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행복은 간장밥 - 그립고 그리운 법정 스님의 목소리 샘터 필사책 1
법정 지음, 샘터 편집부 엮음, 모노 그림 / 샘터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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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읽으면 잠시 읽기를 멈추고 그 문장을 한참 바라본다. 소리 내어 읽어본다. 그리고 한 글자 한 글자를 정성스레 따라 적어본다. 좋은 글에는 향기가 있다. 그 향기를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어 입으로, 손으로 기억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필사의 경우는 읽고 쓰기를 반복하면서 천천히 다시 읽게 되어, 눈으로만 읽었을 때와 전혀 다른 의미로 이해될 때가 많다. 그게 바로 필사의 매력일 것이다. 조금은 느리지만, 저자가 들려주고 싶은 말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그 글이 완전하게 내 것이 되는 최고의 방법이 필사라고 생각한다.

책 한 권을 필사하기 보다 마음에 드는 짧은 이야기나 문장 위주로 쓰는 경우가 많아서 특별히 따로 필사 책을 사보지는 않았다. 왠지 딱 '필사'라는 주제로 만들어진 책의 경우는 따라 적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에 앞서 꼭 써야 한 한다는 의무감이 들어 찾아보지는 않는데, 이런 내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적어보고 싶은 필사 책이 생겼다.

 

 

 

법정 스님의 <행복은 간장밥>은 샘터에서 법정 스님의 글을 엮어서 만든 필사 책이다. 법정 스님이야 두말할 필요 없는 분이고, 예전에도 스님의 책을 보며 가끔 필사한 적이 있어서 <행복은 간장밥>은 기대되는 책이었다. 이 책은 법정 스님이 강연하신 내용과 대담, 작은 말씀의 흔적을 모아 선별해서 만든 것으로 시구 같은 짧은 글부터 에세이 같은 단편들, 그리고 법정 스님이 아껴 읽으신 경전과 불교의 명언까지 <행복은 간장밥>은 읽기에도 부담 없을뿐더러 필사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다.

필사를 해보고 싶지만 어떤 책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필사 입문자부터, 몇 번 필사에 도전했지만 늘 실패하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책이다. 물론 법정 스님의 맑고 향기로운 글을 손끝으로 느끼고 싶은 누구에게나 좋은 책이다. <행복의 간장밥> 제일 뒷부분에는 이 책을 어떻게 써야 할지 조언해 주는 글이 있다. 처음에는 가볍게 책을 읽고 두 번째 읽으면서 적어보는 게 좋지만 처음부터 쓰면서 읽고 싶다면 샘터에서 알려주는 필사 팁을 먼저 읽고 써봐도 좋은 것이다. 필사 방법 역시 어떤 노트에 어떻게 적으라는 식의 조언이 아니라 또 다른 좋은 문장이라 이게 무슨 방법을 알려주는 것일까라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 그 글을 읽고 법정 스님의 말씀을 따라 적어본다면 그 말뜻이 어떤 것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바다를 찾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광활하게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면 누구나 안정과 편안함을 얻지요. 그것은 다름 아닌, 빈 공간이 주는 안정과 편안함입니다. 여백은 그저 비어 있는 자리가 아니라 바라보는 이의 상상력으로 채워지는 곳입니다. 한국화에서 여백의 미를 중시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일 것입니다. 빈 공간을 바라보면서 마음에 한 줄기 청량한 바닷바람을 불어넣어 주세요.

 

 

책상에 바르게 앉아 정자세로 필사해야만 할 것 같은 책도 있지만 <행복은 간장밥>은 책을 읽다가 문득 마음에 드는 글이 나오면 노트를 찾느라 시간을 허비할 필요 없이 바로 빈 공간에 따라 적으며,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다. 비록 잠자리에 들기 전에 급하게 적어서 글씨는 삐뚤고 줄고 열도 맞지 않지만, 간단히 때우는 간장밥이 참 맛있다고 법정 스님의 말씀처럼 간단하고 빠르게 적었지만 참 좋은 글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적어볼 수 있어서 <행복은 간장밥> 덕분에 기분 좋은 잠을 잘 수 있었다.

따로 필사 노트를 준비해서 깨끗하게 적어보는 것도 좋고 책의 빈 여백에 따라 적어보는 것도 좋다. 정해진 방법은 없다. 바로 적어보고 싶은 글은 책에 적어보고, 카톡 등의 프로필에 남겨두고 싶은 글이 있다면 휴대폰에 바로 옮겨보는 것도 필사의 한 방법일 것이다.

