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5시에 퇴근하겠습니다
이와사키 유미코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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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14년에 내각부가 발표한 '일과 삶의 균형'에 관한 개인, 기업 서베이 결과를 보면, 노동시간이 긴 사람일수록 상사로부터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일이 늦다는 부정적인 인식은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테면 상사가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라 평가하는 기준을 자세히 살펴보면, 하루 노동시간이 열 시간 미만인 경우는 38%인 데 비해 열두 시간 이상인 사람은 53%였다고 한다. 책임감이 강한 사람, 일을 잘하는 사람 같은 긍정적인 인식에 대해서도 비슷한 경향이 있는 듯하다.

 

 

 제품 자체에 차별성이 있다면 영업이나 판촉에 막대한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다. 특히 압도적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제품은 콘셉트와 셀링포인트가 분명한 광고를 만들 수 있게 해준다. 당연히 고객에게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되고 잘 팔리는 제품이 되는 것이다.

 

 기업은 늘 안정적인 수입이 없으면 이익을 내기 위해 밤늦게까지 일해야만 한다. 그런데 압도적으로 차별화된 제품을 계속 개발하면, 히트 상품이 나오게 되고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밤늦게까지 일할 필요가 없게 된다.

 

 랭크업 회사에는 차별화된 제품 개발력 외에 '제품을 알기 쉽게 전한다'라는 비결이 있다. 이것은 효율 경영에 없어서는 안 되는 힘이다.

 

 또다른 비결은 친절하고 공손한 서비스이다. 직원들은 고객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고객 엽서를 제품과 함께 상자에 넣는다. 이 엽서를 통해 고객은 언제나 의견을 보낼 수 있다.   

 

 

 랭크업은 창업하고 나서 4년 동안 아무리 늦어도 저녁 7시 이전에는 퇴근하는 회사였다. 그러나 사장의 출산으로 변화를 겪는다. 출산 후 사장은 그동안의 공백 기간을 메우려고 열심히 일했으나 전과 똑같지는 않았다. 사장이 출산했을 무렵 회사는 시스템 트러블을 겪고 있었고 창업 이후 처음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심야 야근이 계속 되었다.

 

 또한 야근을 하면서까지 자잘한 기존 사업을 유지하기보다는 늘 새로운 발상으로 새로운 업무를 발전하고 싶어서 사무직을 폐지하게 된다.

 

 사무 작업은 아르바이트나 파견직 직원에게 맡기고 회사 직원들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사무직을 폐지한 것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그것은 인사 평가 제도를 채용했고, 직원들이 정년까지 일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이다.

 

 이런 랭크업 회사는 야근이 거의 없고 오후 5시에는 다들 퇴근한다. 게다가 실적은 10년 연속 흑자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최악이었다. 직원들은 불평과 불만이 많고 스트레스로 가득했다. 결국 몸이 안 좋아 쓰러진 직원이 생길 만큼 최악의 환경이었다. 야근을 안 하고 일찍 퇴근해도 직원들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사장님, 5시에 퇴근하겠습니다

 

 인간의 가치관은 그 사람의 인생 경험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저마다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치관을 전부 다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회사의 가치관이 정해지면 직원은 그것이 자신의 것과 약간 다르더라도 이해하고 그에 따르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러면 모두가 같은 방향성과 판단 기준을 갖게 되는 것이다.

 

 10년 동안 경력직 직원을 뽑아 직원 수가 늘어났는데 직원들의 가치관이 제각각이라 모두가 같은 방향을 목표로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작정하고 신입 사원 채용을 시작하는데 그것이 대성공을 거둔다.

 

 신입 직원의 경우에는 일단 입사할 때부터 어느 정도 회사의 가치관에 동의한 거라 볼 수 있고, 부서를 배치하거나, 인사이동을 하는 것에도 부담이 없다. 결과적으로 직원을 육성하기 좋다.

 

 한편 경력 직원은 전문직 채용이 많아서 자신의 과거 경력을 좀 더 성장시키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인사이동이 어렵고 조직이 종적 구조가 되기 쉽다. 신입 직원의 존재가 경력 직원들에게 자극도 된다. 그래서 이 회사는 신입 직원도, 경력 직원도 즐겁게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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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그림 찾기 : 일본 여행 나를 위한 힐링 놀이북
몽땅연필 지음, 류나연 그림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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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다른 여행 도서와는 매우 차별적이다. 또한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하는 그런 가벼운 도서도 아니다. 일반적으로 여행 서적하면 화려한 컬러사진에 잡지 같은 느낌의 서적이 많다. 하지만 이 도서는 아이들과 함께 놀이도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일본을 접할 수 있어 좋다.

