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류시화 지음 / 열림원 / 199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라는 시로 유명한 류시화 시인의 시집이다. 류시화가 이 시집을 낸 것이 1991년이었다고 한다. 벌써 20년 전의 일이건만 아직도 내게 류시화는 <그대가 곁에 있어서 나는 그대가 그립다>의 시인이다.

  그래서 이 책이 눈에 들어왔는데,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은 왠지 신화적이면서 슬픈 내용을 담고 있을 것 같다. 표지의 작은 그림도 이집트 벽화에나 나올 법한 상형문자로 외눈을 표시해 놓았다.

  나는 시를 좋아하지만 시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틈나는 대로 시를 읽고 그저 내 마음에 드는 시가 있으면 적어보는 정도다. 이 책도 그래서 그런 시를 찾기 위해 보게 되었다.

  보통 시는 슬픔과 아픔이 생겼을 때 더 마음에 와닿는 것 같다. 유행가 가사처럼. 하지만 평상시에도 시를 읽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겸허해진다. 많이 반성하게 된다. 특히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같은 시는 더욱 그렇다.

  왼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은 마치 한 편의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 같다. 외눈박이 물고기 두 마리가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붙어 다닌다는 이야기다. 우리에게도 그런 사랑을 할 시간을 충분했으나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다며, 약간의 후회와 앞으로 그렇게 살고 싶은 소망을 이야기한다.

  무엇이든 부족함과 아쉬움을 겪어야 하는데 지금의 우리는 너무나 풍족하게 살고 있다. 그렇다 보니 아쉬움도 별로 못 느끼고 고마움도 잘 느끼지 못한다. 심지어는 사랑에서도. 이 시는 그런 절실하지 못한 사랑을 꼬집는다.

  그리고 이 시집에서는 ‘소금’을 바라보는 색다른 시각이 들어 있다. 처음 읽을 때는 이 시에 주목하지 못했는데, 책 뒤의 이문재 시인의 평을 보고 이 시를 다시 읽어보았다. 처음 읽을 때에도 독특한 시각이다 심었는데 다시 한 번 새기면서 읽어보니 아주 멋진 표현이었다. 소금을 바다의 눈물로 표현했다. 이 시집에는 또 소금별이라는 시도 있다. 소금을 볼 때마다 슬퍼질 것 같다.

  이밖에도 ‘길 가는 자의 노래’, ‘패랭이꽃’, ‘여행자를 위한 서시’, ‘고구마에게 바치는 노래’, ‘지상에서 잠시 류시화라고 불리웠던’이라는 시들이 실려있다. 역시 감성을 울리는 좋은 시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할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23
마리아 슈라이버 지음, 산드라 스페이델 그림, 홍연미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우선, 작가가 특이한 사람이라 놀랐다. 미국의 유명한 영화 배우인 아널드 슈와제네거의 부인 마리아 슈라이버이다. 표지의 이름만으로는 그녀를 기억해낼 수 없었는데 책 속의 짧은 헌사를 보고 그녀를 알아냈다.

  그런데 글을 보고 또 한 번 놀랐다. 케이트라는 아이가 할아버지가 치매라는 것을 알고는 할아버지가 어떻게든 기억들을 붙잡을 수 있게 도우려고 애쓴다는 이야기인데, 아주 감동적으로 썼다. 전문 작가 못지않게.

  케이트는 어려서부터 할아버지와 할머니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란다. 쾌활하고 재미있는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이야기도 많이 해주고 함께 놀며 산책도 해주신다. 할아버지 또한 여행이나 야구 이야기를 들려주시며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한다.

  케이트는 할아버지가 금방 물어봤던 것을 되풀이해서 묻곤 하시자 할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겼음을 알게 된다. 엄마로부터 할아버지가 치매에 걸렸다는 것과 그래서 과거의 기억들을 잃어 가신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케이트는 이런 할아버지를 돕기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케이트와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할아버지는 비록 자신은 방금 전에 한 일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기억은 언제까지나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씀 하신다.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행복한 삶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할아버지의 이런 말씀은 듣고 케이트는 할아버지가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치매는 환자 당사자나 이런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 모두를 굉장히 힘들게 하는 병이라고 한다. 아직은 치료법이 없어서 더욱 더 환자나 그 가족들을 어렵게 하지만 케이트 가족과 같은 이해와 사랑, 보살핌이 있다면 서로가 다소 더 힘들 것 같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치매가 무엇인지 이해시켜 주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 분들을 대하면 좋을지 알려주는 이 책이 나왔을 것이다. 인류가 이런 병을 앓아야 한다니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하루빨리 이 병의치료가 개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빠가 우주를 보여준 날 크레용 그림책 34
에바 에릭손 그림, 울프 스타르크 글, 사과나무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밤에 아들에게 우주를 보여주겠다며 들판으로 데려가는 아빠 이야기다. 낭만적이고 가정적인 아빠다. 요즘은 많은 아빠들이 가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이런 낭만까지 가진 아빠라면 더 멋질 것 같다.

  우주를 보여주겠다는 아빠의 말에 아이는 단단히 채비를 하고 아빠를 따라간다. 어디로 갈까 기대를 하면서. 그런데 낯익은 곳이었다. 산책하러 몇 번 와봤던 풀밭이었다. 그래서 아이는 밤의 풀밭의 풍경을 우주라고 하나보다 생각한다.