 

 

작은 툇마루에 앉아 법정 스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육신의 나이를 의식하는 것 자체가 벌써 늙은 거라고, 내가 이 나이에 뭘 하겠느냐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 성장을 포기하는 일이라는 말씀은 점점 의욕이 없어지고 나이 탓이라고 핑계를 대고 있는 현재의 나에게 딱 필요한 것이었다.

<행복은 간장밥>은 필사 책이지만 길지 않고 이해하기 쉬운 좋은 글이 많아 소리 내어 읽기에도 좋은 책이다. 엄마가 법정 스님의 책을 좋아하셔서 그분의 책이 나올 때마다 구입해 엄마에게 읽어 드렸는데 이번 책인 <행복은 간장밥> 역시 필사하는 중간중간에 엄마께 읽어 드렸다. 법정 스님의 이야기도 좋았지만 그중에서도 스님이 아낀 말과 침묵에 나오는 법구경과 숫타니파타 등의 구절이 좋다고 하셨다.

책의 여백만큼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모든 이웃들이 다 행복하라, 태평하라, 안락하라!는 말씀처럼 <행복은 간장밥>을 읽고 쓰면서 잠시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고 나는 고요했다. 작은 암자에 앉아 바람에 실려오는 나무와 흙의 냄새, 암자를 가득 채운 향내를 맡은 것 같았다. 내일은 또다시 일상이지만 <행복은 간장밥>을 읽고 쓰는 동안에는 이곳이 바로 나만의 안식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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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멈추는 날 - 전 세계 대규모 자산 동결이 시작된다
제임스 리카즈 지음, 서정아 옮김 / 더난출판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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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멈추는 날>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제목처럼 앞으로 은행이 설 자리를 잃는다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최근 온라인 은행인 K-뱅크가 생겨나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은행을 이용하고 있으며 점점 오프라인 은행 지점들이 통폐합되는 것을 보며 <은행이 멈추는 날>도 금융권에 대한 미래를 내다보는 책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몇 장을 읽고나니 <은행이 멈추는 날>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더 크고 더 무서운 세계 경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말하는 책이었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 가장 읽기가 어려웠다. 경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엔 다소 어려운 경제용어와 한국 경제가 아닌 미국 경제를 중심으로 하는 전세계 돈의 흐름에 대해 다루고 있어 경제나 금융, 돈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나는 읽는내내 진땀을 흘렸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온통 어려운 책인 것만은 아니었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힘겹게 오른 후에 만나는 평지와 시원한 바람처럼 <은행이 멈추는 날> 곳곳에는 조금 더 넓은 시각으로 경제를 바라볼 수 있는 팁을 심어놓고 있다.

만약에 자산이나 채권등에 관심이 있고 경제서적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은 조금 더 깊은 세계 경제의 흐름을 볼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비록 그 흐름이 일반 시민들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한 소수의 엘리트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이지만 세상은 과거에도 현재도 특정한 국가의 몇몇 사람들에 의해 흘러가고 있으니 우리는 그 사람들이 꼭꼭 숨겨놓고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는 그 사실들을 미리 알고 대비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은행이 멈추는 날>의 서문에서 저자는 경제학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경제학은 과학이지만 경제학자는 대부분 과학자가 아니다. ~ 오늘날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성장둔화는 이런 자기기만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에는 마치 수학책의 한 페이지를 보듯 다양한 증명식이 등장한다.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있었지만 많은 부분은 경제 문외한인 나에게 어려운 것들이었다.


<은행이 멈추는 날>의 영어 제목인 '멸망의 길'처럼 앞으로 전 세계에 닥쳐올 경제적 위험이 궁금하다면 세계의 큰 흐름을 꼼꼼하게 집어서 이야기 해주는 이 책은 더할나위 없이 안성맞춤일 것이다. 하지만 그 흐름을 보기 위해서는 경제에 관해 어느 정도의 지식이 있거나 여러 경제 서적을 읽고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만약에 2018년에 다가올 전 세계적인 경제 상황이 궁금하다면 워밍업을 먼저 한 후에 <은행이 멈추는 날>을 읽어보길 권한다.


