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읽기를 권함 - 우리시대 어느 간서치가 들려주는 책을 읽는 이유
김무곤 지음 / 더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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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엄청난 독서량을 자랑하는 우리 시대의 한 간서치가 말하는 책에 대한 이 이야기는 책을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백 퍼센트 공감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왜 나는 책을 읽는가?
내가 무작정 이렇게 책을 읽는 것은 잘하는 것일까?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의문점들을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곁들여서 조곤조곤하게 이야기해 줍니다.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 토마스 아 켐피스


나는 왜 책을 읽는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궁금했던 저자의 대답을 들을 수 있어요.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사람들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엄청난 독서량은 아니지만 나름 열심히 읽어왔던 제가 요즘에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이 바로 내가 책을 잘 읽고 있는 건지,
왜 나는 이렇게도 책을 읽는데 열중하는 걸까?였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런저런 책을 읽었지만 그중에 가장 깔끔한 대답을 들려주는 책이 바로 <종이책 읽기를 권함>이었습니다. 물론 저만의 왜 책을 읽는지에 대한 답을 찾기에는 아직 시간이 걸리겠지만 나름 어느 정도의 아우트라인은 잡아줬다고 할까요?

 책은 친절하게 주석에 많은 부분을 할애합니다. 왼쪽은 저자의 글이 오른쪽에는 저자가 상세하게 적어놓은 주석에 대한 설명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한 권에 책이 두 권의 분량이 들어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자세한 설명이었습니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주석을 읽으면서 보기가 불편해서  한 단락이 끝난 후 주석만을 다시 읽었는데 제가 알지 못하는 책에 대한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본문 못지않게 주석을 쓰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는 작가의 말처럼 친절한 주석이었습니다.

 

인문 독서 열풍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인문 독서에 대한 열망은 엄청난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인문 독서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소설을 읽으면 너무 가벼워 보이는 것 같고 시를 읽으면 있어 보이는 척 하는 것 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책은 자기에게 맞게 읽는 겁니다. 누군가에게 나 이런 고 급진 책을 읽고 있다고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죠.

 

가끔 써먹지도 못하는데 왜 책을 그렇게 열심히 읽는지 물어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속 시원하게 대답해 주지 못했는데 이 책에서 그 대답을 찾을 수 있었어요.
세상 모든 일이 자기가 직접 겪어봐야 알 수 있듯이 책 역시 읽어봐야지 그 깊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E-book 의 등장으로 종이책이 곧 사라질 거라는 말이 있었죠. 저 역시 종이책이 없어질까 두려워했던 사람들 중에 한 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종이책을 읽는 매력을 안다면 절대 종이책을 없애고 차가운 기계를 통해서 책을 읽을 수도 없을 거예요.

 

애너 퀸들런이라는 작가는 책 페이지를 넘길 때의 느낌과 소리를 종이책의 매력으로 말하고 있는데요, 저는 종이책의 냄새를 촉감보다 더 좋아합니다. 새 책은 새워 책대로의 냄새, 고서는 고서대로의 고유의 냄새가 있고요,
책으로 가득한 도서관의 냄새와 서점의 냄새도 다르답니다~
고전부터 읽으라고 하는 것은 "이번에 소풍 갈 때 어떤 옷을 입는 게 좋을까?라는 물음에
"18세기 프랑스 궁정풍의 드레스를 입어라" 고 말하는 것과 같다.

나름 고요하고 진지한 이 책에서 중간중간 유쾌하지만 핵심을 정확하게 비유하는 글 덕분에 지루하게 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며 읽을 수 있고
책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를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하는 책입니다.
많은 내용이 담겨 있지만 쉽게 읽히는 책입니다. 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열심히 책을 읽는지가 궁금하다면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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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 어게인 여행 - 인생 리셋을 위한 12가지 여행법
이화자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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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그 단어만 들어도 굉장히 두근거립니다.

누군가와 어디를 가느냐에 따라서 각각의 여행이 다른 추억과 영향을 남기죠. 하지만 어떤 추억의 여행이라도 여행은 언제나 나를 치유하는 과정이랍니다. 특히 인생의 갈림길에서 만나는 여행은 굉장히 많은 영향을 남기죠.


