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인생 강의 - 낙타, 사자, 어린아이로 사는 변신의 삶
이진우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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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시절 도덕이나 윤리과목에서나 접했던 이름 니체.

알고 싶으나 알기 힘든 철학가? 매번 니체 관련 책을 읽다가 덮어 버리곤 했다.

그래서 정말 쉽게 시작해 보자고 선택한 책.

그래, 니체 입문서? 그래도 누군가 니체를 이야기하면 대강 알아 들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그렇지만 나에겐 딱 맞는 책이다. 니체의 삶과 그의 사상이 마치 친절한 선생님의 수업처럼 귀에 쏙쏙 들어왔다. 알고 봤더니 실제 작가님이 강의하신 내용이란다.

니체의 인생강의.

크게 다섯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첫 번째는 신의 죽음.

니체하면 신은 죽었다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의 철학은 기존의 가치관을 부수는 “망치의 철학”으로 위험하게 살라고 말한다.

위선과 가면을 벗고 의심하며, 우상과 허구가 권력에의 의지로 만들어짐을 항상 경계하며, 인간이 아닌 다이너마이트같은 존재로, 오히려 자아를 망각하며 지금에 집중하면 자신도 모르게 자아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왜 사느냐의 물음에 답은 없으며 아무것도 진리가 아니기에 모든 것이 허용되는 능동적 허무주의를 이야기한다.

의미없는 존재가 의미있는 이유는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질 때.

“신이 죽는다면 네가 바로 인격이 되고, 네가 바로 너의 자아를 찾게 될 것이다.”

결국 신이 죽었다는 본래의 네가 되라는 것.



두 번째는 권력.

권력은 악한 것이 아니라, 권력이 발현되는 방식에 악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너의 내면을 들여다봐라. 그 자체가 권력에의 의지다”

기독교적 사랑은 그저 반동적 수동적, 그래서 교리에 따를 뿐, 권리가 오히려 넘친다면 시기와 질투대신 허용과 관용이 생긴다는 것이다. 비등한 권력의 친구사이엔 질투가 생긴다. 그렇지만 월등한 권력을 가진 이에게 질투를 가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세 번째는 초인

위버멘쉬

책을 읽다보면 심심찮게 보는 단어다. 위버는 ~을 넘어서, 멘쉬는 인간. 그러니 초인은 인간을 넘어서는 것이다.

신이 죽고 난 후 우리는 성공만 추구하며 대중적 가치를 좇고 주어진 상태에 만족하는 최후의 인간이 되거나, 스스로 가치를 창조하며 창조의 과정을 중시하는 긍정적 인물인 초인 즉 위버멘쉬가 되느냐 선택해야 한다.

아모르 문디 (Amor mundi) 이 세계를 사랑하다.

긍정하라.

“머리은 심장에 있는 내장에 불과하다”



네 번째는 영혼회귀

우리가 사는 삶은 무수히 반복되는 삶 중 하나, 의미를 두지 마라. 그러나 온 몸으로 끌어안아야 할 긍정적인 것이다.

끊임없는 변화가 사실은 진리라는 것이다. 삶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며 내일은 잘될거야 란 밀래가 아닌 현재를 살라는 것이다.

“나의 사상이 가르치는 것. 다시 살고자 원할 수 있도록 그렇게 살아라. 그것이 과제다”

그러면서 아마 신은 죽었다 다음으로 유명한 낙타와 사자, 어린아이 이야기가 나온다.

You should , I will , I am as I am.

무거운 짐으로 공경과 복종을 짊어 진 낙타의 삶, 낙타는 도덕적 명령으로 그 무게를 견뎌야한다. 당위의 정신이다.

“네가 자유를 원하면 명령할 줄 알아야 한다.”

포효할 줄 아는 사자. 자유의지를 향한 의지이다. 자신의 길을 가는 사자, 내가 주인이 되는 것이다.

