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 셀프 트래블 - 2018-2019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정승원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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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하면 가장 먼저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떠오른다. 기차에서 먹고 자고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러시아를 횡단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꿈이었다. 하지만 러시아는 왠지 차갑고 폐쇄적이며 여행하기 힘든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러시아를 여행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몇 년 전 회사 동료가 '블라디보스토크'를 여행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러시아, 특히 서울에서 2시간이면 갈 수 있다는 그 도시에 대해 알게 되었다. 러시아는 유럽처럼 긴 시간 비행을 타야 갈 수 있는 곳이라 생각했었는데 2시간이면 충분한 곳이라니. 지도로 본 블라디보스토크는 정말 우리나라와 가까웠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탄다는 것이 꿈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그렇게 읽기 시작한 <셀프트래블 블라디보스토크>는 러시아에 대한 선입견을 완전히 바꿔줬다.

 

 

<셀프트래블 블라디보스토크>는 아시아의 유럽이라고 불리는 블라디보스토크와 우수리스크, 하바롭스크, 이르쿠츠크 그리고 바이칼 호수까지 소개한다. 접근성 좋은 블로디보스토크와 그 주변을 여행하고 싶다면 <셀프트래블 블라디보스토크>이 완벽하게 가이드 해 줄 것이다.

본격적인 여행지 소개에 앞서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러시아에 대해 Q&A와 미션 형식으로 알려준다. 러시아는 안전한지, 영어가 안 통한다던데 어떻게 소통하는지, 추위로 유명하다는 러시아에 겨울에 여행할 수 있는지 등 러시아 여행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블라디보스토크 중심의 3박 4일 일정부터 15박 16일로 이르쿠츠크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까지 각자의 시간과 원하는 여행지에 맞는 일정을 짤 수 있는 다양한 코스가 있다. 특히, 궁금했던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았다. 1등실부터 3등실까지 객실의 사진과 함께 인터넷을 이용한 열차예약 방법, 횡단열차를 이용하는 팁까지 꼼꼼하게 설명한다.

 

 

여행할 때 필수인 지도 애플리케이션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이용할 수 있는 택시 애플리케이션 사용방법과 이르쿠츠크 공영 시외버스 이용방법은 처음 블라디보스토크를 가는 사람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설명해 준다. 러시아 여행이 꺼려지는 이유 중의 하나인 언어일 것이다. <셀프트래블 블라디보스토크>에는 러시아어 까막눈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소개와 방법도 알려줘 말이 안 통할 걱정 없이 러시아를 여행할 수 있다.

 

 

여행을 가서 어디를 보느냐도 중요하지만 뭘 먹고, 뭘 사는지도 무척 중요하다. 가이드북을 볼 때 특히 꼼꼼하게 읽는 부분이 바로 꼭 먹어봐야 할 음식들과 꼭 사야 하는 것들인데 <셀프트래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소개하는 먹거리와 사야 할 것들은 지금까지 봤던 것들과 다른게 많아서 재미있게 읽었다.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나라인 만큼 독특하고 처음 알게 된 음식들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자들의 넘버원 메뉴인 곰새우와 러시아의 대표 맥주인 발찌까를 먹어보고 싶었다. 항암효과가 뛰어나 인기 있는 차가버섯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며 러시아에 가면 꼭 사야 하는 것이 꿀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가격도 저렴할 뿐만 아니라 품질도 좋다는 러시아 꿀을 어떻게 사야 하며 종류가 많은 꿀의 각기 다른 효과도 설명해주니 블라디보스토크가 아닌 러시아의 다른 지역을 가더라도 꼭 진짜 꿀을 사는 방법을 알려주는 <셀프트래블 블라디보스토크>를 참고하면 좋다.

