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신간을 정리하다가 뜻밖에 작가의 죽음을 알게 되었다. 데이비드 그레이버와 존 르 카레, 그들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간단한 기록을 남기고자 한다. 

지난 달에 데이비드 그레이버가 지은 <불쉿 잡>의 번역서가 나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1년 전인 2020년 9월 12일 한겨레 토요판에 그를 추모하는 글이 실렸다. 글의 제목은 “인류학을 바꾼 아나키스트, 데이비드 그레이버”. 그의 갑작스런 죽음을 맞아 안타까움을 전하면서 그의 업적을 소개하고 평가한 박홍규 교수의 글이었다. (그에 대해 한글로 쓰여진 자료 중에서 가장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데이비드 그레이버는 1961년에 뉴욕에서 태어났다. 시카고 대학교에서 인류학 석박사 학위를 받고 1998년부터 예일대에서 교수로 재직하였다. 1999년 시애틀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반대 시위를 비롯하여 각종 시위에 참여했던 이력이 있는 그를 예일대가 2005년에 갑자기 해고했다. 그는 2011년 9월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의 초기 모임에 참석해 ‘우리가 99%‘라는 구호를 만들었다고 알려졌다. 이 해에 그의 저서 <부채, 그 첫 5000년의 역사>(Debt: The First 5000 Years)가 발간되었다. 그가 2013년에 영국 진보 매체 ‘스크라이크‘ 창간호에 기고한 글 ‘불쉿 직업이라는 현상에 관하여(On the Phenomenon of Bullshit Jobs)‘가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고, 이후 자신의 논지를 발전시키고 독자들의 경험담으로 보완하여 2018년에 발간한 책이 <불쉿 잡>(Bullshit Jobs)이다. 2008년부터 런던대 골드스미스 칼리지, 2015년부터 런던정경대학원 교수직을 맡은 저자는 2020년 9월 2일에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머물던 중에 갑자기 쓰러져 59세의 나이로 별세하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데이비드 그레이버가 남긴 저서들.

불쉿 잡 (2021)
부채, 첫 5,000년의 역사 (2021)
거대한 분기점 - 8인의 석학이 예측한 자본주의와 경제의 미래 (2020)
가능성들 - 위계·반란·욕망에 관한 에세이 (2016)
가치이론에 대한 인류학적 접근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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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1-09-15 21: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읽고싶은 책이었는데 작가님이...너무 젊은 나이에 가셨네요ㅜㅜ

오거서 2021-09-16 09:22   좋아요 0 | URL
100세 시대가 온다는데… 59세에 허망한 죽음인 것 같아서 너무 안타까워요. 그의 죽음을 아내가 트위터로 알렸다고 해요. 아내는 얼마나 황망하였을런지…
 

아내가 책을 읽기 시작했다.
김영하 북클럽 선정 도서라서 알게 되었다는 이 책을 아내가 구입 요청하였다. 주문한 일자보다 한참 늦추어지면서 책은 지난 주에 배송되었지만 아내는 지난 주말까지 읽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아내가 화이자 백신 2차 접종한 직후에 고열에 시달리지는 않았으나 평소와 달리 눈에 집중된 통증과 피로감 때문에 간신히 일상 생활을 이어 갔다. 그러니 책을 나몰라라 할 수 밖에 없었다.

