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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의 창조
거다 러너 지음, 강세영 옮김 / 당대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가부장제의 창조
모신이자 여신이던 여성이 어느 순간 왜 재생산능력까지 남성에게 빼앗기게 된 것일까.
어떤 열차에서든 제일 꼬리칸에 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에 대해 해답을 알아가는 역사책이다.
여성은 사냥대신 수렵과 채집을 택했다. 육체적 차이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양육 때문이다.포유류중 유일하게 오랜 기간 의존적이며, 전적으로 어머니에 의해 생사가 달린 아이를 업고 뛰기엔 무리일 것, 우는 아이는 사냥에 위험요소였기 때문이다.
그러니 여자와 남자의 일이 분업화된 종족이 생존가능성이 더 높았다.
거기다 신석기 시대엔 수렵보단 채집이 양식에 더 큰 부분을 차지했다.
처음 만나는 것도 엄마이며 생사여탈도 오로지 엄마의 몫이니, 엄마는 절대적이었고 그렇기에 모신, 여신으로 숭배받았다.
문명화 전 어머니는 삶과 죽음을 손에 쥔 권력자였다.
또한 식물에 대한 뛰어난 지식들을 축적했고, 불을 지키고, 물을 저장하기 위해 진흙이나 식물뿌리로 그릇을 발명하고, 다양한 도구들을 만들어냈고, 남자들은 사냥을 통해 싸우는 기술을 습득했다.
경제적 결핍의 시기에, 부족간 전쟁이 잦아 남자들의 싸우는 기술이 식물에 대한 지식, 다양한 발명품을 만들어내는 여성보다 우위에 서기 시작했다.
전쟁으로 포로가 된 자들은, 남성들은 죽이고 여성들은 포로로 노예가 되었다.
남성들은 충성에 대한 의심, 타부족내에서 폭력을 일으킬 위험, 탈출이나 복수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여성은 자식을 낳으면 유대감이 높아지기도 했고 제압하기도 쉬웠다.
여성은 재생산능력으로 인해 가치를 가지게 되었고, 교환의 대상이 되었다.
아이는 경제적 자산이 되었다.
또한 노년의 남자들은 식량과 지식 여성을 통제함으로서 젊은 남성들을 지배하고자 했다.
메소포타미아는 여성종속을 법저화 했으며 매춘이 정착되었고, 여성은 직업에서 배제되면서 교육을 받을 기회도 잃었다. 남성신이 여성신보다 우위에 있었으며, 사원엘리트들보다 군사엘리트들이 더 발달하고 큰 세력을 형성하며 군국주의가 발달했다.
정복된 마을은 파괴되고, 남성들은 살해되었으며 여성과 아이들은 노예화가 되었다.
여성이 남성에 불경스런 말, 즉 유혹등을 하면 불에 달군 벽돌들을 입에 쑤셔 넣게 햇으며, 남편의 쾌락을 위해 아내는 여성노예들을 관리하고 미모유지위해 음식을 적절히 주는 등의 역할을 해야 했다.
물론 엘리트계급의 소수 여성들은 권리를 가지고 있었지만, 남편의 계급에 종속되었다.
단 도시통치자들은 자신들의 딸을 결혼을 통해 외교수단으로 활용했기에, 교육의 기회를 얻기도 했다.
즉 이런 여인들은 재산을 소유하고 관리하며 권리와 지위를 지니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의 권리도 남편의 보호아래 가능했다.
“나에 관한 한 그의 보호 아래 내가 번성할 수 있기를” 129페이지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재생산능력은 교환가치를 가졌다.
그들은 전생시 교환되기도 했고, 결혼 교환, 축첩제들을 통해 노예화되었다.
여성은 남성들보다 순종적이었는데, 그것은 굴욕과정인 강간, 임신, 자녀들의 생존때문이었다.
자유민의 노예화에 필수요건은 신체적 공포와 강압인데 이런데 가장 적합한 것이 강간과 임신이었다. 여성에 대한 노동력뿐만 아니라 그녀의 몸에 대한 권리를 가지기에 주인은 포주가 되기도 했다.