 

 

여행을 가서 어디를 보느냐도 중요하지만 뭘 먹고, 뭘 사는지도 무척 중요하다. 가이드북을 볼 때 특히 꼼꼼하게 읽는 부분이 바로 꼭 먹어봐야 할 음식들과 꼭 사야 하는 것들인데 <셀프트래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소개하는 먹거리와 사야 할 것들은 지금까지 봤던 것들과 다른게 많아서 재미있게 읽었다.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나라인 만큼 독특하고 처음 알게 된 음식들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자들의 넘버원 메뉴인 곰새우와 러시아의 대표 맥주인 발찌까를 먹어보고 싶었다. 항암효과가 뛰어나 인기 있는 차가버섯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며 러시아에 가면 꼭 사야 하는 것이 꿀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가격도 저렴할 뿐만 아니라 품질도 좋다는 러시아 꿀을 어떻게 사야 하며 종류가 많은 꿀의 각기 다른 효과도 설명해주니 블라디보스토크가 아닌 러시아의 다른 지역을 가더라도 꼭 진짜 꿀을 사는 방법을 알려주는 <셀프트래블 블라디보스토크>를 참고하면 좋다.

 

 

<셀프트래블 블라디보스토크>를 통해 알게 된 낭만적인 유럽풍 도시인 하바롭스크, 바이칼의 청정 자연과 역사적인 건축물들이 가득한 이르쿠츠크는 무척 매력적인 도시였다. 걷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르쿠츠크 시내의 역사적 관광지를 3시간 정도면 둘러볼 수 있는 도보 관광 코스, 그린 라인을 이용해 봐도 좋겠다.

<셀프트래블 블라디보스토크>의 마지막은 세계에서 가장 깊고 오래된 호수인 바이칼 호수를 여행하는 일정이다. 바이칼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알혼 섬을 들어가는 방법부터 투어 프로그램, 바이칼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까지 소개한다.

 

 

<셀프트래블 블라디보스토크>에는 특별부록인 휴대용 이지 트래블 페이퍼가 첨부되어 있는데 상황별 언어소통이 힘들 때 직접 보여줄 수 있는 그림을 포함한 러시아어와 반대편에는 <셀프트래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소개하는 도시들의 지도가 첨부되어 있다. 지도를 보며 동선을 짜고 현지에서 이용하기에 유용한 부록이 될 것이다.

새로운 도시를 알고 가이드북을 통해 미리 여행해 보는 즐거움이 있다.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나라와 도시를 <셀프트래블 블라디보스토크>를 통해 짧은 시간이 생긴다면 가볼 만한 곳으로 저장해 놓았다. 여행을 하면 유연한 생각을 가지게 된다고 하지만 아직 나는 멀었나 보다. <셀프트래블 블라디보스토크>를 통해 새로운 여행지를 알게 된 기쁨도 있었지만 알지 못하는 나라에 대한 굳어진 생각을 떨쳐버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먹고 싶고, 사고 싶은 게 많아서 더욱 가보고 싶은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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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수의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
SBS 예살그살 제작진 지음 / 김영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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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화장을 못한다. 대학교를 입학하고 처음 화장을 시작했을 때 흥미를 가졌던 잠시, 직장을 다니면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잠깐 동안을 제외하고는 일생의 대부분을 화장이라고는 비비크림, 팩트 톡톡 그리고 늘 거친 입술을 위한 립보습제가 전부였다. 물론 화장을 하면 안 한 것보다는 예뻐보이고 생기가 돈다는 사실은 알지만 내 손으로 하는 화장의 끝은 대부분 진하거나 어색했다. 인상이 강한 편이라 조금만 색조를 더해도 굉장히 찐한 화장을 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일찌감치 화장은 나와 맞지 않는 거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문제는 요즘이다. 20대 때는 풋풋함 그 자체만으로 그럭저럭 넘어갔는데 이젠 뭘 하나라도 더 바르지 않으면 후줄근해 보이고 생기가 없어 보인다. 이제 와서 아이라이너도 그리고 싶고 분홍분홍한 볼 터치로 지구 밑바닥에 숨어있는 생기발랄함을 끌어올리고 싶은데 지금까지 손 놓고 있었던 화장이 갑자기 잘해지는 게 아니란 말이지. 그림을 잘 그리려면 수도 없이 많은 그림 연습을 해야 하듯 화장 역시 그렇다. 얼굴이라는 도화지 위에 수없는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잘 할 수 있다.

