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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황금 열쇠 ㅣ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 3
피터 시스 글 그림, 송순섭 옮김 / 사계절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기구를 타고 가던 사람이 우연히도 자신의 고향인 체코 프라하에 오게 된다. 거기서 어려서 살던 옛집을 찾아보게 된다. 그런데 그 집에는 세 개의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그리고 고양이가 나타난다. 그 고양이를 따라 텅빈 거리도 걷고 어렸을 때 즐겨 찾던 도서관에도 간다. 그곳에서 사서가 들고 온 두루마리 속에서 황금 열쇠를 찾는다.
카렐 다리를 건너면서는 그 다리에 얽힌 브룬츠빅과 사자에 대한 전설을 떠올린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의 겨울 날과 여름밤의 모습을 떠올린다. 또 황제의 궁정인 된 정원에도 온다. 이곳에서도 또 하나의 황금 열쇠를 찾는다. 그러면서 인조인간 골렘의 전설을 회상한다. 16세기 루돌프 2세가 다스리던 프라하는 예술과 과학, 연금술과 같은 신비한 술법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그리고 어릴 적 들었던 세 가지 이야기를 떠올린다.
그 다음에는 광장의 시계탑에 간다. 그곳에서는 시계탑 속에 있는 기계 모양의 귀족으로부터 세 번째 황금열쇠를 받는다. 시계탑에 달린 그 놀라운 천문시계인 아스트롤라비움은 그곳 사람들에게는 오를로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데 루제 출신의 시계 거장 하누쉬가 1490년에 만들었다고 한다. 제작 당시 오를로이는 지구와 태양과 달의 위치, 일곱 요일과 열두 달, 일출과 일몰 시각, 십이궁 별자리의 현재 위치 등 4가지 시간대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매시 정각에는 허영, 죽음, 탐욕, 야만을 상징하는 태엽 인형들이 나타나 공연을 펼쳤는데, 하누쉬가 죽은 뒤로 시계는 멈췄다고 한다. 그렇게 그 사람은 프라하 시내를 돌며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프라하의 멋진 거리를 저자와 함께 걸으면서 프라하 곳곳에 있는 유적들의 전설과 역사적인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프라하 같은 동유럽 국가들은 우리 아이들에게 더욱 생소한 곳인데 이렇게 환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그곳의 풍광이나 전설, 역사적인 얘기들을 들을 수 있어 다른 나라 문화 공부에도 도움이 되고, 이국적인 정취도 흠뻑 느낄 수 있었다. 과거를 회상하는 여행이므로 그림이 몽환적이기 그려진 것이 특징이다.
특히, 책 뒷날개 부분에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사람들은 도시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열쇠를 건네주고는 하였다. 두 개는 특별한 손님에게, 세 개는 아주 특별한 손님에게 주었다.”라는 말이 쓰여 있다. 체코에서만 사용되는 말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뭔가 깊은 뜻이 있는 말인 것 같다. 나름대로 풀이하자면 아주 특별한 손님은 그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을 말하는 것 같다. 나머지 두 개는 글쎄, 새로운 곳에 대한 지식과 감동이 아닐까. 거기다 아주 특별한 손님은 어릴 적 추억이 하나 더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