오늘 아침에, 아내가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말을 건넸다. 매일 아침마다 눈을 떠자마자 문안 인사를 나누기는 하지만, 문안 대신하는 말로, 책을 읽었다는 말이 이리도 반가운지.
“정말?”
첫인상이 어떤지 물어보려는데 아내 말이 이어졌다.
“번역이 잘 돼서 술술 읽혀요!”
“그래요? 요즘 번역 잘 된 책들이 많기는 한데 이 책도… 내용이 어렵지는 않아요?”
“지리 공부할 때 배웠는데 자세히 몰랐던 인류의 기원에 대한 설명이 쏙쏙 들어오는 느낌도 좋았고, 인류의 역사가 300만 년은 된다고 듣기는 했지만 그걸 어떻게 아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책을 읽고 알게 되었고, 네인데르탈인이 몸집이 크고 뇌 용량이 더 커서 적자생존에 유리하였을 텐데도 멸종했다는 것이 좀 이상해요.”
어제까지 무기력했던 모습과 딴판으로 생기있는 목소리다. 아내는 대학교에서 지리학을 공부했다. 그래서 일전에 <지리의 힘> 책을 읽고나서 소감을 얘기할 때도 그랬던 기억이 난다.
“최재천 아저씨가 추천한 책인데 특별히 고맙다고 했어. 아저씨가 적자생존을 의심하였는데 자기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서 외로웠다고 하더라.”
우리 가족은 첫째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체험한 생태학교 활동에서 최재천 박사를 한번 만난 적이 있다. 악수를 나누고 덕담을 받았다. 점잖고 인상 좋은 분인데다 이웃 아저씨처럼 첫째를 격려하는 말을 해주는 바람에 이후로 아이들이 (특히 둘째가 먼저) 아저씨라고 불렀고, 텔레비전에서 그 분의 얼굴이라도 보게 되면 아내도 “아저씨 나왔네” 하며 반기는 사이가 되었다. 그 분은 우리를 기억하지 못할 텐테도 말이다.
2014년에 나온 최재천의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를 아내는 제목을 대지 않고 언급했다. 아내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였다. (제목은 검색해 보면 되지. 이런 것이 다정함일까…)
아내의 말을 듣는 중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스레 책을 펼쳐 보았다. 아내는 책을 읽고나면 중고 책으로 팔겠다면서 책값을 계산한 터라 책을 읽기도 전부터 책을 더럽히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식구들한테도 주의를 요구했는데, 책을 집어 드는 나와 눈을 마주치고는 다짐하는 눈빛을 보내는 것 같았다. (순전히 나의 느낌… ^^;) 나는 표지부터 책장을 설겅설겅 넘기다가 ‘적자생존’ 소제목 아래에서 눈으로 밑줄을 그었다.

“대중의 상상 속에 존재하는 ‘적자생존’ 개념은 최악의 생존전략이기도 하다. 한 연구는 가장 덩치 크고 가장 힘세고 가장 비열한 것이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스트레스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회적 스트레스는 우리 몸에 비축된 에너지를 고갈시켜 면역체계를 약화하고 결국 우리는 더 적은 수의 후손을 남기게 된다. 마찬가지로 공격성이 높을수록 비용이 많이 드는데, 싸워서 다치거나 잘못되면 죽을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유형의 ‘적자‘는 우두머리 지위를 차지할 수도 있지만, 그러다가 ‘더럽고 잔인하고 짧은’ 인생이 될 수도 있다. 다정함은 일련의 의도적 혹은 비의도적 협력, 또는 타인에 대한 긍정적인 행동으로 대략 정의할 수 있는데, 다정함이 자연에 그렇게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그 속성이 너무나 강력하기 때문이다. 인간 사회에서 다정함은 진하게 지내고 싶은 누군가와 가까이 지내는 단순한 행동으로 나타나는가 하면, 어떤 공동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협력을 통해 고가의 마음을 읽는 등의 복합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20)

진화인류학자들이 지은 <다정함이 살아남는다> 말고도 인간의 생존 기술을 다룬 신간이 있다. 자밀 자키가 지은 <공감은 지능이다>. 신경과학자인 저자는 주장한다. “공감은 인간의 생존 기술이다” (다정함, 공감은 같은 의미 다른 표현?)

출근만 아니어도 아내와 대화가 조금 더 이어졌을 텐데 아쉽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아내가 책을 다 읽고나서 자랑 삼아 또 얘기해주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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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1-09-15 10: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문안인사를 책 얘기로,더군다나 존댓말로 나누시네요???
와....보기 좋으면서 본 받고 싶네요^^
확실히 모든 분들이 화이자 2차 맞으신 분들이 후유증이 심하시더라구요.
모쪼록 무탈하고 가볍게 잘 넘기시길 바랄게요^^

오거서 2021-09-15 1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일 안부가 궁금하니까 물어볼 수 밖에 없구요, 존댓말 할 때도 있고 그때그때 달라요. 내키는 대로 편하게 살아요. ^^;
감사합니다. 아내는 이미 회복한 것 같아요. 그래서 책도 읽구요… ^^

파이버 2021-09-19 1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영하씨의 북클럽에 많은 분들이 관심 가지는 것 같아요… 인간이라는 종에 대한 따뜻한 관찰이 돋보이는 책들이네요(‘_‘)!