 

우연히 <김기수의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의 저자인 김기수의 방송을 봤다. 남자의 화장에 대한 거부감은 없어서 재미있게 프로그램을 보긴 했는데 남자도 저만큼 하는데 나는 도대체 뭘 하고 살았나 싶어서 슬펐다. 짧은 시간에 빠르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쉽게 따라 할 수 있게 설명하는 김기수식의 화장법은 나처럼 화장 '똥손'에게도 무척 유용했다.

방송을 본 후에 몇 번 화장을 해본 적이 있었는데 봤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의 결과물만 거울 속을 비췄다. 방송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며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나처럼 화장 무식쟁이들이 편하게 따라하라고 책으로 출판되었다. 마치 나한테 하는 말 같은 <김기수의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라는 책 제목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지금까지는 그냥 살아왔으니 남은 인생은 예쁘게 살고 싶어요.

 

 

화장은 누구나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김기수의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의 첫 번째 규칙처럼 이 책은 화장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초 입문서이다. 이미 어느 정도의 화장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걸 굳이 책으로 왜 출판했냐고 할만큼 <김기수의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는 기본에 충실한 책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슬프게도 나 같은 화장 '똥손'은 이 책에 나온 기초적인 화장법도 따라 하기에 벅차다.

<김기수의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은 EYE&EYELASH, LIP&CHEEK, SKIN&CONTOUR, SPECIAL TIPS 4단계로 나눠 초보가 알아야 할 화장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단락 사이마다 special edition 코너가 있는데 김기수만의 특별한 뷰티 습관 등을 소개한다.

 

 

직접 화장하는 과정을 사진으로 보여줘 <김기수의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를 보며 천천히 따라 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눈 화장이라는 전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점막 채우기, 아이라인 그리기, 뷰러로 속눈썹 집기, 언더래시 마스카라 등으로 세분화하였기 때문에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쉽게 찾아서 연습할 수 있도록 구성해 놓았다.

특히 화장을 시작하기 전 어떤 준비물이 필요한지 알려주고 있어 화장품을 사야 하는데 뭘 사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은 책에서 소개하는 화장품을 구입해 연습해 봐도 좋을 것이다. 팩트와 립보습제를 제외하곤 화장품이 하나도 없는 나에게 무척 유용한 코너였다.

 

 

스페셜 에디션 코너에서는 김기수만의 뷰티 습관을 알려주는데 그중에서도 '20년 넘게 지킨 3대 뷰티 습관'에 관한 설명이 기억에 남는다. 메이크업도 중요하고 클렌징도 꼭 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꾸준하게 케어하는 일이라고 말하는 김기수가 실천하는 뷰티 습관은 귀밑을 누르고, 집에서도 선크림을 바른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순환은 얼굴로 돌아온다는 점, 웬만한 기초 제품보다 꾸준한 운동이 더 좋다는 그의 말에 200% 공감한다.

 

 

단순하지만 꼭 필요한 화장의 기초를 꼼꼼하게 나눠서 설명하는 <김기수의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는 따뜻하고 살랄라 한 봄이 올 때 예뻐지고 싶은 여자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눈 화장에 약하다면 요즘 유행하는 점막 채우기를 참고하면 좋고, 조금 더 동안으로 보이고 싶은데 의학의 도움을 받기에 겁나는 사람이라면 없던 애교도 생긴다는 애교살 만들기 권법이 도움될 것이다. 나는 가장 먼저 뷰러집는 방법부터 읽었다.

책장이 아닌 화장대 위해 <김기수의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를 올려 두었다. 아직 점막 채우기도 제대로 못하지만 언젠가는 볼 터치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때가 오겠지. 화장하는 내 얼굴은 누구보다 자신이 가장 잘 안다. <김기수의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에서 알려주는 권법을 연습을 통해 각자의 화장법을 완성해 보길 바란다. 힘든 다이어트보다, 돈이 드는 수술보다 쉽고 빠르게 예뻐질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화장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도구도 큰 기술도 필요 없이 기적 같은 변화가 따라온다는 김기수의 말처럼 올봄에는 <김기수의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와 함께 한번 예뻐져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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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커리어 - 업의 발견 업의 실행 업의 완성, 개정판
박상배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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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포럼 나비는 책으로 함께 성장하는 독서모임으로 유명하다. 전국적으로 300여 개의 나비가 활동하는데 그 시작이 바로 <빅커리어>의 박상배 작가이다.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킨 그는 그동안 쌓인 자신만의 커리어 노하우를 이 책에 담았다.