  그럴 즈음 아빠는 우주는 하늘에 있다고 말하며 여러 별자리를 설명해 준다. 또한 지금보고 있는 이 별빛들은 수백 년 전의 것들이므로 이 많은 별들 중에 지금쯤은 사라진 별도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러다가 아주 재미있는 일이 벌어진다.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자 아들에게 멋진 우주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던 아빠가 다소 기가 꺾인다. 하지만 아들은 오늘 아빠가 보여준 우주를 영원히 기억하겠노라고 얘기한다. 아이는 결코 이 밤을 잊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재미있는 추억을 안겨준 날은 어찌 잊겠는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책을 보시라. 보게 되면 ‘푸하하’ 하고 저절로 웃음이 나올 것이다. 요즘에는 이런 경험할 일이 거의 없지만 예전에는 길에서 이런 수난을 가끔 당했다. 고약한 냄새가 따라붙는....이 정도 말에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는 센스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지나고 나면 이런 일은 더욱 재미있는 추억이 된다. 이런 작은 추억들이 인생의 후반기를 풍성하게 보내게 해주는 밑거름이 된다. 살아가면서 가능한 한 재미있는 추억들을 많이 만들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는 나 때문에 아픈 걸까? 아이 심리 그림책 1
마르틴 에뉘 외 지음, 이주희 옮김, 리즈베트 르나르디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책을 읽고 나니 심리 그림책이라는 시리즈명이 눈에 더 크게 들어온다. ‘아! 이래서 심리 그림책이라는 시리즈명이 달렸구나’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된다. 암 투병 중인 엄마를 두고 있는 아이의 이야기다.

   아빠와 함께 ‘행복한 나라’에 살고 있는 아이가 엄마가 있는 ‘암의 나라’로 찾아간다는 이야기다. 엄마는 아이에게 아무 이야기도 하지 못하고 이 나라로 오게 되었음을 미안해하고 자신의 현재 어떤 상황이고 어떤 치료를 받고 있는지를 자세히 알려준다. 그러면서 치료를 잘 받으면서 다 나아서 아이가 있는 행복나라로 곧 가게 될 것이라고 희망을 준다.

  아픈 엄마를 두고 있는 아이는 엄마가 아픈 것이 자기 때문인 것 같고, 병으로 인한 통증과 힘든 치료 때문에 괴로워하는 엄마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무척 마음 아파한다. 이 책은 이런 아이의 자책감과 무력감을 위로해 주고 엄마가 반드시 병을 이겨내고 아이 옆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준다.

  그러기 위해서 아이에게 암이라는 것이 어떤 병이고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며 그런 치료를 받을 때 환자가 느끼게 될 고통 등도 자세히 알려준다.

  책 뒤 설명에도 나왔지만 아이들에게 이 세상에 행복과 기쁨만 있다고 알려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이 세상에 불행과 죽음과 슬픔이 있다고 말을 해준다고 해서 아이들의 ‘행복한 나라’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세상에 이런 어두운 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아이들도 그들을 ‘행복한 나라’에 머물게 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어른들에게 더 감사할 것이고 또 ‘행복한 나라’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에서 내가 가장 세!
마리오 라모스 글 그림, 염미희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약자 앞에서는 한없이 강한 체 하지만 강자 앞에서는 금방 꼬리를 내리는 늑대의 이야기다. 이런 모습의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으니 문제다.

   어느 날 늑대 한 마리가 숲을 어슬렁거리다가 다른 동물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가 궁금해진다. 그래서 산책하는 동안에 만난 토끼, 빨간 두건의 소녀, 아기 돼지 세 마리, 일곱 난장이에게 숲의 동물 중 누가 가장 힘이 센지를 물어본다. 그러자 이들은 당연히 늑대가 가장 힘이 세다고 말한다.

  늑대가 만난 이들은 다 누구인가? 그동안 늑대가 잡아먹었던 대상이 아니던가? 하지만 마지막에 만난 두꺼비 같이 생긴 작은 동물만이 이 세상에서 자기 엄마가 가장 무섭다고 말한다. 과연 누구였을까?

  왜 이렇게 늑대의 이미지가 사람들에게 나쁘게 박혔는지 모르겠다. 개의 조상도 늑대지만 개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가? 아무튼 늑대는 얄밉다. 자기보다 힘이 센 동물이 나타나자 자신은 “착하고 힘없는 늑대”라고 말한다. 이전에 만난 대상들 앞에서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태도를 보인다. 제발 이런 양면적인 모습을 가진 사람이 돼서는 안 되겠다. 약자 앞에 군림하고 강자 앞에 바로 복종하는 이런 이율배반적인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

  짧고 재미있는 동화지만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바른 태도를 알려준다. 그리고 이야기가 은근히 재미있어 좋다. 아기 돼지 세 마리, 빨간 두건의 소녀, 일곱 난쟁이, 모두 다른 동화들에서 나오는 캐릭터들인데 이렇게 이야기에 끌어다 쓰니 더 재미가 있다. 아이들이 이런 재미도 찾아내면서 즐겁게 볼 수 있는 그림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