어린아이, 망각의 힘으로 새로운 관계를 맺을 줄 아는, 삶을 놀이로 신선한 긍정으로 순종과 명령과 자연스러움의 공존. “네 존재를 받아들이라”



다섯 번째 Amor Fati

어쩔 수 없이 해야하지만, 그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네 운명을 사랑하다.

차라투스트라는 춤추는 자이다. 춤을 출 줄 아는 자는 운명을 사랑하는 자. 몸이 가벼우며 자신의 몸을 긍정하는 자이다.

자신의 약점에 거리를 두는 것, 유머로 포장하며, 삶을 가볍고 춤 추듯 사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리로 몰락하지 않기 위해서 예술이 필요하다.

삶을 이끄는 두 신은 그래서 아폴론(나의 목표는 나의 삶이 유지되는 짧은 시간에만 적용되니 어쩌면 한낱 허구와 환상일수도 있다. 그러나 나에겐 의미있는 환상)과 디오니소스(도취와 망각, 소통)이다. 고통은 결과적으로 구원의 가능성이니 고통을 긍정하다.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는 구절들이다.



“네가 여기에 태어난 것은 무죄다.

네가 지금 생성되어 가는 것은 무죄다.

네가 어떤 존재가 될지도 무죄다.“





“오이디푸스를 따르지 말고 프로메테우스를 따르라”



(딱 한 권의 책만 읽은 사람이 가장 위험하다고 토마스아퀴나스가 말했다고 한다. 나는 지금 니체와 관련해서 가장 위험한 사람일수도. 니체 책들을 뒤적거리며 추석연휴를 보낼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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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가치투자의 진화
장흥국 지음 / 처음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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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조선시대 양반들은 돈을 천대했다. 장을 보러갈때도 주로 하인들에게 돈꾸러미를 들려 계산을 하게 했고, 하인을 대동하기 어려운 양반들은 소매에 돈을 넣고 최대한 몸에 닿지 않게끔 걸었다고 한다. 넓은 도포자락 속 엽전들은 달그랑 달그랑 부딪쳤을터이고, 그러면 저잣거리의 불량한 자 들은 그 소매를 치고 다녔다고 한다. 소매자락을 쳐서 돈이 굴러 떨어지면 잽싸게 돈을 들고 튀니 그런 자들을 소매치는 놈, 여기서 소매치기의 어원이 나온다.

지금은? 오히려 사람이 천대받는 세상? 사람을 소매에 넣을 수 없으니 그나마 다행인 세상인건가. 그렇지만 양반처럼 위선적으로 뒷짐지며 걸어다닐 필요는 없다. 그들이 주장하는 인본주의의 실현에도 몇 푼의 엽전은 꼭 필요한 것.

앞으로 부의 불평등은 계속 될 것이라고 오히려 더 심해질거라는 전망이다.

돈이 돈을 벌어란 말, 아마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자본을 가진 자, 생산설비를 이미 선점하고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형국, 그럼 자본이나 생산설비를 가지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자본이나 생산설비의 일부분을 내가 가지는 것이라고 한다. 어떻게? 그것이 바로 주식이다. 시작은 미비하지만 그 끝도 창대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부의 불평등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려면 나 또한 생산설비나 자본 토지를 가져야 하는데, 이미 모두 선점되어 있고 나의 자본력으론 택도 없으니,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만분의 일 혹은 몇만분의 일이라도 내 몫을 챙기는 것, 그것이 바로 주식이라고 한다.

그런 주식에 유래없이 관심이 크다. 나 같은 문외한도 신풍이니 셀트리온이니 뭐니 하는 대박난 회사들의 이름을 아는 것을 보면.

이 책은 처음으로 주식이라는 걸 해 보려는 이에게 아주 유용한 길잡이다.

도대체 이 사람은 누구며, 주식관련 뉴스에 자주 나오는 용어들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나 같은 사람, 재무재표는 이면지로 쓰는거 아닌가 하는 이들에게 유용한 책이다.

