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명곡집 Masters of Baroque 트랙 리스트를 한글로 표기하는 작업을 마쳤다. 지난한 작업이었지만 결과물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외(국어) 알.못.이지만 독일어 그리고 이탈리어로 표기된 작품명과 연주자 성명을 위키피디아와 구글 번역의 도움을 받아 한글로 번역하였다. Allegro 와 같은 음악 용어와 성악곡명은 원어 표기대로 두었다. 다만, 의미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번역을 괄호 안에 넣었다. 그리고 해당 작품의 전곡 중 연주 순서도 넣었다.

바로크 명곡집 Masters of Baroque 는 바로크 음악을 전곡이 아니라 유명한 악장이나 연주 위주로 특정 악장을 발췌한 것이다. 예를 들면 바흐 미사 b 단조는 연주시간이 2시간이 반 정도 걸리는데 CD 2~3 장에 담긴다. 그러나 바로크 명곡집에는 7 개 곡이 수록되어 있다. 이런 식으로 바로크 시대에 작곡된 음악을 선별하여 CD 4 장에 66개 트랙으로 구성되었다. 바흐 작품은 37 개나 되는데 헨델의 작품은 단 하나만 있는 것은 좀 이상하다. 음악사적 중요도나 유명도를 우선하지 않고 제작사와 관련된 연주 단체를 중심으로 선곡한 것 같다. 바로크 전문 소프라노를 포함하여 바로크 시대 악기로 원전 연주한 녹음인 데다 음질은 정말 좋다. 전문 감상용은 아니다. 오늘도 일상의 배경음악으로 플레이 하면서 귀에 익은 선율을 흥얼거리면서 듣고 있다.





CD 4의 2 번째 트랙에 있는 곡은 디트리히 북스테후데의 클래그-리트(Klag-Lied). 처음 들어보는 곡이었다. 검색 해서 알게 된 바는 이렇다.

위키백과에서 Klag-Lied 페이지는 Mit Fried und Freude 페이지에 연결된다.

Mit Fried und Freude (˝평화와 기쁨으로˝) BuxWV 76은 디트리히 북스테후데가 1674년에  아버지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하여 작곡한 장례식 음악의 부분에 대한 통칭이다.
초기 Mit Fried und Freude , BuxWV 76a 와 Klag-Lied (애도의 노래), BuxWV 76b 두 곡으로 구성된다.  
Klag-Lied 는 7 개 연(stanza)로 이루어졌는데  애도를 시작하는 글귀는 ˝Muß der Tod denn auch entbinden˝ 대략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아도˝로 번역된다.

북스테후데의 아버지 요한 북스테후데는 헬싱외르 성 올라프 교회에서 오르간 연주자로 일하였는데 1671년에 아내가 사망하고 1673년에 은퇴한 후 아들의 집으로 이사했고, 1674년 1월에 사망했다.

디트리히 북스테후데가 직접 7개 연으로 된 시를 썼을 가능성이 높은데   Klag-Lied 는 아버지에 대한 경의와 애도를 표현하기 위한 노래였다.

두 작품 모두 장례식에서 공연되었을 것이다. 작곡가는 같은 해에 이 작품을 출판하면서 Fried- und Freudenreich Hinfarth(평화와 기쁨으로 풍요로운 출발)라고 명명했다.  그의 일생 동안 출판된 소수의 작품 중 하나였다.

애도를 위한 곡이 하나 더 있다.

CD 4의 7, 8 번째 트랙에 있는 곡들이다. 텔레만이 작곡한 장례 칸타타 TWV 4:17. ˝Du aber Daniel, gehe hin˝  (하지만 다니엘, 그 곳으로 가)

곡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 악보는 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1-10-03 21: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주말 시간 모두 바로크 음악 리스트 정리 하셨군요

오거서님 작업 응원 합니다

저는 기냥 찾으면서 유툽 알레고리가 따라 오게 해서 재생 리스트로 주르륵 ㅎㅎ

오거서 2021-10-03 22:01   좋아요 4 | URL
scott님 역시 현명하십니다. 그런 방법이 있는데… ^^;

책읽는나무 2021-10-04 06: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대단하십니다!!!👏👏👏
덕분에 저도 공부가 되겠어요.^^

오거서 2021-10-04 11:1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트랙마다 작곡가 작품 연주자 이름을 일일이 확인해야 했는데 저한테도 공부가 되었어요.
책읽는나무님도 저와 같이 구입하셨으니 한글 표기 리스트가 도움이 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