마치 세계 경제에 관한 음모론을 보는 것 같았다. 다수에 반기를 드는 음모이론들은 매력적이다. 하지만 <은행이 멈추는 날>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에는 확실한 증거가 있고 이유가 있었다.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들이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지구 상의 수많은 사람들 중의 하나일 뿐인 내가 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고 믿는 나에게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엘리트들은 소수의 음모이론이 아니었다. 아이스 나인이니, 쇼크 독트린이니 생소한 단어와 전문적인 용어들이 잔뜩 들어있는 책이었지만 자본시장을 움직이는 비밀 연구소, 정치권력을 움직이는 은행 권력등에 관한 이야기는 어려워도 끝까지 책을 읽을 수 있게 도와주는 흥미진진한 것들이었다.

 

저자는 지진에 비유해 전세계의 경제 위기를 설명하는데 큰 지진이 오기 전의 전진에 해당하는 것이 1998년과 2008년의 위기라고 한다. 그리고 본진은 바로 내년인 2018년에 1998년과 2008년의 위기와 비교해 상상도 못할 정도로 초월할 불행이 올거라고 말한다. 앞으로 다가올 금융위기를 피할 수 없다면 어떻게 조금이라도 위험을 줄이기 위해 준비해야 할까. 과거부터 현재, 미래까지 이어질 세계 경제의 문제와 흐름에 대해 마치 경제 역사를 이야기하듯 세세하게 설명하다. 그리고 덧붙여 일반인들이 어떻게 그 문제에 대비해야 할지 몇 가지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데 그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로마 콜론나 궁전을 900년 넘는 세월 동안 한 가문이 31대째 소유하고 있는 법에 대한 이야기였다. 뿐만 아니라 재산은 토지와 미술품, 금으로 분류하여 소유하는 방법과 어떻게 재산을 운용해야 하는지 질문을 받을 때마다 재산의 10%를 금으로 가지고 있으라고 조언한다는 이야기는 과거 경제적인 위기에 빠졌었고 여전히 힘든 시기를 보내는 우리들에게 자산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같았다.


물론 <은행이 멈추는 날>이 앞으로 세계 경제가 붕괴될 수도 있으니 개인들은 각자의 돈을 어떻게 움직이라고 콕콕 집어서 말하는 책은 아니다. 주식이나 금융의 변화를 예측하는 방법으로 반복되는 역사와 인간에 대해 공부한다는 사람들처럼 이 책은 세계 경제와 그 경제를 움직이는 소수의 사람들에 대한 야사와 같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정통의 역사 뒤에 수많은 음모와 폭력, 숨겨진 희생이 있듯이 경제의 세계에서도 권력과 아무것도 모르는 채 핍박받으며 살고 있는 시민들이 있었다. 모른다고 겪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미 수없이 겪어왔고 매순간 경제위기라고 말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힘겹게 살고 있다. 앞으로 더 큰 위기가 온다고 한다. 위험을 피할 수는 없다고 하지만 그 위험을 먼저 알고 대비한다면 충격은 반으로 줄일 수 있는 법이다. 지긋지긋하게 듣고 있는 금융 위기에서 이제 스스로 보호해야 할 때가 왔다. 그 이유와 방법을 <은행이 멈추는 날>에서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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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베스트 123 - 유럽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
정보상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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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기 전에 가장 먼저 보는 책은 가이드북이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뭘 봐야 할까? 일단 일정은 대충 잡았으니 인터넷에 가득한 여행 후기만 뒤적이며 여행보다 더 행복한 여행을 준비하는 시간을 흘려보내야 할까. 다시 생각해 보자. 가이드북을 보며 어디를 가야 할지 정했다면 여행 준비가 끝난 걸까? 가야 할 곳이 어떤 곳인지 알고 가는 게 더 중요한 준비가 아닐까. 뭐든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유럽의 어느 광장을 갔는데 그 광장의 이름만 보고 갔다면 그곳은 그냥 넓은 광장 중의 하나일 뿐이다. 그곳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알고 간다면 비슷비슷해 보일 수도 있는 유럽의 모든 곳이 전혀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갈 곳도 많고 볼 거리도 많은 유럽에서 어디를 가야 그 나라만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며 여행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면 <유럽여행 베스트 123>을 통해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유럽 일주를 하든, 단 한나라만을 다녀오든 당신이 가고자 하는 유럽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소개하고 그곳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유럽여행 베스트 123>은 일반적인 가이드북이 아니다. 유럽여행을 먼저 다녀온 선배가 어디를 가야 좋을지 조곤조곤 알려주는 책이다.

