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서. 서울. 맑음.

슈베르트 피아노 3중주곡 제 1 번을 감상했다. 내가 좋아하는 밝은 분위기의 곡이다. 제 1 악장을 시작하는 경쾌한 선율에 어깨가 들썩거렸다. 메뉴인 남매와 모리스 장드롱의 협연이 좋다.

우리나라에 정트리오가 있다면 이스라엘에는 메뉴힌 형제가 있다. 세계적인 음악 가족이기는 하지만 정트리오처럼 3명이 동시에 활동하지는 못했다. 에후디 메뉴인은 바이올린, 여동생 헵지바와 얄타는 피아노. 에후디와 헵지바가 주로 협연했다. 헵지바가 먼저 세상을 뜬 후에 얄타가 같이 활동했다. 오늘도 숫자 3에 꽂힐 뻔…

슈베르트는 피아노 3중주곡을 두 곡 작곡했다. 세상을 뜨기 1 년 전인 1827 년에 두 곡 모두 완성했지만, 제 2 번은 이듬해, 제 1 번은 1936 년에 출판되었다. 제 1 번의 작품 번호는 99, 제 2 번은 100. 작품 번호가 나란히 연결되어 쉽게 기억할 수 있다. 제 2 번도 좋다. 특히 느린 악장이 참 좋다. 참 좋은데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네~ 나중에 들어보기로 하자.

클래식 음악 중에서 피아노 3중주곡은 그 수가 많지 않은 편이다. 내가 아는 한, 피아노 3중주곡은 하이든 이전에 없는, 고전 시대 작곡가에 의해 새롭게 시도된 형식이었다. 대부분의 실내악곡들이 그럴 것이다. 교향곡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하이든이 현악 4중주곡을 비롯한 실내악에도 심혈을 기울였고, 현악 4중주 양식을 완성하였다. 하이든 45 곡, 모차르트 6 곡, 베토벤 9 곡. (정식 작품 번호가 붙은 것이 7 곡.) 피아노 3중주는 하이든과 모차르트를 거치면서 다듬어지고, 베토벤이 정점을 찍었다고 할 수 있겠다.

지난 주말에 요하네스 얀센이 지은 오페라(예경, 2005)를 도서관에서 대출 신청했고 오늘부터 읽기 시작했다. 190 쪽의 책이라 부담이 덜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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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UGbWdHjeYcc

슈베르트 피아노 3중주 제 1 번 Bb 장조, Op. 99, D.898

I. Allegro moderato
II. Andante un poco mosso
III. Scherzo: Allegro
IV. Rondo: Allegro vivace

•연주자

피아노, 헵지바 메뉴인 (Hephzibah Menuhin)
바이올린, 에후디 메뉴인 (Yehudi Menuhin)
첼로, 모리스 장드롱 (Maurice Gendrin)

•연주시간: 약 38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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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7-07 13: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오거서님 덕분에 저녁마다..음악의 위로와 감흥..좋더라구요..늘 감사드리며~~
해설까지 읽고 들으면 느낌 더 와닿게 됩니다!~~

오거서 2016-07-07 13:59   좋아요 2 | URL

저가 감사를 드려야될 텐데 오히려 받게 되네요. 그 날 그 날 기분 내키는대로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와 같이 즐감하신다면 저 역시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아마추어로 클래식 음악이 좋아서 열심히 감상하고 있지만… 해설까지 붙이기는 힘들더군요. 인터넷에 좋은 해설이 많으니 참고하시면 도움되리라 믿어요. ^^;
 

서울. 날씨, 맑음.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 23 번 ˝열정˝을 감상하였다. 오랜 만에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를 듣는 것이라 ˝함머클라비어˝를 골랐다가 마음을 바꿨다. 누가 별명을 붙였을까. 가장 베토벤다운 별명을 가진 곡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라우도 열정을 마구 쏟아낸다. 박하우스의 정확하고 절제된 연주를 좋아하지만, 아라우 연주도 좋다.

베토벤은 피아노 소나타를 모두 32 곡 작곡하였다. 그 중에서 세 곡이 자주 연주된다. 제 8 번, 제 14 번, 제 23 번이다. 이 세 곡 모두에 별명이 있다. 각각 비창, 월광, 열정이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를 발췌한 CD 한 장에 이 곡들만 수록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달리 말하면, 베토벤의 3 대 피아노 소나타 정도로 여길 수 있다. 나는 이런 식의 표현이 별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숫자 3 에 꽂히다보니까 꼬리에 꼬리를 문다. 클래식 음악 중에, 3 대 피아노 협주곡도 있고, 3 대 바이올린 협주곡, 3 대 첼로 협주곡도 있구나. 어제 감상한 나비부인은 푸치니 3 대 오페라 중 하나. 이탈리아 오페라 3 대 작곡가. 베르디 3 대 오페라. 모차르트의 다 폰테 3부작 오페라. 또, 교향곡에는 9의 징크스가 있다고도 하지 않나. 시간이 나면 숫자와 관련된 클래식 음악 작품을 정리해보면 어떨까.

동서양 막론하고 숫자 3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전래 동화에서 가장 절실한 소원에 대해서도 세 가지만 허용되고, 그림 동화에서 벌칙을 수행함에 있어서도 세 가지 임무를 적용하지 않던가. (헤라클레스는 예외인가보다.) 우리나라도 중국에도 삼국시대가 있었다. 정립을 찾아보아야겠다.

오늘은 여기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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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Tdg-DT8rTUQ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 23 번 f 단조, Op. 57 ˝열정˝

•연주자

피아노, 클라우디오 아라우(Claudio Arrau)

•연주기간: 약 25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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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7-06 13: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저녁에는 이곡으로 듣겠습니다^^..감사합니다!~

오거서 2016-07-06 15:27   좋아요 2 | URL
즐감하시길! ^^
 

오늘 아침부터 사정없이 장댓비를 맞았다. 가슴까지 젖은 느낌… ^^; 제발 비가 그치기를 기원하면서 푸치니 나비부인 중 아리아 ˝어느 갠 날˝을 들었다.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 중 제 2 막에서 나비부인(소프라노)이 부르는 아리아다. 이탈리아어 원제는 Un bel di vedremo. 영어로, One fine day 또는 One beautiful day.

고향으로 돌아간 미국인 남편이 떠나면서 남긴 약속을 철석 같이 믿고서 그가 돌아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나비부인이 어느 맑게 갠 날에 바다를 바라보면서 애타게 기다리는 마음을 노래로 표현한다. 오페라 나비부인에 나오는 아리아 중 가장 유명하다. 그리고, 음악만으로 오페라를 감상하기에 부족함이 있음을 알지만, 이 장면은 노래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리아 칼라스의 독창이 훌륭하지만, 오래된 음반의 음질이 떨어지는 탓에, 특히 오늘처럼 온종일 비가 와서 축축해진 기분을 날려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연주자의 노래도 찾아 들었다. 미렐라 프라니, 레나타 테발디, 키리 테 카나와, 르네 플레밍, 애나 모포, 안젤라 게오르규, 안나 네트렙코 연주를 각각 들었다. 음악 감상 중에 비가 그치고, Un bel di, … 음악은 비처럼 흐르고.

안나 네트렙코의 노래를 몇 번을 들었는지 모르겠다. 반복 재생 버튼을 아예 켜 두었다. 그녀와 함께 하루종일 보냈다. 미모에 반한 탓일까, 안나 네트렙코는 내가 들어본 나비부인 중 최고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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