정독하다 보면 모래사장에서 내게 맞는 사금 한 톨 정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역시 최고는 불닭볶음면? ㅎㅎ
( 중고생아이들에게 그리고 경제쪽으로 진학하려는 아이들 면접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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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화장실에 무슨 책을 들고 가시나요?


어릴 적 엄마는 내가 화장실에 갈 때마다 감시를 하셨다.
혹시나 책을 들고 갈까봐. 하하하
식구는 많은데, 내가 떡 하니 차지하고 책이나 읽어대고 있으니 오죽하셨을까.
결혼하고 나니 좋은 점 중 하나가 당당히 화장실에 책을 놔둘 수 있다는 것. 참 좋은 점 중 하나다. 이 말을 했더니 언니가 소박한 행복을 넘어서 어딘가 냄새나고 짠하단다.

주로 화장실에 읽는 책은,
대단한 책들, 어려운 책들은 장건강에 좋지 않기에
주로 밝고 화사한 책이나 만화류들을 놔두고 읽는다.
한편씩 짧게 읽는 단편도 좋고, 단 주의할 점
저번에 김애란님 단편 놔뒀다가 콧물눈물 질질 짜면서 놔왔더니, 남편이 심한 변빈줄 알고 굉장히 고소해 했던 기억이 있다.

혹은 너무 재미있는 경우, 결국 온 가족의 성화와 원성을 자아낸다.
행복한 화장실을 위한 조건

1. 책!!!!! 특히 읽은 책 중 다시 읽고 싶고 즐겁고 행복한 책

그래서 요즘 화장실에 자주 놔둔 책은

도자기

30점 짜리 엄마

내 어머니 이야기

국기에 그려진 세계사(한 챕터씩 보기 좋다)

그 중 최애 책은 도자기~



이젠 가끔 아이가, 엄마 화장실에 있는 책 바꿔주세요 ~ 하기도 한다. 폰 안하는게 어딘가

여러분들은 화장실에 어떤 책을 놓아두고 계신가요.

(친구에게 물었더니 가지가지한다, 놀고있네 란 답변을 들었다. 상처받은 영혼이다.
우리 똘망이는 대자연을 바라보며 힘을 주신다. 그리고 해탈한 표정으로 본다. 치워라 노예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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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09-18 1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장실에서는 본업에만 충실합니다. ㅎㅎ

겨울호랑이 2020-09-18 2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장실에 따로 책을 놓지는 않습니다만, 화장실에서 읽을 만한 책은 가볍고도 내용이 길지 않은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ㅋ 제 경우에는 주로 ‘목차‘를 읽습니다만...

캐모마일 2020-09-19 06: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자기 화장실에서 한 챕터씩 보기 좋겠네요.
 
리딩 아트 - 293개 작품으로 만나는 미술 속의 책
데이비드 트리그 지음, 이주민 옮김 / 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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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있는 그림을 볼 때면 반가운 마음이 든다. 괜시리 무슨 책을 읽을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
예전 중세시대 그림들에 등장하는 책들은 거의 성경, 그 후 구텐베르크에 의해 책보급이 급격히 늘어나며 조금 다른 류의 책들도 보인다. 주로 여성들이 자신의 지적인 면모를 보여주고자 책이 쌓여 있거나 책을 읽는 초상화를 많이 그리기도 한다. 엘리자베스여왕도 퐁파두르 부인도 하려한 옷차림뒤엔 꼭 책 몇 권을 슬며시 끼워 넣어 초상화를 완성케 했다. 그래서인지 간혹 책 읽는 여성 뒤로 악마가 그려져 있기도 하다. 악마들이 연애소설 따위를 여성에게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꽤 착한 악마지 않은가.

책 읽는 그림, 그 그림 속 책은 무슨 책이며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통해 반쯤은 해소 가능할지도.
그러나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은 글자가 너무 작다는 것.
노안이 온 눈으로 읽다보니 더 침침하고 눈물도 나고 ㅠㅠ 글자크기가 작아도 너무 작다.

