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은 한 사람은 멘탈 뱀파이어가 되고, 또 한 사람은 숙주가
되는 관계다. 이 책에서는 멘탈 뱀파이어가 숙주인 상대방의 기를 빨아먹는 다양한 사례를 다룰 것이다. 이런 관계에서 멘탈 뱀파이어는 힘을 얻지만
숙주인 상대방은 기운이 빠진다. 장기간 반복적으로 기를 빨리면 숙주가 되는 상대방은 더욱 큰 피해를 받는다. 피해자는 스트레스에 시달려 남은
기운도 잃게 된다.
인간은 포유류와 마찬가지로 혼자서 살 수 없다. 언제나 인간은 여럿이 뭉쳐야 강해졌다.
또한, 인간은 함께 있어야 재능도 키울 수 있으며, 서로 필요한 것을 채울 수 있다. 그런데 자기 발전과 자기계발, 나아가 자기 행복에 걸림돌이
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피 대신 기를 빨아먹는다. 이들을 가리켜 '멘탈 뱀파이어'라고 부른다.
멘탈 뱀파이어는 문화권을 초월하며 머나먼 옛날을 포함해 어느 시대나 존재했다. 이들은 평범한
인간의 모습일 수도 있고 마법사나 무당의 모습일 수도 있다. 또한, 집단의 형태일 수도 있고, 적들을 공포로 몰아서 사기를 꺾고자 노래, 가면,
그림을 사용해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전술작전의 형태일 수도 있다.
수많은 사회가 멘탈 뱀파이어와 맞서고 있지만, 사회는 오히려 멘탈 뱀파이어가 활발히 나타날
수 있는 사회적 조건 혹은 문화적 조건을 만들어낸다. 특히 폐쇄적인 체제, 부패한 시스템, 물진만능주의가 판을 치고 개인의 책임의식이 희박해지며
다양한 지원 시스템을 남용할 수 있는 사회조직이라면 멘탈 뱀파이어는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다.
멘탈 뱀파이어는 특정하게 정해진 타입이 따로 없다. 소위 뼛속부터 이러한 성향을 타고난
사람들이 있다. 직장에서든 가정에서든 사회 생활에서든 기회만 있으면 뱀파이어 본능이 작동해 주변 사람들의 기를 빠는 사람들이다. 한편, 특정
사건이나 사기에만 멘탈 뱀파이어처럼 구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알아둘 것이 있다. 멘탈 뱀파이어의 목표는 다른 사람을 파괴하려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반대로 타인을 필요로 하며 타인에게 의존적이다! 단지 다른 사람의 생기, 에너지, 소위 '기'를 이용하고 싶은 것뿐이다.
오랜 시간 동안 다른 사람을 이용하는 멘탈 뱀파이어처럼 살게 되면 다른 사람에게 더욱
지나치게 의존만 하게 되고 자기관리 능력, 자율성과 독립성은 회복하기 힘들어진다. 이 단계가 되면 이제 멘탈 뱀파이어는 동기가 무엇이든지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 성장 과정에서 멘탈 뱀파이어가 된 사람들은 주고받는 법, 특히 주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멘탈 뱀파이어는 때를 가리지 않고, 모든 사회 계층에서 만날 수 있다. 따라서 멘탈
뱀파이어라고 해서 전부 물질적으로 부족하거나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애정 결핍이 있어서 도움이나 애정을 갈구한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높은
지위에 있거나, 적어도 누구나 부러워하는 지위에 있는 이들도 많다. 그들은 주변 사람들의 기를 빨아 최정상까지 올라가는 법을 체득했다. 현재의
유리한 상황, 높은 지위, 명성을 이용해 타인을 이용하는 법도 물론 잘 안다. 안타깝게도 멘탈 뱀파이어는 필요하다면 타인을 이용해 정상까지 오를
때가 많다.
누군가에게 기가 빨리고 있는 것이 맞는지 알고 싶은가? 그 사람 옆에 있으면 기분이 어떤지,
그 사람과 어울리고 난 후, 곧바로 기분이 어떤지 생각해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기분은 그날그날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멘탈 뱀파이어와 함께 있으면 정신적으로든, 감정적으로든 행복하거나 힘이 나거나 충만한 기분이 거의 들지 않는다. 그보다는 피곤하고
우울하고 의기소침하고 긴장되고 혼란스럽고 불안하고 탈진된 기분, 나아가 힘이 쫙 빠지는 기분이 든다.
사기, 거짓말, 불순한 의도, 위선은 멘탈 뱀파이어에겐 자연스러운 특징이다. 이들은 일부러
진실을 왜곡하거나 거짓말을 동원해 일부 사실을 숨기거나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꾀를 쓴다든지 각종 교활한 방법을 사용한다
멘탈 뱀파이어에게 당하는 사람들이 특별히 정해진 것은 아니다. 가족 중에 멘탈 뱀파이어가 있다고 해보자. 자신을 보호할 수단이 거의 없는
아이는 멘탈 뱀파이어에게 대책 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어릴 때부터 멘탈 뱀파이어에게 대책 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어릴 때부터 멘탈
뱀파이어에게 당한 경험 덕분에 이들에게 잘 대처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유독 멘탈 뱀파이어에게 당할 가능성이 큰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 특히
지나치게 예민한 사람과 남을 잘 도와주는 사람이 멘탈 뱀파이어의 공격에 취약하다.
혼자 남거나 버림받는 게 두려운 사람은 멘탈 뱀파이어 같은 사람이 주변에 있을 때 당할 수 있는 빌미를 준다. 이미지가 망가질까
전전긍긍하는 공인은 이를 이용하는 멘탈 뱀파이어 같은 사람들의 과도한 부탁을 들어준다. 두려움을 지니고 있으면 각종 멘탈 뱀파이어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두려움을 물리치면 당하지 않는다.
물론 우선은 어떤 종류의 두려움을 느끼는 것인지 알아본 다음, 여기에 대처해야 한다. 마음속의 두려움을 호기심 있게 바라보고 두려움에
휩싸여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자존감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