하는데, 꿈속에서 다시 꿈을 꾸어 성진의 현실 속 무대인 용궁과 연화봉을 다녀오는 장면이 들어 있다. 또 하나, 인간이 꿈속에 신선 세계를 경험하는 다른 몽유 구조와는 반대로, 꿈의 세계로 되어 있는 양소유의 일생은 오히려 현실적이고, 현실 세계로 되어 있는 천상계는 오히려 신비롭게 그려진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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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후기 실학자 이규경의 [소설변증설]에 의하면, 만중은 큰 아들이 먼저 세상을 뜨고 만중조차 유배를 당하자 무척 상심했을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유배지에서 [구운몽]을 지었다고 한다. 또 만중은 화려한 벼슬길에도 불구하고 멀리 절해고도에 귀양을 가서는, 부귀영화가 모두 부질없는 것이며 현세의 고통도 잠시일 뿐이란 뜻을 자신도 되새기고, 어머니에게도 전하고 싶었을 것이다.

 

 김만중은 [구운몽]의 대부분을 조선 시대 사대부로서의 이상적 가치관을 양소유를 통해 드러내는 데 할애한다. 입신양명으로 충절과 효행을 충실히 실천하는 양소유의 일대기는 조선 시대 사대부들의 유교적 이상주의와 부합된다. 꿈은 인간의 보편적 갈망이므로 성진의 꿈을 통해 보여 주는 세계가 곧 작가의 주제 의식을 설명한다고 보는 관점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고전 소설이 그렇듯이 [구운몽]도 중국을 무대로 삼았다. 고전 소설의 작가들이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것은 주제 의식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문학적 방편이다. 사회적 정치적 비판 의식을 드러내는 데 조선을 직접 배경으로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김만중은 [서포만필]에서 중국 중심 문학관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하였고, 국문 소설을 지어 우리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사람이다.

 

 [구운몽]은 후대의 문학과 예술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성진과 양소유, 팔선녀와 여덟 부인을 소재로 하여 시조와 가사가 지어지고, 후대의 다른 소설 작품에서 미인의 상징으로 팔선녀가 거론되기도 하는 등 다채로운 사랑의 에피소드는 두고두고 음미되었다. 또 주요 대목들은 민화로 그려지기도 하였는데, 이런 민화들은 십장생 민화와 같이 부귀영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널리 사랑을 받았다.

 

 사람들은 [구운몽]에서 차용한 예술적 이미지와 소재를 활용하여 다양한 예술적 양식으로 재창조하였던 것이다. 누구나 양소유처럼 극진한 부귀와 공명을 누려보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을 것이다. 오늘날에도 [구운몽]의 변용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데, 과거에 비해 훨씬 진지한 문제의식과 개성적인 연출로 소설, 영화, 연극, 만화,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변용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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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10 : 열하일기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10
박교영 글, 박수로 그림, 손영운 기획, 박지원 원작 / 채우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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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학자들은 문명적으로 월등히 앞선 청나라에 직접 가서 느낀 그 엄청난 문화적 충격 속에서 우물 안 개구리인 조선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또한 서양에서 수입된 서적을 통해 새로운 학문을 접하면서 과학에도 눈을 뜨게 되었고 이것이 장차 '청나라의 앞선 문명을 배워 우리나라의 힘을 키우자'라는 뜻을 가진 북학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런 생각을 가진 학자들 가운데 바로 연암 박지원이 있었던 것이고 그의 친구들인 홍대용, 이덕무 등도 있었다.

 

 [허생전]과 [호질]을 쓴 연암 박지원은 일찍부터 실학에 눈을 떴다. 당시 조선의 양반들은 청나라를 오랑캐의 나라라고 멸시하면서 언젠가 망할 것이고 우리가 명나라를 위해 복수를 해야 한다고도 생각했었다. 그러나 청나라는 중국의 오랜 전통과 역사, 문화를 이어나가는 훌륭한 제도를 갖추고 있었고, 동아시아의 문명국에서 이제는 세계의 중심으로 발돋움하고 있었다.