 

 그리고 일본 명소들의 다른 그림 찾기를 아이들과 찾아보고 그 곳의 설명도 보면서 이야기도 하고 색칠 공부까지 할 수 있어 아이들과 좋은 시간 보내는데 탁월하다. 아이들이 이 책을 보면서 일본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시야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나라, 인력거> - 50p

나라공원 주변에 가면 많은 인력거를 볼 수 있는데

인력거를 타면 친절한 인력거꾼으로부터 다양한 관광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개화기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인력거를 실제로 타볼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이 된다.

 

 

[책 속으로]

 

 일본은 네 개의 큰 섬인 훗카이도와 혼슈, 시코쿠, 규슈 그리고 주변의 약 6,852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이다. 총 면적은 우리나라의 약 1.7배이며 면적순으로 세계 61위이다. 섬의 상당수는 화산으로 인해 생겼으며 현재에도 화산과 지진 활동이 일어나고 있다. 일본의 인구는 약 1억 2,700만 명(2014년 기준)으로 혼슈 섬에 위치한 도쿄를 포함한 도쿄권에 약 4,0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일본은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로 민속신앙인 신도와 불교, 카톨릭, 기독교 등 다양한 종교가 있다. 그러나 일본인의 90% 이상이 신도를 믿고 있으며, 여러 개의 종교를 믿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런 현상은 결혼식을 교회나 성당에서 하고 장례는 불교식으로 하는 사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일본은 냉대 기후에서 열대 기후까지 다양한 기후대에 걸쳐 있고, 복잡한 지형과 해류의 영향으로 지역별 기후차도 큰 편이다. 그래서 지역별로 다양한 문화를 갖고 있다.

 

 일본에서는 1년 내내 다양한 '마쓰리'가 펼쳐진다. 마쓰리는 원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을 의미하나  현재는 축제를 의미하게 되었다. 일본의 민속신앙인 신도에 뿌리를 둔 마쓰리는 신에게 경배를 드리며 신과 교류함으로써 풍작과 사업 번창, 건강 등을 기원하는 행사였다. 현재의 마쓰리는 종교적 성격을 뛰어넘어 지역 사람들의 친목을 도모하며 지역을 알리는 대표적인 관광 상품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역마다 고유의 특색을 간직한 마쓰리는 전 세계로부터 수많은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다른 그림 찾기 일본 여행

 

[저자 소개]

 

글 : 몽땅연필

연필이 ‘몽땅연필’이 되는 순간까지 글을 쓰고 싶은 사람입니다. 엉뚱한 상상을 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는 것을 좋아해,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담을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어 계속 노력 중입니다.

 

 

그림 : 류나연

늘 접하는 소소한 일상을 하얀 종이에 담아내는 것을 좋아해 사각사각 손 안에 그림으로 담아내는 작업을 했습니다. 처음으로 책 작업에 참여하며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어 너무 즐거웠습니다. 빛을 잘 다루고 싶고, 눈에 담기는 모든 것을 그리고 싶은 저는 오늘도 저만의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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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당한 사람들의 일곱 시 조찬모임
백영옥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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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면서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실연은 한 두번씩은 겪어봤을 것이다. 실연을 당해본 사람만이 실연당한 사람의 심정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실연을 안 당해봤어도 실연당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말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이해한다고 말하던 사람도 정작 실연을 당해보면 그 당시 이해한다고 말했던 자신이 얼마나 경솔했었는지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직접 경험을 하지 않더라도 실연당한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이 책을 통해 실연당한 사람들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사강이라는 여자와 지훈이라는 남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또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들은 일곱시 조찬모임에서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기념품도 교환한다. 실연당한 사람들끼리 모여 서로 다독이는 것이다. 아무래도 서로서로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고 헤아려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람이 실연에 빠지면 자신감도 떨어지고 우울증에도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이런 때 사람들을 만나 서로 따뜻한 위로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 실연에 관한 상처도 많이 치유될 것이다.

 

 그러니 실연당한 사람들은 그 상처를 다른 사람을 통해 치유받는게 가장 빠르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도 많은 친구들을 만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우울증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듯이 실연당한 사람들도 서로 만나 서로 감싸주고 보듬어주다 보면 분명히 치유될 것이다.

 

 

실연당했습니다.

스위치를 꺼버린 것처럼 너무 조용해요.

혼자 있으면 손목을 그을 것 같은 칼날 같은 햇빛.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영화제를 주최합니다.

