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고민하지 말아요 - 소중한 것을 놓치고 싶지 않은 당신
히라이 쇼슈 지음, 예유진 옮김 / 샘터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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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걱정이나 고민거리 하나 없이 마냥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부터 내일 아침 반찬은 뭘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까지 눈을 뜨면서부터 잠들 때까지 (물론 꿈속에서까지 걱정 근심을 할 때도 있지만) 우리는 늘 생각하고 고민하고 걱정한다. 문제는 이런 걱정이나 고민에 우리가 끌려다니느냐, 그것을 내 삶의 원동력으로 삼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걱정은 일상의 한 부분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일상의 한 부분에 취해서 나머지 다른 소중한 것들을 보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걱정과 고민을 가득 안은 채 너무 많은 것을 놓치고 사는 당신을 이해한다고 말하는 <너무 고민하지 말아요>는 큰 문제 없는 삶인 것 같지만 사는 게 힘겹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자신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너무 예쁜 책이다. 처음 <너무 고민하지 말아요>를 받았을 때 한참을 요리조리 돌려보고 책 속의 아기자기한 그림들을 훑었다. 고민거리를 안고 사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지만 마치 열심히 꾸며놓은 사춘기 소녀의 비밀 일기장을 보는 것 같았다. 앙증맞은 꽃 그림들과 귀여운 캐릭터들이 가득한 책은 그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나를 힐링 시켜 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도 이 예쁜 책을 소중한 누군가에게 선물해 주고 싶었다.

 저자인 히라이 쇼슈는 일본 선불교의 주지스님이다. 그래서 그런 걸까. <너무 고민하지 말아요>는 마치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이나 혜민스님의 따뜻한 위로와 비슷한 것 같았다. 2장에서는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을 발견하는 방법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마치 독자가 질문을 하고 고민들에 대해 쉽고 다양한 방법들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지금 당장 내게 필요한 해답을 듣고 싶다면 2장을 먼저 읽고 1장에서 스님이 이야기하는 일상의 소중함을 들어봐도 좋다.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한다면 <너무 고민하지 말아요>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묘한 힘이 있는 책이다. 나는 이 책을 매일 아침 회사에 도착한 후 일을 시작하기 전 10분 동안 읽었다. 무거웠던 발걸음과 양 어깨가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힘겹게 걸어온 숨을 고르고 오늘 할 일을 생각하는 것이 즐거웠다. 마음은 그런 것이다. 내가 끌려가느냐, 끌고 갈 것인가. <너무 고민하지 말아요>는 강한 책이 아니다. 하지만 그 부드러움 안에는 힘이 숨겨져 있다. 내가 매일매일의 주체가 되어 살아갈 수 있도록 힘껏 안아주는 책이었다.

우리는 타인의 모습은 비교적 객관적으로 보기 때문에 누군가가 뭔가를 잔뜩 짊어지고 끌어안은 모습을 보면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끌어안고 있지 말고 버리면 될 텐데..."하고 쉽게 말합니다. ~ 그래도 막상 그러한 일들이 내 일이 되면 아무렇지 않게, 쉽게, 그렇게는 못 합니다. 자기 일이 본인 눈에 객관적으로 보이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요. 다른 사람의 모습은 객관적으로 보는데 말입니다.