오거서 2021-09-20 18:32   좋아요 1 | URL
그렇죠, 따뜻한 관찰이 인간의 친절, 공감, 다정함 등을 그 중요성을 간파해내는 것 같아요.

라구나뱁새 2023-02-09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감사해요.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있는데, 사고싶어졌어요
 

사회과학 분야 (18)

* 사회학 일반


불쉿(bullshit)은 영어 비속어라서 우리말로 옮기기 힘들지만, 사전적 의미('엉터리')의 범주 내에서 의미를 찾으면, '쓸모 없는', '쓰레기 같은' 정도이지 않을까. 원서 제목은 Bullshit Jobs. 번역서의 제목은 '불쉿 잡'으로 붙였는데 책 본문에서는 좀더 이해기 쉽게 '불쉿 직업'으로 번역했다. 책 표지와 제목이 주는 도발적인 분위기와 달리 이 책은 뭔가 쓸모 있는 일을 하고 싶은 모든 이에게 바치는 책이다.
저자 데이비드 그레이버는 인류학자로, 2005년에 예일대에서 해고 당한 후 2011년 9월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의 초기 모임에 참석해 '우리가 99%'라는 구호를 만들었다고 알려졌다. 그가 2013년에 영국 진보 매체 '스크라이크' 창간호에 기고한 글 '불쉿 직업이라는 현상에 관하여(On the Phenomenon of Bullshit Jobs)'가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고, 이후 자신의 논지를 발전시키고 독자들의 경험담을 보완하여 이 책을 썼고, 2018년에 발간하였다. 2015년에 런던정경대 교수직을 맡은 저자는 59세가 되는 작년(2020년)에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머물던 중에 갑자기 쓰러져 별세하였다. 






책의 원서 제목은 ‘무자녀 선택‘(Childfree by Choice). 에이미 블랙스톤은 자신과 같이 ‘무자녀‘를 선택한 사람들의 정당성과 그 선택이 존중 받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나한테도 아이가 있지만, 이제까지 아이를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나의 생각이 짧은 탓인지 모르겠지만, 본능적이고 전통적인 것으로만 여겼다. (인류를 위한 공헌이 이만한 것이 또 있나!) 21 세기가 되었고 세상은 변하고 있다. 아이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무엇보다도 그 선택에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겠다.




"현대적 개념으로 여겨지는 '핸디캡'이라는 단어는 미국에서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게 되었고, 1970년대 중반 전문가 중시 개념이라는 이유로 사용이 금지되어 '장애'(disability)라는 용어로 대체됐다. 장애는 비록 부정적 방법이기는 하지만 능력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한계에 대한 추정보다는 할 수 있음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장애인의 연결을 더 강화하려는 개념이다."

책을 비록 읽지 못하더라도, 읽으면 더욱 좋겠지만, 저자들이 알려주는 장애(용어)의 개념을 기억해 두어야겠다. 



* 현재 한국 사회 문제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재학생들이 2년 이상 지방대 문제를 취재하고 보도한 '지방대 위기와 혁신'의 결과물.

9월 1주에 다수의 중앙지가 <어느 대학 출신이세요?>에 관심을 보였지만 정작 추천 기사를 쓴 곳은 한 곳뿐이다. 공감은 하지만 나서기는 꺼리는 분위기 아니기를.





지은이: 장화, 불가살이, 김민지, 정인, 희망, 최예원, 엘브로떼, 명아, 푸른나비, 평화, 조제.

글을 쓴 11명의 이름을 한 명씩 불러봅니다. 

