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모두들 집에 흉기 하나쯤은 갖고 계시죠? 도둑이 들면 냉장고로 달려가 꽝꽝 언 떡을 잽싸게 던지셨던 분들, 이제 그러지 마시고 서재에 가셔서 우아하게 책을 꺼내 던져보세요. 책은 흉기도 아니랍니다 ~ 믿거나 말거나 ㅎㅎ 라면 받침대로도 좋고 호신용으로도 좋고 가끔 운동할 때 덤벨 대용으로 좋은 책들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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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1-20 21: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졌습니다. 1:0

막시무스 2021-01-20 21: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미미님을 비롯해서 집안 벽돌 빼기의 날이네요! 씨네쌍떼 반갑네요!ㅎ

mini74 2021-01-20 22:00   좋아요 4 | URL
미미님 책 보고 저도 저희집 벽돌들을 ㅎㅎ 여기 회원님들 벽돌책 다 모으면 아파트 한 동쯤은 가능하지 않을까요. *^^*

막시무스 2021-01-20 22:02   좋아요 4 | URL
과연 한 동만일까요?ㅎ 단지는 될 듯 한데요! 관리사무소도 있어야 할 듯요!ㅎ

mini74 2021-01-20 22:04   좋아요 3 | URL
그럼 도시쯤으로 할게요 ㅎㅎ

페넬로페 2021-01-20 22: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벽돌책의 좋은점이 있더라구요~~
밥 먹을때
책 위에 핸드폰 올려놓고 넷플릭스 본다**
눈높이가 딱 맞아요^^
저는 오늘 mini님 덕분에 하나 배운게 있네요~~
도둑이 들었을땐 꽝꽝 언 떡을 잽싸게 던진다 ^^

mini74 2021-01-20 22:20   좋아요 4 | URL
꽝 꽝 언 떡 효과 좋지요 ~ 넷플릭스 볼 때 참고하겠습니다 *^^*

수이 2021-01-20 22: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은하수 정말 오랜만에 보네요 ㅋㅋㅋ 진정한 벽돌책!!!

mini74 2021-01-20 23:05   좋아요 2 | URL
저희 아이가 좋아하는 책, 그래서 덩달아 같이 읽은 책입니다 *^^* 생각보다 가벼워서 벽돌은 되는데 흉기는 좀 힘들 것 같아요 ㅎㅎ

미미 2021-01-20 23: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꺄~~~♡ 집에 무기고가 있으신거죠?!!대항해시대 절케 두꺼웠네요? 파인만 넘넘 반갑*♡0♡* 다빈치랑 서양미술사..탐나요! 라면도 땡기구요ㅋㅋㅋㅋ👍👍👍

mini74 2021-01-20 23:06   좋아요 1 | URL
파인만은 아이책입니다. 저는 휘두를 뿐 ㅎㅎ

scott 2021-01-20 23: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미니님
창문 틈새 바람도 막아줄수 있을것 같아요 ㅋㅋㅋ

알라딘 서재인들중 미니님 벽돌책

⚈͒◡⚈͒ ⚈͒◡⚈͒⚈͒◡⚈͒⚈͒◡⚈͒

쵝오ᵔᴥᵔ

mini74 2021-01-20 23:49   좋아요 1 | URL
저는 바람을 막지만 , 아마 집 지으실분들 많으실겁니다 ㅎㅎ 쵝오 옆에 강아지 이모티콘 고맙습니다. 너무 귀엽습니다*^^*

얄라알라 2021-01-21 0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은하수....] 이 책 제목 많이 들어봤어도 실물은 사진으로라도 첨인데, 저런 벽돌일줄 몰랐네요^^:;;

라로 2021-01-21 00: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책 저도 있는데 정작 저희집에 있는 가장 두꺼운 벽돌책은 도둑에게 그거 던지려다가 제가 먼저 깔릴거에요. 😅😅😅 저도 사진 찍어서 올려 볼까요?? 재밌다. 😃

syo 2021-01-21 08: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꽝꽝 언 떡이요? ㅋㅋㅋㅋ
저희집에는 꽝꽝 언 떡이 없는데 그동안 보안에 취약한 상태였군요.... 벽돌책이라도 사들여서 안보태세를 확립해야겠어요!!

