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모노 에디션) 열린책들 세계문학 모노 에디션
니코스 카잔자키스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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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쾌하고 농탕한 자유인 조르바가 펼치는 영혼의 투쟁

그리스를 대표하는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대표작《그리스인 조르바》는 수십 개의 언어로 번역된 스테디셀러이자 수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교훈을 안겨주는 작품이라고 한다. 그런 작품을 이제서야 읽게 되어 부끄럽기는 하지만 이제라도 있었다는 사실에 나도 한걸음 자유로움에 다가선 기분이다.

화자는 크레타 섬의 해안에 갈탄광을 열어 자신의 운을 시험해 보기로 한다. 책 속의 진리에만 갇혀 있는 그는 우연히 호방하고 자유롭고 즉흥적이고 초인적인 그리고 춤과 노래를 즐기는 알렉시스 조르바를 만나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로 떠난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이 함께 했던 갈탄광 사업은 망하지만 조르바는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자유롭다. 그의 모습을 보며 화자 또한 자신이 보인 집착을 내려놓게 된다.

🏷️ 나는 행복했고, 그것을 자각하고 있었다. 행복을 체험하는 동안에 그것을 의식하기란 쉽지 않다. 오직 행복한 순간이 과거로 지나가고 그것을 되돌아볼 때에만 우리는 갑자기 - 이따금 놀라면서- 그 순간이 얼마나 행복했던가를 깨닫는다. 그러나 이 크레타 해안에서 나는 행복을 경험하면서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p.98

나는 무엇을 그토록 집착해왔을까? 조르바와 갈탄광 사업을 하는 동안에도 수없이 많은 책을 읽어왔고, 자신의 글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죽음을 지켜보고 난 후 조르바가 나에게 던진 '왜 사람들은 죽는 것일까요?'라는 단순하고 기초적인 질문조차 대답할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조르바는 나에게 무식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한다. 무식하지 않아 즐길 줄 모르고 머리가 발달하여 모든 것을 계산기 두드리듯 재기만 한다면서 이야기한다. 나는 조르바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의 말이 옳다고 생각한다.

🏷️ 내가 뜻밖의 해방감을 맛본 것은 정확하게 모든 것이 끝난 순간이었다. 마치 어렵고 어두운 필연의 미로 속에 있다가 자유가 구석에서 행복하게 놀고 있는 걸 발견한 것 같았다. 나는 자유의 연신과 함께 놀았다. p.416

이성적인 그리스 지식인인 ‘나’는 우연히 만난 조르바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를 갈탄 광산 감독으로 고용해 함께 크레타 섬으로 향한다. 금욕적인 삶을 살던 ‘나’는 자유분방한 조르바와 지내면서 순간의 행복에 눈을 뜨고, 참다운 구원은 욕망과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 아닌 마음껏 발산하는 데에서 온다는 것을 발견한다. 대한민국 명사들의 멘토로 지목되는 조르바는 '일자무식'이면서도 영혼을 자유롭게 일깨워 준다. 즐길 때는 즐기고 일할 때는 일하는 조르바와 다른 성향의 화자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우리에게 교훈을 안겨준다. 방탕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보였던 조르바는 진정으로 인생을 즐긴 사람이 아니었을까.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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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 아름다운 나의 사춘기 특서 청소년 에세이 3
탁경은 지음 / 특별한서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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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라는 마음의 숲을 지나는 10대들에게

소설가 탁경은 작가님의 첫 청소년 에세이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의 사춘기》. 노랫말을 연상케하는 제목으로 아이가 먼저 읽어본 에세이다. 열네 살이 된 아이는 그전부터 질풍노도의 시기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고요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조차 마치 태풍의 눈 속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을 안겨줄 정도로 처음 겪어보는 아이도, 처음 사춘기 아이를 마주하는 나도 흔들리고 있음을 서로 알고 있었다. 그렇게 외줄을 타듯 위태롭기만 한 시간들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자신의 일에 대해서 성실하게 임하고 있지만, 간혹 엄마의 말이 너무 심한 잔소리로 느껴져 숨이 막힌다고 하는 아이의 메시지에 나는 또 한 번 좌절을 하다 다시 일어나기를 반족하고 있는 지금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의 사춘기》는 꼭 필요한 책으로 와닿았다. 사춘기에 대한 단순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작가 탁경은에게 하는 현실적인 질문들과 강연에서 하셨던 답변들, 그리고 청소년 시기를 지나오며 지금의 작가로 살아갈 수 있게 해준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가 함께 실려 있어 내게는 더 와닿았다. 어쩌면 아이에게도 와닿았을지도 모르겠다.

