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일주일에 한 번 대중목욕탕을 간다. 샤워만으로는 결코 대신하지 못하는 전신욕의 개운함을 잊지 못해서 그런단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다. 그리고 오늘은, 아침에 다녀온 목욕탕에서 벌어진 일을 들려준다.

한 아주머니가 목욕탕에 입장해서는 매점 주인과 말다툼이 벌어졌단다. 며칠 전 그녀는 목욕을 마친 후 매점에서 음료를 사먹고 외상을 달아 놓았는지 “외상값을 갚아라”, “언제 먹었나” 실랑이를 벌였는데 매점 주인이 외상 거래 시점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여 월요일 아니면 화요일이라고 애써 답하였지만, 그녀는 해당 요일에는 목욕탕을 다니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고 한다. 본말이 뒤바뀐 다툼 끝에 그녀는 탕 속으로 들어가버렸다고. (그래서 결말을 정확히 모른다. ^^;)

그녀들이 다투는 과정을 쭉 지켜본 아내는 매점 주인이 없는 일을 지어내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그 아주머니가 외상으로 음료를 먹었다고 믿게 되었고, 스스로 판관이 되어 아주머니를 나무랐다. 정작 외상 거래에 대한 변제가 중요한 문제인데도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엉뚱한 주장으로 사건의 본질을 흐려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려고 억지를 부렸다는 것이다.

도대체 뭣이 중요한지 모르는 것일까. 요즘 막무가내 자기 주장만 내세우고 엄연한 사실조차 모르쇠로 외면하는 정치인들을 보고 배운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아무튼, 그런 아주머니의 처세 술수에 낭패를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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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10-29 13: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거서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언제 먹었는가‘를 기억하는 문제가 사건의 유무 전체를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무엇보다 사람간의 신뢰가 얼마 안되는 돈으로 깨지는 것이 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거서 2017-10-29 14:18   좋아요 2 | URL
사람에 대한 신뢰 덕분에 외상 거래도 가능하고 우리 사회가 정의롭게 지켜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돈의 가치로 따질 수 없는 것이지요. 신뢰 관계가 허물어지면 회복되기는 힘들 테죠.
겨울호랑이 님의 말씀대로 아내의 목격담은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타산지석으로 삼아아겠다는 생각입니다.

2017-10-29 2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31 0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속으로 #중앙일보 #스크랩

• 인간의 뒤틀린 욕망과 편의를 위해 아무렇지 않게 행하는 끔찍한 폭력 http://mnews.joins.com/article/22058729

•[그림으로 읽는 책] 예술의 사생활: 비참과 우아 http://mnews.joins.com/article/22058730

• 137점 만점에 96점 줬더니 만족 어리석은 존재, 그대는 인간 http://mnews.joins.com/article/22058731

• 미래를 위해 기록한 저항의 언어로 지금도 유효한 빅브라더를 말하다 http://mnews.joins.com/article/22058728

• 고르비·덩샤오핑·만델라 리더십 공통점은 http://mnews.joins.com/article/22058724

• 어디로 가야하나, 서양 고전에 길을 묻다 http://mnews.joins.com/article/22058725

• 눈으로 듣는 클래식 음악의 감동 http://mnews.joins.com/article/22058726

•[책꽂이] 커버링 外 http://mnews.joins.com/article/22058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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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조윤범의 유쾌한 강의 - 오페라의 연금술사 : 푸치니의 삶과 음악」 강연회에 참석하였다. 조윤범의 유창하고 유쾌한 입담 때문에 두 시간 동안 강의가 이어지는 내내 한시도 지루하지 않았다. 그 뿐만 아니라 푸치니에 대하여 새로 알게 된 내용도 있다.

0. 가난한 삶 속에서 예술혼이 영글다

푸치니는 이탈리아 루카에서 태어났다. 6 세에 아버지를 잃었다. 이후 집안 형편은 더욱 어려워졌지만, 그의 음악적 열정을 식히지 못하였다. 피사를 방문하여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를 관람한 후 푸치니는 오페라 작곡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어머니의 헌신과 삼촌의 기부와 장학금 덕분에 가까스로 밀라노 음악원에 유학하였다. 그러나 생활고를 겪지 않을 수 없었다. 하숙집에서 만나서 함께 기거한 친구 중에 오페라 ‘까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작곡한 마스카니가 있었다. 또한 학생 시절의 경험이 나중에 오페라 작품에 반영되기도 했다.