mini74 2021-01-25 22:34   좋아요 0 | URL
사실 저희도 먹느라 바빠서 언 떡이 그닥 많진 않습니다 ㅎㅎ

han22598 2021-01-22 05: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베르나르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이 저렇게 두꺼웠던가요? 제가 읽었을때는 저렇지 않았던 걸루 기억하는데 ㅠㅠ 사실 그것도 오래전이라 ㅎㅎ


bunjaegoo 2021-01-24 1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엇보다 그 뚜꺼운 책의 내용을 너무 설명을 잘해 주셨어 모든 책을 다 읽고 싶어지게 만드시는 마법을 가지시고 계시네요.전 거기에 더 감탄 했습니다.ㅋㅋㅋ

mini74 2021-01-24 13:44   좋아요 0 | URL
헉 과찬의 말씀을 ㅠㅠ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지음,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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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을 폐지압축공으로 일하고 있는 한타는, 쏟아지는 책들 속에서 사색하고 꿈을 꾸고 자신을 채운다. 너무 많은 지식들은 넘쳐 흐르고, 한타는 한정적이다. 넘쳐흘러 이제 필요 없게 된 지식들은 압축되어 하나의 꾸러미가 된다. 초라해져버린 예전의 지식들을 한타는 아름다운 그림이나 문구로 경의를 표해 장례를 치러준다. 하염없이 구절들을 찾고, 글들을 읽다보면 폐지는 산처럼 쌓인다. 그런 한타가 상사는 늘 불만이다. 한타가 바라는 꿈은, 자신의 외삼촌과 같은 모습일 것이다. 40년을 철도역에서 근무하다, 퇴직 후엔 아예 자신의 마당에 철길을 깐다. 그 옆에 자신의 압축기를 놓고 노년을 보내는 것이 한타의 꿈이다. 상사의 지적질도 받지 않고 시간에 구애도 받지 않으며, 자신의 작품을 만들고싶어한다. 어울리는 책들과 사상들로, 어울리는 표지로 꾸민 압축된 책 꾸러미.

한타에게 와서 이젠 버려지는 그러나 금기시되는 책들을 찾아달라 호소하는 학자, 폐지를 들고 오는 집시여인들, 그리고 쥐들과 벌레들.

한타의 집들도 곧 무너질 듯 아슬아슬하다. 한타가 버리지 못하고 쌓아올린 책들이 미로처럼 한타를 감싼다.


“햇빛에 눈이 부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채 그 곳에 남아 있었다. 내가 신봉했던 책들의 어느 구절도, 내 존재를 온통 뒤흔들어놓은 이 폭풍우와 재난 속으로 나를 구하러 오지 않았다.”

책들을 압축하며, 책들에 둘러싸여 자신의 존재를 찾고자 했지만, 한타는 고독과 소외 속에서 책과 함께 마지막을 맞이한다. 그리 나쁘지 않은 마지막이지 않았을까, 한타에겐.

이 책엔 두 명의 여자가 등장한다. 매번 오물과 같이 등장하는 여신같은 모습의 만차, 그리고 마지막에야 한타가 그 이름을 떠올리는 집시여인. 책 한 권 읽지 않았지만 자신을 잘 알고, 자신의 성전을 지은 만차와, 그의 옆에 머물다 연처럼 날아가 버린 듯 사라진, 실제론 잡혀간 집시여인. 한타의 마지막엔 집시여인의 모습이 함께한다.



촉감도 내용도 아무 의미 없다. 표지의 아름다움도 소중한 내용도 의미 없다. 현대의 압축기와 그 압축기를 조작하는 이들은, 위생복을 입고 휴가를 논하며 책들을 효율적으로 압축한다. 한타가 느끼는 책에 대한 존중도 이해도 없다. 기계같은 그들의 손놀림에 한타는 절망하기도 한다. 그리고 버려지는 책들, 어느 때는 귀족의 책들이, 또 시대가 흐르면서 나치의 책들이, 또 어느 순간 사회주의 책들이 무더기로 버려진다. 세상이 변하면 책들도 변한다. 어떤 책들은 가지는 것만으로도 위험한 시대가 되기도 한다. 한타는 자신만의 세계에서 책으로 세상을 보고, 책을 벗 삼아 구원삼아 살아간다. 그 좁은 공간 하나도, 한타에갠 허용되지 못하고, 새로운 세상은 빼앗아 간다. 활자를 책을 그 내용을 알 수 도 없는 백지부에선 일할 수 없는 한타. 한타의 마지막은 오히려 끔찍하지만 이 시대에 남은 마지막 낭만같은 것일수도.