실연 때문에 혼자 있기 싫은 분들은 저랑 아침 먹어주실래요?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으로 바로가기 (38p~39p)

 

실연당한 사람들의 일곱 시 조찬모임

 

 사강은 스스로를 죽이기 위해 칼날을 손목 위에 긋기 전의 절박함처럼 사랑이 죽어가는 과정을 떠올리고 있었다. 에디트 파아프의 노래를 반복해서 듣던 날 밤, 사강은 어둠 속에서 자신의 트위터에 뜬 문장을 읽고 있었다.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영화제를 주최합니다.

실연 때문에 혼자 있기 싫은 분들은 저랑 아침 먹어주실래요?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으로 바로가기

 

 그녀는 잠들지 못한 채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으로 바로가기'를 클릭했다.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입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치유의 영화제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기념품 가게

 

 사강은 손가락으로 실연이나 치유 같은 단어들을 쓸어내렸다. 각각의 제목을 손가락으로 클릭하면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설명되어 있는 몇 개의 카테고리가 나왔다. 그녀는 충동적으로 '치유'라는 단어를 클릭했다.    (42p~4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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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18 : 무정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18
고재봉 글, 장우룡 그림, 손영운 기획, 이광수 원작 / 채우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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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무정

 

 

 [무정]을 흔히 근대 장편 소설의 효시라고 말한다. [무정]은 이전의 소설들과는 상당히 다른 소설이었다. 다시만 해도 남녀가 유별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무정]은 시작 장면부터 남녀 사이의 애정 이야기가 나왔으니 당시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던 셈이다.

 

 이전 소설들은 한문 투의 어려운 문체로 생동감 넘치는 인물의 감정묘사가 어려웠던 반면, 이광수의 [무정]은 그 당시로는 혁명적이리만치 문체가 입말과 같은 자연스러운 글이었다. 생생한 입말로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쏟아 내니 이를 처음 접한 독자들은 그야말로 [무정]의 포로가 될 수밖에 없었다.

 

 [무정]이라는 소설은 이광수에게 있어 조금 남다른 소설이다. 그를 일약 스타로 만들어 준 소설이기도 하지만,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면 소설 속의 주인공 이형식이 이광수의 분신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무정]의 주인공 이형식은 고아로 자라다가 일본에서 유학을 하고 온 영어 교사다. 그런데 이 점이 이 광수의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이광수는 11세 되던 해에 콜레라로 부모님을 여의고 당시 한참 유행하던 동학에 가담한다.

 

 [무정]이 발표된 1917년에는 이미 우리나라가 일제에 의해 국권을 잃은 상태였다. 정치적인 자유가 없는 식민지인에게 [무정]의 이상과 꿈은 현실과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점을 예리하게 지적하지 못한 채 종종 일본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점은 [무정]의 계몽주의가 가진 큰 한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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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정]에서 기생 월화를 감복시키는 선각자가 나오니, 바로 패성 학교의 교장 함상모가 그 주인공이다. 함상모는 주인공 이형식보다 한 세대 전의 인물로 말하자면 구한말의 애국 계몽 운동가와 같은 모습으로 그려진다. 우리 민족의 실력을 길러 외세로부터 우리의 주권을 수호하고 조선 사회의 모순을 극복하자는 이른바 실력 양성 운동의 효시가 애국 계몽 운동인 것이다. 특히 이 시기에 대중을 설득하고 교화하는 방식으로 유행했던 것이 웅변이었다.

 

 이광수의 [무정]에 나오는 함상모 역시 빼어난 웅변가로 나오는데, 당시 사람들이 이러한 웅변에 얼마나 관심을 가졌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런데 함상모의 웅변을 가만히 살펴보면 그 내용이 예사롭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함상모는 늘 우리 민족이 지금과 같이 위기에 처한 까닭이 우리 스스로의 무지와 타락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런데 함상모의 웅변 내용에는 평소 이광수 자신이 신문 잡지를 통해 노골적으로 외쳤던 자신의 사상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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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수 소설, [무정]은 조선이라는 오백 년 된 고목의 껍질을 벗고, 제국주의의 위협이라는 매운 한파에 맞서가며 새로운 시대를 건설하는 청춘들의 몸짓에 대한 이야기이다. 즉 [무정]은 이제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신호탄이다. 그래서 이 소설에는 새봄을 예비하는 아픔의 흔적도 가득하다.

 

 사람들은 [무정]에서 젊은 청춘 남녀의 열정에 찬 사랑을 읽어 낸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이광수는 근대의 벽두에 다른 이야기도 아닌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썼을까? 그것은 바로 근대의 속성 때문이다. 근대 시기에 최고의 가치는 바로 개인과 이 개인의 고유한 성격인 개성이었다.