<유럽여행 베스트 123>에는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영국,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그리고 터키까지 꼭 가봐야 할 여행지를 소개한다. 이미 잘 알려진 곳도 있고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곳도 있었는데 각각의 장소에 대한 사진과 이야기, 트레블 스토리라는 작은 팁도 함께 읽을 수 있어서 여행을 미리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유럽 지도를 보고 있으니 올해 추석 티켓팅을 놓친 아쉬움이 다시 떠올랐다. 슬프지만 내년을 기약하며 다음에 유럽을 간다면 어디를 갈지, 혹시 한 곳 이상의 나라를 방문할 때 비행기와 기차, 페리를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매년 유럽을 한 나라씩 다녀오는 친구가 추천하는 유럽의 여행지는 스페인과 오스트리아였는데 이번 <유럽여행 베스트 123>에서 가장 먼저 소개하는 나라인 스페인의 톨레도 대성당의 사진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미켈란젤로의 그림을 보고 들었던 '신의 이름 아래 인간이 이렇게도 위대해질 수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성당의 작품 사진을 보니 다시 그때의 기분이 들었다. 사진만으로도 이렇게 벅찬 감동을 주는데 만약에 실제로 눈앞에서 본다면 과연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해졌다. 스페인이 가고 싶어졌다.

광장과 거리, 박물관과 미술관 등 유럽의 모든 관광지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것도 즐거웠지만 인위적이지 않고 그곳의 일상을 고스란히 담아 놓은 것 같은 사진이 더욱 인상 깊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미술관에서 자유롭게 작품을 관람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부러웠다. 한 작품 앞에서 10초씩만 감상한다 하더라도 모든 전시물을 보려면 꼬박 35일이 걸린다는 루브르 미술관을 곁에 두고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굉장한 행운인 것 같다. 짧은 일정으로 숙제를 하듯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보며 그림도 그리고,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까.
장소에는 이야기가 있다. 행복하고 즐거움이 가득한 곳이 있는 반면에 슬픈 역사를 가진 곳도 있다. 독일에는 나치 패망 후 속죄하는 마음으로 '다카우 수용소'에 유대인들을 학살한 자료와 유물 등을 남겨두고 역사를 반성하고 있다고 한다. 비극적 역사의 현장을 돌아보는 것을 다크 투어리즘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다크 투어리즘의 장소는 폴란드에 있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인데 독일을 여행 간다면 과거의 아픔을 통해 반성과 교훈을 배울 수 있는 다크 투어리즘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스페인부터 터키까지 꼭 가봐야 할 여행지 뿐만 아니라 프랑스 파리에서만 파는 기념품, 런던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 프라하에서 꼭 경험해봐야 할 베스트와 동유럽에서 꼭 가봐야 할 뷰포인트 등 알짜배기만 뽑아놓은 소개는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어디를 가고 뭘 먹어야 할지 정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이다.

<유럽여행 베스트 123>은 유럽을 여행하면서 하루를 마감하고 숙소에 앉아 하루 동안 찍은 사진과 여행기를 정리해 놓은 것 같은 책이었다. 재미있게 들려주는 유럽의 역사와 장소에 담긴 스토리, 멋진 풍경과 함께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 사진들은 유럽여행에 대한 정보와 함께 여행 에세이 한 권을 읽는 것 같았다. 유럽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비슷하고 짧게 소개하는 여행 정보에 아쉬움을 느꼈다면 <유럽여행 베스트 123>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것이다. 당신이 꼭 가고 싶은 유럽 여행지는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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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나폴리 4부작 2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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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4부작의 첫 번째인 <나의 눈부신 친구>의 마지막 장을 덮자마자 바로 2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다. 한껏 긴장감 있게 이야기를 몰아치다가 다음 편에 계속이라는 허무한 문장만 남겨놓고 끝나버리는 드라마처럼 <나의 눈부신 친구>의 마지막 구절은 당장 다음 권을 읽도록 만들었다. 아이에서 소녀, 그리고 릴라의 결혼식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것 같은 레누와 릴라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는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와 비교하면 잔잔한 호수에 불과한 것이었다. 1권보다 더 두꺼운 분량의 책이지만 어른이 되어가는 그녀들의 이야기는 더욱 다채롭고 롤러코스터를 타듯 불안하고 아슬아슬했다. 시대가 다르고 나라와 환경이 다르지만 그녀들의 변화무쌍한 감정들을 이해할 수 있어서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는 더욱 집중하며 쉼 없이 읽어 나갈 수 있었다.