우리는 음력 설을 지내니까 이제 진짜 2017년이 시작되었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나를 바꿔보자고 생각했는데 작심삼일로 끝났다면 음력 1월 1일이 이제 막 지났으니 우리에겐 새로운 기회가 온 것이다. 거창한 계획도 좋지만 <너무 고민하지 말아요>에서 스님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일상의 작은 습관을 조금씩 바꾸면서 나를 변화시키고 내 생각을 업그레이드하는 건 어떨까. 상쾌한 아침 공기로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마음이 드러나는 장소인 현관과 화장실을 청소해 보자.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없고 직장 상사와의 관계가 고민된다면 스님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자신의 문제에 대한 해답은 자기가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해답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모른다고 느낄 뿐이다. 물론 <너무 고민하지 말아요>에서도 우리의 고민거리에 확실한 답을 주지는 않지만 우리가 지나치고 흘려보내는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잊지 말라고 한다. 제대로 보지 못하는 일상의 행복을 보는 눈을 가지게 도와준다. 눈 내리는 조용한 산사에서 스님과 따뜻하고 향기로운 차 한 잔을 마신 것 같았다. 말없이 포근히 안아주는 것 같은 <너무 고민하지 말아요>와 함께 일상의 고민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2017년을 시작해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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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 그 나이 먹은 당신에게 바치는 일상 공감서
한설희 지음, 오지혜 그림 / 허밍버드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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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서포터즈 리뷰가 아닌 내 돈 주고 구입한 책에 대한 리뷰를 적어본다. 아무래도 꼭 써야 하는 서평단 책을 우선으로 읽고 쓰는 편이긴 하지만 중간중간에 도서관에서 빌린 책도 읽고 사서 읽기도 한다. 어쨌든 이런 책들은 꼭 써야 하는 강제성이 없다 보니 차일피일 미루다가 그냥 흘려버리는 경우가 많다. 소개해 주고 싶은 꽤 많은 책이 있었는데 결국 내 게으름 때문이고 앞도 뒤고 보지 않고 서평단을 지원한 내 잘못이다. 

오랜만에 서평단과 관련 없는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적는 이유는 첫째, 올해는 서평단과 관계없이 읽은 책도 꼭 리뷰를 적자고 다짐했고 (지난주 도서관에 빌린 책은 적지 않고 반납했으니 이미 실패다) 둘째로 오늘 리뷰 적어야 할 책을 다 썼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 같은 이 시대의 구박받는 올드미스들이 우울할 때 꺼내서 휘리릭 읽어보기에 무척 좋은 책이라서 알려주고 싶었다. <나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하지만 그녀는 나름대로 행복하고, 설 연휴 전날 아침 일찍부터 카페에서 책 읽고 글을 쓰고 있는 나도 행복하다. 마음에 걸리는 거라고는 사랑하는 엄마에게 사위가 없는 슬픔을 안겨준거 뿐이지만 뭐 이왕 이래된 거 어쩌겠는가. 


연휴가 시작되는 첫날밤은 마치 내일 소풍 가는 아이처럼 흥분되어 잠이 오질 않는다. 내일 소풍 간다와 내일 출근하지 않는다가 같은 불면의 이유가 될 줄은 어린이들은 모르겠지? 어쨌든 잠들기 아쉬운 연휴 전날 밤, 엄마가 더욱 빠삭한 튀김을 만들기 위해 넣어놓은 맥주 한 캔을 마시면서 <나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를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을 구입한 이유는 인스타그램에서 본 글귀 때문이다. 정확하게 어떤 말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사고 싶었다. 왠지 이 책은 내 마음에 쏘~옥 들것만 같았다. 그리고 나의 예상은 딱 들어맞았다. 

<나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나의 이야기였다. 정확히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올드미스들의 이야기로 그녀가 하는 이야기는 나의 추억에도 있었고 나의 현재에도 있고 아마 미래에도 있을 이야기였다. 고작 맥주 한 캔이니 술이 취했다고 하지는 못하겠다. 길지 않은 한설희 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나는 끊임없이 킥킥대며 웃었고 눈물을 훔쳤다. 당장이라도 이 책 한 번 읽어보라고 연락하고 싶었지만 '아! 친구들 중에 결혼 안한 사람은 나 뿐이었지'. 얼마 남지 않은 맥주 캔만 들이켰다. 

나라는 인간을 이루는 유전자에 '늦게 움직일 것'이라는 명령어라도 새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남들은 진로를 고민하던 이십 대에 혼자 맥주를 마셨고, 남들 다 결혼을 고민하던 삼십 대에도 역시 홀로 맥주를 마셨고, 인생의 중대한 고민들을 해야 할 사십 대에 이르러서도 홀로 맥주를 마시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나이 먹은 당신에게 바치는 일상 공감서라는 타이틀답게 <나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치열하게 살아가는 한국의 올드미스가 들려주는 공감 에세이다. 특별날 것 없이 평범한 그녀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였고 아마 당신의 추억일 수도 있다. 그녀는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는다. 당신만 그렇지 않다, 나는 더 심해~그러니 걱정 말고 지금 열심히 살면 된다고 이야기한다. 시끄러운 호프집에서 저자와 맥주 한 잔을 시원하게 마신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권하고 싶다. 만약에 당신이 이 책을 읽는다면 조용한 밤에 시원한 맥주 한 캔을 마시면서 읽어보길 바란다. 