한타는 자신을 영원히 바위를 정상으로 밀어 올리는 시시포스에 비유한다.

낡고 오래된 프라하란 도시에, 더 낡고 오래된 출구도 없을 듯한 지하실에 시시포스의 형벌을 사는 한타, 그는 자신을 이렇게 말한다. 난 세네카요 소크라테스다.

한타의 압축된 삶은 무슨 표지와 어떤 경구가 어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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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경제 세계사 - 눈앞에 펼치듯 생동감 있게 풀어 쓴 결정적 장면 35
오형규 지음 / 글담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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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휴대폰 하면 노키아 하던 때가 있었다. 휴대폰계의 퍼스트 펭귄이라고 할까. 지금은? 모르는 이들이 더 많지 않을까. 스마트폰의 스타트를 끊고도, 웹이나 와이파이망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했고, 애플은 1년 뒤 성공을 거둔다. 선발자의 불이익이라고 해두자. 성공했다면 선발자의 대성공이었겠지만.

영국 또한 세계최초로 증기 자동차를 만들었지만,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로 적기 조례란 법을 만든다. 자동차를 규제하는 법규였고, 결국 경쟁자에 뒤처지는 원인이 되었다. 독일은 칼벤츠의 삼륜과 다임러의 사륜등 꾸준히 발전하며 후발자의 이익을 통해 자동차 시장을 석권했다.

안도 모모후쿠는 라면과 컵라면의 선발주자지만 기술특허를 포기해 모두가 이용가능하게 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토머스 그레샴, 그레샴의 법측은 동일액면가치의 재화중 순수금인 주화와 저질 주화가 같이 통용될 경우 결국 유통과정에선 순수금인 주화는 보과하려 하고 저질주화만을 주려해 결국 유통과정에선 저질주화만 남아 인플레이션을 조장한다는 이야기다.

로스 차일드는 화살 5개를 손에 쥔 그림을 상징으로 사용한다. 아들이 다섯이며, 각자 각국에 은행에 세웠고, 그 중 가장 똑똑했던 셋째 아들 네이선이 워털루전투를 이용해 엄청난 부를 벌어들이는데 공을 세웠다.

이들은 워털루전투에서 영국이 패할 것처럼 보이게 해 싼 값에 영국국채를 되사서 20배의 차액을 남겼고, 그 후에도 철도산업이나 각종 전쟁과 수에즈 운하 등에 투자하며, 와인공장과 미술품등을 사들이며 이스라엘 건국에도 한 몫 하게 된다. 정보를 가진 자가, 정보를 역이용해서 돈을 번 케이스다.

“불이익과 고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보상이 따른 도전 정신”을 퍼스트 펭귄이라고 한다. 21세기에는 퍼스트 펭귄에게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가는 시대라고 한다.

아이들 자조서를 쓸 때보면 이 문구를 인용하는 게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다. 나는 ~~한 분야에서 퍼스트 펭귄이 되겠다. 그렇지만 진짜 그럴거냐는 물음엔 에이~ 선생님 다 아시면서. 란 대답을 한다. 면접관에선 퍼스트 펭귄이 되겠지만. 우린 유난히 퍼스트 펭귄에게 박하다. 어디 먼저 앞으로 나오냐,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그냥 조용히 있어, 중간이라도 가는 게 나아. 등등 우리들이 하는 말 속에 이미 많은 것이 담겨 있지 않을까.

이 책 속에서 밑줄 그은 구절 “메디치 효과” 서로 다른 생각들이 만나는 교차점에서 혁신적 아이디어가 폭발한다는 것.

젠트리피케이션(하층민 거주지역에 중산층 이상이 유입되면서 고릅화되고,결국 임대료가 올라 원주민등이 쫓겨나는 현상)

우리 아이가 되고 싶어 하는 실리콘칼라.

단순 간단한 쪽이 최선이란 사고절약의 원칙인 오컴의 면도날 등 역사 속 경제와 관련된 일화들을 통해 다양한 경제 용어와 전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실크로드와 산업혁명, 그리고 AI까지 다루며, 그렇지만 미래는 낙관적이라는 것,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로 마무리 짓고 있다.