초딩 2021-10-04 1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앗 완성 하셨군요
짝짝짝!!! :-)

오거서 2021-10-04 11:0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힘든 만큼 보람도 크네요 ㅎㅎ ^^
 

작년에 방송된 팬텀싱어 3회를 나도 아내도 매회 빠트리지 않고 시청하였다. 
라포엠을 응원하면서 둘이 열정적인 시청자가 되었었다. 
최종 우승팀을 정하는 결승전이 끝나고 나는 새로운 남성 크로스오버 4중창단이 앞으로 새롭게 보여줄 무대를 기대하는 정도로 마침표를 찍었지만, 아내는 라포엠 팬클럽에 가입하였다. 그리고 유채훈 팬심으로 꽃메가 되었다.

아내가 라포엠 열성 팬을 자처하고나서부터 집안 분위기에 변화가 생겼다. 
매일 그들의 활동사항을 전해듣는 것이 우리 가족의 일상된 지는 일년이 넘었다. 
이 말고도 팬으로 아내의 활약상을 나열하자면 분명 인생 역전 드라마 한 편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오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그 중 하나.

8월 말부터 매주 일요일 정오에 우리집에서 정기적 행사처럼 문화콘서트 난장을 시청한다. 
라포엠 리더 유채훈이 난장 9대 MC가 되고나서부터다. 
문화 콘서트 난장은 광주 문화방송국이 제작하는 공연 프로그램으로 방송시간은 매주 토요일인데 유튜브 채널에서 일요일 정오에 시청 가능하다. 
난장을 유튜브에서 방송하는 시간이 점심 때인지라 늦은 아점 또는 이른 점심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시청하는 프로그램이 됐다. 

매주 MC와 친분을 내세우며 초대되는 뮤지션들의 실력이 뛰어나서 아내 덕분에 아주 편안하게 귀가 호강한다. 

오늘 출연한 뮤지션은 피아니스트 신지호와 색소포니스트 멜로우키친. 신지호가 작곡한 'The End'를 알게 되어 다행이고, 멜로우키친이 자작곡 'Sonny'를 연주하였다. 특히 'Sonny'는 손흥민 선수한테 헌정하는 곡으로 ‘Monthly Mellow Kitchen’ 8월호에 발표되었다고 하는데 매달 발표한 곡들을 나중에 찾아 듣고 싶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https://youtu.be/0KlNcVCJZkA




한 달 전에 출연한 서도밴드 역시 숨겨진 보석 같았다. 특히 자작곡인 '새파란 아이'를 불렀는데 곡명과 소개말이 기억에 남는다. 
작곡자 자신의 경험에서 내 안의 또 다른 자아를 새파란 아이로 부르면서 때로는 내가 아닌 것 같은 엉뚱한 면이 있음도 알게 되어 그래도 괜찮다고 우리 자신을 다독거리기 위한 노래라고. 이런 스토리를 몰랐다면 이 노래를 이해하는데 애먹었거나 한 귀로 흘려 들을 뻔 했다는 생각이 든다.

https://youtu.be/gEywansSEW0




<증오의 세기> 벽돌책을 졸지에 읽게 되면서 우선순위가 뒤로 밀린 <인생은 왜 50부터 반등하는가>에도 자신 안의 또 다른 나에 대한 내용이 있다. 

"그 때는 몰랐다. 문제는 내가 아니라 나의 코끼리라는 것을." (185)

조너선 하이트는 혐오와 같은 직감이 우리의 이성에 발휘하는 영향력이 반대로 이성이 직감에 발휘하는 영향력보다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이트는 이성을 코끼리 등에 탄 사람에 비유한다. 

