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의 미술관 : 영웅과 님페, 그 밖의 신격 편 이주헌 미술관 시리즈
이주헌 지음 / 아트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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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화의 미술관 2편이 나왔습니다. 올림포스 주신들을 다룬 1권과 달리 님페나 영웅들의 이야기가 주입니다. 그리고 별 의미은 없지만 작가님은 61년 흰소띠시다. )

처음 기억에 남는 건 님페의 아름다움, 그리고 아틸란테. (첫번째 그림 존 윌리엄 고드워드)

아틸란테는 여자라 아버지께 버려졌고, 여자라 멧돼지 사냥에서 가장 큰 공을 세웠음에도 무시당했어요 . 그리고 결혼을 하면 동물로 변할거란 예언으로 결혼을 거부했고, 자신과의 달리기에서 이기는 것을 결혼의 조건으로 걸었습니다 .히포메네스는 아프로디테의 도움으로 황금사과 세 알로 경주에서 우승했고 결혼에 골인 ~~둘은 때와 장소와 상관없이 사랑을 나눴고, 신전 등에서의 사랑은 신들의 분노를 샀기에 , 둘을 사자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사자는 표범과 사랑해서 새끼를 낳는다고 믿었기에,사자로 변한 부부는 두 번 다시 사랑을 나누지 못하는 형벌도 받은 것입니다
그러나 다양한 이야기 중에 항상 마음을 빼앗는 이야기는 이카루스입니다.

이카로스의 아버지 다이달로스에게, 이카로스의 추락은 어떤 의미일까요
여기 사악한 질투로 정말 소중한 것을 잃은 이가 있습니다
바로 다이달로스
아테네의 천재 , 지상의 헤파이토스
그러나 그의 조카..탈로스(자신의 엄마인 페르딕스랑 같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지요)의 천재성을 질투했습니다.
민들레잎사귀를 보고 톱을 만들고, 바람개비를 보고 컴퍼스를 만든 천재.
젊고 활기찬 조카를 보며 다이달로스는 질투로 숱한 밤을 지새웠습니다.
결국 날고 싶어, 절벽끝에서 그 나락을 재어 보던, 탈로스를....뒤에서 밀어 버렸고, 그 일로 결국 아테네에서 도망치듯 쫓겨나게 됩니다.
크레타의 미노스왕은 그에게 노예를 선물로 주었고, 그 사이에 아들 이카로스도 태어나게 됩니다.
그는 또한 미노스의 아내인 파시파에를 위해 나무 암소를 만듭니다.
미노스가 포세이돈의 황소를 돌려 주지 않자, 저주에 걸려 아내인 파시파에가 바로 포세이돈의 황소를 사랑하게 되었도, 그녀는 다이달로스에게 암소를 만들어 달라고 하고 자신이 그 속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바로 괴물 미노타우로스가 태어나고, 다이달로스는 미노타우로스를 가두기 위해 미궁을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그 미궁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미노스왕은 미궁을 만든 다이달로스와 이카루스를 가둬 버립니다.
 자신이 만든 미궁에 갇힌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정성껏 밀랍과 깃털로 날개를 만들어 아들에게 붙인 다음 , 온갖 정성과 기도를 하며 아들을 밀었을 다이달로스.
그저 평온하게 날기를 바라며, 부디 무사하기를 바라며 이카로스를 밀어 주고 있습니다. (두번째그림 랑동의 이카로스와 다이달로스)
그러나...그의 손은 아들의 무사함을 바라는 간절한 손길만을 가진 것이 아닙니다.
운명은 기억하고 있겠지요.
조카를 밀던 그 손길...
결국 그때의 잔인했던 손길이 바로 부메랑이 되어 그의 아들 이카로스는 추락한  것이 아닐까요
그때의 잔인했던 손길이 이카로스를 태양 가까이, 조금 더 가까이 계속 밀었던 것은 아닐까요

질투는 나의 힘이란 시가 있습니다
질투는 나를 키우게 합니다.
조금 더 잘하게 하고,
조금 더 노력하게 하고,
조금  더 힘내게 합니다.
질투에 눈 멀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질투에 눈이 멀어, 아무것도 앞도 뒤도 옆도 보지 못한체
결국 누군가를 밀어 버리게 되지요.
그러나 자세히 살펴 보면,
누군가를 밀어 버린 것 같지만,
원 밖으로 밀려 나 있는 건 바로 자신.
지금 나는 질투가 힘이 되고 있는 걸까요. 질투에 눈이 멀어 있는 걸까요


이나루스에게 자신의 추락은 어떤 의미일까요.
여기 세명의 이카로스가 있습니다.
모두 각기 다른 모습..
마티스와 샤갈, 브뢰겔의 눈을 통해 비춰지고 있다.
이카루스..
아버지의 말을 거역한 못말리는 십대 일까요
아니면 꿈을 이룬 그래서 태양을 가진 이일까요