앞으로는 직장보다 직업이 더 중요한 시대가 올 거라고들 한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여전히 어떤 직장에 다니느냐에만 매달리고 있다. 저자는 묻는다. 공무원이 되거나 대기업에 취직하면 행복한 미래가 보장될까요? 아마 내가 20대라면 행복이 보장된다고 대답했을 것이다. 직장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시기를 지나온 이제야 <빅커리어>에서 말하는 '업'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안다. 아직까지 행복할 수 있는 직업을 찾고 있는 내게 <빅커리어>가 어떤 길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늘 나에게 묻는다. '왜 일을 할까?', '난 언제까지 직장을 다닐 수 있을까?' 매일 아침 출근길을 터벅터벅 걸어가며 같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몇 년 전만 해도 출근이 즐거웠고 일하는 게 재미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직장을 몇 살까지 다닐 수 있을까라는 불안함이 주변을 맴돌고 있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다. 회사에서건, 친구 끼리든 모이기만 하면 앞으로 뭘 하면서 먹고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주제가 나오지 않은 적이 없다. 왜 우리 모두는 직장을 다니면서도 미래를 불안해하고, 앞날을 걱정해야 할까.

<빅커리어>는 앞으로 어떤 일이 유망직종이라고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앞으로 다가올 빅커리어의 시대를 누구보다 빨리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어떻게 업을 발견하고 어떻게 업을 실행할 것이며 어떻게 업을 완성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빅커리어>는 우리가 막연히 걱정만 하던 것을 드러내고 제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빅커리어>는 당장 변화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일의 본질을 잊은 채 무조건 변화만을 추구하는 것은 제대로 된 빅커리어가 아니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자신이 원하는 '업'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일을 하는 자신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빅커리어>를 읽다 보면 이 책이 앞으로의 일을 찾으라고 말하는 책인지, 직장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기 계발서인지 혼란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나는 무조건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하지 않아서 좋았다. 나만의 업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에 나는 직장에 속해 있으니 이곳의 일도 잘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빅커리어>에서 알려주는 '프로젝트, 취미, 스트레스, 쓰레기 구분법'은 흥미로웠다. 자신이 어떤 관점으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프로젝트, 취미, 스트레스, 쓰레기로 구분한다. 책에서는 업무 중요도와 나와 맞는 정도에 따라 나누지만 나는 이 구분을 내가 당장 해야 할 일과 포기해야 할 것들로 나누는데 응용했다. 버리지 못하고 이것저것 붙잡고 있는 내게 4가지 구분법은 하루를 더 알차게 보내고 앞으로 어떻게 일을 계획해야 하는지 도움을 주었다.


취미 영역과 프로젝트 영역 사이에도 구덩이가 있다. 이 영역의 가장 큰 구덩이는 '생계'일 것이다. 많은 사람이 취미를 선뜻 생업으로 삼지 못하는 이유도 대부분 생계 때문이다. ~ 물론 취미가 직접적으로 성과로 연결되는 일은 드물다. 그렇다고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꼭 도움이 된다.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시간이 있을 때 꾸준히 취미 활동을 즐기기 바란다. 취미가 곧 기회이고 가능성이다.

<빅커리어> 안에는 7명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진짜 중요한 것에만 집중한 사람들에서는 비주얼 머천다이저인 이랑주, 스마크애드컨설팅 이사 김지련, GS25 금곡점 점주 전지현 씨의 일에 대한 열정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실행한 사람들과 현장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한 사람들에 대한 글을 읽으며 내가 일을 대하는 모습을 돌아보고 반성하게 되었다. 늘 나만의 일을 찾고 싶다고 했지만 그 '업'을 찾기 위해 나는 그들의 1/10 만큼이라도 열정적으로 살며 노력을했을까?


