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신간을 정리하면서 장바구니에 담아둔 책이 백여 권이 넘었다. 새 책을 또 보태면서, 그 중에서 맨위에 있는 책을 과감히 빼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엊그제만 해도 긴급하게 주문하려던 책이었건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으니까. 장바구니에서 책을 빼내기만 하면 간단히 상황이 종료되는 것인데 그렇게 끝내고 말기에는 아쉬움이 남아서 구매, 아니지, 불구매 후기를 남기고자 한다.
이틀 전 (9/1) 있었던 일이다. 첫째와 딜에 성공(?)했다. 첫째는 지난 주에 9학기를 끝내고 졸업했는데 졸업하기 전부터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다. 첫째가 (메타버스를 이용한 사이버 공간에서 개최된) L그룹 취업박람회 행사 경품에 당첨되어 받은 엔젤리너스 상품권(5만원)을 내게 주고 그에 대한 댓가로 나는 첫째한테 당장 필요한 입사 대비용 수험서를 사주기로 말이다. 다음주 시험일까지 몇일 남지 않았다며 1시간이라도 더 많이 공부할 수 있도록 빠른 배송을 원하다고 했다. 나는 알라딘 양탄자배송을 믿고서 무조건 오케이를 외쳤다. 장담한 바를 곧바로 증명해 보이듯이 그 자리에서 알라딘 앱을 실행, 주문에 돌입했다. 그런데 결제 전에 보이는 출고일자가 9월 3일이었다. 눈을 의심했다. 당일 배송빨로 배송된다고 해도 첫째가 원하는 날보다도 늦어진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 당일배송으로 처리되지 않지 않는 경우가 많더라. 알라딘에서 구입하고 싶은 마음을 접어야 하나 고민하면서 다른 서점 상황을 알아보고 판단하기로 했다.
Y서점을 몇달만에 방문했다. Y서점에서도 같은 책이 구비되어 있었고, 전에 보이지 않던 ‘아침배송’이 신설되어 있었다. (대형 서점의 위력을 새삼 느꼈다.) 오늘밤 10시까지 주문하면 내일 아침 7시 전에 배송된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어찌나 반갑던지. 아직 전국으로 ‘아침배송’ 되지는 않고, 서울 지역에 한정이다. 운좋게도, 나는 배송 가능한 지역이라서 걱정을 덜 수 있었다. 매월 앱 접속 혜택으로 제공하는 할인쿠폰을 받고, 결제를 마쳤다. 내일 아침에 첫째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좀 뿌듯했다.
한편으로, 주문 전에 배송일자를 따질 때와 달리 밤새 택배기사님이 잠을 뿌리치면서 움직여서 배송이 무사히 성사될런지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괜한 걱정이었다. 배송이 이뤄진 아침에 택배 도착 문자 수신음 때문에 눈을 떴고, 문자를 확인하니 택배 상자가 놓인 현관문 앞 장면이 찍혀 있었다. 참 감사한 일이다.
(평소 오후 3시를 넘겨 주문할 때 알라딘 양탄자 배송이 시행된 이후 배송 예정시각이 아침 8시 전으로 표시되면 아침부터 책을 받을 일을 만들지 않으려고 부러 시간을 더 늦추거나 차라리 다음날 아침에 주문하고는 했는데 정말이지 약속이 잘 지켜지는 것은 고마운 일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사정으로 알라딘 서점에서 구매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두 서점 간에 어떻게 배송 기일이 차이가 나게 되었는지 나로서는 알 수 없다. 다만, 알라딘 서점은 더욱 분발하기 바랄 뿐이다.

사족. Y서점 택배 상자는 달랐다. 처음 보는 형태라서 낯설었지만, 찬찬히 들여다 보니 포장용 테이프가 보이지 않고, 디자인이 좋아진 것 같고, 배송 중에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안전을 위한 고안이 가미된 것 같았다. 신기했다, 그래서 사진을 찍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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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4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04 1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04 1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04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얄라알라 2021-09-04 14: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택배 상자 해체하면서 테이프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 늘 맘에 걸리는데, 요렇게 테이프 안쓰고 할 수 있네요^^ 안젤리너스 5만원권^^ 좋은 선물 받으시고 책으로 갚아주시는 훈훈한 오고 감^^

새파랑 2021-09-04 19: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불구매 페이퍼 😆 오늘 알라딘에서 택배왔는데 지난번과 다르게 종이 테이프로 포장이 되어있더라구요. 이 글의 영향 때문일까요? 🤔

붕붕툐툐 2021-09-04 22: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이 페이퍼 저의 놀람 포인트는 첫째가 대학생 졸업반....;;;;;
10대에 사고쳐서 결혼하신 건 아니죠?;;;;;
저 왜 오거서님 어리게 본걸까요??!!!!
첫째님의 취업을 응원합니당! 딜이 효과가 있었음 좋겠네요!^^
 

