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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몸으로
김초엽 외 지음, 김이삭 옮김 / 래빗홀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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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 여성 SF 작가 6인의 신체성에 관한 사유와 탐색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각자의 언어로, 몸이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만들어낸 SF 소설을 읽으면서 신비로운 느낌을 받게 된다. 몸이라는 소재가 단순히 신체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몸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 결국 존재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어나가기도 하면서 SF적으로 끌어와 당혹스럽기도 하면서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달고 미지근한 슬픔>
🏷️ 존재하지만 그 존재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는 슬픔.
어쩌면 영원히 모르는 것들의 경계가 있고, 그 경계를 알아내는 것조차도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깨달음에서 오는 슬픔.
하지만 그 슬픔에서는 여전히 달콤한 맛이 났다. 탐구할 가치가 충분한 슬픔이었다. p.66 ~p.67
자신들에게는 몸이 없고, 살아있다고 느끼는 것 자체가 거부당하기라도 한 듯,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을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그 속에서 자신들이 잘못 알고 있던 전제에 대해서 생각하며 몸이 있었음을 상기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김초엽 작가님의 단편 또한 색달랐다.
<내일의 환영, 어제의 휘광>
🏷️ 이건 내 환각일까? 아니면 우주가 과거의 기억을 포기한 샤오광처럼 신경세포를 재조직하고 있는 걸까? 만물을 깨뜨렸다가 다시 연결하는?
뭐든 상관없었다. 샤오광만 내 곁에 있어준다면. p.120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내일을 살겠다고 하던 샤오광, 그녀에 대한 기억을 망각하고 있다 떠올린 순간 그녀의 존재에 대한 그리움이 다가오는 순간들이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영원히 사는 삶이 아닌, 인간으로 죽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김청귤 작가님의 <네, 죽고 싶어요>, 신비한 예지력을 지닌 듯한 천메이란이 이름을 통해 마치 영원히 죽지 않는 삶을 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 <난꽃의 역사>, 지금과는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듯한 시간을 통해서 죽음과 고통 사이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철의 기록>, 잃어버린 감각을 마주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고통 또한 조절할 수 있는 대상이 되어버린 세계를 보여준 <옥 다듬기>.
각자 다른 생각과 시선으로 풀어낸 SF 소설 《다시, 몸으로》를 읽으면서 시간이 흐른 뒤의 우리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안겨주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모습은 어쩌면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우주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안겨주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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