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소년같았다 그는. 날이 서 있는 예민한 소년. 상처받기 싫어 먼저 선빵 날리고 먼저 절교를 말하는, 그 날선 얼굴이 밉지 않은 소년. 20대, 피터팬신드롬과 결핍을 장식장가득 캐릭터장난감으로 채우려 하지만 그럴수록 참 쓸쓸해지지. 채워진 장식장만큼 텅 비었던 어린시절이 반추되니까. 실바니안 토끼인형을 사 모으며 기껏 바라보기만 할 수 밖에 없는, 뭐든지 다 때가 있는 법, 노는 것조차 결핍을 채우는 것조차 다 때가 있음에 씁쓸해 지는 맘이 조금은 닮은 듯. 밉지 않은 글들이었다. 삶의 끝에 다다르는 여행 후 달라졌다는 소문이 들린다. 그래서 산 책. 사람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신이 가진 세상의 끝에 서 본 사람은... 반바지 차림에 무릎 까진 채 울고 있던 꼬마아이가 이젠 누군가의 어깨를 토닥인다. 진심이 느껴지는 토닥임. 또 하나를 배운다. 사람은 함부로 판단하는 것도 단정짓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다음주면 기숙사에서 아이가 돌아온다. 무엇을 가득 안고 올지는 모른다. 빈 마음으로 터벅거리며 올지 상처에 독이 오른 모습으로 올지는. 내 아이에게 읽히고 싶은 책이다. 아이에게 좋은 형이 되어 줄 책되지 못해놓고 된 것처럼 잘난척하며 내가 된 것들에 대해 폄하했다. 주변인들 소중함도 몰랐다. 나는 바닥이다. 그렇지만 바닥이니까 다시 일어설 수는 있다. 그가 말한 바닥과 천장 사이에 서 있을 수 있어 다행이다. 참 좋은 책이다. (위버멘쉬의 태도로 , 싯다르타에 나오는 별을 닮은 인간으로 가는 길을 묵묵히 걷는 그에게 포스가 함께하기를 )참!!!! 그에게 참 잘했어요 ~ 스티커를 붙여주고 싶은 맘*^^*
결국 우리는 우리가 가진 가장 멋지고 빼어난 것들 덕분이아니라 언제 했는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오래된 선행들 때문에 구원받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르네이자 쇼리.뱀파이어지만 유전자 조작등으로, 검은 피부를 가진 그래서 낮에도 조금은 다닐 수 있는 개량된 흑인 뱀파이어.남녀구분도 나이도 그 무엇도 거리낄 것 없는 세상, 차별없는 세상, 노년의 작가가 꿈꾸던 세상일까.모계사회같기도 하고, 뭔가 마약을 중심으로 하는 그룹홈같기도 하고, 너무 장대하고 너무 많은 것이 담겨 있어 그릇이 넘쳐 흐르는 느낌.난 왜 진딧물과 개미들의 공생관계가 떠오르는 걸까. 미안해요 작가님.
조금은 소심한 작가의 모습, 자신감보단 고민하는 모습이 닮아 더 친숙한 작가, 그러면서 삶을 생각게 하는 뭔가 평범한 듯 그러나 위안을 주는 글들을 써 내는 작가다.<주사위 놀이에 비유하자면 1회 쉬기 같은 말을 갖고 싶은 말>건강 때문에 단 걸 끊었다는 부모님 댁에 가니, 만쥬를 먹고 계시더란 에피소드에 나도 모르게 픽하고 웃음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