학교에서 시 쓰기를 하고 나서부터 자신의 감정과 느낌들을 시로 담아내며 조금은 평온함을 찾은 모습에서 조금씩 변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마주할 수 있는 용기와 그럴 수 있는 마음가짐이 있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 시간인지를 알기에.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의 사춘기》에서도 자신의 삶은 주체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렇게 살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 첫째, 나만의 소중한 꿈을 품고 있을 것.
둘째, 나 자신을 알고 사랑할 것.
셋째,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넓게 바라볼 것.

자신의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울러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돈이냐 꿈이냐'를 두고 고민하게 된다. 그런 고민에 대한 현실적인 충고도 실려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많이 번다면 가장 좋겠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살아가지 못하기에, 일단 잘하는 일을 해보라는 것이다. 잘하는 일을 하다 보면 돈을 벌게 되는 일로 이어질 거라는 현실적인 충고와 함께 평균수명이 길어지는 삶에서 한 가지 직업으로 살아가기에 너무 길어 N 잡어가 되어야 할 거라는 예측까지 더해졌다.

때로는 불안정하고, 때로는 흔들리고, 어설프기만 한 청춘이라는 시기. 지나고 보면 그런 시간들도 아름답고 찬란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자신의 마음을 잘 알지 못해 방황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어루만져 주는 소설가 탁경은의 사춘기 마음 사용 설명서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의 사춘기》였다. 작은 도전과 순간의 변화들이 만들어낼 사춘기라는 시기를 아이들이 잘 지나가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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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100년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 대한민국 자녀들 묻고, 90세 아버지 답하다
이시형 지음 / 특별한서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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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자녀들 묻고, 90세 아버지 답하다

90세 국민정신과 의사가 건네는 인생 이야기인 이시형의 인생수업을 읽은 이후라 아버지, 100년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졌다. 이 책은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중년들에게 불안하고 막막한 미래에 대한 인생 조언을 담고 있다. 어느덧 40대 중반의 나이가 되어가고 있는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되기도 하고 남들과는 다른 아이의 미래가 막막하기도 하다. 누군가에게 터놓고 조언을 구한다고 할지라도 그 사람이 지나온 시간들과 내가 살아야 할 시간은 다르고, 상황적인 면도 다르기에 와닿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조금 더 특별하게 와닿았다.

🏷️ 이 책은 중년 세대를 위한 아버지의 고언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네. 급변하는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90년을 산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 자녀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소상히 담았다네. 내 자녀는 물론이요, 아버지의 조언을 듣고 싶은 중년들에게 내 어설픈 조언을 담아보았어.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인생 설계와 건강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욕심에서. p.4 '서문 이름 없는 중년 세대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편지'중에서