낙태는 처벌사유지만, 영유아 유기는 처벌대상이 되지 않았다.
낳으면 아버지의 소유기에, 아버지가 어떻게 하든 그의 재산이니 상관없는 것이다. 낙태는 남편의 재산권리를 침해하니 처벌사유가 된다.
6장에서 다루는 베일 씌우기는 여성을 이분화한다.
공유의 여성들은 베일을 쓰지 못하게 하며, 만약 베일을 쓰면 공개적으로 엄격한 처벌을 하며 머리를 미는 등의 행위로 생계를 위협하기도 한다.(머리를 밀면 매춘부 등은 손님을 받기 힘들어진다.)
여성은 남편의 위치에 따라 혹은 성적행동에 따라 지위가 달라진다.
간통 혹은 순결상실의 의심을 받으면 지위가 추락하며, 남편이 망하면 노에나 매춘부로 팔리게 된다.
베일 쓰기는 여성에 대한 성적규제를 통해 계급을 형성하며, 여성을 가부장제 틀에 넣어 억제하고 억압하기 위한 도구다.
여성에게 베일을 쓰고 보호를 받게 끔, 혹은 베일이란 억압에 감사하게끔 길들이기도 한다.
7장은 여신들에 대해 다룬다.
모신, 대지신이었던 신들은, 여성의 지위가 추락하자, 여러 기능들로 세분화되어 다양한 여신들로 분화된다.
힘은 작아지고, 전투능력 등은 남신들이 독차지 한다.
혼자서 자식들을 낳던 대지신들은, 목축이나 동물사육통해 자신들의 기능을 명백히 알게 된 남자들을 통해, 점차 대지신을 지원하는 아들이나 남편 형제등이 등장하게 된다.
물론 그럼에도 여성신에 대한 숭배가 지속된 것은, 남성신의 우세에 대한 여성의 저항일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8장은 성경 속 여성의 모습이다.
드로라나 헤벨 아내 야엘처럼 영웅적 면모를 가진 이들도 있지만, 그들은 극소수다.
야훼는 유일신이며, 이스라엘의 죄지음은 매춘에 은유된다.
유랑과 이산, 동화 속 야훼신앙은 굳건해졌다.
유대유일신은 가부장을 굳건히 했다.
모처거주의 비나 결혼이 부처거주의 바알결혼으로 바뀌었다.
롯이나 레위인은 폭도들이 원하는 손님 대신, 자신들의 딸을 강간대상으로 바친다.
초창기 여성신은 여성사제가 모셨다.
그러나 구약성서등에서 오로지 남성사제직만이 가능해지면서 여성혐오는 더욱 강화되었다. 여성은 신에게 직접 말할 수도 없는 존재가 된 것이다.
9장은 할례라는 언약을 다룬다.
다산과 생명력을 가진 여신 어머니는 남성신과 왕 등에게 도움을 받는 존재가 된다.
그저 그릇이란 도구일뿐, 생명력조차 남성에게서 온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로 남성들은 자신들의 생명씨앗 주머니의 표피를 하느님에게 바치는 것으로 언약을 대신한다. 그것이 바로 할례라는 것.
(그 씨에 하느님이 축복을 내렸고 남자으 재생산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야훼는 아브라함과만 언약을 했다. 오로지 남성에게만.
사라는 그저 씨를 잉태하는 이로만 언급될뿐이다.
하느님은 창조를 했고, 아담에게 이름짓는 힘을 주었다. 또한 아담의 일부로 이브를 만들었다.
아담이 이름짓는 힘과 생산성까지 모두 갖게 된 것.
여성의 생산성? 그러나 그런 여성을 만든 건 남성의 뼈와 살이라는 것이다.
결국 누가 생명을 창조했는가?
하느님과 하느님을 닮은 남자라는 것.
에덴의 선악과와 뱀에 의해 졸지에 여성은 타락해버리고 만 것이다.
