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도시 그림책 도서관 40
스테판 T. 존슨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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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자 없는 그림책이다. 오히려 글자 없는 그림책이 보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림 속에서 반드시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을 찾아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보고 또 보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그 책에 독자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의 전부인가 의심해 보게 된다. 그래서 보기 쉬우면서도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책은 부담 없이 봐도 좋으리라. 도시 곳곳을 보여주는 사진 속에서 알파벳을 찾기만 하면 된다. 의외의 곳에서 알파벳들이 보인다. A부터 Z까지 순서대로 찾을 수 있다.  이를 테면 공사장을 막고 있는 가로막대에서는 A를, 건물 밖에 놓인 계단 난간에서는 B, 성당의 대형 유리창에서는 C, 가로수를 둘러싼 화단에서는 D가 보인다. 이런 식으로 Z까지 나온다. 이 책에서처럼 우리 마을에서는 어느 곳에서 어떤 알파벳을 찾아볼 수 있나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으리라.

  가끔 어떤 물건이나 형상에서 재미있는 모형이나 글자가 보일 때가 있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라 우연히 그런 형상이나 글자가 된 것인데, 이런 것을 찾는 연습을 통해 관찰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속담의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른다’는 것도 형상 속에서 글자를 찾은 예가 아닌가? 아무튼 이 책은 숨은 그림 찾기 식으로 볼 수 있는 부담 없는 책이다. 숨은 그림 찾기가 관찰력과 집중력을 키우는데 좋다. 또한 이 책은 알파벳에 관한 것이므로 이제 막 영어를 관심을 보이는 어린 아이들이 봐도 좋으리라. 알파벳에 대한 흥미를 높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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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텐과 여우 비룡소의 그림동화 138
하랄드 비베리 그림,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이상희 옮김 / 비룡소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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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한 아동문학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작품이어서 주저하지 않고 골랐다. 톰텐이라는 농장을 지키는 요정과 그 요정이 지키는 집으로 먹이를 찾으러 온 여우의 이야기다.

  우선 톰텐이라는 요정이 스웨덴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중에 있나 찾아보니 역시나 있었다. 이 책 말고 다른 책에서도 톰텐이라는 단어를 본 것 같다. 찾아보니 <닐스의 모험>에 나오는 요정의 이름도 톰텐이었고, <밤의 요정 톰텐>이라는 책도 있었다.

  톰텐은 스웨덴 농가에 사는 요정으로 ‘닛세’라고도 한다. 농장을 평화롭게 행복하게 지켜 주는 요정으로서 스웨덴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집을 지켜 주는 여러 신(터주, 성주, 조왕신) 같은 존재이다.

  <톰텐과 여우>는 달빛이 환하고 눈이 소복이 쌓인 겨울 밤 농가에 먹이를 구하러 왔던 여우가 톰텐을 만나서 살찐 암탉 대신에 톰텐의 죽을 먹고 돌아간다는 이야기다. 농가를 지킬 책임이 있는 톰텐은 암탉을 노리는 여우를 구슬려 암탉 대신 자기의 죽을 먹고 조용히 돌아가게 만든다.

  스웨덴 농가에서는 요정 톰텐에게 죽을 바치는 풍습이 있나 보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왕신에게 정화수를 바치기도 하고 집안에 무슨 일이 있을 때에는 팥죽을 끊여서 집안 곳곳에 놓음으로써 집안 신들에게 액운을 막아달라고 기원하는 풍습이 있는데 그와 비슷한 것 같다.

  달빛이 비치고 눈이 쌓인 겨울밤에 여우와 톰텐이 대화하는 모습이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특히 외양간에 코를 들이대고 암탉 냄새를 찾던 여우에게 톰텐이 따지는 모습이 우습다. 그런 톰텐에게 여우는 ‘난 그냥 보기만 했다’며 변명한다. 톰텐은 몸집이 작은 요정이지만 나름의 힘이 있나보다. 여우가 꼼짝 못하는 걸 보면.

