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사전 - 소년들을 위한 모험과 놀이의 모든 것
홀거 루만 지음, 이동준 옮김, 게하르트 슈뢰더 그림 / 조선북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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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들은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다가도 잠깐 조용한 틈이 생기면 심심하다고 한다. 혼자서 재미있게 책을 보거나 컴퓨터 게임을 신나게 하고 나서도 그렇게 말한다. 어떻게 해야 심심하다는 소리가 쏙 들어갈까? 그리고 요즘 아이들은 놀 줄을 모른다. 여럿이 보이면 어떻게 놀까 궁리하다가 결국엔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축구공을 들고 밖에 나간다.  

  아마 장남감에 너무 길들여져서 그런 것 같다. 요즘 장난감은 또 얼마나 잘 나오는가? 놀이별로 모든 것이 잘 구비돼 있다. 소꿉놀이, 병원놀이, 부엌놀이, 심지어 블록까지 만들려고 하는 것에 맞춰 세트로 구성돼 있지 않은가?

  그렇다 보니 장난감이 없는 상태에서는 어떻게 놀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지 못한다. 이런 것 때문에 최근에는 아이에게 장난감을 따로 사주지 말고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을 장난감으로 활용하라고 충고도 나온다. 결국 이렇게 놀 줄 모르게 된 것도 문명이 안겨준 병폐 중 하나인 셈이다.

 그래서 시골에서 자연적인 삶을 체험하게 해주는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 시골에서 재배한 식재료로 음식을 해먹고 개울에는 멱 감고 들판에서 노는 것을 체험하는 것들 말이다. 우리 부모 세대가 어렸을 때를 생각해 봐도 그렇다. 장난감은 없어도 얼마나 다양하게 놀았던가. 돌 하나만 있어서 비석치기, 팔방놀이, 말방까기를 할 수 있었고 고무줄 하나만 있어도 동네 아이들 여럿이 어울려 신나게 놀 수 있었는데 말이다.

  심심하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있고 장난감이나 게임기가 없으면 놀지를 못하는 아이를 위해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아주 다양한 놀이들이 소개돼 있다. 친구들에게 골탕을 먹일 수 있는 놀이에서 시작해 엉뚱한 실험, 마술, 학교에서 할 수 있는 놀이, 야외 놀이, 공을 이용한 놀이, 말놀이, 카드와 주사위 놀이, 놀이기구 만들기, 비밀 메시지 전달하기, 모험과 요리까지 놀이가 될 수 있는 것은 별의별 것이 다 소개돼 있다. 와! 이런 것도 놀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하고 놀이를 보는 시선을 달라지게 할 것 같다. 

  더 좋은 것은 이런 놀이들의 놀이방법을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것과 연관된 과학적 원리나 기본적인 상식도 설명해 준다는 것. 놀이도 하고 공부도 하며 친구들과 보다 친숙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친구 관계에서 보면 놀이를 제안하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모임을 주도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놀면서 리더십도 키울 수 있게 해준다고 할 수 있겠다. 소년들만을 위한 책이라지만 여자 아이들이 봐도 상관없다. 책에서 소개하는 대로 신나게 놀아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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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길을 걷다, 제주올레 - 행복한 동행
임후남 지음, 이재영 사진 / 생각을담는집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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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올레, 말만 들어도 가슴이 떨린다. 가보지는 못했다. 그래서 더 떨린다. 제주도는 태어나서 꼭 한 번 가봤다. 직장 다닐 때 여름휴가에 친구들과 갔었다. 민박을 하고 버스를 타고 돌아다녔는데 산굼부리와 성산일출봉에 갈 때에는 비가 많이 내려서 힘들었던 것이 생각난다. 그래도 한림에서 협재, 중문을 걸쳐 표선과 함덕까지 알뜰히 돌아다녔다. 20년 전의 일이건만 어제의 일처럼 생생한 건 그때의 즐거움이 컸기 때문이리라.

  큰 애가 몇 년 전부터 조르고 있다. 제주도로 여행 한 번 가자고. 아이들이 조금 크니까 역사와 지리에 관심이 많아져 틈나는 대로 가족여행을 가려고 한다. 하지만 남편이 하는 일이 길게 휴가를 낼 수 없는 관계로 제주도 여행은 쉽사리 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너무나 소심했던 내가 부끄러워지고 아이에게 미안해진다. 혼자 두 아이를 책임지는 여행이 조금은 두렵기 때문이다.

  저자는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혼자 다녀온 제주올레가 좋아서 초등 6학년 아들을 데리고 다시 간다. 이 책에 실린 사진은 그 아들이 찍었단다. 음악적인 재능이 뛰어난 아들이란다. 아이가 사진 찍고 엄마가 글을 쓰고...멋진 생각이다.