( 지금 시간이 좀 있는 21학번들이 읽으면 좋울 책, 그냥 학교에서 배운 정치경제? 이런 교과서보다 좀 더 재미있고 다양한 사례들이 현실적이다. 우리집 21학번도 좀 읽음 좋겠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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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4
조라 닐 허스턴 지음, 이미선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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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내게 이 책은

1. 재니의 성장소설

2. 세 번의 결혼식과 두 번의 장례식

3. 흑인에다 여성인 주인공이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길을 떠나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로드 무비같은 소설.


우리의 최초 조상은 어떤 모습에 누구일까. 아프리카가 인류 조상의 태동지라고 하는데, 어린 시절 최초의 인류가 흑인임에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난다. 뭔가 인류의 조상은 책이나 영화에서 그렇게나 멋지게 나오고 잘난 척 하던 백인쪽이 아닐까 어렴풋이 선입견을 가졌나 보다. 인류가 수렵이나 채집을 할 시에는 영양분의 부족이 생각보다 적었다고 한다. 비타민 D도 부족하지 않았다. 그러나 농경생활을 하면서 탄수화물 등 한쪽의 영양소만 과잉섭취하게 되고, 정착지의 환경에 적응하다 보니 비타민D의 필요에 따라 얼굴색이 변한 것. 농경과 정착이 만들어낸 피부색의 차이치곤 결과가 참 끔찍하다. 말하는 동물, 신이 내린 선물...... 백인들의 눈에 비친 유색인종들은 말 하는 노새일 뿐.

“백인남자는 자기 짐을 내려놓고는 흑인 남자더러 그걸 들라고 하지. 어쩔 수 없으니까 흑인 남자는 짐을 집어 들긴 하지만 그걸 짊어지고 나르지는 않아. 그냥 자기 여자 식구들한테 집을 넘긴단다. 내가 아는 한 흑인 여자들은 이 세상의 노새란다 ”

주인에게 강간당하고 이리저리 팔리며 살았던 재니의 할머니 대사다. 재니의 엄마는 학교 선생에게 강간당했고 재니를 낳은 후 홀연히 사라진다. 흑인 여성들은 백인 주인들에게 매 맞고 팔리고 강간당하고, 그리고 같은 처지의 남편에게 또 매를 맞고 가혹한 가사노동과 학대 속에서 이중고를 겪는 것이다.

흑인에 대한 차별이 당연하던 시대, 흑인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이중고의 짐을 지는 일이다. 백인들이 가하는 차별에 흑인남성들의 가부장적 폭력에 짓밟히기까지 해야 한다. 평생 배 불리 먹지도 못한 체 일생을 노동과 가사와 폭언 속에서 살다가 늙은 후엔 조롱과 괴롭힘의 대상이 되는 삶.

그런 삶을 겪어, 그 끔찍함을 알기에 할머니는 재니를,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농장을 가진 로건과 결혼시킨다. 결혼을 하면 사랑이 찾아 올 거라 믿었지만 재니에게 찾아 온 건 사랑대신 일꾼취급이다. 재니는 로건을 버리고, 조디와 미련 없이 떠나지만 그 길에도 사랑은 없었다. 조디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야 하는 자유 없는 삶, 조롱과 업신여김에 여성성까지 숨기며 살아야 하는 숨 막히는 삶이다

“그녀는 길에 난 바퀴 자국 같았다. 표면 아래에는 많은 생명력이 존재했지만 그것은 바퀴들로 끊임없이 짓밟혔다. 때때로 그녀는 자신의 삶이 현재와 다를 것이라 상상하면서 미래에 집착했다. 그러나 햇살과 더불어 숲 속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그림자의 형태처럼 감정의 동요를 겪으며 그녀는 대체적으로 반복적인 일상을 보냈다. 그녀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조디에게서 아무것도 받지 않았고 그녀는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만을 그에게 주었다.”

조디와 살면서 재니는 자유를 잃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도 웃지도 행복하지도 자유롭게 어딘가로 갈 수도 없는 삶은 조디가 죽으면서 끝이 난다. 그리고 찾아 온 티 케이크, 그와 살면서 재니는 자신의 목소리로 이야기 하고 자신의 생각으로 꿈을 꾸고 마음껏 웃을 수 있었다. 누구의 재니가 아닌 재니 자신이 된 것이다. 탐스런 머리를 내려뜨리고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사랑하고, 삶에서 제대로 재니라는 사람이 된 것이다. 허리케인으로 티 케이크는 미친 개에게 물리고, 광기에 사로잡힌 티 케이크는 재니에게 총을 겨눈다. 결국 사랑하는 사람을 자신의 손으로 쏘게 된다. 사격을 가르쳐 준 것도 티 케이크였다. 정당방위로 풀려나고 다시 예전 조니와 살던 집으로 돌아온 재니에게, 스스로에게도 이 장소도 예전과는 다를 것이다.

