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작년 일이다. 유명 작가의 표절 시비가 불거져 작가가 두문불출 하면서 출판사 대표가 사과하는 일이 있었다. 그들의 대응 순서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지 몰라도 출판사가 사과를 했다. 작가의 표절에 대해 출판사 대표가 사과해야 하는 이유를 쉬이 납득하지 못했다. 우리나라 상황에서 연대감을 발휘해야 하는 도의적 책임 같은 것이라 여길 수 밖에 없었다. (설마 작가와 출판사의 뒷거래가 있었을까.)
서양음악사에서도 위작이 있었다. 출판업자가 간계를 부려 무명 작곡가의 작품이 유명 작곡가의 위작으로 둔갑하였다. 그 대표적인 예를 들겠다.
장남감 교향곡으로, 그리고 작곡가가 하이든으로 알려진 작품은, 연구에 의하면, 출판업자에 의해 조작된 것이다. 당시 대중한테 인기가 높았던 하이든의 이름만으로 흥행이 보장되었고, 원 제목은 ˝어린이 교향곡˝이었지만, 작곡가 거처와 가까운 곳에 장남감 제조 시설이 있음에 착안해서 ˝장난감 교향곡˝으로 변장시켰다. 출판 당시 원작 작곡가도 위작 작곡가도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장난감 교향곡으로 가려진 무명 작곡가는 오스트리아 티롤 지방 출신이고, 베네딕토 회 신부였던 에트문트 앙게러. 1992 년 수도원에서 발견된 악보 사본을 통해 이 사실이 판명되었다. 물론 이 악보가 앙게러 신부가 교향곡을 작곡했다는 완전한 증거가 되지 못한다는 주장이 있기는 하지만, 여태까지 나왔던 작곡가 후보 중에서는 가장 유력하다. 이전에는 요셉 하이든 이외에도 그의 동생 미하엘 하이든, 모차르트 아버지인 레오폴트 모차르트를 원작곡가로 추정하였다.
원작과 위작의 차이라면, 장난감 교향곡을 하이든의 악보대로 C 장조로 연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레오폴트 모차르트의 악보대로 G 장조로 연주되는 경우도 있다. 에트문트 앙게러의 악보에 따르면, 원래 C 장조였다.
사실이 이렇다고 해도, 내가 클래식 음악 감상에 입문하면서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의 작품으로 알게 된 장난감 교향곡을 아직도 기억한다.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이라서 곡명을 외우고 교향곡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음을 부인하지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