자기계발서가 아니고 위로를 주는 심리처방서가 아니다. <나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제목처럼 나이만 먹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투덜대는 한설희 작가의 이야기일 뿐이다. 에세이를 즐겨 읽지도 구입하지도 않는 편이지만 이 책은 잘 보이는 책장 한켠에 꽂아두고 '나만 이렇게 살고 있는건가'라는 슬픈 생각이 들때 한 번씩 꺼내서 읽어보고 싶다. 

나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게 아니구나.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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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라이프 - 당신의 삶을 바꾸는 인생 지침서
조창완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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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나의 별명은 '거지 같은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현재만 살아가는 대책 없는 인간. 남들처럼 미래를 위해서 저축을 하고 결혼을 준비해야 하는데 나는 소속감이 싫었고 악착같이 돈을 벌 생각도 하지 않았다. 남들은 날 보고 자유롭게 살아왔고 살고 있다고 하지만 나는 결국 현실에 얽매여 있는 삶을 살아왔고 살고 있다. 경계선 인간이라고 부르고 싶다. 훌훌 털어버리고 안주하는 삶을 떠날 용기도 없다. 그렇다고 현실과 미래에 충실히 노력하는 삶을 살고 있지도 않다. 결국 지금 내게 남은 것은 아직 철들지 않은 마음과 추억 그리고 빈 통장, 불확실한 미래뿐이다. 가끔 생각해 본다. 내가 그때 사표를 쓰지 않고 남들처럼 살았다면 돈을 많이 모았을까? 내가 그때 그런 선택을 하지 않고 그 자리에 있었다면 행복했을까?

'노마드'라는 단어는 들어본 적이 있다. 유목민을 뜻한다는 것,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이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노마드 라이프>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책과 저자에 대한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한때의 내가 보였고 그때 내가 원하는 삶이 보였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달콤한 꿀과 같았지만 때로는 호된 질책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노마드로 살고 있는 저자가 알려주는 삶의 방향은 많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았고 우리는 현실에 안주하며 살고 있는 것일까. <노마드 라이프>안에 담겨있는 이야기는 나의 잘못이었고 앞으로의 희망이었다.

 

조창완 저자는 중국 전문기자, 여행사, 외래교수, 중국 전문 공무원, 작가, 강사 등 수많은 이력을 가지고 자신만의 전문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미 노마드로 살고 있는 저자는 노마드로 살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이 세상의 수많은 영혼만 자유로운 사람들에게 노마드 라이프를 살 수 있는 조언을 들려준다. 우선 어렴풋이 알고만 있는 노마드에 관한 정확한 정의부터 시작해 노마드가 되는 방법,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선배 노마드들을 소개해 준다. 특히 그는 칭기즈칸을 통해 노마드의 진정한 삶의 자세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대제국 원나라를 세운 사람으로만 알고 있던 칭기즈칸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노마드로 살아야 할까? 자유롭게 사는 게 좋아서라는 대답을 한다면 당신은 아직 노마드로 살아갈 준비조차 되지 않은 사람이다. 노마드로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수없이 많지만 그것이 바로 지금 사회의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한국 경제를 솥 안의 개구리에 비유한다. 솥 안의 개구리는 불을 때면 따뜻해지는 환경에 편안함을 느끼다가 결국은 죽는다고 하는데 지금 한국 경제가 이와 비슷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사회를 읽는 눈이 없고 경제를 모른다고 해도 지금 한국은 제대로 굴러가는 국가라고 할 수 없다라는 것쯤은 알 수 있다. 그가 들려주는 위기의 한국에 대한 이야기는 한국의 미래를 예상해 보는 서적 한 권을 읽는 것 같았다. 일을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청년들, 대학을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당연히 함께하는 대출, 탈출구가 없어 보이는 헬조선, 변화하지 않는 기득권층에 대한 이야기들은 너무도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라서 가슴이 아팠다.

