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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꿈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5
황석영 지음 / 민음사 / 2005년 10월
평점 :
(실천으로 표현한 문학, 책상이 아닌 공장기계위에서, 허름한 함밥집에서 쓰인 소설)
살아가는 건 예나 지금이나 녹록치 않은 일.
미순이에게도 행복한 미래 잠시 꿈꾸었을 시기가 있었을 테지.
그러나 그 시기 너무 짧아, 앞으로 감내하며 살아 갈 시간이 뼈 아프게 슬프고
지금의 청춘 안타깝게 시리다.
20대, 미래를 생각하고 앞으로 더 많이 남은 살아갈 날들 계획안 20대의 근호에겐...
세 개의 손가락 대신 통증만 남았다.
그 상처는 종종 비가 오는 날, 허리 쑤시듯 자꾸만 아파오겠지.
아무것도 없이 태어나, 죽도록 고생해도 나아지는 기미 없는 부모를 보며 탈출을 꿈꾸었겠지.
그러나 연민의 정에, 혈육에 대한 짠함에 돌아와 소처럼 일하다 뼈와 가죽마저 바치고도 여전히 그 자리.
탈출인줄 알았으나, 제자리 걸음, 혹은 더 깊은 수렁.
70년대 독재와 재개발, 빈부의 차, 하루 하루가 참 돌다리 건너듯 아슬한 도시 빈민의 삶이 현실적으로 드러나 더 믿고 싶지 않기도 하다.
가난.
누군가는 이런 말을 했다.
죽도록 일하는 데도 가난한 건 그 사람탓이 아니다, 세상 탓이다.
세상을, 세상의 제도를 다시 한번 살펴보아야 한다.
일한만큼 인정 받고, 사람답게 일하는 세상을 꿈꾸었을 그들.
그저 쫓겨 날 걱정없는 집 하나, 내일 먹을 양식, 건강한 몸뚱아리가 소원인 이들에게 더 이상 세상이 가혹하지 않길 바란다.
지금은 40년도 지난 지금도 어디에선가 근호처럼 미선이처럼 혹은 강씨처럼 부지런히 잰 걸음 옮기면서도 힘겨운 이들이 ㅇㅅ다.
그들의 탓이 아님을 알기에 보듬어 주고 애썼다 말해 주고 싶다.
그리고 조금만 더 고민하고, 조금만 더 귀기울여 보자, 그들의 삶을.
그래서 뭐가 달라지는데 라는.....이야기를 하는 이들이 더 많다.
나 살기도 바빠. 마음의 여유라곤 바늘 하나 꽂을 귀퉁이도 없어.
그래도....그래도...
미안하잖아. 그냥 그러기엔
마음 아프잖아 그러기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