<비긴어게인여행> 은 바로 인생의 리셋을 여행과 함께 해온 작가의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열정적으로 일하고 늘 새로운 분야로 뛰어드는 작가만의 여행을 함께 하는 <비긴어게인여행> 으로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곳으로 떠나봤습니다.

언젠가 꼭 한번은 보고싶은 오로라 사진이 너무 매력적인 표지입니다. 

한때는 경쟁하듯 여행을 했습니다. 남들이 다가는 곳을 나도 가봐야 되고 남들이 소개하는 여행 코스로 게임하듯 다녔습니다.

여권에 찍은 도장은 늘어나지만 어느 순간 내가 다녀온 여행지가 내게 어떤 기억으로 남는지 의문을 들었습니다.

나는 왜 여행을 하는걸까? 누구를 위해서 여행을 하는거지? 내가 하는 여행이 과연 잘 하고 있는 걸까?

그때 부터 다른 사람들의 여행 에세이를 닥치는대로 읽었어요. 같은 지역을 다니면서 나는 왜 이 사람과 같은 생각을 못했을까.... 여행 에세이를 읽고 생각하고 다시 여행을 다녔습니다. 문제는 바로 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거더군요.

그때부터 저의 여행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겼답니다.

<비긴어게인여행> 에는 예전에 생각했던 저의 의문들에 대한 답이 고스란히 담겨있었어요. 그래서 한글자 한글자 더 꼼꼼히 차분히 읽어 나갔습니다.직장생활을 하면서 아껴 모은 돈으로 짧게 여행을 다니면서 항상 고민하는 것이 이번에는 여행을 가지 말고 이 돈을 다른데 쓸까? 가서 보면 별게 아닐 장소 일수도 있는데 이번에는 가지 말까...등등 매번 짧아서 아쉽게 가는 여행이라 출발 전에는 항상 고민을 했습니다.

그럴때 마다 저의 고민을 없애주는 것이 바로 '가보지 않았으니 모르는 것이다' 였어요. 

그리고 매번 저의 결정은 늘 옳았습니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리는 것은 물론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할 의미를 가득안고 돌아오죠.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즐거워할 일행이 있는 것도 행복한 여행이지만 가끔은 혼자, 철저한 외로움속에서 낯선 곳을 걸어다니는 여행도 무척 좋습니다.

오롯히 나에게 집중해서 생각할 수 있는 혼자 여행은 나이가 들수록 꼭 필요하고 해야할 일 중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좀 더 길고 느긋하게 많은 곳을 여행하고 싶지만 치열하게 일하는 한국인의 직장인에게는 연차를 끼워서 짧게 다녀오는 여행도 힘들죠. 주변에서는 왜 굳이 며칠도 안되는 일정을 다녀오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서 용기내어 떠나는 여행은 작가의 말처럼 그 이상의 행복을 주더군요.

마음에 드는 구절을 읽으면 줄을 긋고 따로 적어놓은 습관이 있는 제게 <비긴어게인여행> 은 수없이 많은 줄을 긋게 하는 책입니다.

'그래, 그랬지', '나도 이렇게 생각했지' 고개를 끄덕이며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써 내려갔습니다.

<비긴어게인여행> 은 12곳의 여행지를 소개해 줍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여행지부터 이번 책에서 처음 알게 된 곳도 있었어요.

 

특히 당장 와인을 마시고 싶은 충동을 들게 하는 조지아,

와이파이도 터지지 않고 따뜻한 미소가 있는 오지인 아제르바이잔,

오로라는 아이슬란드에 가서만 볼 수 있다고 생각한 저의 무지함을 고쳐준 캐나다 옐로나이프등

여행책을 많이 읽었다고 자부했었던 저의 오만함을 꼭 집어주는 새로운 여행지와의 만남은 또 하나의 큰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각 여행지 소개 마지막에는 그 곳에 관한 간단한 여행팁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여행에세이가 그렇듯 <비긴어게인여행> 역시 매력적인 사진이 함께 합니다.

여행 명소를 찍은 사진이 아니라 작가가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미소와 여유로움이 가득 담겨있는 사진들이 많았습니다.