존 우든은 '우리는 하루 만에 변하도록 설계되지 않았으며, 조금씩 반복을 통해 발전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작고 한정된 목표를 설정한 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강조했다. 작은 목표를 세우고 연습해 성취하고, 조금 더 큰 목표를 세우고 연습해 성취하기를 반복하면서 결국 최종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다.

<빅커리어>는 현재와 미래의 중간쯤에 위치한 책이었다. 인생을 걸만한 나만의 '업'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야 하고, 그 안에서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기를 추천한다. 지금 당장 변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원하는 사람에게 <빅커리어>는 답답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업'을 발견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빅커리어>가 업을 완성할 수 있는 길을 알려줄 것이다.

목표를 반복해서 쓰면 그것에 대한 생각이 거듭나고, 생각을 거듭하다 보면 발전하게 된다. 생각이 발전하면 목표를 이루는데 도움이 될만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된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더 많이 떠오르고 내용도 구체화된다고 한다. 오늘부터 끊임없이 생각하고 발전하고 구체화하자. 미처 발견하지 못했을 뿐 우리에겐 이미 <빅커리어>가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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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셀프 트래블 - 2018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13
안혜선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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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여권을 만들고 처음 출입국 도장을 찍은 곳이 바로 오사카와 교토, 나라이다. 첫 해외여행인 만큼 두려웠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남고 늘 마음에 품고 있는 곳 역시 오사카이다. 15여 년 전 친구와 함께 첫 해외여행을 가보자 의기투합을 했다. 신나게 여권을 만들고 여행 계획도 짰다. 지금처럼 인터넷만 두드리면 각종 여행 정보가 마구 쏟아지는 때도 아니었는데 무슨 생각이었는지 패키지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물론 일본어는 안녕하세요 밖에 못하는데도 말이다. 어쨌든 우리는 떠났고 정신없이 돌아다녔으며 무사히 돌아왔다. 그리고 오사카 여행을 시작으로 수많은 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은 여러모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나머지도 순조롭게 진행되듯 여행도 그렇다. 생각보다 작은 숙소에서 몸을 구겨가며 자고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는 강행군을 했어도 친절하고 조용하고 자유로운 일본 오사카에서의 여행은 그다음 여행을 갈 수 있는 힘을 줬다. 오사카는 내게 늘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이다. 시간이 꽤 많이 흘렀으니 그때와는 또 다른 오사카와 교토, 나라, 고베가 있겠지. 그때처럼 가이드북 한 권 가방에 넣고 다시 오사카로 떠나볼까?

 

늘 인기 있는 여행지 지만 요즘 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일본 여행을 즐긴다. 저렴한 항공권과 환율 덕분이겠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거리와 혼자든, 둘이든 편하게 다닐 수 있는 곳, 맛있는 음식, 예쁜 거리들이 있기 때문이겠지.

내가 사는 대구에서도 일본으로 가는 항공이 많이 생겼고 가격 역시 저렴해 시간만 된다면 국내 여행보다 먼저 생각하는 곳이 되었다. 일본의 많은 곳이 인기 있지만 특히 오사카는 늘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가보고 싶어 하는 곳이다. 어느 지역보다 볼거리와 먹을거리, 즐길 거리가 잔뜩 있는 그곳을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오사카 셀프트래블>은 오사카와 주변의 교토, 고베, 나라 그리고 아직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은 숨어있는 여행지까지 알려준다. 본격적인 오사카 소개에 앞서 절대 빼놓지 말아야 할 관광명소 베스트 12, 야경 베스트 6, 특이한 곳을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취향 저격 명소를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음식이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잘 맞다는 오사카답게 꼭 먹어야 할 음식과 일본에 가서 절대 빼놓지 말아야 할 편의점 베스트 음식도 알려준다. 일본에 가면 매일 로손에 들러 모찌롤을 사 먹는데 요즘엔 다른 사람들이 알려주는 음식을 찾아서 먹는 재미가 있을 만큼 일본 편의점은 빼놓지 말아야 할 맛집이다.