늘 그렇듯 소설은 어떻게 리뷰를 써야 할지 항상 고민되는 분야다. 특히 소설 중에서도 나폴리 4부작처럼 등장인물들을 중심으로 주변 사람들까지의 전 인생과 나이에 따라 변화하는 감정들,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하는 관계들을 꼼꼼하게 들려주는 소설의 경우에는 어느 것을 중심으로 리뷰를 적어야 할지 무척 난감하다. 어떻게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단순한 북 스포일러에 불과한 리뷰가 될 수도 있고 사람들이 이 책을 읽을 때 도움이 되는 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를 읽은 후 며칠 동안 리뷰를 적지 않고 이런저런 생각을 해 봤다. 어떻게 이렇게도 깊고 매력적인 감정들의 표현이 가득한 소설을 소개해야 할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는 릴라의 결혼식으로 시작해서 레누가 소설을 출간하며 가지는 독자 간담회에서 니노를 다시 만나면서 끝난다. 660 페이지에 가까운 이 책 안에는 사춘기 소녀들의 변화무쌍한 감정처럼 릴라와 레누의 삶은 한순간도 평온하지 않았고 항상 더 큰 파도가 뒤이어 오는 너울거리는 바다와 같았다. 끊임없이 요동치지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에서 그녀들은 점점 더 서로에게서 멀어져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그리고 릴라와 레누뿐만 아니라 그녀들 주변의 모든 사람들 역시 각자 자신만의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누구에게나 이유가 있다. 왜 그렇게 사냐고 질타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이 계속 들었다. 릴라와 레누, 그리고 마을 사람들과 새롭게 등장하는 사람들 모두 열심히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았다. 책은 고요하지 않았고 사람들은 늘 싸우고 대립하고 분노한다. <나의 눈부신 친구>를 읽을 때는 책 속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이 불안해 보였다.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에서도 역시 안정적인 인간은 없었다. 하지만 나는 1권을 읽을 때와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그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름 지성인이라고 나오는 사람들 역시 모두 완벽한 사람은 아니었다. 아니다. 인간은 완벽할 수가 없으므로 그들의 그런 행동과 감정은 당연한 것인데 단지 보여지는 것만으로 나 스스로 규격화된 틀 안에 넣어서 판단하는게 아닐까. 1권에 이어 2권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이 조금씩 겹쳐져 보이기 시작했다.

 

 

릴라와 스테파노의 결혼식은 짐작했듯 순탄하지 않았고 릴라는 요양차 방문한 섬에서 니노와 사랑에 빠지고 만다. 한때의 불타는 사랑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들의 비밀스러운 만남은 계속 이어졌고 결국 릴라는 집을 떠나 니노와 함께 살기 시작한다. 하지만 두 사람의 동거기간은 딱 23일만 지속된다. 영원토록 지속될 것 같았던 두 사람의 사랑은 너무나도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릴라와 니노 두 사람 모두 불안한 인간이었기에 서로에게 강하게 끌렸고 그래서 그렇게 빨리 끝나버린 게 아닐까. '릴라가 그리워 미칠 것 같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릴라의 교육받지 못한 단순함, 지나치게 영리한 무지, 언뜻 들으면 대단한 영감 같지만 실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발상으로 자신을 끌어당기는 힘에 대해서 생각하면 그리움이 식어갔다.'라는 문장은 릴라를 잘 표현하는 문장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레누는 안토니오와 헤어지고 니노와의 사랑을 꿈꾸며 그가 있는 섬을 찾았지만 결국 니노는 릴라와 사랑에 빠지고 만다. 레누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피사에 있는 대학에 진학한다. 릴라가 엔초와 살기 시작할 때 레누는 소설을 쓰고 피에트로의 도움으로 책을 낸다. 단편적으로만 보면 릴라는 점점 힘들어지는 삶, 레누는 지긋지긋해 하던 나폴리를 조금씩 벗어나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레누 역시 릴라와 마찬가지로 흔들리고 상처받고 좌절하며 한 걸음씩 걸어나가고 있다. 가끔씩은 피폐해져 보이는 릴라보다 주변의 눈에 맞추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레누가 더 힘들어 보이기까지 했다.