<아주 친밀한 폭력> 저자인 정희진은 추천 서문에 이렇게 썼다. "가정폭력은 미투의 사각지대다. 가정 내 성폭력은 더욱 그렇다. 이 폭력의 특징은 가족 구성원이 가해자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보호받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 사실이다." 이들의 용기로 한국 사회가 변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2019년에 <한국 복지국가의 기원과 궤적> 3부작을 지은 윤홍식 교수가 학술적 주제를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 쓴 후속편.



* 정치학 일반 



개인적으로 젠더, 정치학을 어렵게 여기는 일인임을 먼저 밝히면서 저자의 말에 밑줄. 마에다 겐타로는 일본의 '남성' 정치학자.
"독자는 젠더가 여성에게만 관련된 개념이며 대부분의 정치 현상과 관계가 없는 듯한 인상을 받을 지도 모른다. (중략) 젠더는 여성을 가리키는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여성과 남성의 관계를 가리키는개념이다. 그동안 페미니즘은 언뜻 보기에 성차별과 무관한, 젠더 중립적으로 보이는 사회구조가 실제로는 남성에게 유리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고발해왔다." 그렇다면 원칙적으로 젠더와 관계없는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책을 읽고 싶어진다.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했다. 2002년 6월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졸업생 앞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연설한 내용 중 일부로, "만일 우리가 위협이 완전히 가시화되길 기다린다면, 우리는 너무 오래 기다린 것일 겁니다. 우리는 그것들이 드러나기 전에 적에게 싸움을 걸어 그의 계획을 붕괴시키고 가장 나쁜 위협에 맞서야 합니다." 미국 대통령이 공표한 선제 독트린은 아프카니스탄 침공과 이라크 전쟁까지 미국의 공식 군사 전략으로 주효했다. ('충격과 공포'라며 이라크 전쟁을 미화시켰다.) 조지 부시는 2004년 재선에 성공했다. 브라이언 마수미는 '선제성'이라는 개념에 주목해 권력의 속성과 작동 방식을 분석했다.




 


책의 부제이기도 한 '중국공산당의 세계지배전략'을 로버트 스팔딩은 '스텔스 전쟁'이라고 말한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책략을 통해 조용히 세계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저자는 중국을 '디스토피아'라고 표현하는데 과연 미국의 자유보수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 선임 전문위원답다 할 것이다. 미국 중심적인 국제 정세 판단과 중국을 적대시하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지난 주에 발간된 신간 중에 <미국 외교는 도적적인가?> 저자로, 미국고위 외교관료를 역임한 하버드대 조셉 나이 교수가 던진 질문의 의미를 되새겨야 하지 않을까. "미국외교는 국제법, 국제윤리, 국가이익 중 어느 것을 택하는가?"




 



2019년에 법조인 한동일이 지은 <로마법 수업>에 국내 미디어 추천이 몰렸지만,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로마법 교수를 지낸 피터 스타인이 지은 <유럽 역사에서 본 로마법>은 그에 못미친다.


*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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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1 2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12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13 15: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9월 1주 신간 중 레베카 긱스가 지은 <고래가 가는 곳>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이 책에 따르면, 한때 멸종 위기에 처했던 고래의 개체 수가 세계 곳곳에서 늘고 있다고. 고래가 우리 곁에서 사라지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 같지만, 미래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인간이 지금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2021년 카네기 어워드 논픽션 수상작. ‘고래 낙하’(whalefall)와  ‘해저의 오아시스‘는 고래의 죽음과 관련된 용어임을 배운다.

≫ 추천 빈도 점수: 16.5



게임을 많이하면 과연 머리가 좋아질까, 나빠질까. 또한 게임이 치매 예방 효과가 있다는 말도 들었다. 뇌인지과학 분야 권위자인 이경민 교수가 지은 <게임하는 뇌>가 게임의 효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 추천 빈도 점수: 7.34



책 제목만 보고서 국내 개봉했던 영화 '귀신이 산다'를 떠올렸다. 공학박사인 곽재식에 의하면, 우리의 안락한 주거지 아파트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생물들이 같은 공간에 살고 있다. 아파트에 사는 생물들은 서로 영향을 미치는 공생 관계에 있다고. 오래 전에 비슷한 책을 읽었는데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다. 너무 오래된 일...

≫ 추천 빈도 점수: 6.47



별도 페이퍼로 다루었다.