(세번째 그림 마티스)
붉지만 , 맑은 심장 하나가 뛰고 있습니다.
곧 꿈을 이루겠지요.
누구는 무모하다 하겠지요.
누구는 한심하다 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소년의 꿈은 태양 가까이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가 보는 것.
소년의 손은 추락하는 순간에도 자꾸만 태양을 그리워합니다.
소년에게...태양은, 하늘 높이 나는 것은 꿈이자 첫사랑이지 않았을까요.
결국 이리 될 줄 알면서도 어쩔수 없는 일.....
사람들은 그런 일들은 꿈과 사랑이란 이유로 말하곤 하지요.
마티스의 눈엔, 그러했나봅니다.
그래서 소년의 왼쪽 가슴엔 시리도록 붉은 심장 하나를 그려 넣었나 봅니다.
그렇게 소년은  꿈을 이루었고, 추락하는  대신 별이 되었나 봅니다.

여기 이카루스를 눈여겨 보는 이 또 하나 있습니다.(네번째 그림 브뢰겔)
그에게 이카루스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브뢰겔은 그저 돌아가는 세상을 보여줄 뿐입니다.
농부는 밭을 갈고, 배는 유유히 바다에 떠 있고,
브뢰겔의 시선이 차갑습니다.
왠지 낯설지 않은 풍경, 지금을 닮았습니다.
(브뢰겔의 그림엔 네덜란드 속담들이 담겨있습니다. 이 그림 또한 브뢰겔이 무심하다기 보단, 자신에게 아무리 큰 일이라도 세상은 돌아간다..뭐 그런 의미의 속담을 그린거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샤갈의 이카로스의 추락입니다.( 다섯번째 그림)
마을 사람들 모두 놀란 표정으로 하늘을 쳐다 보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모두들 어쩔 줄 몰라 하지요.
이카로스는 꿈을 이룬 모습이라기 보단 겁에 잔뜩 질려 있습니다.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 올지도 몰랐던 무모한 소년의 모습입니다.
태양 옆 이카로스를 향한 아버지 다이달로스의 애닮은 손짓도 빛에 바래 보이기만 할뿐.

똑같은 이야기에 똑같은 추락하는 모습을 담은 그림인데도 느낌이 정말 다르지요
한 사람은 꿈을 그렸고,
또 한사람은 그저  모든 것이 세상의 일부일뿐임을
또 한 사람은 무모한 소년에 대한 안타까움을 그렸습니다.
무모함이라기 보단, 꿈이라고 믿고 싶은건 왜 일까요

어릴적 어른들이 꿈을 물으면, 전 나무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나뭇잎이 예뻐서, 나무의 질감이 좋아서, 나무옆에 서면 나도 하늘만큼 키가 커져, 저 햇살 아래 설 수 있을것 같아서..
햇살 가득한 평상에 누워 바라보던 , 커다란 감나무잎사귀 사이로 비치던 햇살이 너무 좋아 그렇게 나무가 되는 꿈을 꾸기도 했지요.
그러면 어른들은 이렇게 말씀하셨죠.
그게 무슨 꿈이냐...
어른들에게 꿈이란 생산적인 일, 돈이 되는 일, 거창한 일과 같은 뜻이란걸 알게 되었지요.
그래서 그 후론, 선생님이라던가 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꿈을 이야기 했지요. (커서는 ㅠㅠ 나무의 님페들은 어마무시하게 예쁘다는 걸 알게되었지요)

이카로스...한심한 녀석, 저 봐라, 어른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에구, 호기심은 위험해..실수안 하게 조심해야지
어디선가 이런 말들이 들리는 것 같지 않으세요?
그런데 왜 이리 마티스의 그림이 와닿는걸까요
무모함도 호기심도 실수도 아닌, 태양에 조금 더 가까이, 그 햇살 더 가까이 느끼고 싶은 꿈을 택한 이카로스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어디선가, 어릴적 감나무 잎사귀에 실리던 햇살 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어디선가, 그때 그 바람이 부는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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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10-03 19: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주헌씨는 저도 참 좋아하는 작가예요. 덕분에 오랫만에 이주헌씨의 그림 이야기를 들이니 좋네요. ^^
예전에 우리 애들이 어릴 때 저 마티스 그림보고 울랄라 울랄라라고 제목 붙여놓았던게 생각나서 또 잠시 웃기도 하구요.

mini74 2020-10-03 21:24   좋아요 0 | URL
울랄라. 어울려요 ㅎㅎ 저희 아이는 어릴 때 브뢰겔 그림에서 이카로스 찾는 걸 좋아했어요. 다리만 나와 있는게 너무 신기하다고 ㅎㅎ
 