 

<노마드 라이프>는 무작정 자유롭게 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에 노마드라는 단어를 단지 거침없이 내가 원하는 데로 유목민처럼 산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 정의부터 다시 새롭게 하길 바란다. <노마드 라이프>는 지금 한국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변화하지 않는 한국과 변화하고 있는 중국과 세계에서 제대로 살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변화하고 싶다면, 목적 없이 남들가는데로 우르르 몰려가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면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면 좋을 것이다.

왜 노마드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이해했다면 칭기즈칸을 통해서 진정한 노마드의 자세를 알아보자. 그리고 노마드가 되는 방법을 실천해 보자. 노마드의 삶은 매력적이다. 그렇게 살고 싶었던 나는 이 책에 많은 밑줄을 긋고 포스트잇을 붙였다. <노마드 라이프>에 나오는 방법들은 이미 나도 알고 당신도 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고 알면서도 성취하지 못했다면 그건 오로지 나의 잘못이다. 저자가 알려주는 방법들은 쉽지만 지속하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들이다. 노마드가 되기 위한 방법들 중에서 우리가 지금 당장부터 실천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는 독서와 글쓰기, SNS 소통하기이다. 노마드라고 해서 무작정 정처없이 떠도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을 필요로하는 곳이 있다면 정착해서 삶을 개척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노마드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독서이다. 그리고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책을 쓴다거나 현대사회의 절대적인 SNS 등을 활용하는 방법들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명확히 설정된 목표가 없으면, 우리는 사소한 일상을 충실히 살다가 결국 그 일상의 노예가 되고 만다.

<노마드 라이프>에서 나오는 이 글귀를 카톡 프로필에 적어놓았다. 그 어떤 문장보다 지금의 나를 정확하게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매일을 열심히 살고 그것이 늘 최선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나는 잘 살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쳇바퀴 속의 다람쥐처럼 그냥 열심히 살아가고만 있는 것이었다. 늘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한번 사는 인생 만족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외치고 있지만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명확한 목표조차 만들지 않고 막연히 버릇처럼 생각만 하면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노마드는 그 자유로움만큼 노력과 책임이 필요하다. 내가 왜 경계선 인간인지 <노마드 라이프>을 읽으면서 알 수 있었다. 나는 자유라는 권리만 가지고 싶었을 뿐 그것을 누리기 위한 책임과 해야 할 일들은 힘들다는 이유로 외면했다. 노력하지 않고 누리는 자유는 과거 한때의 치기 어린 추억일 뿐이다.

노마드처럼 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싶어서 읽기 시작한 <노마드 라이프>를 통해서 나를 돌아봤다. 그토록 노마드처럼 살고 싶었지만 이다지도 현실에 매여있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수백만의 사람이 있으면 수백만의 삶의 방식이 있다. 누구의 삶의 정답이고 어떤 인생이 잘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어떻게 살아가면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즐거운지에 대한 조언은 들어보면 좋지 않을까? 유목민처럼 살고 싶지 않은 사람도 많고 모두에게 노마드적인 삶을 살라고 권하는 것은 아니다. <노마드 라이프>는 변화하는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정체되지 않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약간의 팁을 제공할 뿐이다. 이 책을 통해서 나처럼 제대로 된 노마드로 살아보고 싶다고 결심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미 단단한 자신만의 삶의 영역을 조금 더 견고하게 만들기 위한 조언을 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유연하게 생각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사유하는 삶을 사는 노마드가 되고 싶다. 지금을 즐기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노마드가 되고 싶다. 바람과 같은 노마드가 되고 싶다.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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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7.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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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은 가슴 설레는 달이다. 설을 지나면 왠지 새로운 새해가 다시 시작되는 것 같다. 그동안 작심삼일도 못 했던 계획들을 리셋해서 다시 시작해도 될 것만 같다. 에이는 듯한 칼날 같던 바람이 조금씩 몰캉하게 느껴진다. 곧 봄이 오겠구나. 피부를 스쳐가는 바람에 느끼고 점점 길어지는 해를 보면서 곧 오게 될 봄을 기대하게 된다. 무엇보다 나는 퇴근 시간이 점점 밝아지는 게 너무 좋다. 하루가 조금 더 주어지는 것 같은, 회사에서 죽어라 일만 하고 컴컴한 퇴근길을 걸어가는 처량한 느낌이 점점 사라져가는 2월이 좋다.
그래서 2월은 그 이름마저도 곧 올봄을 기대하는 시샘달이다. '꽃샘추위가 있는 겨울의 끝 달'이라는 뜻의 시샘달에는 아직 춥지만 마음만은 벌써 벚꽃 아래를 걷고 있다.