  나도 걷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아이들도 이런 엄마 덕에 어려서부터 걷는 것에는 단련이 잘 돼 있다. 그래서 더 그동안 뭉그적거렸던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진다.

  아무튼 책을 읽는 내내 아이에게는 미안했지만 나는 행복했다. 엄마와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 보통 때의 내 모습이다. 나도 주말에는 당일치기로  두 아이들을 데리고 자주 나다닌다. 내 아이도 5학년이라 저자의 아들과 체구도 비슷하고 하는 짓도 닮았다. 그래서 내가 저자가 되고 그녀의 아들이 내 아들이 되어 함께 걸었다. 책을 덮었지만 제주올레의 상징인 간세 표시가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그동안 나의 여행은 차를 타고 박물관이나 명승지를 빠른 시간 안에 후다닥 둘러보는 조급한 여행이었다. 시간이 부족해서도 그랬지만 내 성격 탓도 있다. 두 아이 키우다 보니 성미마저 급해졌다. 이런 조급함 때문에 아이들을 기다려 주지 못해서 생기는 아이들과의 마찰을 없애기 위해서도 내게 올레는 필요한 처방이 될 것이다.

  그래 결심했다. 내년 봄에는 꼭 두 아이 데리고 제주도에 다녀오리라. 책 뒤에 올레 코스 및 제주도 여행 정보가 잘 돼 있다. 이번 가을에는 그 준비 차 이 책에도 소개된 강화올레라도 다녀와야겠다.

  아이가 밭일을 하던 할머니들이 비벼 주신 밥을 맛나게 먹던 이야기, 아이에게 인사해 주어서 고맙다며 귤을 주시며 나도 옛날에는 처녀였다고 하신 할머니, 올레에 사발면 두 개를 갖고 나와 팔던 할머니의 이야기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올레였기에 가능했던 이야기일 것이다. 

  나는 여행에서 돌아올 때마다 아이에게 무엇이 기억나고 어떤 느낌이었냐고 꼬치꼬치 묻는데, 앞으론 그런 부담스런 질문을 하지 말아야겠다. 아이는 아이대로 느끼고 나는 나대로 즐길 수 있는 여행이 되어야겠다.

  표지의 사진이 뭘까 궁금했는데 길에서 주운 막대기로 젓가락 흉내를 내면서 찍은 사진이란다. 아이가 이 여행에서 받은 행복이 저절로 느껴진다. 얘들아! 조금만 기다려. 너희에게도 이런 행복 곧 느끼게 해줄게~. 일단 엄마가 즐거워지는 책이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는 말, 참말이다. 엄마의 작은 행복을 위해서라도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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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후남 2010-09-02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아들과 길을 걷다 제주올레>를 쓴 사람입니다. 책도 읽어주시고, 리뷰도 써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책도 꼼꼼히 잘 읽으셨네요. 깊이 감사드리며, 언젠가 기회가 되시면 꼭 한번 제주올레 아이와 함께 걸어보시길 권합니다.^^
 
마침내 그리움 - 자전거 타고 대한민국 멀리 던지기
이종환 지음 / 하늘아래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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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를 타고 국내를 일주했다는 독특한 여행기를 담고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었지만 제목의 느낌이 참 좋았다. 무엇이 그리웠을까? 책을 다 읽은 후에야 그것이 지겹게 느껴졌던 자기 일상(현실)에 대한 그리움이 아닐까 하는 내 나름의 답을 얻었다.

  여행의 좋은 점은 새로움을 충전시켜 준다는 데 있다. 저자도 스스로에게 중독되었다고 생각하는 자아사고에서 벗어나고 싶어(쉽게 말해 지루해진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어) 자전거를 타게 되었고 결국 전국일주라는 엄청난 일을 감행한다.

  서울 성북동에서 시작된 그의 여행은 수원과 둔포를 지나 태안, 홍성, 보령 등 서해안을 거치고 순천, 진주, 마산으로 남부지방을 경유해 밀양과 포항에 와서 울릉도에까지 이른다. 와! 대단하다. 자전거를 타고 울릉도까지 가다니...게다가 다리를 다쳐 중도 포기한 후배를 보내고 홀로 울릉도행을 감행하다니 그만큼 그가 떨쳐낼 것이 많았다는 말인가? 아니면 굉장한 집념이 있었던 것일까? 어쨌든 그의 울릉도행은 순탄치 않았고 비 때문에 그는 3박4일을 울릉도에서 보내고 묵호로 와서 한계령을 넘어 서울로 돌아온다. 한 달이 걸린 일정이다. 구석구석 살피진 못했지만 많은 곳을 돌아온 여정이다. 그만큼 그는 분명 변해서 돌아왔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의 이 여행기에는 여행 책자에서 기대할 수 있는 볼거리는 그리 많지 않다.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보여주는 사진도 드물었고 해당 지방이면 으레 한 컷 정도 남겼을 법한 관광지 사진도 몇 안 된다. 여행 중에 그에게 특별한 감흥을 느끼게 해준 사진들이 있을 뿐이다. 그 중 내게는 같이 여행을 시작했다가 중간에 떠난 후배가 전해준 조화 해바라기가 담긴 사진이 인상적이다. 해바라기와 고흐의 이야기 재미있게 읽었다. 