"코끼리는 굉장히 똑똑하고 진짜 어마어마하게 크죠. 난 내가 커다란 코끼리 등에 타고 있는 꼬마처럼 느껴졌어요. 만약에 코끼리한테 딱히 어떤 계획이 없다면 꼬마가 코끼리를 쿡쿡 찔러서 이쪽저쪽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겠죠." (187)

하지만 코끼리가 따로 생각하는 바가 있다면 코끼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하이트가 말하는 비유에서 코끼리는 우리 정신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종류의 자동적이고 비의지적인 작용을, 탑승자는 통제되고 의지적인 작용을 가리킨다. (...)
이런 자동적 작용은 의식적 작용과 다르게 임의로 발생한다. 보통은 피곤하다고 해서 둔화되지 않으며, 의지력이나 집중력이 필요하지 않다. 우리는 이 작용이 일어나는 것을 인지할 수 없고 다만 결과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그렇다." (188)

하이트는 우리가 성취하거나 행한 일에 만족감을 느끼게 만드는 건 코끼리의 임무가 아니라고 말했다. "코끼리의 임무는 우리가 번식에 성공하게 만드는 거예요. 말하자면 우리가 지구에 태어난 생명체로서 임무를 성공리에 완수하는 데 필요한 일들을 잘 처리하게 만드는 거죠. 코끼리는 특히 우리가 명망을 얻는 걸 중요하게 여깁니다. 코끼리는 이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진화 과정에서 생겨난 산물이에요. 행복은 이 임무의 목표가 아니죠." (189)

그래서 코끼리가 성공을 음미하려는 탑승자의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여러 수법을 쓴다고. (조너선 하이트의 《행복의 가설》 (물푸레, 2010) 참고.)

"하이트가 강조하는 비결은 내가 40대에 그랬듯이 코끼리에게 자꾸만 만족하라고 말하지 말고, 코끼리가 원하는 것과 탑승자가 원하는 것이 더 가지런히 놓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는 지속적으로 만족감을 일으킬 만한 재료가 풍부하게 존재할 것이다. 어떤 재료인가 하면 깊이 신뢰할 수 있는 사회환경, 적당한 건강과 소득, 자신의 삶에 대한 상당한 통제권,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끈끈하고 든든한 사회적 유대 등이다." (193)

심리학자들이 지은 <모기 뒤에 숨은 코끼리> 번역되어 나왔는데 이 코끼리가 그 코끼리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저자들은 모기 뒤에 숨어서 보이지 않는 코끼리가 일곱 마리나 된다고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읽기를 즐겨야 할 것 같다.


    






.




댓글(5)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21-10-03 16: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개천절이고 일요일입니다.
오거서님,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오거서 2021-10-03 18:41   좋아요 4 | URL
연휴가 내일까지라서 주말이 즐거워요 ^^;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연휴를 보내시길! ^^

그레이스 2021-10-03 19: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흥미롭네요
그런데 왜 코끼리는 많은 분야의 소재가 될까요?^^ 갑자기 드는 생각!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코끼리 길들이기를 통해 본 행동심리,,, 등

scott 2021-10-03 22: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악이 넘치는 대화가 살아 있는 오거서님 가족의 풍경이 넘 좋습니다

저도 라포엠 응원 했었는데
이런 프로가 있었군요
굉장히 재밌을것 같습니다. ^ㅅ^


오거서 2021-10-03 22:07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아마 scott님도 좋아하시지 않을까 싶어요 ^^;
 

아프리카 대륙은 한반도(22만㎢)의 약 140배이며 미국, 스페인,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동유럽, 중국, 인도, 일본, 영국을 합친 크기와 비슷하다.

우리가 아프리카 대륙을 실제 크기보다 작게 인식하고 있는 것은 메르카토르 투영도법Mercator Projection의 오류에 원인이 있다.

아프리카 지도를 둘러싼 논란 중 하나는 명확하지 않은 국가 수이다. 유엔UN, United Nations 가입 기준으로는 총 54개 국가로 인정하는 반면 아프리카연합AU, African Union은 사하라아랍민주공화국(일명 서사하라)이 포함된 55개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1984년 서사하라가 AU의 전신인 아프리카통일기구OAU, Organization of African Unity에 가입하자 모로코가 이에 항의하며 탈퇴했으나, 2017년 1월 정상회의에서 재가입함으로써 55개국이 되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1-10-03 12: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적도 근처여서 작아보이는 아프리카 ㅋ 우리나라 면적은 상대도 안되더라구요 ㅎㅎ <암흑의 핵심> 읽고 콩고(민주공화국)라는 나라를 찾아보니 한반도의 10배 크기 더라구요 😅

초딩 2021-10-04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로나 직전에 일 때문에 가볼 뻔 했는데
그 때
“난 아프리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추락 읽고 조금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요 ㅎㅎ
 

