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민족성이 반영된다는 점을 무시하기 힘들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음악 감상이나 음반을 구입할 때 다소나마 중요한 포인트로 여기고 있다. 작곡가의 태생이나 언어 등으로 식별되는 민족성(또는 언어권)을 어느 정도는 염두에 두고 감상하게 된다. 작곡가 뿐만 아니라 연주자의 민족성까지 같은 경우는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이를 테면 차이콥스키 교향곡은 러시아 또는 슬라브계 지휘자나 교향악단의 연주가 좋더라는 말이다. 성악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마찬가지로 독일의 작곡자와 독일어권 연주자의 조합이 특히 좋다고 여긴다. 이런 맥락에서 명연주 또는 CD를 고르는 기준을 나름 삼기도 한다.
마이클 틸슨 토마스가 지휘하고 샌프란시스코 교향악단이 연주하는 슈만 교향곡 전집은 나의 기준에서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경우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슈만은 독일 낭만파를 대표하는 작곡가로, 이제까지 그의 교향곡을 감상하기 위하여 독일 국적 또는 독일어권에 속하는 지휘자 또는 관현악단을 중심으로 연주자를 골라 감상해왔다. 그러나 마이클 틸슨 토마스는 미국인, 샌프란시스코 교향악단 역시 미국을 대표한다. 미국인들이 연주하는, 독일 낭만파의 거장 슈만의 교향곡을, 게다가 어쩌다 한 곡이라면 몰라도 전곡을 연주한 음반을 나로서는 선뜻 고르기 쉽지 않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이번 조합은 눈여겨 봐두어야 할 것 같다. 2015~16 년에 걸쳐 진행된 음악회 실황 연주를 녹음한 음반이 호평을 얻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의 기준이 완전하지 않음을 인정하면서 그들의 명연주가 몹시 궁금하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