무심한듯 많은 의미를 담은 여행 사진을 보니 저도 당장이라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어요.

여행의 시대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여행 에세이가 쏟아져 나옵니다.

톡톡튀고 즐거운 에세이도 좋지만 조용한 카페에서 따뜻한 라떼 한잔 마시면서 이야기 해주는 것 같은 여행에세이를 좋아해요. <비긴어게인여행> 은 마치 내가 여행을 다니면서 생각했던 것들을 나도 그랬어~라며 고개 끄덕여 주는 것 같았어요. 작가의 일생이 글자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묻어나는 참 조용하고 깊은 여행 에세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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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 함께 읽는 셰익스피어 20 - 4대비극, 5대희극 수록 현대지성 클래식 4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저, 찰스 램.메리 램 엮음, 김기찬 옮김, 존 에버렛 밀레이 외 그림 / 현대지성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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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역사가인 토마스 칼라일이 "셰익스피어는 인도와도 바꿀 수 없다" 고 할 정도로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영국이 낳은 세계 최고의 극작가입니다. 그의 작품들은 현재까지 끊임없이 책과 영화 등으로 재탄생되고 있죠.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제대로 알고 있지 않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도서 명화와 함께 읽는 셰익스피어 20을 통해서 조금 더 쉽게 만나봤습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4대 비극으로 불리는 <햄릿>,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를 비롯해 수많은 희곡 등의 작품이 있는데요, 명화와 함께 읽는 셰익스피어 20에서는 4대 비극뿐만 아니라 5대 희극으로 구분한 <베니스의 상인>, <말괄량이 길들이기>, <한여름 밤의 꿈>, <뜻대로 하세요>, <십이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을 포함한 셰익스피어의 주요 작품 11편 등 총 20편의 주옥같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만나실 수 있답니다.
아직 <로미오와 줄리엣>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으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으신데 이렇게 정확하게 분류해서 말해주니 이번 기회에 정확하게 4대 비극을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셰익스피어 입문서로 좋다고 생각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셰익스피어의 희곡 원문을 이렇게 단편 소설 형식으로 구성했다는 거예요. 많은 사람들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지만 막상 원문을 접하게 되면 쉽게 포기하게 되죠. 저 역시 매번 도전했다가 매번 실패한답니다. 잘 읽지 않는 희곡 원문을 그대로 읽는 건 정말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이렇게 단편 소설 형식으로 된  셰익스피어 20 이 무척 반가웠답니다. 뿐만 아니라 이 책에서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토대로 수많은 화가들이 그린 명화 106장이 수록되어 있어요. 명화들 덕분에 각 작품마다 글의 흐름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읽는 것 이외에 좋은 그림도 함께 보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누릴 수 있습니다.
말괄량이 카타리나의 행동을 글뿐만 아니라 생생한 그림을 통해서 두 번 볼 수 있어서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더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쉽게 셰익스피어의 글을 읽고 싶은 성인들에게도 좋지만 학생들이 처음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기에 좋은 입문서로도 괜찮은 책인 것 같아요. 작품을 읽으면서 아름답고 때론 강렬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답니다.
"로미오 님, 로미오 님! 하필이면 로미오 님이신가요? 나를 위하여 그대의 부친을 부인하고, 그대의 이름을 포기하세요. 그대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저를 사랑한다고 맹세라도 해주세요. 저는 더 이상 캐풀렛 가의 사람이 되지 않을 거예요."
이미 영화로 많이 만난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 장면을 마치 영화를 그대로 보듯이 그려진 멋진 명화와 만나보세요.