아래는 책과 관련해서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하는 아르침볼도의 <사서>
이 그림은 책을 사놓기만 하는 허영에 대한 그림이라고 한다. 그래서 책들은 모두 굳게 닫혀 있고, 읽을 수 없는 머리 위의 책만 펼쳐져 있다고 한다

또 하나의 그림은 르네 마그리트의 종속당한 독자. 표정이 재밌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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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09-18 1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르네 마그리트의 저 그림 저는 표정훈씨의 <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에서 처음 봤는데 순간적으로 우와 하면서 웃었어요. 책보고 놀란 순간을 저렇게 잘 표현하다니요. 표정훈씨의 책은 저런 책을 보고 있는 그림을 보여주면서 그 책이 어떤책인가를 상상하는 내용인데 재밌게 읽었네요. 이 책도 같이 보고싶어져요.

mini74 2020-09-18 19:22   좋아요 0 | URL
< 혼자남은 밤, 당신곁의 책>궁금하네요. 읽어봐야겠어요 *^^*
 
르코르뷔지에 - 건축을 시로 만든 예술가 클래식 클라우드 23
신승철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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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에는 목적이 있다.

특히 한 나라를 대표하는 얼굴같은 도시계획엔 많은 요소들이 적용된다.
하인츠 캘러는 로마의 도시계획에 대해서
“ 어떤 특정한 중심을 기점으로 방사형으로 뻗어나가는 도시형태는 로마의 종교성에 기인한다. 그리스와 마찬가지로 로마는 다신교였지만, 그리스의 각 도시가 각기 다른 신을 주신으로 삼는 것과는 달리 로마는 주피터를 주신으로 일종의 주종관계를 이룩하였다. 마찬가지로 도시의 건축물과 그 배치는 정치적 혹은 사회적 중요도에 따라 결정되었고, 이 체계는 계획적이고, 중심축을 가지고 있었으며, 따라서 균제의 성격을 보였다. 즉, 로마의 건축은 인위적으로 중심축을 정하고 그것에 맞추어 건물 군을 정렬하는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 고 말했다.

로마뿐 아니라 수많은 도시들은 정치 사회적 중요도에 따라 건물이 배치되었고 건설되었다.
그 속에 사람의 가치나 편리와 편안함은 부차적 문제였다.

라틴아메리카 등 식민지국가는 자신들의 문화나 지리적 특징과 상관없이 에스파냐나 포르투칼에 의해 “격자형 가로망 패턴”으로 공간이 만들어졌다. 가장 중요한 식민지와 관련된 제국주의 청사들이 중심이 되는 것이다. 그 위주로 대성당과 고위급관리와 귀족등이 사는 곳이며, 중심과 멀어질수록 가난해진다. 그리고 이런 패턴은 여전히 제국주의에서 독재정권 등으로 주인만 바뀌었을 뿐이다. 그러나 이런 패턴은 급격한 도시화등은 염두에 두지 않아, 결국 도시근처의 불법 건축물등이 우후죽순 생겨나면 문제점들이 대두된다.

또한 상업적인 이유로 만들어진 도시들도 많다. 너무나 적나라하게 그 의도를 들어냄으로서 오히려 덜 위선적으로 보이는 곳. 미국의 라스베이거스와 디즈니랜드가 아닐까.
라스베이거스는 결국 불황의 여파로 임대료등이 내려가고 있다고 한다. 상업적인 이유로 만들어진 라스베이거스는 결국 경제적이 이유로 만들어져 경제적 이유로 몰락하고 있다.

