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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여름에 내가 닿을게 ㅣ 창비교육 성장소설 12
안세화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7월
평점 :
나의 삶이 누군가의 희생 덕에 이어지고 있음을 알게 되면 어떤 마음일까?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사건에서 누군가는 타인의 희생으로 목숨을 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목숨을 구한 이는 평생 자기를 구해준 이에게 감사하며 잘 살려고 노력할 것 같다.
그런데 그런 큰 도움을 받은 이가 그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면, 그 의인의 가족이나 지인들은 그에게 어떤 마음이 들까? 또 뒤늦게 자신이 위험한 순간에 타인에 의해 목숨이 구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의 마음은 어떨까?
<너의 여름에 내가 닿을게>는 그런 생각들을 하게 한다. 그런 사건을 보면서도 이런 생각을 하지는 못했는데, 한 번쯤 해봐도 좋을 것 같다.
<너의 여름에 내가 닿을게>의 줄거리는 서로 몰랐던 고등학교 2학년생 은호와 도희가 스토킹을 당하는 것을 계기로 만나 자신들이 스토킹의 대상이 된 이유를 추리하는 과정에서 가족들이 감추고 있는 자신들과 관련된 사건이 있었음을 알게 되고, 이 사건을 실마리로 스토커의 정체를 밝혀낸다는 것이다.
이 책의 은호와 도희처럼 다른 이의 희생 덕에 삶을 이어가게 되는 경우도 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은호와 도희는 여느 고등학생들과는 다르게 더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으로 삶의 태도가 바뀐다. 그리고 이들을 구한 수빈이의 가족과 친구들을 통해 타인을 살리고 희생당한 사람의 가족이나 그 주위 사람들이 겪었을 고통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희생된 당사자는 의인이라 칭송받을지 모르지만, 그 주변인들의 느꼈을 허망함은 엄청났을 것 같다.
이런 생각과 함께 우리가 타인의 희생 덕에 살고 있는 것은 이 책에서와 같은 직접적인 사건에서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 자체임을 되새길 수 있었다. 우리의 모든 생활이 잘 유지되는 것은 사회 속에서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잘 수행하기 때문이 아닌가. 이런 사실을 깨달아 나를 둘러싼 모든 이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진다면 매 순간을 진실되고 열심히 살게 될 것이며, 또한 자신의 역할을 잘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될 것이다. 요즘 안전사고가 자주 일어나서 너무나 안타까운데, 모두가 타인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진다면 결코 안전사고는 많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아무튼 <너의 여름에 내가 닿을게>는 의외로 잘 일어나는 여름의 안전사고를 소재로 추리 형식으로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좋은 교훈을 들려준다. 비슷비슷한 주제를 다룬 청소년 소설들이 많은 데 비해, 이 책은 색다른 주제여서 더욱 재미있게 읽었다.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