 

 

가볼 곳이 많은 오사카는 보통 3박 4일 정도의 일정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여행 패턴에 맞게 모든 지역을, 또는 각자 원하는 지역만을 꼼꼼하게 둘러볼 수 있는 일정들을 소개한다. 그중에서 '부모님과 함께하는 효도여행 3박 4일 코스'는 부모님과 함께 떠나기에 부담 없는 곳이 일본이기는 하지만 반면에 부모님과 어디를 가야 할지 걱정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일정이라고 생각한다.

 

 

 

 

워낙 볼거리가 많은 오사카라 어느 지역을 다녀도 즐거울 테지만 <오사카 셀프트래블>에서는 그중에서도 꼭  가봐야 할 곳을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각 구역의 설명을 찬찬히 읽어보고 더 마음에 가는 곳 중심으로 둘러보길 추천한다. 오사카를 여행한지가 꽤 오래 전이라 기억이 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오사카 셀프트래블>을 읽어보니 예전에 걸었던 길과 오코노미야키가 맛있다고 해 일본인들 사이에서 뻘쭘하게 줄 서서 사 먹었던 추억이 떠올라 가이드북이 순간 에세이북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돈키호테가 있으니 일본을 여행할 때는 큰 캐리어를 가져가야 된다고들 한다. 물론 요즘에는 꼭 돈키호테가 아니라도 다양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 많지만 아직까지 돈키호테는 일본 여행에서 꼭 들러야 할 곳이다.

 

 

오사카를 가고 싶어 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이 아닐까. 오사카를 갔을 때 짧은 일정 때문에 유니버설 재팬과 다른 지역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결국 이곳을 포기하고 근교 여행을 택했었다. 그래서 항상 다시 오사카를 가보고 싶었다. 특히 최근에는 '더 위저딩 월드 오브 해리 포터'가 생겨 버터 비어를 마셔볼 수 있다고 하니 호그와트행 열차를 타러 더 가보고 싶다.

 

오사카를 간다면 가장 일본스러운 곳, 일본의 경주라고 불리는 '교토'를 절대 빼놓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사카와 교토, 나라, 고베 중에 한 곳만 선택하라고 한다면 고민 없이 교토를 선택할 것이다. 3박을 오사카에 숙소를 잡아 당일로 교토를 다녀온 것이 너무 아쉬웠을 만큼 교토는 내게 완벽한 일본 여행을 제공하는 곳이었다. 개인적인 취향이긴 하지만 일본의 역사가 즐비한 곳에서 느긋하고 편하게 둘러보고 싶다면 교토에서 하룻밤 자는 것도 좋겠지.

 

 

 

교토에 다시 가면 금각사를 비롯해 유명한 여러 건축물이 있지만 그중에서 붉은색의 센보토리이가 가득한 이나리 신사에서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청수사에서 환자들에게 좋은 약수도 마셔보고 연애점 돌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사랑의 행방도 찾아보길 바란다.

 

 

오사카와 또 다른 느낌이 나는 고베에는 개항 당시 많은 외국인들이 살던 건물이 그대로 남아있어 일본이지만 마치 18세기의 어느 서양에 있는 듯한 느낌을 든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다녀도 좋지만 관광객을 위한 버스인 시티루프 버스가 관광지와 잘 연결되어 있어 여행 일정과 코스를 잘 맞춰 이용해 봐도 좋다.

 

커피를 좋아하다면 고베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이 스타벅스 이진칸점이 아닐까. 1907년에 만들어진 2층 목조주택에 있는 스타벅스에서는 일반 커피숍이 아니라 마치 서양의 가정집에서 커피를 마시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바쁜 여행 일정 속에서 문화재로 등록된 고풍스러운 집에서 커피 한 잔 마시는 여유를 누려보시길.

 

 

일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온천이다. 어느 지역을 가다가도 그 지역만의 특색 있는 온천이 있는데 간사이 지방에서는 아리마 온천이 가장 유명하다.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온천을 이용하고 아리마 특산인 사이다를 마시며 온천여행을 즐길 수 있으니 온천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봐야 할 곳이다.