이 책은 제1부. 아버지에게 묻다에서는 다양한 질문들에 아낌없는 조언을 하시는 작가님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반백년을 살아온 중년이 겪게 되는 고민들 속에서 나에게 닥치게 될 미래와 그 해결점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제2부에서는 중년의 지금이 진짜 공부를 하게 되는 시작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며, 살아가면서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자세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다. 아직 살아보지 않은 중년 이후의 삶, 그 삶을 보다 슬기롭게 만들어줄 이시형 작가님의 조언을 통해 조금씩 변화될 삶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중년의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40대 중반에서 60대까지의 중년들의 삶은 생활 전반에 전반기 취업 세대와 후박기의 은퇴세대에게 변화가 찾아오는 시기다. 적응이 쉽지 않고 가장 힘든 혼란기의 시기이자 사회적 입지가 불안하기도 한 시기다. 자신만의 고민으로 벅찬 시기에 질병, 노화 거기다 자녀들 문제까지. 걱정은 끝이 없이 이어지고 해결되지 않은 채로 수레바퀴 돌듯 돌아가게 된다. 자녀들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해줄 수도 없고, 자녀들은 당연하다는 듯 요구하게 되는 상황으로 더욱 힘들어진다. 평생직장을 꿈꾸지만 늘어난 수명으로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은퇴 후 새롭게 일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처하게 되니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살아온 시간만큼을 더 살아야 하지만 상황은 달라져있다. 부모의 보호 아래 살아가던 십 대를 지나 자립하고 독립하여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제는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는 위치가 된 중년. 이제는 내가 자녀를 부양하고 뒷바라지하면서 나의 미래까지 신경 써야 하기에 부담과 걱정, 불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 우리의 마음속에서 자라나는 불안이 가져오는 불행은 결국 내가 만들어낸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우쳐준다. 원효대사의 해골물처럼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음을 다시금 일깨워 주고 잇는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태도, 건강한 삶, 늦었다고 하는 지금이 가장 좋은 때라는 단순하지만 명확한 진리와도 같은 말들 속에서 생각보다 긴 인생을 두려워하기보다 나아갈 수 있는 용기로 맞서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말 한마디 다정하게 건네기 힘들고 감정 표현도 줄어들기 마련인 가족에게 편지를 쓰는 것 또한 가족들에게 응원하는 하나의 방법임을 이야기하시며 직접 사랑하는 딸, 아들, 그리고 딸이 아버지(이시형 작가)께 보내는 편지와 작가님과 함께한 비서님이 보내는 편지까지 수록되어 있다. 그들의 편지를 읽으면서 서로에게 감사하며 응원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통해 나도 우리 가족에게 편지로 내 마음을 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인생 선배로서 중년에게 전하는 인생 조언이 인생을 더 살아나가야 하는 우리에게 길잡이가 되어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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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길 - 초등부터 100세까지 읽는 동화
발렌티나 로디니 지음, 안젤로 루타 그림, 최보민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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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부터 100세가지 읽는 동화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제대로 된 길일까? 혹시나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수없이 많은 선택과 결정 속에서 걱정하고 나아가기를 반복한다. 그런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아이와 그런 아이 곁에서 함께 걷는 노신사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게도 이런 스승이 있었다면 나의 삶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릴적에는 그토록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막상 어른이 되고 나니 짊어져야할 것들, 해 내야할 것들이 많아서 다시 돌아가고 싶어지곤 한다. 이야기속의 아이도 어른이 되고 싶다는 꿈을 품고 길을 나섰다. 그리고 그런 아이에게 어른이 되는 여정은 어려운 여정이라고 이야기하며 여정의 시작을 함께 해 주려고 아이와 함께 나선다. 낯선 길에서 주저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스승(노신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하나 하나 배워나가는 아이.

배움은 끝이 없고, 그 배움을 주는 존재는 무한하다. 어린아이에게서 조차 배울것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야기 속에서는 잠시 보이지 않는 스승을 찾아 헤매다 길을 잃은 아이는 숲에서 영양을 만나게 된다. 그 영양에게 자신이 품게 된 의문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 영양은 아이의 궁금증을 해결해준다.

🏷️ ㅡ 길과 목적지를 혼동하지 마. 길이 힘들다고 해서 그 끝에 태양이 없다는 뜻은 아니니까. 순간순간 분명 의심이 생길거야. 그렇다고 자책하진 마. 의심도 어른이 되어가는 여정의 일부니까. 어떤 순간이든 그 안에는 반드시 아름다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걸 잊지마. p.32 ~ p.33

우리는 살아가면서 길을 잃는다. 그러다 나 자신조차 잃어버리는 순간도 찾아온다. 그런 순간 우리는 당황하고 어떻게해야할지 몰라 불안에 떤다. 발렌티나 로디니 작가의 나의 길은 나자신으로 살기 위한 다섯 개의 원칙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어른이 되고 싶어 하는 아이가 어른이 되어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실패했을때 우리는 우리의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실패는 는방향을 바꾸는 바람일뿐 멈추라는 신호가 아니라고 한다. 두려움 또한 우리가 나아갈 수많은 길 중의 하나라고 이야기 한다. 그 두려움 속에서의 고민과 용기가 우리를 더욱 성장하게 만든다.

