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의 인문학 - 미셸 파스투로가 들려주는 색의 비하인드 스토리
미셸 파스투로 지음, 고봉만 옮김, 도미니크 시모네 대담 / 미술문화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 많은 색들이 뉴턴에 의해 가둬졌다. 누구나 색하면 떠올리는 7가지 색. 그러나 뉴턴이 처음 규정한 무지개의 색은 6가지, 행운의 숫자를 고려해 남색을 넣어 7가지로 만들었단 설이 있다.
가끔 아이들에게 너희를 색깔로 표현하면 무슨 색이냐고 묻는다
어린 시절부터 색에 대한 고정관념때문인지 여자아이 남자아이의 선호색도, 자신을 표현하는 색도 비슷비슷한 모습이다.
색은 이렇듯 시대를 반영한다.
매춘부의 색이자 웨딩드레스의 색이었던 붉은 색, 위선과 배신의 색에서 희망과 태양을 이야기하는 노랑, 불안정과 괴물을 상징했으나 이젠 안정을 뜻하는 녹색 등. 색에 대한 다양한 시대적 배경과 변천을 알 수 있는 책.


내용보다는 그림과 수록 명화들이 더 맘에 드는 책이다


인류는 자연의 색을 모방했다
거기에 권력이니 차별과 차이, 숭고의 의미를 보태기도 하였다
색은 아무 잘못이 없다
모두에게 평등하다
인간이 그 색들을 구분짓고 나누고 차별했을뿐이다.
자연의 색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도 없다.
아무리 잘 찍어도 아무리 해상도가 좋아도 비 갠날 아침의 깨끗해진 거리와 하늘의 색은 표현하지 못한다.
자연은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주었고 , 우린 그 아름다움을 제국주의니 차별이니 고귀하니 촌스럽니 여자의 색 남자의 색 등 따위로 마음대로 이용하고 규정짓기도 했다. 아름다운 색, 그 색만으로 충분한게 아닐까. 앞으로 또 어떤 편견들이 생겨 또 어떤 색에 마음대로 굴레를 씌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랑,
로마에선 야만인의 색
기독교에선 신성한 마리아의 색

베르테르의 청색 연미복과 멜랑콜리아의 대표색
지금은 평온과 안정의 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플 친구이신 레삭매냐님 글을 읽고 나도 한 번 상반기 정리를 해 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레샥매냐님이 추천하신 책 몇 몇 권을 장바구니에 담아 둔 후, 올해 내가 무엇을 읽었나 무슨 책이 기억나나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2020년도는 정말 획기적인 한 해가 될듯 하다 . 화성이주민을 모집한다는 이 천지개벽할 시기에 마치 카뮈의 페스트 속 오랑처럼 고립된 섬으로 한 해의 반을 훌쩍 넘기다니.
그래서인지 독서를 하면서도 생각이 참 많아졌던 거 같다. 책 읽다가 긴급문자 한 번 보고 책 읽다가 가슴 졸이고.
올 하반기도 비슷하지 않을까.
어차피 휴가는 물 건너갔고, 올 여름엔 다른 이들처럼 벽돌깨기를 할까 한다
벽돌만큼 두꺼워 혹은 내용이 벽돌처럼 딱딱해 사 놓고 읽지 못 한 책, 혹은 구입할 엄두도 안 나는 책들을 벽돌 깨듯 격파한단다

올 여름 벽돌깨기, 설레는건 왜인지 ㅎㅎ
( 벽돌책들 많이 추천 부탁드립니다. )

아래의 사진들은 생각날때마다 읽은 책들을 찍어 놓은거다. 빠진 책들도 있을건데 ㅠㅠ

올 상반기 가장 기억에 남는 책

<사양~다자이 오사무>

저무는 해도 나에겐 절절하며 마지막의 해라도 다른이들에겐 덤덤하다. 그들에겐 내일의 태양도 내일의 사양도 있을테니. 가즈코는 살아가고 나오지는 떨어졌고, 해는 저물지만, 가즈코의 모습을 보면 저무는 해가 그리 싫지는 않다. 몰락하지만 몰락하지 않은 가즈코의 마음이, 몰락했지만 몰락하지 않으려던 나오지의 이야기다.