태엽 감는 새 연대기 1~3 세트 - 전3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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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는 49년 소띠. 그냥 소띠가 아니라 황금소띠시다 )

20살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이름쯤은 알고 있어야 한다는 이상한 강박을 심어준 책이다 ㅎㅎ 스메르자코프가 언제나 헷갈렸지만.
나의 10대가 비자발적이며 허영에 물든 고전문학의 시기라면
나의 20대는 무라카미와 베르나르의 시대였다.
개미를 쓰면서 100번을 고쳐썼다는 베르나르와 영어로 먼저 쓴 후 다시 번역하듯 문장을갈고 닦았다는 무라카미 하루키 .
분위기도 배경도 그 속에 깔린 음악과 맥주도 좋았다. 남자 주인공이 항상 뚝딱! 하고 금세 만들어 내는 요리도 , 특이하고 독특한 소재들도 좋았다.
왜색이 없어서 좋았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수트같은 문장도 좋았다.
20대의 무라카미는 좋아 좋아 투성이였다.
그 당시 무라카미 책은 모두 사 모았는데, 결혼을 하고 친정에 책을 정리하러 갔더니, 엄마는 강냉이를 한 보까리 주셨다
“네 책과 바꾼거다” 갖고 가지 않는 줄 아시고 ㅠㅠ 미안해 하시며 주신 강냉이 한 보따리. 그렇게 20대의 내 책들은 , 30대를 맞이하는 내게 강냉이로 남았다.


그러다 아이가 무라카미를 읽기 시작했다. 왠지 곤란하다. 아이와 공유하기 좀 뭣한 ㅠㅠ그렇지만 나의 20대를 생각하면, 아이의 무라카미 찬양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
예전 20대때 교수님이 요즘 인기 있는 일본작가 책을 물으셔서 무라카미를 답한 적이 있었다. 아이와 같이 읽어볼까하는 말에 저기 그러시다면 오에 겐자부로가 낫지 않을까요했는데 지금 내가 그 꼴이다. 하지만 뭐 어떤가싶은 맘도 든다. 그래서 다시 구입한 책이다.


그리고 나는 어제 밤새도록 마치 처음 읽은 책처럼 신나서 읽었다.
그리고 다시 속으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이름을 외워본다. 이것도 병이다 ㅎㅎ


여전히 술술 잘 읽히고, 문장은 촌스럽지 않으며, 독특한 세계관 설정과 작명센스.
그렇지만 지금의 내게 하루키는 다르다.
맥주를 먹고 여자와 잔다. 류가 아니다.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누구나 세계의 끝과 같은 세계가 혹은 말라버린 우물이 있다.
진짜 어둠과 깊은 우물에서 대면하다 보면, 그 바닥을 통해 또 다른 내면으로 들어 갈 수 있는 와타야 노보루,그가 찾아 간 곳의 구미코는 그가 알던 구미코가 맞을까. 하지만 그 것이뭐가 중요한가. 노보루는 구미코를 찾았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삼치와 평온한 햇살을 즐기길 바랄 뿐.


어느 날 노보루는 직장을 잃고, 고양이는 사라진다. 아내도 어느 날 옷 한 벌 달랑 들고 자취를 감추고, 이혼요구서를 받는다. 재수없는 아내의 오빠,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아내를 찾는 모험을 시작하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 모험엔 미국식 액션도 우리나라 드라마식 신파도 없다. 조용히 우물 속에서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것.


구미코는 구미코가 아니다. 누군가 구미코의 내면의 방에 쳐들어와 마음대로 옷장을 뒤집며 내밀한 상처와 기억을 상처내고 조각낸다. 마치 곤충들 세계의 기생충처럼 죽음과 고통으로 나를 몰고 가게끔 조종한다면? 구미코의 내면을 산산조각 내는 것은 그녀의 오빠이다.

최소한의 인간다움은 누군가에 대한 사랑은, 그런 천박함에 맞서 싸우지만 힘겹다. 그런 수많은 악들은 도처에 있다. 전쟁의 모습으로 혹은 악으로 혹은 욕망으로 풀려나와, 하찮게 여겨지지만 쉽게 물드는 천박함에 편승하며 기생한다. 수많은 죽음과 죽음이 쌓이는 구덩이를 만들어낸다.