 

 수많은 기행 문학 가운데 [열하일기]가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새롭게 해석되고 생산되며 우뚝 자리하고 있는 것은 연암 박지원의 타고난 글솜씨 때문만은 아니다. 그가 단순히 청나라의 문물을 기록하고 전하는데 그치지 않고 세심한 관찰력과 특유의 유머 감각을 통해 그것을 헤아리고 나아가 그이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당시 조선 사회의 각성과 변화를 요구했기 때문일 것이다.

 

 박지원은 1737년에 서울의 명문가 집안의 2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열여섯 살에 장가를 들었는데, 장인인 이보천에게 학문을 배워 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박지원은 20세를 전후하여 과거 시험 준비를 시작했는데, 당시 영조 말의 어지러운 정치 상황은 그에게 정치에 대한 불신과 회의를 안겨 주었다.

 

 영조가 감탄할 만큼 글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 박지원이었으나 결국 그는 과거 시험에 등을 돌리고 서울의 전의감동에서 많은 사람들과 사귀며 자신의 학문을 닦았는데, 그가 교제하던 인물들은 홍대용, 박제가, 이덕무 등 실학자들이었다.

 

 한편, 1778년에 박지원은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황해도 금천의 연암골로 들어간다. 이 연암이 박지원의 호가 되었다. 박지원이 그곳에 들어간 이유는 정조 즉위 직후 홍국영이라는 인물이 세를 떨치게 되자 평소 홍국영에 대한 비판을 하던 박지원의 신변이 위태로웠으므로 그의 친구들이 그를 피신시켰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후 1970년에 홍국영이 실각한 후에 다시 서울로 돌아온 연암에게 일생일대의 행운이 찾아 온다. 바로 팔촌형이자 영조의 사위인 박명원이 청나라 황제인 건륭제의 생신 축하 사절단의 정사로 임명된 것이다. 박지원은 이 사행단에 자제군관 자격으로 함께 하게 되었다. 박지원은 압록강을 건너 만난 중국의 풍속과 역사, 정치, 문화 등을 그의 탁월한 관찰력과 특유의 철학적 사유로 풀어놓으며 [열하일기]라는 걸작을 세상에 남겼다. 박지원은 말년에 서울의 북촌에 계산초당이라는 집을 짓고 살다가 6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사행은 조선의 사신이 중국으로 파견되는 것을 말한다. 사신 일행은 중국으로 가는 길에서 일어난 일과 보고 들은 것, 새롭게 느낀 것들을 적는 일종의 기행문인 사행록을 적어서 보고했다.

 

 여행이 일반화되지 않았던 당시의 사행은 원거리 여행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비록 힘들고 먼 여정이었지만 일단 가면 얻는 것이 훨씬 많다고 생각했다. 이 사행을 따르는 무리에는 상인도 있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특산품인 인삼 등을 거래해 이익을 올렸고, 중국의 특산물을 가져와 무역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사행은 크게 정기 사행과 임시 사행으로 나뉜다. 정기 사행에는 절기상 동기를 즈음해서 보내는 동지사, 신년 축하를 위한 정조사, 황제와 황후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성절사, 황태자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천추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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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09 : 고도를 기다리며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9
주진 글, 박강호 그림, 손영운 기획, 사무엘 베케트 원작 / 채우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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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전통적인 연극 서술 구조를 지양하고, 현대 연극의 새로운 소통 방식을 개척하는 데 기여한 부조리극의 전형적인 모델이 되는 작품이며, [고도를 기다리며]의 무대는 인간을 둘러싼 가식적인 문명의 오물에서 멀어진 존재의 사막으로서 대상이 불분명한 암담한 기다림만이 강요되는 실존의 장소가 된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말 그대로 고도라는 이름의 어떤 사람을 기다리면서 생기는 이야기다. 주인공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매일 어떤 장소에서 고도를 기다린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고도는 오지 않는다. 두 주인공은 자기들끼리 웃고 울고 싸우고 화해하기를 반복하면서 계속 고도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왜 기다리는지, 고도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지만 포기하지 않고 마냥 기다리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고도를 기다리면서 겪는 황당한 사건들을 보면서 실컷 웃게 된다. 그리고 한 가지 의문을 가진다.