  아무튼 이 책은 여행기보다는 자전거를 타고 한 수행기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자전거는 한눈을 팔지 않고 온몸으로 그리고 온 마음으로 몰아야 쓰러지지 않는다고 저자는 표현했다. 수행하기에 더 없이 좋은 수단 같다.

  나는 자전거를 못 탄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한 순례가 궁금했다. 내가 바라보지 못한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볼 것 같아서. 나도 저자처럼 가끔은 집과 나를 묶고 있는 끈을 자르고 멀리 튕겨나고 싶다. 하지만 이 글을 보니 자전거를 타고 나가고 싶지는 않다(가능하지도 않지만). 두고 온 현실의 무게를 자전거에서 고스란히 느끼게 될 것 같다. 그는 그리 힘들다고 적어 놓지 않았지만 그의 겪었을 고생이 고스란히 느껴지면서 현재의 나의 일상이 다정하게 다가온다.

  현실의 나와 거리두기가 필요할 때 여행만큼 좋은 것은 없다. 걷든 자전거를 타든 아니면 편안하게 비행기를 타고 가든 간에 가끔은 자신을 떼어두려는 이런 노력을 통해 생의 활력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어쨌든 난 이 책을 통해 긴 하루의 고단한 여행을 마치고 그가 마셨던 막걸리가 먹고 싶어졌고 ‘와보랑께 박물관’에 가고 싶어졌다.

  그렇게 먹고 싶은 곳, 가보고 싶은 곳을 떠올리다 보면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진다. 쉼 없이 몸과 마음을 모아야 굴러가는 자전거 바퀴처럼 우리의 삶도 그러해야 일상에서 벗어나는 사치도 누릴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이런 여행기는 술술 읽히면서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하고 나를 돌아보게 해서 좋다. 다만 저자의 여정에 대한 상세한 안내가 없어서 아쉬웠다. 그랬더라면 여행하면 맛이 더 생생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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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샤의 문학 속 법이야기 특목고를 향한 교과서 심화학습 19
NS교육연구소 지음 / 에듀조선(단행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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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책만 좋아하던 내 아이가 쉽게 말해 요즘 꽂힌 시리즈가 바로 <특목고를 향한 교과서 심화학습 시리즈>다. 주제별 탐구서인 이 시리즈가 아이 마음에 든 것은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어서 흥미롭기 때문이다. <포샤의 문학 속 법 이야기>가 벌써 19권째다. 이 시리즈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표제가 된 포샤는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작품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의 이름이다. <베니스의 상인> 하면 그 어떤 캐릭터보다도 악명 높은 고리대금업자인 샤일록이 먼저 떠오른다. 그의 캐릭터가 워낙에 강해서인지 샤일록의 재판을 담당하는 포샤나 그녀의 약혼자인 바사니오, 바사니오의 친구이자 샤일록에게 살 1파운드를 주기로 약속하는 안토니오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가 포샤가 누구일까 무척 궁금해했다..

  이 책은 그 어떤 작품보다 법에 대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는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을 소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문학과 법에 관해 알려준다. 우선 <베니스의 상인>의 작가인 셰익스피어에 대한 탐구부터 시작한다. 한때 셰익스피어가 가짜라는 이야기가 보도된 적이 있다. 그가 작품 속에서 보여준 방대한 지식과 수준 높은 문체로 보아서 정식 교육을 받은 사람만이 그런 작품을 낼 수 있다면서 셰익스피어는 가짜이고 진짜 셰익스피어가 따로 있다는 추측이 있었다. 그에 대해 이 책은 셰익스피어가 진짜라고 하는 측과 가짜라고 주장하는 측의 의견을 모두 실어 놓았다.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다.

  이에 이어 우리 생활과 법에 대해 알려준다. 법과 재판의 정의, 세계의 유명한 법들에 대해서도 알려주며 거짓말 탐지기의 원리도 설명한다.

  또한 고전주의에서 시작돼 실존주의까지로 변화하는 문학사조의 변천사와 그 대표적인 작가도 적어 놓았다. 학창시절 국어 시간에 무척 힘들게 외웠던 내용들이다. 이런 점 때문에 아이들이 명작을 많이 읽었으면 하고 부모는 바라는데, 아이들이 쉽게 따라주지 않아서 걱정이다. 그나마 이런 책을 통해 이 정도의 지식만이라도 꼭 갖췄으면 좋겠다.