재니를 사랑하는 티 케이크도 다른 남자 앞에서 재니가 자신의 소유물임을 보이기 위해 폭력을 행사한다. 그저 울고 있는 재니를 보며 남자들은 맞았다고 대들지 않는 아내를 가진 티 케이크를 부러워하고, 폭력을 행사하고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르는 티 케이크를 보며 여자들은 재니를 부러워한다. 이 무슨 난린가 싶다가도 그 당시 여성에 대한 폭력이 얼마나 난무했는지 얼마나 당연한 일이었는지 알 수 있다.

흑인들의 문학에서 억압의 역사는 중요한 축이다. 그 중에서 특히 흑인 여성의 삶은 이중적 억압구조로 인해 더욱 가혹하다.
<그레인지 코플렌드의 세 번째 삶> 도 <컬러퍼플> 도 모두 흑인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흑백 차별 뿐만 아니라 그 차별에 대한 부당함과 억압을 여성을 통해 풀려 하는 흑인남성들의 정신적 육체적 폭력등도 드러난다. 이 책 또한 그러한 남성들의 시선과 흑백차별에 대해 차분하게 묘사하고 있다. 차분하고 담담한 어투가 오히려 그 밑바닥과 좌절을 더 깊이있게 느끼게 한다.


아무래도 작가가 흑인방언이나 흑인들의 관용어구 등을 사용했다니 반역이나 문구 자체가 낯설거나 어색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책 표지! 가 고갱의 그림이다. 타히티의 원주민 여성을 그린 그림, 고갱은 44살에 14살의 원주민 소녀와 결혼? 한 후, 원주민 소녀들을 상대로 수 많은 누드를 그렸다. 그녀들의 누드는 서양남성들의 환상을 충족시키게끔 그려졌고, 서양 남성들의 우월감을 부추겼다. 원시적이고 유아적인 모습의 그들을 보며 은연중에 우월감을 가지고 멸시했을, 서구의 입맛에 맞게 그려진 그림이 굳이 표지가 되어야 했을까. 서구인들이 갖고 온 병으로 원주민들은 대부분 사라졌고 지금은 혼혈인과 화교들로 이루어진 타히티, 표지의 그녀는 자신들의 운명을 알고 있었을까. 분연히 일어나 길을 떠나 자신의 목소리를 찾고,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 재니와 어울리는지. 재니의 탐스런 검은 머리를 닮은 원주민 소녀가 빗을 들고 있는 모습에서 단순히 공통점을 찾은 걸까.

(208쪽, “아저씨 면전에서 음식 받쳐 들고 있을 시간이 있어요.” 그녀가 쿠드메이에게 말했다. “여기요, 아저씨가 직접 들어요” 문맥 내용상 없어요가 맞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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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01-18 14: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 오타가 너무 많지 않았어요? 저는 읽으면서 (전자책) 오타에 밑줄을 긋다가 -오타신고-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했는데 반영이 될런지. 암튼 우리 같은 책을 읽고 같은 밑줄을 긋고 비슷한 느낌을 받아서 좋아요!! 마음이 하나 되는 것 같은?^^;

mini74 2021-01-18 14:21   좋아요 0 | URL
오타도 많고 뭔가 한글인데 어색하고 ㅠㅠ 재니가 좋아서 ㅎㅎ열심히 읽었는데, 다음 번에 라로님 신고가 반영되길 바라며 *^^*

cyrus 2021-01-18 16: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문예출판사의 책들, 특히 고전 작품은 대개 오래 전에 나온 거라서 올드한 문체와 오자가 가끔 발견되긴 해요.. ^^;;
 
사진을 읽어 드립니다 -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사진에 관한 이야기
김경훈 지음 / 시공아트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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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진이 좋지 않다면, 그것은 피사체에 충분히 다가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로버트 카파는 2차대전을 누빈 전쟁사진가로 유명하다. 특히 <어느 공화국 병사>란 사진이 유명한데, 총에 정말 맞은 것인지 조작인지에 대해 논란이 많다.

코난 도일까지 나서서 진위여부를 따졌던 요정사진은 후에 이 사진을 찍은 아이들이 조작임을 고백했다.