 

 의문에 대한 답을 알기 위해서는 이 이야기가 만들어진 시대를 알아야 한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제2차 세계 대전 때 탄생했다. 당시 사람들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전쟁 속에서 간절하게 희망을 찾고 있었다. 사람들은 고도를 기다리는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처럼, 그래도 언젠가는 전쟁이 끝날 거라는 희망을 품고 고난과 역경의 긴 시간을 견뎌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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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의 기원은 동서양 모두 공통적으로 원시 지역사회의 종교 의식에서 자취를 볼 수 있다. 신의 탄생, 죽음, 부활을 노래와 춤으로 찬미하던 원시민족의 제례 의식은 의식을 집행하는 신관과 따르는 사람들이 배우와 관객의 역할을 하면서, 신을 모방하고 신에 대한 두려움과 경이감을 해소했다.

 

 연극의 기원을 노동에서 찾는 사람도 있다. 인간이 노동을 하는 동안 능률을 높이거나, 고통을 덜기 위한 수단으로 고안됐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연극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발생하여 인간 본성의 표현과 사회적 요소의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또 언어가 발생하면서 본격적인 연극이 시작되었으며, 여기에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상상력이 가미되어 본격적인 연극의 형태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1945년, 세계는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남과 동시에 냉전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전쟁으로 인한 혼돈과 분열이 사람들에게 과학과 문명에 대한 불신을 가져왔다. 이러한 시대적인 배경 속에서, 1950년대 프랑스 극작가들에 의해 부조리극이 탄생했다. 부조리극의 뿌리는 인간에 대한 가치를 탐구하는 노력에서 비롯되었다. 부조리극의 극작가들은 다소 비관적인 입장으로 세계를 바라보았다. 인간은 절망과 혼돈 속에서 불안할 수밖에 없는, 이해할 수 없는 부조리한 세계에서 살고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래서 부조리와 혼돈 그 자체만을 강조했다.

 

 1950년 이오네스코의 [대머리 여가수]가 파리의 녹탕빌 극장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이로써 현대 연극의 주요 경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부조리극이 탄생한 것이다. 또한 1961년 미국에서 마틴 에슬린의 저서 [부조리 연극]이 출판되었다.

 

 초창기 부조리극은 그 난해함 때문에 모두 푸대접을 받았다. 심지어 분노한 관객들이 입장료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관객들도 차츰 부조리극이 무엇을 말하는지 받아들이고, 베케트의 [고도를 기댜리며]가 노벨 문학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마침내 고도를 기다리는 데 지쳐 어디론가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말과는 다르게, 그들은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1막이 끝난다. [고도를 기다리며]의 결정적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1막의 마지막 장면이다. 두 사람은 결국 떠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처음처럼 서 있다.

 

 고도가 무엇을 뜻하는 것이든, 그들은 끝까지 고도를 기다리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불안하고 암울한 미래를 예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끝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준다고 해석되기도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프랑스가 나치의 지배를 받던 상황에서, 속수무책으로 막연한 자유와 해방과 평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을 조롱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직접 용기를 내어 앞장서서 해결하려 들지 않고, 고도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는 지식인들의 용기 없고 비굴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장면이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제목 그대로 고도를 기다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부조리극이 아니라면 '긴 기다림 끝에 마침내 고도를 만났다.'는 결론이나 장황한 대사와 상황으로 1막을 마무리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무엘 베케트는 그것으로 끝을 내지 않고, 말과 다르게 자리를 떠나지 않는 두 사람의 모습을 침묵 속에 세워든 채 끝을 맺는다.

 

 [고도를 기다리며]가 더욱 의미 있게 평가받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에 있다. 자아와 희망을 잃고 실존주의의 패배감만 내세우는 국민들에게 현실을 일깨워 주고 희망이 올 것이라 말해 주고 있기에, 이 작품은 단순한 부조리극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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