🏷️ㅡ 물론이지 어른이 된다는 건 멈추는 게 아니라 다시 걷는 법을 아는 거란다. 왜냐하면, 진짜 여정은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순간부터 시작되니까. p.147

이 책을 읽으면서 '초등부터 100세까지 읽는 동화'인지 알 수 있었다. 수없이 많은 길을 걷다보면 나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그런 순간 나의 마음속에 가르침으로 기억될 책을 통해 나의 흔적이 곧 나의 길임을 알게 해준다. 나 자신으로 존재하며 나의 여정을 시작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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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눈이 내리다
김보영 지음 / 래빗홀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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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낯섦으로 다가온 김보영이라는 SF 세계

5년 만에 신작을 선보이신 김보영 작가님의 SF 소설은 때로는 공감으로 때로는 상상이상의 세계로 안내하며 다시 SF에 대한 낯섦을 안겨주었다. 출간 기념 무크지를 통해 작가님의 에세이 '어린 날의 파편들'을 읽어보며 작가님의 SF 작품에 영향을 끼친 그림이나 책, 영화의 한 장면, 삽화 등을 만나볼 수 있었다. 작가님들의 작품에 영향을 미치는 세계는 이렇듯 다양한 시각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라웠다.

표제작인 <고래눈이 내리다>는 함께 한다는 반려에 대한 독특한 설정과 함께 모든 생명들이 결국 같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고래눈이 내리다》를 읽으면서 생명으로 시작해서 죽음의 이야기로 다가가고 있어 마치 우리 삶을 연상케 했다.
<까마귀가 날아들다>에서는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만 보이는 사신 까마귀의 태연한 모습과 대비되는 당혹스러워하는 죽음을 앞에 둔 여자의 모습을 통해서 어느 누구도 죽음 앞에서는 평등하며, 어느 누구도 자신의 목전에 죽음이 있음을 알지 못하기에 당혹스러워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했다. 자신조차 죽음에 대한 생각도 의지도 없었지만 찾아온 죽음 앞에서의 여자의 모습은 너무나도 의연하고 아무렇지 않아 보이기도 했다.

🏷️ 죽음은 사람이 어딘가로 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세계가 찾아와 덮이는 것이 아닐까, 싶을 만큼 차츰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다 나중에는 눈을 뜬 채로 꿈을 꾸었다. p.261

<봄으로 가는 문> 또한 죽음과의 마주함이 독특했다. 죽음이 점점 다가올수록 그곳으로 가는 문도 점점 위치가 바뀐다. 그러다 죽음이 목전으로 다가온 순간 거실까지 들어와있다. 죽음 뒤의 세계는 어떤 세계일까?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천국과 지옥, 그리고 그 중간의 세계를 안고 있을까?

<느슨하게 동일한 그대>에서는 비행기 사고로 추락하기 직전 전송기를 통해 손목에 심은 바코드를 읽고 사고를 면하게 된다. 하지만 전송기를 통해 이동한 그녀는 이제 그녀일 수 없다. 죽음을 면했으나 죽은 것처럼 존재할 수 없게 되어버린 신세. 그것은 삶의 길 위에 놓인 것일까, 아니면 죽음 속 세상에 있는 것일까?

김보영 작가님의 《고래눈이 내리다》는 나를 또 다른 SF 세계로 인도한다. 바로 김보영이라는 SF. 작가님이 보여주신 SF는 너무나도 동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죽음에 관해 보여주었고, 그러면서도 새로운 시작을 보여주었다. 결국 내게 낯섦으로 다가왔지만 작가님이 보여주실 또 다른 이야기가 기대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 거 같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책블로그 #북블로그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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