  톰텐이 어떻게 농가를 지키는 사명을 다하는지 잘 보여주는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톰텐의 죽 그릇에 코를 빠뜨리고 죽을 먹고 있는 여우의 모습 잘 길들여진 강아지 같다.아무튼 짧은 글이지만 스웨덴의 풍습과 생활 모습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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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주렁주렁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69
아놀드 로벨 지음, 애니타 로벨 그림, 엄혜숙 옮김 / 시공주니어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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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부터 재미있다. 주렁주렁 하고 어울리는 말은 돼지가 결코 아니다. 과일이나 먹음직스런 열매를 나무에 아주 많이 달려 있는 모습을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그런데 주렁주렁 앞에 돼지라는 단어가 붙어있다. 어떻게 돼지가 나무에 주렁주렁 달릴 수 있을까? 궁금하다.

  게으른 농부 남편을 둔 아내의 이야기다. 이 부부는 장에 가서 돼지 여러 마리를 사온다. 이 돼지들에게 먹일 옥수수도 심어야 하고 돼지들이 뒹굴고 놀 수 있는 진흙 구덩이도 파야 하고 돼지 먹일 물도 길어 와야 하는데 남편은 침대에 누워서 꼼짝하지 않는다.

  몹시 게으른 남편 때문에 고달픈 아내는 해야 될 일이 있을 때마다 남편에게 도와달라고 청하지만 그때마다 남편은 이번 일만 당신이 하면 언젠가 도와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럴 때마다 아내를 그 언젠가가 언제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남편이 하는 말이 황당하다. 돼지들이 마당의 꽃처럼 피어나면, 돼지들이 사과처럼 나무에 주렁주렁 달리면 또 돼지들이 하늘에서 비처럼 주룩주룩 내리면 등등의 말도 안 되는 조건을 대답한다.

  그런데 더 웃긴 것은 남편이 말한 그런 때가 매번 온다. 어떻게 그런 일들이 가능할까? 농부 아내의 지혜 덕이다. 남편이 얼마나 게으르면 아내가 그런 꾀까지 내야 할까? 하지만 그래도 남편은 여전히 게으름을 피우며 아내를 도와주지 않는다. 아주 못된 남편이다.

  하지만 나중에는 아내의 강력한 수에 두 손 두 발 다 들고 아내를 잘 돕는 남편이 된다. 그 비법이 뭔지는 책에 나와 있다.

  아주 유쾌한 이야기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은 그림도 재미있다. 이전에도 아놀드 로벨과 애니타 로벨 부부의 그림책을 보았는데 무척 흥미로웠다. 그래서 이들의 또 다른 작품인 이 책도 보게 되었는데 역시 기대했던 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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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데려가도 될까요?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60
베니 몽트레소 그림, 베아트리체 솅크 드 레그니에스 글, 장미란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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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의 분홍색은 마음에 들었지만 그림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칼데콧 상 수상작이라는 마크가 붙어 있지 않았더라면 선뜻 손이 가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래도 그림책 선정에 이런 마크가 큰 영향을 미친다.

  왕과 왕비의 파티에 초대를 받을 때마다 아이는 친구를 데려가도 괜찮은지 허락을 구한다. 그런데 그 친구들은 예사 친구가 아니다. 동물들이다. 그것도 아이의 어깨에 올려놓는다거나 손에 들고 갈 수 있는 자그마한 동물들이 아니고 덩치가 큰 동물들이다. 어떻게 이런 동물들을 데리고 갈 생각을 했을까 싶게 큰 동물들이어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만나게 되는 아이 친구들의 모습에 풋- 하고 웃음이 나온다. 이들의 차림도 재미있다. 파티에 초대받아 가는 것에 맞게 나름대로 치장을 했다. 예의바른 동물들이다.

  그런데 이 동물들을 맞이하는 왕과 왕비의 표정이 재미있다. 아이에게 친구를 데려오라고 허락했지만 이런 친구를 데려올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왕과 왕비의 황당한 표정, 놀라는 표정, 도저히 숨길 수 없다. 하지만 좋은 왕과 왕비다. 아이가 데려온 친구들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며, 아이가 파티 때마다 친구를 데려와도 되냐고 물을 때마다 흔쾌히 부탁을 들어준다.