바로크 명곡집 Masters of Baroque 는 4개의 CD에 66 개 트랙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은 트랙마다 다른 곡명이 66개가 된다는 말이다. 자켓을 펼치면 안쪽 좌우 면에 트랙별 곡명과 연주자가 빼곡히 표기되어 있는데 영어, 독일어, 이탈리아 등이 혼재되어 있다. 작품명은 작곡가와 작품번호 또는 별칭으로 금방 파악할 수 있지만 연주자 이름은 발음조차 힘들다. 그래서 트랙 리스트를 한글로 작성해두고 싶다. 위키피디아와 구글 번역의 도움을 받아 작품명과 연주자 성명을 한글로 번역하는데 지난한 작업에 짜증이 오른다.
CD 트랙 리스트는 상품 판매자가 상품의 기본 정보로 제공하여야 하는 것이거늘… 갑갑한 놈이 우물 판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21-10-02 19: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수입이라서 한글 표기가 없나보네요.
외국어로 되어 있으면 읽기가 편하진 않을거예요.
오거서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오거서 2021-10-02 20:33   좋아요 1 | URL
네, 그래서 조성진 음반이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요!!
서니데이님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

Falstaff 2021-10-03 08: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4 for 1 입니다. 이 음반을 사실 때 각오를 하셨어야 했는데, 아오... 참 그게.....
다 좋을 수 없거든요. 에휴.... 기분을 제가 이해해서리.... -_-;;

오거서 2021-10-02 20:26   좋아요 2 | URL
Falstaff님 말씀이 맞아요!
제가 경험이 한참 딸립니다 ㅠ

2021-10-03 08: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02 2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딩 2021-10-03 01: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앗 대단하십니다. 멋져요!!!

오거서 2021-10-03 10:08   좋아요 1 | URL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책읽는나무 2021-10-03 10: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게 좀 아쉽더라구요.
그래서 아는 척?을 할 수가 없네요ㅋㅋㅋ
누가 누군지 알 수가 없으니...클래식 초짜는 그냥 멍~하게 들을 수밖에 없네요~
그저 공부의 길이 멀구나???? 하고 있어요^^

오거서 2021-10-03 10:40   좋아요 2 | URL
그쵸? 저도 그냥 멍하게 들어요. 이 음반은 바로크 음악을 전곡이 아니라 유명한 악장이나 연주 위주로 특정 악장을 발췌해 놓은 것이라서 내가 아는 곡이 나오면 따라서 흥얼거리고 모르는 곡이 나오면 그저 흘려 듣고 있어요. 올해도 어려울 것 같은 유럽여행을 대신하는 기념품으로 여기면서요 ㅎㅎㅎㅎ
 

바로크 명곡집 Masters of Baroque CD가 10월 1일 예정대로 배송됐다. 9월 27일에 주문하여 4일만에 수령하였다. 너를 기다렸다…
책 크기만한 최소형 배송 박스에 담겨 배송되었다. 박스를 열었는데 완충제(뽁뽁이)가 보이지 않았다. 박스를 열고 날개를 젖히니까 책이 보이고 그 아래에 CD가 놓였고 CD 아래는 박스의 맨바닥이었다. CD를 먼저 듣고 싶어 책 아래서 CD를 꺼냈다. CD를 보호하는 박스는 없고 제품 겉면은 비닐이 씌여 있고 Made in Austria 찍힌 은색 스티커가 붙여져 있다. 수입사에서 제작한 스티커도 있다. 자켓은 CD 보관용 트레이 4개를 고정하는 마분지 재질의 종이가 바깥 겉면을 둘러 싸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비닐을 벗겼는데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이 방바닥에 후두둑 떨어졌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고,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흩어진 플라스틱 조각들을 먼저 한 곳에 모은 다음에 CD 케이스 겉면을 자세히 확인하니 1번과 2번 CD 트레이 안쪽 그리고 3번 CD 보관용 트레이 윗부분이 왕창 파손되어 있었다. 이 상황이 정말 황당하고 불쾌하다.
케이스는 망가졌지만 CD 표면이 긁히지 않고 무결하다면 참을 수 있다. 일단 안심하지만 그래도 모르는 일이라서 CD 1부터 당장 직접 들어보아야 하겠다. 저렴하게 구입하면서 유럽여행에서 만났다고 여겼기 때문에 CD를 들어보고나서 판단하기로 하자면서.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1번 트랙에 샤르팡티에 테 데움 전주곡인 줄 이미 알았지만 스피커를 통해 웅장하고 경쾌한 팡파레를 들으니 우와, 서프라이즈! 기악과 성악이 적절하게 번갈아 계속 이어지는 선율을 따라 흥얼거리게 된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는 불쾌감이 치솟아서 불량한 상태의 증거 사진을 찍어야 하는지 잠시 고민하였건만 별일 아닌 일… 기분이 풀린다.
배송을 기다리는 동안 Masters of Baroque 상품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미리듣기 음원을 통해 곡목과 음질을 귀에 익히기도 하였지만 오디오로 직접 듣는 CD 음질이 역시 짱이다. 글을 쓰는 동안 CD 1의 마지막 트랙이 끝났다. 오늘은 여기까지. ^^;
내가 주문한 날에 같이 구입하였던 책읽는나무님께는 CD가 문제없이 배송되었는지 궁금하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막시무스 2021-10-01 23: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천만 다행이세요!ㅎ 남아 있는 다른 CD친구들도 무사하길 기원 드릴께요!ㅎ 즐감하십시요!ㅎ