내일 추천 신간 합치기 전에 기록용으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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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04 01: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제가 골라 놓은 신간도 있네요 이번 가을 출판사에서 신간 읽고 싶은 책들 마구 쏟아내고 있어서 매일 주문 버튼👆

오거서 2021-09-04 10:48   좋아요 2 | URL
역쉬! scott 님의 안목에 감탄!! scott 님도 매일 주문 버튼에 손이 가는군요. 저도요. ^^; 추천 신간을 정리하면서 더더욱 매일 주문 버튼을 누르고픈 충동을 커지고 있어요. 참을 인자를 새기고 있네요 ㅎㅎ

막시무스 2021-09-04 07: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소개 항상 감사드립니다! 즐건 주말되셔요!ㅎ

오거서 2021-09-04 11:04   좋아요 4 | URL
개인적으로 필요해서 정리하고 있는데 전체공개 했어요. 거슬리지 않는다면 다행입니다. ^^; 발행부수 상위권 언론사 홈페이지를 뒤지고 다니는 것만 해도 힘에 부치는데 응원에 힘입어 분발해 보겠습니다.
오늘 모처럼 주말 날씨가 화창하네요. 막시무스 님도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새파랑 2021-09-04 09: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신간 이렇게 모아놓으니가 유용하네요~!!

오거서 2021-09-04 10:58   좋아요 3 | URL
새파랑 님도 아시군요. 흩어져 있는 정보를 끌어모으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모아 두면 유용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감사합니다.
새파랑 님도 화창한 주말을 만끽하시길!
 

신간 목록에서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발견. 을유문화사 출간. 완역본. (전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신복룡 교수의 번역. 하버드 대학교 출판부가 펴낸 페린 번역본과 아미요(프랑스 역사학자) 판본을 참조해 3년에 걸친 번역 작업의 결과물. 플루타르코스가 직접 썼는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탓에 영미 판에서 빠진 한니발 전과 스키피오 전이 번역서에는 추가됐다.

책은 모두 5권으로 구성. 고대 그리스부터 로마 시대에 활약한 영웅 52명을 소개한다. 세트 정가는 110,000원. (각 권 22,000원. )

1권

1 테세우스
2 로물루스
3 리쿠르고스
4 누마
5 솔론
6 푸블리콜라
7 테미스토클레스
8 카밀루스
9 아리스티데스
10 대(大)카토

2권

11 키몬
12 루쿨루스
13 페리클레스
14 화비우스 막시무스
15 니키아스
16 크라수스
17 알키비아데스
18 코리올라누스
19 리산드로스
20 술라

3 권

21 아게실라오스
22 폼페이우스
23 펠로피다스
24 마르켈루스
25 디온
26 브루투스
27 파울루스
28 티몰레온
29 데모스테네스
30 키케로

4 권

31 알렉산드로스
32 카이사르
33 에우메네스
34 세르토리우스
35 포키온
36 소(少)카토
37 데메트리오스
38 안토니우스

5 권

39 피로스
40 마리우스
41 아기스
42 클레오메네스
43 티베리우스 그라쿠스
44 카이우스 그라쿠스
45 휠로포이멘
46 플라미니누스
47 아라토스
48 아르타크세르크세스
49 갈바
50 오토
51 한니발 (아미요 엮음)
52 스키피오 (아미요 엮음)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읽은 해외 유명 인사는 워낙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지만, 이 사람은 꼭 기억해야 한다. ‘영웅’ 교향곡을 작곡한 베토벤! (출판사도 핵심을 놓치지 않는구나.)

『영웅전』을 즐겨 읽은 것으로 알려진 베토벤이 그 좋은 사례다. 베토벤은 귀가 점점 들리지 않던 1801년에 “나는 때로 창조주와 내 존재 자체를 저주했다. (그러나) 플루타르코스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법을 알려 주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사족. 이제껏 고이 모시기만 했던 범우사 플루타르크 영웅전을 꺼내 보아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상태 확인 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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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9-04 0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길라잡이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오거서 2021-09-04 11:06   좋아요 1 | URL
격려 말씀 감사합니다! ^^
모처럼 주말 날씨가 화창하네요.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진선북스에서 펴낸 번역서 <과학을 만든 사람들>의 원서는 <Science: A History 1543-2001>. 존 그리빈이 2003년에 썼다. 그런데 이 책의 번역서가 이미 나왔었다. 존 그리빈의 저서를 찾아보다가 알게 된 바로, <과학 -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이 동일한 원서를 번역한 책이다. 번역자는 다르다. 판형도 달라졌다. 2004년에 들녁(출판사)이 펴냈었다. 현재 종이책은 절판된 상태지만, 전자책은 2014년부터 판매 중이다. 도서 정보에 누락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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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란공 2021-09-02 16: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동일한 저작에 대해 다른 출판사에서 다른 포맷으로 판매가 가능한 걸까요? 아니면 아직 판매 중단이 안된 책일까요?