  그동안 보아왔던 칼데콧상 수상작과는 사뭇 느낌이 달라서 왜 이 작품이 칼데콧상 수상작일까 다소 의아스러웠는데 책 뒤에 자세한 설명이 나왔다. 어쨌든 이 책은 친구와 무엇이든 함께 하려는 아이의 마음을 잘 표현했으며, 그림의 구성이 흑백/컬러/단색 순으로 규칙적으로 배열돼서 시각적인 즐거움을 준다. 또한 아이는 매 번 친구를 밝히지 않고서 친구를 데려와도 되냐며 허락을 구함으로써 아이들의 친구가 누굴까 상상하는 즐거움을 준다.

  특히 이 책에서 감동적인 장면은 마지막 장면이다. 매번 왕과 왕비의 초대를 받는 아이와 아이의 친구들은 그동안의 초대에 대한 답례로 왕과 왕비를 초대한다. 어디였을까? 궁금하면 책을 보시길...

  이 책을 보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왕과 왕비는 아이의 부모를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이가 데려오는 동물 친구들은 저마다 다른 성격을 가진 아이의 친구들이고. 자기 자녀와는 아주 달라 보이는 아이의 친구들에게 상냥히 대하자 아이들이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작가 의도와는 전혀 다른 생각일지도 몰라도.

  요즘 부모들은 아이 친구도 관리를 하려 든다. 어떤 얘는 어떻게 사귀고 또 어떤 얘는 어떤 점이 안 좋으니 가까이 하지 말라고 한다. 이런 것은 아이가 판단할 문제인데 부모가 아이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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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웩, 이것도 먹는 거야? - 세상에서 가장 징그럽고 끔찍한 음식들 지식 다다익선 27
제임스 솔하임 지음, 이원경 옮김, 에릭 브레이스 그림 / 비룡소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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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에, 우리나라에서 보신탕을 먹는 것에 대해 프랑스의 여배우 브리짓 바르도가 비하하는 발언을 해서 문제가 된 적이 있다. 그녀가 비록 동물애호가로서 동물에 대한 사랑 때문에 그랬다지만, 그것은 문화 상대주의를 인정하지 못하는 편협한 문화 인식을 드러내는 행동일 뿐이었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애완견을 키우는 인구가 많아졌다. 이들 입장에서는 분명 보신탕을 먹는 우리의 문화가 달갑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보신탕을 먹게 된 것은 일반 농민들이 쉽게 얻을 수 있는 고기가 개고기였고 당시로서는 여름 보양식으로 먹을 것이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문화적인 연유를 따져보면 다른 나라에서 보기에는 혐오식품처럼 보일지라도 그 나라의 특성상 자연스레 먹게 된 음식들이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지렁이 스프, 방울뱀 샐러드 등 전 세계의 별난 음식의 소개와 옛날 사람들이 먹었던 희한한 음식들(쥐를 먹는 것은 예사였다)도 알려준다. 또한 냉장고에 숨어 있는 이상한 음식들이라고 해서 치즈 같은 발효식품과 소시지, 마시멜로 등에 관한 이야기와 과학 소설에 나오는 음식에 관한 내용까지 들어 있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흥미로워 할 이야기들이다.

  얼마 전에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스폰지’에서는 우리나라의 청국장처럼 냄새는 고약하지만 맛은 좋은 여러 나라의 발효 음식을 소개한 적이 있다. 그때 시식하러 온 사람들은 그 역한 냄새 때문에 코를 막고 음식을 먹거나 심지어는 구역질 때문에 입에 댔다가 뱉어내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 책에는 그때 소개된 음식들 중 하나가 실려 있다. 노르웨이 음식인 라쾨레트인데, 이것은 송어를 소금과 설탕에 절여 몇 달간 삭힌 것이라고 한다. 이 내용을 읽다 보니 스폰지에서 봤던 것도 생각났고 우리나라의 홍어 삭힌 것도 떠올랐다.

  아무튼 이 책에는 별의별 요상한 음식재료가 다 나온다. 음식도 문화인만큼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환경에 따라 변모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조상 중에 누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 끼 식사로 햄버거를 먹게 될 줄 알았는가?

  더욱이 요즘에는 음식에도 국제화 바람이 불어 퓨전이 대세다. 여러 나라의 조리 방식을 혼합한 음식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나중에는 음식간의 국경이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쨌든 아직까지는 여전히 그 지역만의 환경과 생활양식에 맞는 독특한 음식들이 있다. 따라서 이런 고유성을 띤 음식을 자기 나라 문화의 잣대로만 평가해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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