뱀이나 기타 다양한 신들과의 관계는 모두 끊고, 오로지 유일신을 믿을 것, 가정에선 오로지 남편에게 복종할 것등 가부장제도가 강화되었다.
누가 죄악과 죽음을 가져왔는가는 뱀과 동일시되는 여성이 된다.
유일신 사상은 여성자궁은 수동적 용기이며, 남성의 씨는 하느님의 축복인 것이다.
남성사제들만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뜻을 실천할수 있으며, 여성은 남성의
중재없이는 불가능하다. 어머니란 상징 또한 격하되어 버린 것.
어머니를 죽인 오레스테스는 복수의 신들에게 쫒긴다. 그때 아폴론은 어머니는 부모가 아니며 돌보는 이라는 말로 복수의 신들을 몰아낸다.
“여성의 지식은 단순한 직관으로 되었고, 여성들의 이야기는 수다로 되었다. 여성들은 특히 희망이라고는 없는 특수한 것들을 다룬다. 그들은 자신들의 서비스 기능속에서 끊임없이 방해받는 시간 속에서, 그들의 분산된 주의집중 속에서, 매일 매시간 현실을 경험한다. 그 특수한 것들이 자신의 소매를 당기는 동안 사실들을 일반법칙으로 추론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상징을 만들고 세계를 설명하는 그와,그의 신체적 심리적 욕구와 그의 자녀를 돌보는 그녀, 그 둘간의 간극은 엄청나다.” 390페이지
약간 여성몰락의 역사를 읽는 기분이었다.
성별과 양육이란 차이로 분업화된 기능 중 한 쪽이 우세에 올라, 그런 자신의 지위를 돈독하게 하기 위해 만든 그들의 역사에 매몰되어, 여성들은 스스로를 비하하고 많은 기회들을 박탈당했으며, 서로를 불쾌해하기도 한다.
반대였다면 어땠을까.
그럼에도 여성들은 남신들을 지우고, 노예화하고 그들에게 재갈을 물리고 그 모든 일들이 너희들 탓이니 감수하라고 할까. 굴욕적인 강간과 거세를 통해 그들을 복종시켰을까.
“가부장적 전통 속에서 훈련된 사고인 우리 자신의 사고에 대해 비판적이 되기, 결국, 그것은 지적 용기, 즉 혼자 우뚝 설 수 있는 용기, 우리에게 닿는 것보다 더 멀리 뻗으려는 요기, 실패를 감수하는 요기를 발달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도 사고하는 여성에게 가장 큰 도전은 안전과 승인을 추구하는 욕망으로부터 그 모든 것 중에 가장 비여성적인 자질~ 세계를 다시 질서짓는 권리가 스스로에게 있음을 주장하는 최상의 자기과신인 지적오만~ 로 옮겨가려는 도전이다. 신을 만드는 자의 자기과신, 남성 체계건설자들의 과신으로.”
“그 다음에는 무엇이 올 것인가?”
“남성과 여성이 모두 인간종의 반이 다른 반에 종속되는 것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간주한다면, 차이가 지배나 종속 그 어느 것도 함축하지 않는 그러한 사회를 꿈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397페이지)
(여담. 이 책 앞부분에 소개된 프로이트의 여성에게 해부학은 운명이다. 란 말의 뜻을 몰라 검색 등을 하다가....헉 했다. 여성은 신체적으로 남근을 갖지 못해 결핍된 존재이자 거세된 자이다. 그래서 남성을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존재라고? 아마 남성들이 가지는 사회적 특권에 대한 분노가 아닐까. 그들이 가진 우선권이나 교육기회와 승진의 기회들, 단지 그걸 가진것만으로 더 많이 주어지는 것들에 대해 분노하지 않았을까.....그의 말을 그대로만 받아들인다면? 글쎄...지금은 화장실을 더럽히는 원흉이란 생각만 들 뿐이다...앉아서 누라고....하려다가, 신체적 차이는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냥...)
굳이 여성학의 범주에 두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있고 흥미로운 역사책이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