세계의 끝, 사다리가 사라진 우물 밑바닥, 심연, 사람의 마음 어딘가, 출구가 없는 골목, 흐름이 어긋나 버린 누군가.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어쩌면 모두 같은 흐름위에 서 있다. 잔잔히 흐르는 흐름으로 혹은 가로막은 돌멩이로. 흐름을 뚫고 나아가야 하는 건 각자의 몫이다. 물론 사랑하는 누군가의 목숨을 건 도움을 받기도 한다.
과거의 전쟁 이야기도 나온다. 과거의 일본과 전쟁, 그 만행이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 구군가는 폭력의 사슬과 역겨움으로 덮힌 얼굴의 누군가를 죽여야 한다. 여기서는 그누군가가 구미코의 오빠로 나온다. 결국 구미코는 오빠를 살해한다. 더 이상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도 숨지 못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쉽게 읽히지만 생각보다 많은 상징과, 연결고리들이 있다.
얼굴의 멍과 전쟁과 포로체험과 죽음 등이 과거의 사람과 현재의 사람을 잇고 있다.
그들은 과거의 상처들을 잇는 동시에, 그런 과거의 상처가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책 초반에 예언가 혼다가 보낸 선물은 마미야 중위와, 텅 빈 상자다.
주인공은 마미야 중위를 통해 우물과 상실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마지막 순간 주인공을 인도한 건 “텅 빈 남자”다. 도착하지 못한 가사하라 메이의 편지들이 달빛으로 차오르는 눈물과 함께 주인공을, 시나몬의 주도면밀함도 주인공을 돕는다. 알 수 없는 악함이 가득한 세상엔 알 수 없는 선함도 제 몫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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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석은 집에서 지내기로 했어요.
종이인형도 오리고,
책이나 읽을까 합니다
오랜만에 아이랑 거실에서 뒹굴거리며 책이나 읽을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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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09-26 1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집에서 추석 보내고싶어요. ㅠㅠ
부러울따름입니다

mini74 2020-09-26 12:36   좋아요 0 | URL
저희는 고3찬스 *^^*

바람돌이 2020-09-26 13:55   좋아요 1 | URL
앗 부럽다 취소입니다. ㅎㅎ

다락방 2020-09-26 17: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내일 서점에 나가 추석에 읽을 책을 살 예정이랍니다!! :)

mini74 2020-09-26 19:18   좋아요 0 | URL
재미있는 책 많이 득템하세요 *^^* 즐거운 추석 보내시고요 ~~

단발머리 2020-09-26 1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3 찬스 사용불가인 가정 꽤 되더라구요.
여유로운 추석 축하드립니다!!!

mini74 2020-09-26 19:18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사용불가도 많더라고요 *^^* 단발머리님도 줄거운 추석 보내세요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호프 자런 지음, 김은령 옮김 / 김영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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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소녀가 있다
튼 볼에 수줍음도 많다
그렇지만 구덩이를 파거나 수천번의 동일한 실험을 반복하는 끈기를 가진 소녀,바스락거리는 영혼과 바스러질 것 같던 소녀의 과학자로 살아남기같던 랩걸이 솔직한 모습과 과학을 시로 적어내는 아름다운 문장으로 가득 찼다면,
이 책은 다져진 바닥같은 단호함으로 자연과 지구를 염려하고 있다. 밍그적거리며 뭉개지 말고 분연히 일어나 무언가를 시작부터 해야할 위기의 상황, 침착하게 통계를 통해 우리가 처한 현실을 냉정히 지적하고 있다. 할 수 있는 일을 빨리 시작하자, 통계를 분석했을때 우리가 터전을 잡은 지구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풍요로움을 깔고 앉은 인간의 자리는, 살충제와 오염과 이산화탄소와 공해로 죽어가고 있다.
( 환경관련 학자들이 우울증에 많이 걸린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ㅠㅠ 미안함과 우울함, 해결하기 힘든 문제앞에서 우울해질 수 밖에 없다 )

아 작가님 69년생 기유년 황금닭띠시다 ㅎㅎ 왜 이런게 궁금한지. 작가님은 본인이 황금닭띠인걸 아시면 좋아하시지 않을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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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대기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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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 친구님 글을 읽고 구입!
고3 아이녀석이 읽다가 나한테 들킴 ㅎㅎ
첫 장을 읽다가 도저히 못 덮겠다고 ㅎ
이해는 가지만 좀만 참기를
재미 뿐 아니라 생각거리도 많이 준다
화성의 분위기. 어린 시절 아버지랑 같이 봤던 가시덤불 날리던 서부같기도 하고, 황폐해지고 지친 제국주의에 짓밟힌 식민지 어느 한 곳 같기도 하고. 외로움이 짙게 깔린 화성의 어느 곳, 차라리 혼자 살겠다며 도망친 남자가 자꾸만 떠오른다
서부, 가벽으로 높게 올린, 그러나 초라하고 낡은 가게들, 모두 떠나고, 떠돌던 사람들이 잠시 머물다 지나는 곳, 영혼들의 소리만 남아 메아리처럼 들릴 것 같은 화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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