<샘터 2월호>에도 에세이, 이달에 만난 사람들부터 우리들의 추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까지 따뜻하고 소중한 많은 글들이 담겨있다. 샘터는 편집장님의 짧은 글로 시작되는데 특히 이번 호의 글이 시작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다가 늦게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크고 작은 수필공모전에서 입상하신 일흔한 살의 이유연 선생님. 요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중이라서 그런지 이런 분들의 글은 읽고 또 읽게 된다. 언제나 결론은 하나다. '나는 아직 멀었구나'
병상에 누워 있을 때 가장 사무치게 하고 싶었던 게 글을 쓰는 일이었다는 이유연 선생님처럼 나는 만약에 그런 상황이 오게 되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고, 하지 못 해서 후회하는 것이 무엇일까? 내 고민에 또 하나의 질문을 더했다.
샘터는 수기나 일상적인 이야기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의 지식과 정보를 알기 쉽게 설명해 줘서 매달 작은 상식을 쌓아가기에 좋다. <샘터 2월호>에서도 커피 이야기나 근대건축, 과학 등 다양한 알거리를 알려주고 있지만 그중에서 '해시태그의 힘'이라는 글을 가장 열심히 읽었다. 요즘 해시태그를 빼고 인터넷을 이야기할 수 없다. 블로그를 하고 인스타를 하면서 해시태그를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게 무슨 의미인지, 왜 써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그냥 다들 쓰니까 나도 따라서 쓰는 정도랄까?ㅎㅎㅎ 이번 <샘터 2월호>에서 해시태그가 무엇인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등 이 작은 기호가 가진 힘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그리고 처음 들어본 '공유냉장고'에 대한 소개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또 하나의 방법을 새롭게 알게 된 것 같아 세상을 보는 시각이 조금 더 넓어진 것 같았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나아가 자연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라니 공유냉장고의 좋은 의미들이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 
샘터는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이다. 자신만의 소중한 추억을 함께 나누고 싶다면 3월호와 4월호의 특집을 통해서 이야기 해봐도 좋을 것 같다. 특히 4월호의 특집인 혼자라서 좋은 날은 혼자 놀기 좋아하는 내게 딱 맞는 주제인 것 같아서 행복했던 혼자의 추억을 한 번 써볼까 싶기도 하다. 오늘부터 열심히 혼자여서 특히 좋았던 추억을 찾아봐야겠다.

벌써 2월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2월이다. 2017년은 아직 많이 남았다. 시샘달이라는 말처럼 겨울의 끝자락이고 아직 봄은 오지 않았다. 계획하고 있던 걸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면 나처럼 음력 1월이 제대로 된 시작이야~한 번 외치고 다시 시작해 보길 바란다~^^ <샘터 2월호>와 함께 곧 올봄을 기다리며 또다시 새롭게 일 년을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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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언제나 옳다 - 감정을 다스리는 다섯 가지 마음처방전 아우름 17
김병수 지음 / 샘터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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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는 이유는 그 나이만큼의 속도로 흘러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속도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수록 그 나이만큼의 삶의 무게가 양 어깨에 착착 쌓여간다. 해마다 책임져야 할 일들이 늘어나고 나이의 무게만큼 고단이 더해진다. 툭툭 털어버리고 싶지만 어떻게 걱정거리를 덜어내야 하는지 배운 적이 없다. 고등학교 때는 대학을 위해 달렸고 대학을 다니면서는 취업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는 매일매일 나 홀로 전투 중이다. 내 마음이 들어줬으면 하는 얘기에 귀를 기울일 틈이 없었다. 다들 그렇게 사는 줄 알았다. 그냥 열심히 살다 보면 좋은 날이 오고 내 마음도 함께 기쁠 줄 알았다.