 

 

인간이란 한순간에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거야.

인생을 보여주는 이야기에는 수많은 선택이 등장하지만 책을 읽는 독자들조차 뒷장을 모르기 때문에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에도 역시 많은 선택의 기로가 나온다. 누구나, 언제나,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을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나의 감정을 따라가는 것이 옳을 거야, 이 선택이 최선일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건다. 릴라와 레누 역시 늘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책을 읽으면서 어느새 나도 그녀들이 되어 선택을 하기 시작했다. 이 상황에서 릴라가 이런 선택을 했는데 나라면 다른 쪽으로 가보겠어. 레누의 자신감 없음, 견뎌내는 힘이 나에게 있었으면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등등 그녀들의 삶과 나의 삶을 오고 가며 끊임없이 생각해봤다.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처럼 몇 마디의 단어와 문장으로 단정 지을 수 없는 책의 매력은 누구에게나 수백 가지의 모습으로 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누구는 자유분방한 영혼, 여자라는 틀에 갇혀 버둥거리는 릴라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볼 수도 있고 참고 견디며 살아가는 레누를 동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는 어머니를 닮아 정신적으로 약한 안토니오, 돈에 미친 솔라라 형제뿐만 아니라 릴라의 남편 스테파노에게서 자신만이 알고 있는 숨기고 싶은 모습을 봤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섬세한 감정 표현, 얽히고설킨 인간관계 등을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하는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는 소설의 기능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책이다. 다른 사람의 인생과 문제들을 통해서 우리는 나를 다시 보고 이해하고 문제의 해답을 찾곤 하는데 이 책은 그런 소설의 역할을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게 해낸다. 역시나 2권의 마지막은 안타까운 탄성을 내뱉을 만큼, 2권처럼 다시 3권을 당장 읽고 싶게 마무리한다. '목소리만 듣고도 알 수 있었다. 그는 다름 아닌 니노 사토라레였다.' 레누가 니노를 만난 후 어떤 변화를 맞게 될지 3권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에서 누가 떠나간 자인지, 왜 머무른 건지 당장 알고 싶어졌다. 그녀들의 격정적인 삶이 또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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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의 꽃
김옥숙 지음 / 새움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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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러 번의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아픔들은 역사의 한 귀퉁이가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현재도 진행 중이다. 슬프게도 우리에게 아픔을 준 나라들뿐만 아니라 정작 우리조차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으며 불편하니까 그냥 외면하고 싶어 한다. 꽤 오래 전이라고 생각하지만 일제강점기는 여전히 우리와 함께 하고 있는 현재이다. 핍박과 고초를 겪은 어르신들은 생존해 계시고 우리는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내가 겪은 일은 아니지만 깊은 분노가 솟구쳐 오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사회적인 이슈가 될 때만 분노하고 정작 한 발자국씩 떨어져서 관망하고 있을 뿐이다. 어쨌든 과거의 일이고 나와 관련된 일이 아니니까 말이다.

수많은 책과 영화 등을 통해서 일제강점기 때에 겪은 한국인의 고된 삶은 이미 알고 있지만 그 일제강점기를 끝내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질 때 수많은 조선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도 그렇다. 많은 조선인들이 일본에 있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그들 역시 원폭의 피해자였다는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흉터의 꽃>은 내게 또 하나의 충격이었고 아픔이었다.

 

경상남도 합천이 '한국의 히로시마'라고 불린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그곳에 원폭 피해자들이 함께 살고 있으며 그분들뿐만 아니라 2세와 3세들까지 여전히 피폭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흉터의 꽃>은 소설이지만 소설이 아니었고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절대 과거에서 끝이 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그래서 여전히 고통 속에서 살고 있는 원폭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실재이다. 불편하지만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되고 한켠으로 밀려나버린 해결해야 할 역사적 사실들이었다.

