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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섬 앞바다 ㅣ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 5
홍상화 지음 / 한국문학사 / 2016년 1월
평점 :
처음 이 책의 제목만으로는 내용이 사랑에 관한 이야기 일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사랑도 너무 애절하고 절절한 그런 사랑이야기다. 사랑은 누구나 사정이 있고 이유가 있겠지만, 이 책의 주인공들 처럼 사연이 슬프고 가슴 시릴수가 없을 것 같다. 읽으면서 정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빠져서 보게 되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정말이지 범섬 앞바다를 꼭 가보고 싶은 충동도 느꼈다. 특히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의 소원을 못 들어줄까봐 남자가 범섬 앞바다에 한 행동은 정말 가슴아팠다. 바다 속 바위에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새겨 넣은 것은 감동이 안될수가 없었다. 아마도 이런 사랑을 불멸의 사랑이라고 하는게 아닐까 생각된다.
베스트셀러 작가 이정훈이 운명적인 여자를 만나게 되고, 그 운명을 사랑으로 승화시키는 이야기로 흥미진진하다. 처음엔 호기심에 혜진이 운영하는 가게를 찾아가게 되고, 그 곳을 미국에서 온 친구와 함께 찾아가게 된다. 정훈의 친구 마이크는 그 여인을 본 순간 너무 아름답다고 느낀다. 그러면서 정훈에게 잘해 보라고 말해준다. 하지만 정훈은 그런거 아니라고 말한다.
그런데 정훈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혜진에게 빠져들어가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런 정훈에겐 오래도록 정훈을 바라보는 미정이라는 여자가 있다. 정훈에 이 미정이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게 되고, 자신이 어떤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음을 말한다.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의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이란 말이 터오른다. 과연 살면서 진정한 사랑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생각해본다.
정훈은 혜진과의 사랑을 하면서 혜진의 소원을 가슴에 새기게 된다. 혜진은 자신이 죽거든 범섬 앞바다에 뿌려 달라고 정훈에게 말한다. 그러나 정훈을 사랑하게 된 혜진은 어느 날 미국으로 훌쩍 떠나버린다. 그 이유는 미국에서 살고 있는 혜진의 전 남자친구 때문이다.
혜진의 남자친구는 운동권 학생이었다. 그러다 체포가 되었고, 체포되어서 모진 고문까지 받게 된다. 고문을 받던 중 형사들은 다른 동료들을 자백하라고 하지만, 동료들을 발설할 수 없다고 생각한 정훈은 뜨거운 난로를 자신의 얼굴에 갖다대 버린다. 그러면서 얼굴 뿐이 아니라 말도 하지 못하게 된다.
그만큼 동료들에게 의리를 지킨 것이다. 화상을 심하게 입은 혜진은 남자친구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게 된다. 하지만 혜진은 남자친구가 자신을 사랑한다면 결코 이렇게 행동하면 안 되는 거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둘은 헤어지게 된다.
그러다 혜진은 정훈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개인적으로 사랑에 상처받은 마음은 다른 사랑으로 치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랑은 나이를 초월한다는 것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나이가 어떻든 서로가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젊은이나 나이 먹은 사람들이나 같은 것 같다.
그러나 혜진은 전 남자친구를 선택하고 미국으로 떠나 버린다. 갑자기 혜진이 떠난것을 알게 된 정훈은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러면서 하루하루 술에 의지해 산다. 그러던 어느 날 정훈은 혜진이 자신이 죽으면 범섬 앞바다에 자신의 유골을 뿌려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정훈은 자신이 얼마나 살 수 있을지 모르는 불안감에 범섬 앞바다 바다 속에 혜진의 웃는 모습을 새기게 된다. 그러다 잠수병에 걸리게 되고, 육지에선 그 두 다리를 사용할 수 없게된다.
정훈의 사랑법은 열정적임이 느껴지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나도 이런 사랑을 했었나 생각을 해보게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