힘겨움에 털썩 주저앉고 싶을 때, 지금 내 마음을 어떤 방법으로 추스려야 할지 모를 때 그동안 보지 못 했던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봤다. 그 속에 담겨있는 수많은 감정들. 감정은 나를 아프게도 하지만 다독여 주기도 한다. 내 마음의 고통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 감정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감정은 언제나 옳다>는 감정이란 것이 무엇인지부터 내 감정을 토닥여줄 다섯 가지의 마음 처방전을 알려준다. 쉽고 재미있는 인문교양서인 '아우름'답게 이 책은 청소년부터 책이 주는 위로를 아직 느껴보지 못한 어른까지 누구에게나 따뜻한 손질을 보내준다. 요즘 여러 가지로 힘든 일이 많다. 산책도 하고 요가도 하고 끝없이 읽고 쓰고 있다.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마음에 꽉 차있는 나쁜 기운들을 빼버리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하루하루 조금씩 무기력해질 때쯤 <감정은 언제나 옳다>를 읽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김병수 저자가 알려주는 방법은 'O, BRAVo' 이다. 관찰하고, 움직이고, 환상에서 벗어나서, 받아들이고,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마음 처방을 위해 알려주는 방법도 도움이 많이 되었지만 나는 <감정은 언제나 옳다>에서 '감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좋았다. 무언가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힘들어하는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도 좋지만 그전에 왜 우리가, 무엇 때문에 이토록 힘겨워하는지를 먼저 알고 시작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비슷하다고 알고 사용하는 용어들이 있다. 감정, 느낌, 기분. 이 세 가지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을까? 저자는 비슷하지만 조금씩 의미가 감정과 느낌, 기분에 대해 설명해 준다. 감정이란 어떤 특정한 외부 자극에 의해 유발되는 반응을 말한다. 느낌은 감정을 의식적으로 자각하는 것을 뜻하며 기분은 감정처럼 특정한 무엇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분은 날씨, 햇빛, 호르몬 등 다양한 것이 함께 영향을 미친다.

특히 '자기 합리화 : 내려놓았다는 착각'을 인상 깊게 읽었다. 요즘 회사 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내려놓았다는 것인데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제대로 살펴볼 수 있었다.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내려놓았다는 말로 자신을 속이지 않는다는 저자의 말처럼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한가 보다. 마음 처방전 다섯 가지는 이해하기도 쉬울뿐더러 따라 하기에도 좋은 방법들이 많다. <감정은 언제나 옳다>에는 많은 처방전이 나오지만 가장 중요한 방법은 바로 내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스트레스가 심하면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평소에 일하면서 몸을 많이 쓰는데, 운동을 따로 해야 하나요?"라고 묻기도 하는데요, 일하면서 육체노동을 하는 것과 운동으로 몸을 쓰는 것의 효과는 서로 다릅니다. 이 둘은 정신 건강에 미치는 효과가 다릅니다. 일하면서 몸을 쓰는 것은 기분을 좋게 하거나 의욕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없습니다. 따로 운동을 해야 합니다.

괴로울 때마다 술 생각이 난다면 그건 자기 문제에 직면할 용기가 없다는 뜻입니다. 술로 뇌를 마취시키려고 하지 말고, 괴로운 마음이 들 때마다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도망치고 싶은 내 마음의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내가 용기가 없는 것은 아닌가?'하고 말입니다.

감정을 다스리는 다섯 가지 마음 처방전을 알려주지만 <감정은 언제나 옳다>는 어떤 책보다 마음을 도닥여 준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서 두서없는 내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어주는 친구와 같았다. '그래, 지금 네 마음이 그런 건 당연한 거야. 그러니까 이렇게 조금만 힘을 내면 어떨까?' 저자는 삶을 크게 다섯 가지의 형태로 나눠진다고 말한다. 성취하는 삶, 의미 있는 삶, 몰입하는 삶, 함께 하는 삶, 즐거움을 추구하는 삶이 있다. 정답은 없다. 내가 원하는 삶을 열심히 살아내면 되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서 지금 내 감정의 상태를 알고 뭉친 스트레스와 고민을 풀어버리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행복한 감정만 계속될 수는 없다. 감정에는 고통스럽고 피하고 싶은 것도 있다. 감정을 제대로 바라보고 다스린다면 분명 내일은 오늘보다 한 뼘 더 자라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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