≫ 추천 빈도 점수: 2.64



선입견이 무섭구나, 과학관을 철학 쪽이라고 생각하였는데 헛짚었다. 박물관 같은 것이다. 저자는 국립대구과학관 전시연구본부장을 지냈다. 저자에 의하면, 과학관은 과학시식을 사물로 저장하고 표현한다. (저자와 같이) 과학관이 박물관과 다르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특별한 체험을 과학관의 특징으로 내세운다. 과학관의 역사서. 

≫ 추천 빈도 점수: 2.5




스테디셀러 <인간 본성에 관한 10가지 이론>의 공저자인 레슬리 스티븐슨과 헨리 바이올리의 공저인 The Many Faces Of Science: An Introduction To Scientists, Values, And Society 2판의 완역본. 416쪽. 5만원. (도서정가제가 적용되지 않는 책인 것 같다.)

≫ 추천 빈도 점수: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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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9-10 06: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 과학 책이네 하고 보니 제목이 과학 신간이네요 😅
신간 소개 보면 서점에 온 기분이 들어요 ㅎㅎ

오거서 2021-09-10 09: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 님의 기분을 저도 느끼게 되더라구요. 신간을 찾아서 정리하면서 고난의 과정을 견뎌내야 하지만 나름 즐거움도 있어요. ^^;

새파랑 2021-09-10 09:19   좋아요 2 | URL
이렇게 정리하시는거 힘드실텐데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

오거서 2021-09-10 09:22   좋아요 2 | URL
응원해 주시니 힘을 얻습니다. 감사합니다! ^^
 

1974년에 리처드 이스털린은 인구통계학 연구에 몰두한 결과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한 사회의 부유층이 빈곤층보다 더 행복한 것이 일반적인가? 부국과 빈국을 비교한다면 더 발전한 나라가 대체로 더 행복한가? 경제 개발로 국가 소득이 증대되면 국민 행복도 향상되는가? 즉 경제 성장이 인간의 운명을 개선하는가? “ (57)

이스털린은 행복에 관해 묻는 19개국 설문 조사 자료를 취합했다. 질문은 단 2 가지로, 전반적인 행복도 그리고 자신의 삶이 11단 사다리 중 어느 단에 속하는지 물었다. 결과를 정밀 분석하자 특이한 현상이 포착됐다. 일부 국가에서, 예를 들면, 미국의 경우 최고 소득층에서 매우 행복하다고 말한 사람의 비율이 최저 소득층보다 2배 정도 높았다.

이처럼 부유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보다 행복하다면 당연히 부유한 국가도 가난한 국가보다 행복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았다!

이스털린은 특이한 현상을 검증하기 위해서 행복이 자신의 지위를 주변사람들과 비교함으로써 결정된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스털린의 역설”은 경제학계에 일대 혁명을 불러 일으킬 잠재력을 품고 있었지만 그때는 의심의 대상이 되었을 뿐 외면 당하고 말았다.

당시 경제학계는 사람들이 기분과 행복에 대해 하는 말을 묵살하는 행태를 보였고, 수식을 중시하는 계량경제학이 주류여서 데이터를 무시하는 분위기였다. 그럼에도 새로운 가설을 견제하기 위해서 검증 가능한 데이터를 요구하는 이중성을 보이기도 하였다.

반골 기질의 경제학자 앤드루 오즈월드와 협력자들은 통계와 빅 데이터 기반으로 일관된 패턴이 반복적으로 출현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1994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실업이 불행의 원인이 되는 되는지 논하면서(강력한 원인이 된다가 답이다) 이렇게 썼다: “나이와 관련해 정신적 안녕의 U자 곡선이 나타난다. “

1996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직업 만족도가 “나이에 따라 U자 곡선”을 보인다고 밝혔다.

그때까지는 특이한 현상으로만 보였다. (이론 부족, 증거 불충분, 관심 저조 등…) 그러나 나이와 행복의 관계는 계속해서 포착됐다.

2004년에 데이비드 블랜치플라워와 앤드루 오즈월드는 충분한 데이터를 근거로 나이가 그 자체로 행복의 결정 요인이 된다고 자신있게 선언했다.