장 보드리야르는 “디즈니랜드는 미국 전체가 디즈니랜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따로 만들어진 환상의 나라”라며 정의했다.
욕망을 위해, 오로지 소비를 위해 만들어진 두 도시 라스베이거스와 디즈니랜드가 둘 다 미국에 있다는 것이 바로 미국이란 나라를 이해하는 본질이 되지 않을까.
이 두 도시는 오로지 욕망을 위해, 더 큰 소비를 부르기 위한 설득의 건축공간이다.

영국의 건축가인 에드윈 루티엔스는 베이커와 함께 뉴델리를 건설한다.
라틴아메리카와 마찬가지로 총독부를 중심으로 배치되었으며, 제국통치의 위대함을 대칭으로 보여주는 기능적 건축이었다. 뉴델리는 그 곳에 사는 사람이 중심이 아니라, 오로지 정치적 상징물로서 기능에 중점을 둔 것이다.

20세기 제국주의의 웅대함을 보여주려 했던 목적의 건축에서, 소비와 욕망을 발산하는 기능과 설득의 건축 등에서 인간중심 사상의 대두로, 조금씩 인간 개인의 특징과 사생화를 보호하는 쪽으로 중점을 둔 건축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결국 건축은 인간의 삶이 지속되는 공간이다. 주인공은 돈도 제국주의도 정치나 사상도 아닌 인간인 것이다.

1887년 스위스 라쇼드퐁에서 샤를 에두아르 잔느레그리로 태어나, 가명 르코르뷔지에로 더 유명해진 건축가.
그는 슬라브와 기둥으로 돔이노 구조를 만들어 현대건축의 기본구조를 구축하여 집 또한 표준화와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했다. 시트로앵자동차에서 본 따 시트로앙주택이라 불리는 돔이노 구조의 이 집은 표준화와 규격화를 통해 편리와 효율성에 저렴함까지 갖추어, 1차 대전 후 집을 잃은 피난민들에게 새로운 집을 빠른 시일에 선사했다.

떠다니는 흰상자로 유명한 빌라 사보아, 물론 물이 새는 주택으로 더 악명이 높지만, 수평창고 옥상 정원 등은 새로운 시도였다
마르세이유에 지은 환하고 편하고 아름다운데 경제적이기까지한 아파트, 그리고 게딱지 지붕을 올린 롱샹성당 라투레트 수도원등이 그의 철학과 함께 소개된다.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저작권때문인지, 구제적이거나 제대로 된 건물 사진들이 이 책엔 거의 없다는 것.)

그러나 결국 마지막에 그가 추구하는 것은 편안함과 고요였다.
“편안함과 고요”

나만의 방이 절실했던 사춘기와, 북적이는 아이들과 신나지만 힘들었던, 거실이 방이었던 사생활이라곤 없던 시절을 지나, 아이들을 떠나보내고 남는 것은......
간절히 원하는 것은 이제 편안함과 고요, 창문으로 풍경을 보고 사색하며 살 수 있는 곳. 그러니 그리 큰 평수는 필요없다. 르코르뷔지에가 아내를 위해 지어 준 4평의 통나무집처럼. 밖으로 나가면 지중해가 내 수영장이 되고, 하늘이 내 창이 되는 그 곳.

그는 오스트리아의 건물들을 보며 예술의 본질이라곤 없는 “현대판 포템킨”같다고 했다. 우리 또한 보여주기 위한 집에서 소중한 시간들을 헛되이 보내고 있는 건 아닐까.

사람이 몸을 누이고 안식을 느끼는데 그의 말처럼 4평이면 충분한걸까. 죽어서는 그 4평도 너무 넓은 것을.

( 표지그림은 테오 반 되스버그, 몬드리안과 같이 데스틸을 결성 , 르코르뷔지에와 어울리는 표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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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09-15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시치즈 정주행하려고요. 이제 겨우 2권 니체인데 르 코르뷔지에까지 가려면 갈길이 머네요. 읽고싶은 건축가인데요. ㅎㅎ

mini74 2020-09-15 19:06   좋아요 0 | URL
응원합니다! 저는 좋아하는 분야만 골라서 읽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