책읽는나무 2021-10-01 2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안그래도 아까 ‘듣고 있어요‘란을 보고 받으시고 들으시는구나!!생각 했습니다.
근데 케이스가 부서졌나 봐요???
뽁뽁이를 안싸서 그런가 봅니다ㅜㅜ
저는 배송되었을 때의 모습이 고게 며칠 지났다고 기억이 잘 안나네요ㅜㅜ
그래도 오거서님 cd는 안전해서 음악 들으시고 기분 풀리셨다니 다행입니다^^
추석이 껴있어 배송 늦어질까봐 24일에 cd몇 장을 더 주문한 적이 있었어요.그 중 한 cd가 28일인가?출고 된다고 해서 한참 기다리고 있었는데 더 늦게 주문한 바로크 명곡집 cd가 먼저 도착해...앞서 주문한 건 언제 오려나?생각하느라 택배 상자를 그냥 막 뜯어 열어 봤네요ㅋㅋㅋ
제껀 다행히 cd케이스가 부서지지 않고 안전하게 배송된 듯 합니다.먼저 주문했던 것들도 어제 받았는데 어제껀 뽁뽁이로 싸져 있었던 게 기억 나네요^^
받은 날부터 열심히 cd 듣고 있어요.
아는 곡들 나오면 좀 더 유심히 듣게 되고,모르는 곡들 나오면 좀 흘려듣게 되긴 하더라구요.오거서님이 말씀하신 카페 침머만 연주를 유심히 들어 봤는데 오오~~이걸 말씀하시는 거였구나!!!! 살짝 느낌을 전해 받았습니다.^^
저는 처음엔 작곡가 이름인줄 알았어요.처음 듣는 사람인데 누구지?찾아 봤었어요ㅋㅋㅋ
클래식에 문외한이라....오거서님의 내공을 못따라 가서 죄송합니다ㅜㅜ
아직 며칠을 계속 해서 들어봐야 귀가 뚫릴 것 같아 계속 반복해서 듣고 있어요.
지금 현재로는 1번째 cd랑 4번째 cd가 듣기 좋네요.바흐곡이랑 비발디곡이 확실히 바이올린 소리가 듣기 좋은 것 같아요.특히 g선상의 아리아!! 좋더라구요^^

오거서 2021-10-01 23:48   좋아요 1 | URL
책읽는나무님이 주문한 cd는 안정하게 배송되었다고 하시니 정말 다행입니다. 저는 오늘 cd 언박싱 하면서 예상치 못한 희노애락을 경험했어요.
내일 나머지 cd를 들으면서 자켓에 인쇄된 트랙 목록을 참고해서 곡명을 한글로 표기한 목록을 만들어 올리겠습니다. 책읽는나무님도 즐감하시길! ^^;

scott 2021-10-02 0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왕창창 케이스가 깨져서 왔다니
넘 속상하고 알라딘은 창립 이래로 쭈욱 포장에 절대로 투자 하지 않는 정책에 화가 납니다!

저라면 불쾌함에 사진 찍어 항의 메일 보냅니다


오거서님 멋진 연주에 맘이 풀려 버리쉼 ㅜ.ㅜ

오거서 2021-10-02 00:58   좋아요 0 | URL
그만큼 연주가 제 맘에 든다는… 아직 cd 3장을 더 들어봐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