1. 푸치니는 리코르디 출판사의 전속 작곡가였다

푸치니의 음악원 졸업 작품은 관현악곡이었다. 관현악곡은 큰돈이 되지 않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당시 베르디의 오페라 대본 출판권을 독점하고 있던 리코르디 출판사가 푸치니의 재능을 일찍이 알아차리고 그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성공한 것이다. (푸치니는 어머니한테 알렸고, 함께 기뻐했다는 강사의 추측성 설명이 보태졌다.) 매달 출판사는 수당을 제공했다. 푸치니는 리코르디 출판사의 전속 작곡가가 된 후 첫 10 년 동안 오페라 2 편을 내놓았다. 그러나 모두 흥행에 실패하였다. 푸치니의 첫 오페라 ‘요정 빌리(Le Villi)’와 두 번째 오페라 ‘에드가르’가 그랬다. 이로 인해 리코르디 출판사 역시 크게 손해를 입게 되었다. 그럼에도 (삼세번이 될 뻔한) 지원이 계속된 덕분에 푸치니는 세 번째 오페라 ‘마농 레스코’를 완성할 수 있었고, 이는 베르디를 잇는 오페라 작곡가로 활동하는 데 든든한 기반이 되었다. 그리고 리코르디 출판사는 베르디에 이어 푸치니까지 오페라 출판권을 독점하게 되었다. 푸치니의 재능을 알아채고 오페라 작곡가로 재목임을 인정한 안목도 놀랍지만 푸치니가 성공하기까지 기다리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출판사의 끈기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2. 푸치니는 스칼라 극장의 초연 실패 징크스가 있었다

스칼라 극장은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고, 오페라 상연 극장으로 유명하다. 당시 스칼라 극장은 (흥행이 보장된) 베르디 오페라를 주로 상연하였다. (오늘 강의에서 언급되지 않았지만, 오페라 ‘에드가르’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하였다.) 푸치니가 오페라 작곡가로 명성이 커짐에 따라 그의 오페라를 공연하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과 ‘토스카’에 이어지는 작품 ‘나비부인’을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하였지만, 이번에도 흥행에 실패하였다. 이후 개작을 거친 후 극장을 바꿔 재공연하여 크게 성공하였지만, 푸치니는 스칼라 극장에 대한 반감을 떨쳐버리지 못하였다고 한다. 이른바 징크스가 되었다. 이 때문에 푸치니는 생전에 스칼라 극장에서 오페라를 올리지 않았다. 푸치니의 마지막 오페라 ‘투란도트’의 초연이 스칼라 극장에서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이루어졌지만, 푸치니 사후에 성사된 일이었다. 얼마나 극적인가. (징크스는 깨지는 것이라고 누가 말하였는지 더는 신경쓰지 않아도 상관없겠다.)

3. 푸치니와 토스카니니는 음악적 동지였다

오늘 강의에서는 이들이 친해졌다가 불화를 겪고서 헤어졌다고만 언급이 있었고, 강사한테서 자세한 내용을 듣지 못하였다. 다행히 내가 알고 있기에 나중에 정리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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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9 0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29 08: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윤범의 유쾌한 강의 - 오페라의 연금술사 : 푸치니의 삶과 음악」 강연회 참석 ^^

http://www.nl.go.kr/nl/commu/libnews/notice_view.jsp?board_no=9315&site_code=nl¬ice_type_code=1¤tPage=0&cate_n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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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삶 #경향신문 #스크랩

•‘커버링’ 너머, 민권혁명 『커버링』
https://goo.gl/bDV89L

•촛불이 우리 가슴에 지펴준 ‘사람의 사회’를 위해…지성인 26명이 대통령에 권하고 싶은 ‘한 권의 책’ 『대통령의 책 읽기』
https://goo.gl/1WmMoj

•강한 리더보단 귀 밝은 리더가 낫다 『강한 리더라는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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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혁명 1년…폭력과 억압이 아닌 공감과 소통의 정치혁신을 논하다 『촛불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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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서 외면한 조선공산당 ‘서사’ 『조선공산당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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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아픔에 공감한 과학자의 분투 『보이지 않는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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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서 얼굴을 돌려 세상과 마주하라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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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처럼…격랑을 헤쳐 나가는 두 삶 『폭풍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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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전쟁터의 요리사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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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인간은 어리석은 판단을 멈추지 않는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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