오거서 2021-09-02 21:39   좋아요 2 | URL
말씀하신 내용이 저도 좀 의아하지만, 저작권 계약과 관련된 부분이라서 출판사가 문제가 되는 상황이라면 그냥 방치하지는 않을 테지요. 그나저나 이 책의 전자책이 얼마나 팔릴런지…

초딩 2021-09-03 00: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이 씨리즈 퍼스팅 너무 좋습니다!!!

오거서 2021-09-03 00:02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별 내용이 아닌 것 같아도 알아내기까지 애먹었어요. 감사합니다! 좋은 밤 보내세요. ^^

얄라알라 2021-09-03 16:08   좋아요 0 | URL
퍼스팅이 씨리즈 naming인 줄 알고,
˝고래요? 퍼스팅?˝ 할뻔한 ㅋㅋㅋㅋ
 

* 8월 4주 신간 스크랩 Top 10 내 문학(소설/시/희곡) 분야 

1.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지음, 자이언트북스)

덩굴식물 모스바나가 수상할 정도로 빠르게 증식하는 사태로부터 시작해, 치명적 독성을 지닌 먼지 ‘더스트’로 멸망 위기에 놓인 지구를 여성 주인공들이 구하는 이야기. 

* 문학(소설/시/희곡) 분야 

소설

2. 코믹 헤븐에 어서 오세요 (박서련 지음, 마음산책)

3. 어떻게 지내요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앨리)

5. 어부들 (치고지에 오비오마 지음, 은행나무)

6. 스파숄트 어페어 (앨런 홀링허스트 지음, 민음사)
8.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 (권여름 지음, 앤드)

9. 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 (이용덕 지음, 시월이일)

10. 너와 막걸리를 마신다면 (설재인 지음, 밝은세상)

11. 백조와 박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현대문학)

12. 사건은 식후에 벌어진다 - 제3·4회 테이스티 문학상 작품집
(김노랑, 김태민, 한켠, 박하루, 범유진, 유사본, 전효원 지음, 황금가지)

13. 전율의 환각 - 조선을 뒤흔든 예언서,《귀경잡록》이야기의 시초
(박해로 지음, 북오션)

14. 빈티 : 밤의 사냥꾼 (은네디 오코라포르 지음, 알마)

빈티 시리즈 3부작의 대단원.

15. 곧 죽을 거니까 (우치다테 마키코 지음, 가나출판사)

16.의지와 증거 (비그디스 요르트 지음, 구픽)

17. 낯선 자의 일기 (엘리 그리피스 지음, 나무옆의자)

18. 그녀를 만나다 (정보라 지음, 아작)

19. 무자년의 가을 사흘 (서정인 지음, 문학동네)

20. 차문디 언덕에서 우리는 (김혜나 지음, 은행나무)

21. 빛의 시간 (정빛그림 지음, 강)

회화와 글쓰기를 병행하는 신인 작가 정빛그림의 신작 소설집이다. 표제작과 중편소설 ‘여름새‘ 등 중단편 8편이 실렸다. 

22. 피프티 피플 - 2017년 제50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정세랑 지음, 창비)

23. 하피스, 잔혹한 소녀들 (에이버리 비숍 지음, 하빌리스)

24. 패주 (에밀 졸라 지음, 문학동네)

25. 이방인의 아이 (앨런 홀링허스트 지음, 민음사)

26. 무진시 야구장 사람들 - 무진 야구장에서의 1년
(채강D 지음, 북레시피)

27. 보이지 않는 친구 1~2 - 전2권
(스티븐 크보스키 지음, 북로드)

28.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두 번째 밤
(김보람 외 지음, 황금가지)

29.길 위의 편지 (메리 울턴크래프트 지음, 궁리)

30. 예언자와 보낸 마지막 하루 - 강렬했지만 스러진 존재의 희미하지만 영원한 온기
(손홍규 지음, 문학사상사)





1. 비에 도착하는 사람들은 모두 제시간에 온다 (신용목 지음, 문학동네)

2. 서·동 시집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길)

3. 네가 웃으니 세상도 웃고 지구도 웃겠다 - 나태주 신작 시 스페셜
(나태주 지음, 시공사)

4. 재의 얼굴로 지나가다 (오정국 지음, 민음사)

5.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 개정증보판
(정호승 지음, 창비)



희곡

1. 한국 현대희곡선 - 개정판
(김우진 외 지음, 이상우 엮음,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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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8-31 21: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 ̆̈권 찜!
오거서님 8월 마지막 평안한 밤 보네세요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