  또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며 영화로도 자주 만들어지는 판타지 문학에 대한 소개와 노벨 문학상에 대한 설명도 들어 있다.

  이 시리즈에 속하는 책들은 한 가지 주제를 사회, 문화, 정치, 경제, 역사 등 여러 영역에 걸쳐 탐구함으로써 심층적이면서 광범위한 지식을 제공하면서도 아이들의 흥미에 부합하는 내용이 많기 때문에 아이들이 아주 좋아한다. <포샤의 문학 속 법 이야기>도 이 시리즈에 속하는 기존의 도서들에서 얻을 수 있었던 풍부한 지식과 재미를 주고 있다.

  지금 우리 시대가 정보의 시대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 만큼 정보를 얼마나 잘 가공하느냐가 중요해졌다. 정보의 가공이 어떤 것인지 쉽게 감을 잡을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구슬 서 말을 어떻게 꿰는지 알려주는 책이라고나 할까? 그 비법을 배워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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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왜 수학을 어려워할까?>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아이들은 왜 수학을 어려워할까? - 발달신경생리학자가 들여다본 아이들의 수 세계
안승철 지음 / 궁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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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 잘 해야 하는 것은 영어고, 수능에서 높은 점수를 얻으려면 잘 해야 하는 교과가 수학이라고들 말한다. 물론 모든 교과를 잘 해야 하지만, 수학에서 점수 차가 많이 나기 때문에 수학을 잘 해야 수능에서 유리하다는 이야기다. 수학을 잘 해야 하는 것의 필요성은 이런 구구절절한 설명이 없더라도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이렇게 중요한 과목임에도 불구하고 초등 고학년만 돼도 수학을 너무나 어려워하며 수학을 포기했다고 말할 정도의 아이들이 생겨난다. 중학 2학년인 내 아이도 수학을 잘 하기는 하지만 수학이 좋지는 않다고 한다. 반에 이미 수학을 포기한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내게는 아주 매력적으로 보였다. 왜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수학을 어려워하고 싫어하게 될까? 물론 그 대답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어려우니까’다.  

   이 책은 아이들이 수학을 어려워하는 이유를 인간의 수 감각 발달이라는 측면에서 고찰한다. 저자 안승철은 단국대 의과대학 생리학 교실 부교수이다. 그런 만큼 유아의 수 감각 관한 실험 결과 및 유아와 성인의 수 감각 비교 결과를 알려주기도 하며, 수가 놓여있는 위치에 따라 수에 대한 인지도가 달라지는 ‘SNARC’라는 독특한 개념도 설명해 준다.

  저자가 이런 실험 결과들을 통해 하고자 하는 주된 말은 수를 비교하고 조작하는 과정이 수와 연관된 마음속 심상의 조작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마음속 심상이 제대로 형성되기 전에는 수의 조작이 힘들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너무 일찍부터 수를 가르치기 위해 애쓰지 말라는 이야기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유아를 두고 있는 부모들이 보면 좋겠다. 아이가 글자를 배우기 시작하면 이와 함께 숫자 공부도 시작된다. 그런데 의외로 아이들이 숫자 공부를 어려워한다. 이 때문에 부모는 아이에게 수학 학습지를 들이대며 수 공부에 조급하게 된다. 그렇지 말라는 이야기다.

  이와 더불어 이 책은 사칙연산 등의 수학 개념을 아이들의 인지능력을 고려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방법을 알려 주기도 하고, 수학 장애 및 발달 산수 장애, 수학 불안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그에 대처하는 선생님과 부모의 태도도 알려준다.

  그리고 요즘 수학 문제들이 굉장히 어렵다는 이야기와 수학 문제집들이 갖고 있는 아이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문제 표현에 대한 지적도 들어 있다. 이런 얘기들은 교과서를 만드는 회사나 수학 문제집 회사들이 보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수학을 직접 가르쳐본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요즘 수학 문제들은 너무 어렵다. 수학자를 양산할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어렵게 내는지 모르겠다. 모든 학문이 인간의 생존 필요에 의해 생겨났지만 수학만큼 우리 생활과 밀접한 학문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웬만큼의 생활 유지에 필요한 정도로까지만 수학을 가르쳤으면 좋겠는데,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아이들에게 너무나 높은 수학 실력을 요구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많이 힘들다.

  하여 이 책이 그런 고통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그렇지 못해 실망이다. 아이의 발달 단계별 실험 자체는 흥미로웠지만, 그렇다면 해당 개월이나 나이별로 어느 정도의 수 교육을 시키는 것이 바람직한지 구체적인 조언이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그래도 발달생리학적으로 볼 때 아이가 수학을 어려워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는 것을 부모에게 이해시켜 줌으로써 아이가 수학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부모가 인정할 수 있게 도와주기는 할 것이다. 아무튼 이런 책들이 많이 등장해서 우리나라 수학 교육이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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