 

 

나라를 말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슴이다. 교토 못지않게 역사적인 도시인 나라는 사찰과 함께 사슴을 바로 옆에서 구경할 수 있는 나라공원으로 유명하다. 오사카에서 당일로 많이 다녀오는 곳이라 <오사카 셀프트래블>에서 알려주는 1day 일정을 참고하면 좋다.

유명한 오사카, 교토, 나라 그리고 고베 외에도 <오사카 셀프트래블>에서는 아직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지만 어느 곳보다 일본을 더 느낄 수 있고 여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숨어있는 여행지도 소개한다. 일정이 넉넉하거나 이미 유명 관광지를 많이 다녀본 여행자라면 이제는 일본 소도시의 매력을 느껴볼 차례이다.

 

 

오사카를 비롯한 여러 여행지를 알아봤다면 이제 오사카 여행을 준비할 차례이다. <오사카 셀프트래블>의 마지막에는 처음 오사카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Step to Osaka'를 알려준다. 여권발급부터 항공권 예약, 숙소 및 오사카에서 이용할 교통패스와 이용권 구입 등 가장 기본적이면서 꼭 필요한 정보를 보여주는데, 처음 오사카 여행을 준비한다면 <오사카 셀프트래블>의 순서대로 체크해 가며 따라가길 권한다.

한껏 움츠렸던 겨울이 지나면 이제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 온다. 봄에는 어디를 가도 좋지만 벚꽃이 가득한 이국적인 일본, 그중에서도 일본만의 분위기도 느끼고 신나는 놀거리도 많은 오사카와 근교가 안성맞춤 여행지라고 생각한다. 가보지 못해서 아쉬웠던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에서 버터 비어도 마셔보고 급하게 둘어보고 온 교토에서 하룻밤을 머물며 더 많은 곳을 걸어보고 싶다. 나의 첫 여행지이자 언제나 가고 싶었던 곳, 오사카로 올봄에는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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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머무는 밤
현동경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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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일의 밤을 그녀와 함께 했다. 그녀가 이끄는 곳이 어딘지 모른다. 그래서 더 두근거렸나 보다. 내일은 어떤 곳으로 떠나게 될까. 그다음 날에는 어떤 풍경을 보게 될까. <기억이 머무는 밤>현동경 작가의 여행 에세이이다. 하지만 내게 이 책은 현재에 충실한 메모이자 짧은 일기와 같은 책이었다. 한 발자국 뒤에서 보고 쓴 글이 아니라 그곳이 어디든, 언제든 간에 그 순간 담아낸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작가는 첫 번째 밤부터 일흔여섯 번째 밤까지 그녀의 기억이 머물렀던 순간들을 들려준다. 하룻밤에 하나의 이야기만을 읽어야만 할 것 같았다. 짧지만 깊은 여운이 남겨지는 글과 사진 덕분에, 그리고 여행 에세이를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괜시리 나도 나도 펜을 들어봤다. 왠지 일흔일곱 번째의 밤은 나의 이야기로 채워야 할것만 같았다. 


<기억이 머무는 밤>은 친절하지 않은 여행 에세이이다. 작가는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도 알려주지 않고 사진에 담겨있는 풍경을 소개하지도 않는다. 오직 그 순간에 느꼈던 감정들과 자신만의 짧은 이야기로 채워놓았다. 만약에 여행지의 이야기가 가득해 나도 당장 여행을 떠나게 만드는 여행 에세이를 읽고 싶었다면 <기억이 머무는 밤>은 어울리지 않는 책이다. 언젠가 야간 기차를 타게 된다면 나는 <기억이 머무는 밤>을 가방에 담아 가져갈 것이다. 칠흑 같은 어둠뿐인 바깥은 보이지 않고 곳곳에서 들리는 코 고는 소리와 일정하게 덜컹이는 기차 바퀴 소리만 들리는 야간열차에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어디를 여행하고 쓴 글인지, 어느 나라를 찍었는지 전혀 소개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 여행 에세이지만 현실에 충실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누군가의 여행을 부러워하며 읽는 책이 아니라서 좋았다. <기억이 머무는 밤>은 여행이라는 출발선에서 시작하지만 결국 그녀의 이야기이다.