<흉터의 꽃>은 원폭 피해자인 아버지를 둔 건강한 2세인 주인공이 우연히 합천이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린다는 사실을 알고 그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는 과정을 들려주는 책이다. 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 살고 있는 강분희 할머니의 인생, 그녀의 아버지와 딸 그리고 손자까지 대를 이어서 겪고 있는 슬픔을 함께 이야기한다. 강분희 할머니가 원폭 피해를 겪고 굴곡진 인생을 살아온 과거와 피폭된 아버지의 영향으로 다운증후군인 딸이 있지만 받아들이지 못하는 소설가인 정현재의 이야기가 마치 하나로 이어진듯한 느낌이 들었다. <흉터의 꽃>을 읽으면서 길을 잃었다. 어느 순간부터 어디까지가 가상의 인물들의 이야기이고 어디까지가 실재인지 혼란스러웠다. 가상과 실재의 경계가 무너진 <흉터의 꽃> 속에서 나는 길을 잃었지만 그래서 더욱 등장인물들의 인생에 깊숙이 빠져들어 함께 슬퍼하고 울어줄 수 있었다.

 

 

책은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그곳에도 사람들이 있었다고. 8시 15분 15초의 히로시마에도 수많은 조선인들이 열심히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고 말이다. 굶지 않지 위해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환경에서 키우기 위해 나고 자라온 조선을 떠나 일본에 정착한 수많은 조선인들에게 떨어진 폭탄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죽음의 방사능은 사람들 몸속에서 끈질기게 살아서 피폭자와 그들의 자녀, 그리고 자녀의 자녀들에게까지 원자폭탄이 떨어지는 날의 아비규환 이상의 아픔을 물려주고 있었다. 히로시마에 살고 있었던 7만 명의 조선인들 중에 3만 명이 비참한 죽음을 맞았고 2만 명이 피폭을 당했다고 한다. 3만 명, 2만 명. 어느 정도로 많은 사람인지 가늠할 수도 없는 숫자이다. 그 숫자의 크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는 그들의 아픔을 알지도 못하고,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흉터의 꽃>은 히로시마에서 피폭당한 이야기부터 시작하지만 그 후에 등장인물들이 겪게 되는 한국에서의 삶은 피폭 당시 보다 더 처참한 것이었다. 그래도 부모, 형제와 친구들이 있는 고향에 오면 낫겠지라는 생각은 그들에게 더 큰 비참함만 느끼게 해줄 뿐이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알 수 없다. 느껴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 일본에서보다 더 큰 시련을 겪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픈 삶이 너무나도 슬펐다. 하늘이 맑고 햇살이 너무 좋은 날에 읽었지만 <흉터의 꽃>을 읽는 내내 주변은 회색빛이었다.

 

 

주인공인 정현재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아버지가 원자폭탄이 떨어질 때 히로시마에 있었으며 자신의 딸이 다운증후군이라는 사실은 그에게 아픔이었다. 그는 이유는 모르지만 늘 술에 취한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고 노력의 결과로 자신만의 성을 가졌지만 그의 성안에 받아들일 수 없는 딸이 생겨버렸다. 그는 바로 우리들이다. 불편함에 맞서기 보다 외면하는 쪽을 택하는 정현재는 바로 우리 자신이다. 그는 소설을 쓰기 위해 강분희 할머니와 그녀의 딸을 만나고 그녀들의 힘겨운 인생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의 문제를 똑바로 바라볼 용기를 얻었고 한 단계 더 성장했다.

<흉터의 꽃>의 말미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대한민국은 핵의 나라야. 우리 모두는 핵을 머리에 베고 살고 있어.' 원전의 문제가 심심찮게 들리지만 우리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우리는 방사능의 위험을 제대로 겪어본 적이 없으니까 그것들을 별것 아닌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책 속에서 K가 이야기하는 이 문장은 무척 섬뜩했다. 원폭이 소설의 소재가 아니고, 과거 일본에서 일어났던 슬픈 역사가 아니라 충분히 현재에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말이기 때문이다.

좋은 소설을 읽었고 꼭 필요한 책을 만났다. 소설이라고만 하기엔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실재이고 이름만 다를 뿐 아마 그녀들의 이야기는 분명 지금 치열하게 살아있는 누군가의 이야기일 것이다. <흉터의 꽃>이라는 책이 아니었다면 알 수 없었을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하는 문제이다. 과거에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다. 잊지 말아야 할 우리의 역사들 중의 하나지만 놓치고 있었던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흉터는 자주 살피고 관리해야만 잘 아무는 법이다. 보기 싫다고 불편하다고 못 본채 해 버리면 결국 더 큰 상처로 돌아오게 된다. 아직 원폭 피해는 우리에게 아물지 않은 상처이다. 이제 우리가 그들의 아픔을 잘 살피고 어루만져 줘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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