<제인에어와 여우, 그리고 나>
요건 그림책이다.
상처를 입으면 어떤 책을 읽게 될까.
그냥 어떤 책이든 상관없다.
사실 책은 눈물을 숨기려는 수단이기때문이다. 그러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책이 점점 위로가 된다
상처에는 처방전에 딱 들어맞는 책도 약도 없다.
상처를 입는다는 건 내 잘못이 아니기때문이다.
열이 나던가 기침이 나든 이유를 알아야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는데 상처는 일방적이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이유나 원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왕따에 의한 상처도 마찬가지다

< 뉴턴의 아틀리에>

~과학과 예술을 서로 넘나들며 철학적 깊이에 예술에 대한 이해까지, 거기다 두 작가의 글솜씨까지 더해져 새로운 장르를 보여준 책이다. 예전에도 예술에서 수학이나 과학을 이야기하는 책은 있었지만 주로 숨겨진 원리나 그 속에 녹아있는 융합의 얕은 웅덩이쯤이었다면 이 책은 깊은 울림있는 우물같은 책.

< 컬러퍼플>
어둡고 무서운 서사가, 당차고 개성적인 혹은 따뜻한 여성들의 캐릭터들에 의해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어간다.

< 페스트>
올해를 가장 잘 반영하는 책이 아닐까
시대를 아우르는 고전의 힘, 1940년대 후반의 이야기가 2020년 우리삶의 지침서가 된다.


~ 읽은 책들 모두 내게는 소중하다. 책 한 권을 읽어내는 긴 시간동안 정말 소중하고 즐거운 경험을 하게 해 준다.
세상 최고의 똥손, 아무 것도 잘 하는 것 없고 사회성도 떨어지는 내가 그래도 사람들과 부대끼며 어떻게든 보조를 맞춰갈 수 있는건 책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가득 채워진 채 태어나는 사람도, 가득 채워진 채 떠나는 사람도 없다.
언제나 부족한 듯 그래서 그 부분을 채우며 사는 것, 그 부족한 부분을 책에서 배운 것들로 조금이라도 메꾸길,좀 더 겸손하고 나은 사람이 되길, 그렇게 노력하며 살아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가 모나리자, 동유럽에도 북유럽에도 모나리자라 불리는 그림들이 있어 소개합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합본 특별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20년 6월
평점 :
품절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 원더랜드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다는 건 20대를 읽는 것.

맥주와 껍질 깐 땅콩들의 수북함. 턴테이블이 돌아가는 방에서 이젠 아무도 제대로 읽지 않는다는 투르게네프를 읽다가, 맥주 한 잔을 더 따르며 윌리엄 포크너를 안주 삼는 밤.

이름들만 빼면 비 오는 아일랜드나 영국의 어느 곳일 것 같은 배경, 그래서일까 주인공들이 부르는 이름을 되뇌이면 소설 속에서 갑자기 훅하고 현실로 돌아오는 느낌이 든다.

누가 그러더라.

하루키 소설은, 그 소설의 주인공보다 늙은 후에 펼친다면, 적나라한 거울 속 주름을 보듯 실망할거라고.

젊음의 소설이라 그런걸까.

그래도 내겐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갈증 속 맥주처럼 술술 잘 넘어간다.

그의 문장은 20대 때 끼워 놓은 말린 은행잎같다.

그래서 이 책을 살 수 밖에 없었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 원더랜드

제목도 얼마나 멋진가.

세계의 끝에서 그림자를 보내고 남은 주인공.

눈 오는 쓸슬함과, 낡은 대령의 모자, 죽어가는 일각수와 그 마음의 빛 줄기.

작년엔가 아이가 해변의 카프카를 읽더니 좀 모호하고 어렵지만 뭔가 중2병같기도 해요 란 말을 했다. 아이야. 엄마는 그런 중2병 같은 문체가 좋아. 그렇지만 세련되고 담담하고 군더더기 없는 그의 글들은 내 맘에도 희미한 한 줄기 빛을 남긴다.

내 내면 어딘가 벽으로 둘러쌓인 심연의 그 곳을 여는 열쇠는 어떤 문장일까.

세계의 끝? 일각수? 좀 멋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고 대니보이를 무한 반복중, 위스키는 없으니 맥주로, 그리고 하루키. 더 할 나위 없는 주말의 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