“논문에서 그들은 결혼은 행복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실업은 매우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영국에서는 인생 만족도가 정체되어 있고 미국에서는 감소 추세라고(단 미국 흑인의 경우는 증가 추세), 상대 소득이 중요하다고 썼다. 그리고 나이가 인생 만족도에 독립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나이가 응답자들이 말하는 행복도에 미치는 선명한 영향이 흥미롭다. 이것은 U자곡선으로 나타난다.”
그들은 영미 양국에서 결혼, 교육, 취업 같은 주요 변수를 보정해도 여전히 나이의 영향이 나타난다고 했다. 남녀 모두 마찬가지였다. 시대가 변하면서 사회적 또는 경제적 상황이 달라진 결과로 보기도 어려웠는데 동일한 패턴이 전 세대에 걸쳐 발견됐기 때문이다. “ (102)

2004년에 또다시 나이가 뭔가 심상치 않은 변수임이 알려지자 이전과는 달리 세상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때부터 파급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여 2008년이 되자 블랜치플라워와 오즈월드는 U자 곡선을 발견한 다른 학자들의 논문을 20개 이상 인용할 수 있었다.

2008년에 나이와 행복에 관한 역작 <인생 주기에서 안녕감은 U자 곡선을 그리는가?>를 발표하면서 내놓은 대답은 역시 “그렇다”이다.

“보다시피 안녕감이 인생 중반 즈음 최저점에 도달한다. 이러한 규칙성은 대단히 흥미롭다. U자 곡선은 남성과 여성에게 비슷하게 나타나고, 대서양 왼편과 오른편에서 비슷하게 나타난다(단 미국 남성의 경우 최저점에 도달하는 시기가 조금 더 늦다). “ (103)

그러나 20개 남짓 국가가 U자 곡선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대부분 표본 규모가 작은 개발도상국이었다. 통계학에서 표본이 작을 때는 개개인의 특수한 상황이 큰 편차를 만들어 ‘잡음‘이 발생하기 때문에 패턴을 발견하기가 어렵다.

이 현상은 2010년 <인생의 U곡선The U-Bend of Life>이란 기사를 실은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를 통해 전세계 대중에게 알려졌다.

“인생 만족도는 성인기 초반을 지나며 서서히 하락해 중년에 바닥을 친 후 서서히 반등하는 경향을 보인다. “

이들의 학설이 우여곡절을 이겨낸 성공 사례로 보이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U자설에는 잠재적 문제점이 하나 있었다. 그로 인해 관련 연구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 것이었다.

“나이 자체가 우리의 행복도에 명백히 영향을 미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 또한 “그렇다”이다. (133)

행복 곡선을 탐구하기 전에 선행 지식으로 저자는 행복을 결정하는 6가지 요인(사회적 지원, 아량, 신뢰, 자유, 1인당 소득, 건강 수명(평균 수명에서 아픈 기간을 제외한 수명))이 있음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생물학적 요인(유전성)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탐구 내용은 무척 놀라웠다. 침팬지도 중년의 위기를 겪고 유인원에게도 U자 곡선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나왔다고 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은 본질적으로 지루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지루함을 느낄 틈을 주지 않았다. 예를 들어, 저자는 행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각종 요인들을 통계 처리 과정에서 보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는데 그 내용과 관련성이 없어 보이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으면 더 행복해질까?

답을 예상해보지만 정답이 궁금하다. 저자는 답이 뻔해 보이는데도 궁금하게 만든다. 심리학자들은 별별 연구를 한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 즈음에 저자는 이 질문을 약간 바꾸면서 새로운 화제거리로 전환시킨다. “채소 섭취 자체가 행복과 정신 건강과 연관이 있는가?” 같은 질문에, “과채의 기울기”를 발견했다고 알려 주었다.

책읽기는 중반에 다다랐다. 서표를 하나씩 되짚었다. 나이가 행복의 결정 요인이 된다는 현상을 발견한 연구 성과와 U자 곡선의 중요성을 기억하기 위해서 리뷰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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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1-09-14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안 읽어 보셨다면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 추천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