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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6가지 음료 - 석기 시대의 맥주부터 21세기 코카-콜라까지
톰 스탠디지 지음, 김정수 옮김 / 캐피털북스 / 2020년 6월
평점 :
인류가 정착을
하게 된 것이 술이 익는 것을 기다리기 위한 것이었다는 학설도 있다. 그만큼 인류의 태동엔 술이 큰 역할을 했다. 인류가 최초의 문명을 일구었던 메소포타미아, 곡물을 갈아 침을 뱉어나 물을 부어 발효시켜 갈대를 빨대 삼아 마시던 최초의 맥주는 ,그들에게 어떨 때는 신성으로 어떨 때는 용기로 다가왔으리라. 그래서 가장 오래된 서사시인 길가메쉬 이야기에서 하늘에서 내려온 엔키두가 술과 여인을 통해 사람이 되어감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는 글도 있다. 그 후 길가메쉬를 처단하기 위해 하늘이 내려 보낸 엔키두는, 오히려 길가메쉬와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술은 원수도 임무도 잊게 하나보다.
밀을 빻아 물을 섞어 갈색반죽 비슷하게 해서 만들던 맥주가 조금 더 발전해서는, 발아된 보리로 이스트를 넣지 않고 단단한 빵( 바피르)을 만들어 부서뜨려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곡물죽을 구워내면 빵이, 그대류 놔두면 맥주, 그렇기에 그들에게 맥주는 액체로 된 빵이었다. 신에게 바치는 신성한 음료에서 풍부한 비타민으로 건강까지 거기다 끓인 물 사용으로 위생까지 책임지는 맥주다. 그러니 빵과 맥주란 단어가 안녕을 비는 의미로 쓰이기도 했고,일당의 일부분으로 지급되었다.
문명과 세련을 의미했던 와인, 그리스에서는 충분한 포도재배로 그닥 가격이 높지 않았다. 그러자 어느 산 포도이고 얼마나 오래되었다에 따라서 급을 나누기 시작했다. 여전히 돈 많은 이들만이 와인을 마실 수 있는 아시리아 등과 다른 행보이다( 이 지역은 포도재배가 힘든 곳. 아무래도 수입비용이 컸다 ) 그리스인들은 와인을 물에 희석해 마셨고 그래서 크라테르나 하이드리아 같은 물을 섞는 용도의 도기들이 만들어졌다. 숙성되기 전 왕인도 마셨는데 아무래도 맛이 떫어 물을 섞었다는 설도 있고, 술에 취하는 것을 야만적으로 보아 그렇다는 설도 있다.
아랍에서 시작된 증류, 아쿠아 비테라 불리며 처음엔 의료용으로 신성시되며 쓰였지만, 후에는 빨리 취할 수 있는 도수 높은 술로 취급되었다. 노예들에 의해 사탕수수를 거저 얻듯 하게 되면서 싸구려 증류수들이 만들어졌고 노동계층 하층민들의 삶은 더 빠르게 취했고 더 빠르게 타락했다
이들의 구세주? 가 바로 차이다. 각성효과와 나름의 영양가와 에너지는 맑은 정신으로 오후의 노동을 할 수 있게 해 주었고, 또 다른 세상을 꿈꾸는 지성과 판단력도 함께 주었다. 깨끗하게 끓여 차를 우린 물은 더이상 오렴된 물에 대한 공포도 어느 정도 희석시켜 주었다.
값싼 럼주는 미국의 개척과 독립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아프리카 대륙의 노예를 매매하는데 쓰였던 값싸고 독한 술은 미국군인들과 개척자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술에 대한 주세가 붙으면서 영국에 대한 독립을 선언했고, 전쟁 중 군인들의 사기를 돋운 것도 럼이었고 그 후에 그 자리는 위스키가 차지하게 된다.
서부영화를 보면 인디언들은 취해 있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아주 오래 전에 봤던 아메리카원주민들의 삶에 대한 다큐에도 알콜 중독자들이 다수였다. 그들은 중독되는데 더 취약한 것일까란 생각도 들었지만 결국 그것은 문화의 차이였다. 아메리카원주민들은 럼주나 위스키를 그들이 의식에 사용하는 약초처럼 생각했다. 그래서 만취해야 했고, 만취 속에 보는 환영등에 주술적 힘이 있다고 믿었다 그러니 이들은 비싼 술보다는 빨리 취해서 빨리 환각을 볼 수 있는 술이면 충분했다. 백인들이 가지던 술주정뱅이에 게으르다는 아메리카원주민들에 대한 선입견은, 타 문화에 대한 존중없는 무식의 소산이다.
이제 각성의 시대다. 각성의 시대를 여는 것은 차와 커피.
커피의 발견에 대해선 주로 에티오피아의 목동이야기가 주류다. 그러나 지금의 방식으로 먹기 시작한 건 예멘이라고 한다. 커피하우스를 통해 유럽은 각성했고,왕정에 반기를 들었다. 그 이전에 앞서 그들은 커피하우스에 모여 최신 뉴스를 듣고 자기앞으로 온 우편물을 받으며 대화하고 토론했다. 이건 마치 지금은 인터넷 같지 않은가. 각자의 우편함과 최신뉴스와 대화와 토론의 장. 집단 지성의 장이 열린 것이다.
차만큼 파란만장한 것도 없을 것이다. 여기서는 중국 농사의 신인 신농에 의해 처음 차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다른 책에는 달마대사가 밤을 새며 도를 닦는데 정진하면서 자꾸만 내려 오는 눈꺼풀을 확 잡아 떼서 던졌고, 거기서 자란 풀이 녹차라는 이야기도 있다. 하옇튼 이 녹차 또는 홍차는 럼주나 위스키 대신 청결한 음료의 자리를 차지했고, 항균과 각성의 효과로 영국인을 사로잡았다.
그 결과 영국은 중국과의 무역적자를 메꾸기 위해 중국에 아편을 팔기 시작했다. 차세에 반대해 미국이 커피를 택했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실제적으론 커피세가 없어지면서 가격이 내려가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미국하면 코카 콜라, 처음엔 코카인잎과 콜라즙을 섞어 만든 자양강장제였다. 물로 나중엔 코카와 콜라는 마약류라 소량이라도 빠지게 되고, 콜라를 처음 만든 펨플턴에서 아서 캔들러로 모든 권리가 양도된다. 콜라는 미국의 힘을 상징하기도 한다. 미군에겐 콜라를 마음껏 마실 수 있게 하겠다며 미군이 가는 곳마다 콜라가 따라갔다. 그래서 아랍 등에선 미국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콜라 불매가 일어나기도 했다.
세계사를 바꾼 6가지 음료, 책을 읽기 전에 생각을 해봤었다.
음 물, 차, 커피, 럼주, 그리고 ? 고민 고민. 그 자리를 채운 건 코카콜라, 후르시초프가 콜라를 마시며 웃는 사진이 커다랗게 책 속에 박혀 있다. 자본주의의 상징같은 콜라를 구소련 서기장이 해맑게 웃으며 마시는 모습이 쓴웃음을 짓게 한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음료는 무엇일까.
나는 단언컨대 “맥심”이라고 말 할 수 있다! 피곤한 하루에 달고 고소하고 따뜻하기까지 한 커피.
한국인의 최애 음료 중 하나가 아닐까. 아 요즘은 아닌가.
그리고 두 번째는 오뎅국물. 어묵국물 그러면 그 맛이 안 난다.
겨울철 내 삶을 바꾸기 보단 좀 더 행복하게 해 주는 건, 맥심과 오뎅 국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