세계적인 극작가인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앞으로도 영원히 인류와 함께 할 위대한 작가입니다. 그의 작품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수없이 재탄생 되겠죠. 많은 영화 등을 통해서 그의 작품을 만날 수도 있겠지만 셰익스피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손으로 다시 태어난 작품이 아닌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직접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희곡 원문을 읽기에 어려워서 망설였다면 단편소설로 구성해 놓은 셰익스피어 20을 통해서 쉽지만 아름다움 작품을 읽어보세요. 더불어 다른 시대를 살았지만 같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고 같은 감동을 받은 여러 거장들의 명화들도 만나보세요. 명화와 함께 읽는 셰익스피어 20을 통해서 인간의 운명과 다양한 모습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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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바 2 - 제152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늘의 일본문학 15
니시 카나코 지음, 송태욱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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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바.
울림이 무척 좋은 단어입니다. 마치 길떠나는 여행객의 안전을 빌어주는 아련한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책을 선택하는데는 내용도 물론 중요하지만 제목 역시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라바' 라는 단어는 어떤 책인지 궁금하게 만드는 좋은 제목인것 같습니다. 저 역시 내용에 앞서 '사라바', 오직 이 단어의 느낌이 좋아서 책을 선택했답니다. : )
역시 제목처럼 '사라바' 라는 장편소설은 꽤 깊은 울림을 던져주는 이야기였습니다. 
'사라바' 책 제목에서 종이 댕~하고 울리는 느낌을 받았다면 소설은 마치 깊은 호수와 같았습니다. 일본 소설이 가벼운 내용이라서 싫다는 분들도 꽤 마음에 들어하실만한 이야기인것 같습니다.

<사라바> 는 두 권으로 구성된 장편 소설입니다. 각각 458, 420 페이지로 선뜻 쉽게 읽기 쉬운 두께의 책은 아닌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의 두께와 두 권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잘 읽혀집니다.
제152회 나오키상과 일본 서점대상 2위를 수상한 <사라바>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생각나게 한다는 극찬을 받는 일본 여성작가 니시 가나코의 책입니다.

두 권에 걸쳐 주인공 아유무의 탄생부터 30대를 지나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주인공의 정신적인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것 같네요. 평범한 주인공의 주변에는 평범하지 않은 부모님과 별난 누나, 주변인들이 많습니다. 그들 사이에서 스스로를 적당히 맞춰가며 힘들지 않게 살아온 아유무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정신적인 변화, 혹은 성장을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1권은 아유무가 태어나면서 부터 이집트와 일본에서 보낸 어린시절을 이야기합니다. 별난 누나와 부모님, 주변의 친척과 친구들이 등장합니다. 마치 일기를 보는 듯 또는 제 3자가 바라보듯 감정 기복없이 자신의 어린시절을 담담하게 말해줍니다. 지루하다거나 그다지 읽기 힘들지는 않지만 솔직히 1권을 읽으면서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2권을 읽기 시작하면서 왜 1권에서 그렇게도 자세히 자신의 이야기를 했는지, 주변 사람들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등의 질문 실타래가 탁~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2권은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마냥 행복했던 시절이 1권이라면 2권에서는 아유무에게 닥치는 나름 역경등이 등장하고 그런 변화를 겪으면서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왜 자신이 힘들수 밖에 없는지를 알게되고 극복해 가는 과정으로 결말을 맺죠.

안녕이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사라바' 라는 단어는 1권에서도 아유무가 꽤 성장한 후에 처음으로 나옵니다. 주문과 같은 단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의미였지만 역시 좋은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였습니다.

"무척 예쁜 말이야."
마치 '안녕'이라는 의미가 아닌 말처럼 들렸다. 빛나는 가능성을 내포한 반짝이는 세 글자로 여겨졌다. 어느덧 나도 야곱을 흉내 내어 '사라바'라고 말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의 '사라바'는 '안녕'이라는 의미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 말이 되었다. '내일도 만나자', '잘 있어' , '굿 럭' , '갓 블레스 유' 그리고 '우리는 하나야.'
'사라바'는 우리를 이어주는 마법 같은 말이었다.
당신은 당신이 믿을 것을 스스로 찾아냈으면 한다.
네가 믿을 걸 누군가에게 결정하게 해서는 안 돼.

<사바라> 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을 가장 잘 표현한 구절이라고 봅니다.
아유무는 어렸을때 부터 늘 주변사람들을 의식하고 그 속에서 조용히 살고싶은, 마치 무채색처럼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은 아유무 뿐만 아니라 지금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 중에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받을 상처가 두려워서 사건의 본질을 외면하고 살아가는 그에게 저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했습니다. 나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나의 믿음을 중심에 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요즘 저는 세상의 많은 것에 흔들리고 있어서 더욱 그의 변화에 공감한 것 같습니다.

