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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조 데 키리코 - 20세기 미술의 발견
박영란 옮김 / 예경 / 1996년 8월
평점 :
절판
<거리의 우수와 신비 1914>~ 아래 그림
어릴적, 여름 풍경이 기억나세요
유난히 길던 하루.
그 하루도 짧아,
아쉬웠던 어린 시절의 여름
골목길..
엄마에게 야단맞고,
엄마의 빗자루를 피해 대문앞에서 쪼그리고 있던 기억.
조금은 어둑한 골목, 내 그림자를 밟으며 한발 한발...아빠를 마중하던 기억.
아빠의 등 뒤에 숨어 집으로 돌아 오곤 했지요.
그리고 내겐 잘 돌아 오지 않았던 새 옷.
그래서 볼 부어 나온 곳도 골목.
집 앞 골목..
그런때는 그 골목, 참 낯설고 길었지요.
중학교때였나요.
위 그림을 처음 봤지요.
소녀의 그림자만 비치는 긴 골목.
그 골목만이 어찌나 눈에 익던지.
소리마저 닮은 그림 속, 그림자들조차 반가웠지요.
조금 더 커선,
조르지오 데 키리코라는 화가의 그림인걸 알았고,
그리고 소녀와 낯선 남자...불안과 우울을 말하는 그림이라고 책에 적혀 있더군요.
그러나 내게 ,
이 그림은, 언제나 그리운 어릴적 골목이 될 것 같습니다.
혼이 난 아이는, 씩씩한 척
아무도 없는 골목에서
혼자만의 놀이를 시작하지만,
외로움이 그림자로 삐죽이 드러납니다.
조금씩 다가오는 낯선 그림자가, 유명한 마술평론가들의 말대로 우울이니 공포니 이런 것이 아니라.
반가운 그리움이길 바랍니다.
조리지오 데 키리코(1888-1978)는 그리스에서 태어난 이탈리아 화가입니다.
낭만적이고 유별난 부모밑에서 자란 키리코.
키리코는 형이상학화파의 창시자이자, 초현실주의의 선구자라고 하네요.
밑의 사랑의 노래란 그림은( 아래 두번째)
낯익은 대상이라도 그것이 놓여있는 본래의 일상적인 맥락에서 벗어나 뜻하지 않은 장소에 놓여 있을 경우, 우리는 매우 낯설면서도 환상적인 느낌을 갖게 됩니다.
이런 기법을 초현실주의자들이 매우 좋아했었는데, 전문용어로는 전치 혹은 데페이즈망(depaysement)이라고 한다는 군요.
그 후, 말년엔 스스로 자신의 초창기 그림을 복제한다는 비난도 받았다는 화가 키리코.
그의 그림엔 기차가 자주 등장합니다.
하얀연기를 내뿜으며 지나가는 기차..
기차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시간의 흔적일까요..
과거의 지나감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