마크 필립스는 9.11테러사진 중 연기가 마치 악마인 것처럼 보이는 사진을 찍은 걸로 유명한데 조작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조선의 일본 사진가들은 첩보 역할을 많이 했고, 그 중 가이 군지는 김옥균을 흠모해, 김옥균의 참수 후 아내를 시켜 시신을 수습하기도 했다. 무라카미 톈신은 전봉준 사진을 찍은 것으로 유명하다.

사이코패스는 사진을 좋아한다는 설도 있다. 실제로 미국의 존 버거는 희생자들의 사진을 찍어서 모았다. 우리나라의 이동식이란 사진작가는 청산가리를 먹여 서서히 죽어가는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히틀러는 하인리히 호프만이란 전속 사진사를 데리고 다녔다. 스탈린은 숙청대상자들의 사진을 지우는 전담부서가 있었다. 맥아더는 옆에 키 큰 군인들이 서면, 발로 걷어차서 본인의 키가 커 보이려 했다. 그리고 상륙해안의 물이 얕아 첨벙거리며 걸어야 하자, 불같이 화를 냈지만, 그 사진에 위엄과 권위가 나타난다는 말에 흡족해했다고 한다.

일본의 요코하마는 사진과련 산업이 발달했는데, 연출사진이 특히 유명했다. 사무라이나 닌자옷 등을 갖추고 코스프레하는 사진이 유행했다. 일본 최초 상업 누드는 와인광고로 마츠시마 에미코가 찍었고, 그 후 부모에게 의절당하고 경찰에 불려가기도 했다. 중국은 인력거꾼의 아내에게 돈을 주고 최초로 누드를, 우리나라는 강대석이 기생의 뒷모습을 처음으로 누드로 찍었다.

호주 뉴잉글랜드 대학생이 술을 먹다 넘어져 입술을 꿰멘 사진을 올리곤 이건 “셀피”(self-portrait)라고 올렸고, 콩글리시로는 셀카가 되었다.

가장 유명한 셀피는 아마도 13살 때 선물받은 코닥으로 의자에 올려 놓고 거울 속 자신을 찍은 러시아의 마지막 황녀 아나스타샤가 아닐까 한다.

사진 찍는 포즈도 국가마다 다른데, 중국은 손과 발의 동작이 크다.

일본은 v 포즈가 많다. 거인의 별이란 스포츠 만화가 인기였는데 여기서 나온 v 라는 설과, 미국 스케이트 선수 재닛 리가 완벽한 여기를 하다가 2분 남기고 실수해서 동메달을 땄지만 웃으며 v 하는 모습이 일등만 강조하는 일본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는 설, 코니카 필름 광고에서 이노우에 준이 한 손에 카메라 한 손엔 v하는 모습에서 나왔다는 설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파이팅은 파이팅이 곧 투지, 혹은 일본의 파이토에서, 독재시절 싸우면서 일하자에서 나왔다는 설 등이 있다.


특히 신문을 볼 때 기사보다 더 먼저 마음에 와 닿는 것은 사진이 아닐까 한다. 내게 편파적인 애정을 갖게 하는 것도 사진이 큰 역할을 한다. 어떤 연출과 어떤 모습이냐에 따라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반전과 전쟁옹호의 찬반을 뒤바꾸기도 한다. 또한 사진은 이야기를 공유하고 세상을 움직이기도 한다. 한 장의 사진앞에 이제는 세상의 많은 이들이 같이 모여 애도하고 같이 슬퍼하고 같이 분노한다. 그래서 사진의 힘은 더 커졌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무서운 것 일수도 있다. 일순간에 잘못 찍힌 사진이, 잘못 알려진 가해자의 사진이, 의도에 의해 조작된 사진들이 세상을 떠돈다면? 너무나 삽시간에 퍼져, 요즘은 지우기도 힘들다. 쉽게 찍고 쉽게 지울 수 있는 것 같지만, 쉽게 노출되고 쉽게 약점이 될 수도 있는 사진이다. 아이들이 찍어 올리는 수많은 사진들을 부모 세대가 우려하며 보는 것도 그런 점이 아닐까.

화가들과 이야기꾼들이 만들던 예전 영웅을 이제는 포샵과 인스타가 만들어 내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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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1-16 2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남이 찍어놓은 사진 보는건 좋아하지만, 제가 찍는 사진엔 관심이 없으니, 사이코패스는 아니라고 위로 받고 갑니다~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