 

 그러므로 [무정]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사랑에 대한 갈증은 곧 새로운 시대를 위한 염원에 다른 말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사람들은 [무정]을 통해 우리의 근대 사회를 이해하려하기도 한다. 즉 [무정]의 주인공들이 겪는 시련들이란 바로 근대를 열기 위해 극복해야 했던 우리 사회의 모순과 갈등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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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17 : 변신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17
최윤정 글, 김연승 그림, 손영운 기획, 윤순식 감수, 프란츠 카프카 원작 / 채우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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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카프카는 중산층 유대인 가정에서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두 형이 먼저 죽고 맏이가 된 카프카는 영적이고 경건한 유대인의 율법을 열심히 배워 나갔다. 그러나 카프카는 정신적으로 섬세함을 지닌 어머니 쪽 혈통에서 더 강한 일체감을 느꼈다.

 

 그리고 카프카가 기성 사회에 대해 명백한 적대감을 드러낸 것은 청년이 되어 자신을 사회주의자, 무신론자라고 선언했을 때였다. 성인이 되자 카프카는 사회주의자들에 대해 공감을 표시했고, 제1차 세계 대전 전에는 무정부주의자들의 모임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본질적으로는 수동적이었다. 정치적으로는 방관적인 자세를 고수했다. 유대인이기에 프라하의 독일인 사회에서 늘 고립되어 있었고, 현대 지식인이기에 전통을 고수하는 유대인들의 모임으로부터도 소외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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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프카 문학은 인간 존재의 불안과 좌절, 소외를 날카롭게 통찰하여 현대인의 실존적 체험을 극한에 이르기까지 표현했다는 데 의의를 가지고 있다. 또한 카프카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특징 중 하나는 유머 감각이다.

 

 카프카가 살았던 시대에는 식민지 약탈자본주의가 극에 달하던 시대였고, 시장을 둘러싼 제국주의 열강들이 무력으로 충돌하기 직전이었다. 빈부의 격차가 심해져 노동자 자본가 계급 갈등도 격화했고, 특히 노동자들은 생계의 위협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살인적인 노동 강도에 시달려야 했다. 노동의 진정한 가치는 사라졌고, 인간은 돈의 노예로 전락했다.

 

 지금으로 치면 산재 보험 공단 직원 신분이었던 카프카도 경제적 여건은 다소 나았지만 본질적인 상황은 일반 근로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산재 노동자들의 아픈 사정을 현장에서 체험하고 그들을 옹호하면서 당시 자본주의의 모순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긜고 그의 각성이야말로 자본에 휘둘리는 가족관계를 고발한 소설 [변신]의 탄생 배경이 되었다.

 

 

 카프카는 "본질적인 부조리가 인간을 죄인으로 만든다."라는 한마디의 결론을 위해 치밀한 관찰과 묘사를 했다. 카프카의 작품에는 독자와 공유할 뚜렷한 세계관도, 지배적인 철학도 없다. 그럼에도 그는 근대 이후 독일어로 문학을 집필한 작가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 되었다.

 

 그의 글은 우리와 관계없는 기이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어느새 우리들의 이야기로 돌아와 있다. 그래서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금 이 현실의 섬뜩함을 목격하게 해 주는 카프카의 글에 마술처럼 빠져든다.

 

 [변신]의 메시지는 현대 기계 문명 속에서 기능으로만 평가되는 인간의 물신화와 그로 인해 필연적으로 파생되는 소외 의식이나 불안 의식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변신은 작가의 억압된 소망을 표현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처럼 정반대의 해석도 가능한 것이 카프카 문학이 지니는 난해성이다.

 

 [변신]의 줄거리는 지극히 단순하다. 어느 날 아침 벌레로 변해 버린 한 청년이 그동안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주변과 가족을 벌레의 눈으로 바라보며 극도의 소외감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한 마리 벌레가 관찰한 인간의 형태와 심리, 그것은 지상에서 가장 우울한 풍경이며, 인간이란 단지 껍데기에 불과한 존재라는 것이다.

 

 변신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 역시 평생을 고독함과 사투를 벌이며 살았다. 낮엔 일을 해야 했기에 밤에만 글을 썼던 카프카는 작가의 삶을 열망했지만 14년간 평범한 월급쟁이 생활을 그만두지 못했다. 결혼 역시도 맘대로 되지 않아 평생 독신을 벗어나지 못했다. 건강도 나빴다. 그럼에도 그는 현실을 냉소하지 않고 절망의 끝을 담담하게 바라볼 줄 아는 작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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