아유무가 자신의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것을 이겨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지금 내 모습은 과연 어떤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시선들과 가치관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사라바> 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너의 본 모습을 잃지마라, 너의 믿음을 찾아라 그리고 흔들리지 마라.
당신은 지금, 자신과 함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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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비밀 마탈러 형사 시리즈
얀 제거스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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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독일 소설을 읽었습니다. 그것도 제가 사랑해 마지 않는 추리소설을 말이죠~^^
추리소설은 보통 영미권과 일본이 주류를 이루지만 요즘에는 유럽의 책들도 많이 만날 수 있어요. 추리소설뿐만 아니라 모든 이야기들이 각 나라마다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이야기를 읽는 재미 뿐만 아니라 각각 다른 특성을 찾는 즐거움도 있지요.
독일의 소설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독일이라는 나라의 느낌처럼 다소 건조하고 밋밋한 면이 있는것 같아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이야기에 과장된 유머코드도 없구요. 하지만 중간 중간 등장인물들의 대화에서 풋~웃어버리게 만드는 즐거움도 있답니다.

<한여름밤의 비밀> 책은 독일 오펜바흐 문학상 수상작으로 독일 TV 화제의 드라마의 원작소설이라고 합니다. 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의 원작소설이라니~읽기 전부터 기대감을 팍팍 심어주네요.

독일 TV 드라마에서 <형사 마탈러-죽음의 악보> 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다고 합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형사 마탈러가 풀어나가는 <한여름밤의 비밀> 은 자크 오펜바흐의 녹턴 중 하나로 뒤늦게 발견된 악보입니다.

<한여름밤의 비밀> 은 저자의 서문없이 바로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본격적으로 글을 읽기 전에 저자의 이야기나 간단한 소개, 목차등을 읽는게 습관이 된 제게 어떠한 정보없이 바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한여름밤의 비밀>은 불친절하지만 곧 당연히 추리소설이라면 정보 제공도 없이 시작하는게 제맛이지~
라며 얀 제거스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1941년 10월 19일의 한 때를 설명해주고 바로 2005년도로 넘어갑니다.
2005년 5월 29일로 수십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물론 그 수십년의 세월에 관한 이야기는 사건이 해결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되니까 너무 놀라지 마세요~^^
책을 시작하면 많은 등장인물이 나옵니다. 특히 마탈러라는 형사를 중심으로 사건의 해결을 보여주므로 많은 경찰과 그 주변의 인물들이 등장하는데요, 처음에는 다소 어색해서 외우기 힘든 독일식 이름과 끝없이 등장하는 인물들 때문에 조금 헷갈린다는 느낌도 들었어요.하지만 읽어나가다 보면 바로 사건이 터지고 흩어진 퍼즐을 하나씩 끼워맞추는 과정이 진행되므로 이름에 너무 집중하지 않고 읽으셔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거예요.
툭툭 던지는 듯한 대화체가 좋았습니다.
마치 작가가 '이건 유머가 아니야' 라고 말하는 것 같은 유머코드도 매력적이었어요.

"우리 편집국에서 자주 쓰는 유머가 있어. 내무장관과 강아지 통조림의 차이가 뭔지 아나?"
마탈러는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통조림 개밥에는 뇌가 있다는 거야." 베닝이 말했다.

<한여름밤의 비밀> 은 한 노인의 인터뷰와 잊고싶은 과거로부터 시작하지만 그 안에는 단지 하나의 사건이 아닌 독일의 슬픈 역사가 함께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추리소설로 가볍게 시작했지만 퍼즐이 맞춰가면서 가슴이 아린 슬픈 역사소설을 읽는 것 같았어요.
간결하고 깔끔한 독일 추리소설 <한여름밤의 비밀>은 다른 추리소설과는 다른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인것 같습니다.
손에 땀을 쥐게하는 흥미진진함 대신에 주인공과 얽힌 실타래는 찬찬히 풀어나가는 즐거움과 함께 그들의 아픔이자 트라우마를 함께 느껴보고 동시에 우리의 아픔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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