캐나다의 어느 시골에서 지낼 적에 바깥 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펼쳐지는 광활한 모습에 문득 '문'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종류를 막론하고 문을 연다는 행위만으로도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게 새삼 신기했다고나 할까. 그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시작하기 싫은 하루를 벗어나거나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서도 일단은 문고리를 돌려 봐야 알 수 있는 게 아닐까 하는 결론에 이르렀다.

짧고 간결하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작가의 글도 좋았지만 <기억이 머무는 밤>에서 나는 특히 그녀의 사진들이 마음에 들었다. 사진은 '내가 지금 그곳에 있어요'라고 말 하는 것만 같았다. 최대한 배경이 잘 나오도록 구도를 잡아 찍은 셀카카도 아니다. 분명 사진 속에 작가는 없지만 그녀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뷰파인더 뒤에서 그 순간을 찍으며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상상이 된다.


여러 밤의 이야기들이 기억에 남지만 그중에서도 마흔세 번째와 마흔여덟 번째 밤의 이야기가 좋았다. '언젠가의 일기'라는 제목으로 저자는 용기의 단상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하루라도 숱하게 쏟어지는 칼럼과 SNS 속 열변을 토하는 청년들은 하나같이 '떠나라'고 말한다. 수능 대신 떠나고 사표 던지고 떠나고 떠나지 못할 이유가 더 생기기 전에 떠나야 한단다. 그러나 그 누구도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이에겐 위로와 응원의 말을 건네지 않는다. ~ 돌아가는 것에 대한 용기, 너무나 당연하다 여기기 때문인 걸까.

'싫어할 권리'에 대해 말하는 마흔여덟 번째의 글은 여행뿐만 아니라 모든 것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어느 순간 나의 경험을 비슷하게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나는 오만하지 않았을까. 여행이 가치판단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단지 이 세상에 수많은 참 즐거운 것들 중에 하나일 뿐인데 요즘 많은 사람들은 여행을 비롯해 자신이 남들보다 조금 더 나은 경험을 했다는 것에 대해 경쟁적으로 말하는 것 같다.

여행이 마치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어느샌가 이 작은 나라 안에서 떠나는 것마저도 경쟁을 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누구' '~보다'라는 단어로 본인의 여행에 대해 자부한다. 물론 스스로에 대한 자부와 자신감은 전혀 문젯거리가 되지 않는다. 누군가에겐 오히려 갖추어야 할 것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넘치는 자신감이 타인의 감정이나 의견을 무시하는 경우다.

저마다의 인생을 즐기기 위해 시작한 여행인데 요즘은 무슨 인생의 전 부인 양 그것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거나 설령 싫어하기라도 하면 마치 인생을 모르는 것처럼 치부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좋아하는 것에 대한 자유는 보장이 되면서 싫어하는 것에 대한 권리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고나 할까.


<기억이 머무는 밤> 끝부분에 작가의 삼촌이 이런 말을 한다. "동경아, 오십이 넘으니 이제 세상이 좀 보여. 어차피 언젠가 늙고 죽는 거야. 서두르지 말고 화내지 말고 살면 되는 겨."

나도 그런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즐겨 읽는 여행 에세이의 취향도 달라졌나 보다. 예전에는 읽고 나면 당장이라도 그곳으로 떠나고 싶게 만드는 책이 좋았는데 이제는 이 책이 여행을 말하는 건지, 에세이에 대해 말하는 건지 애매모호한 책이 좋다. 당장 보이지는 않아도 그런 책에도 흥분과 열정이 잔잔하게 깔려있다. 여행을 가고 싶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여행을 온 것만 같은 느낌이 들도록 해 준다.

<기억이 머무는 밤>은 내게 그런 책이었다. 작가의 이야기와 짧은 단상들 매력적인 사진들이 가득한 이 책을 읽고 있는 그 순간, 나는 여행 중이었다. 그녀가 했던 모든 순간의 기록들이 가득했던 나의 76일의 밤은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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