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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유전자를 춤추게 한다 - 호모 사피엔스의 눈부신 번영을 이끈 유전자·문화 공진화의 비밀
장수철 지음 / 바틀비 / 2025년 5월
평점 :
호모 사피엔스의 눈부신 번영을 이끈 유전자·문화 공진화의 비밀
국토 대부분이 산악이고 겨울 추위는 혹독하기 이를 데 없는
한반도에 정착한 조상들이 삶을 개척하려면 '집단적 노동과
긴밀한 상호 소통, 공동체의 규율과 공통의 이야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지금처럼 의사소통 수단이 충분하지 않은 먼 과거에는
이런 사회적 기능의 상당 부분을 '춤과 노래'가 담당했었다.
인간은 자신들의 생산물, 즉 문화적 도구를 이용하여 생존한다.
인간 역시 환경에 적응하는 동안 신체 변화가 일어나고 이 유전적
변이를 후손에게 전달하지만, 인간은 생물 종 전체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적응 방식 외에도 스스로 만든 문화를 통해 자연이 부과하는
선택 압력을 피하기도 한다는 큰 차이점을 지닌다.
유전자·문화 공진화론은 인간의 '환경'에서 문화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생물이 존립하는 '환경'은 인간 이전
단계에는 '자연'과 동일시 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문화'를 만들고 나서부터는
문제가 복잡해진다.
인류는 오랫동안 대를 이어 모방과 재현, 사회적 일체성, 성적
매력 표현 등에 노래와 춤이라는 문화예술을 적극 활용해 왔으며
이런 문화는 유전자의 변화에도 영향을 주었다.
K팝이 널리 사랑받는 데는 장르의 결합 외에도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바로 춤이다. K팝의 매우 뚜렷한 특징 중 하나가
친숙한 멜로디와 리듬에 결합한 춤이다. 대중 음악은 유튜브 등
매체를 통해 '듣는 노래'에서 영상으로 '보는 노래'로 빠르게
전환하였고 K팝이 선보이는 화려한 춤과 무대장치, 디지털 효과
등 총제적 퍼포먼스가 선사하는 비주얼 충격은 K팝의 글로벌
확산에 큰 기여를 했다.
춤의 즐거움은 인류와 모방 본능을 빼놓고 이해하기 힘들다.
모방은 인류 보편의 특징으로 우리의 유전자에 새겨져 있다.
일체감(또는 사회 소속감)과 성 선택은 현대 인류의 중요한
특징으로 조상 때부터 형성되었다. 이 두 요인은 모방을 통해
집단과 조상들의 경험과 지식을 전수하는 것과는 또 다른
측면에서 춤이 지닌 중요한 기능과 관련되어 있다.
군무를 수많은 관객이 따라 하면서 강한 동질감을 느끼는
것이다. K팝에 열광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이다.
"인간은 문화를 만들고 문화는 인간을 만든다."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 살아가는 일이 종종 괴롭고 세상이
비정해 보여도, 우리가 좋은 사회와 문화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조리한 음식은 단지 에너지 흡수의 용이성이나 안전성에서만
장점이 있는 것이 아니다. 크게 주목할 점이 더 있다.
음식의 '맛'이다.
후각에 더해 통각도 음식의 맛을 느끼는 데에 관여한다.
고추의 캡사이신은 통각 수용체를 자극한다. 양파, 마늘, 생강
등은 후각과 통각 수용체를 자극한다. 누구든 매운 고추를
섭취하면 통각의 일종인 뜨거운 열감을 느끼게 된다.
함께 조리하고 음식을 나누어 먹는 일이 반복되면서 인류는
꾸준히 협동성과 사회성이 향상되었다. 이것은 인류 진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우리나라의 음식문화에는 바로 이런
함께 준비하고 둘러앉아 즐겁게 같이 먹고 사회성을 다지는
문화 전통이 강하게 남아있다.
공정성을 추구하거나 무임승차자 또는 집단에 위해를 가하는
소수의 전횡을 견제하는 일은 인간 사회의 정치적 발전에
중요한 동력이기도 하다.
간접적 호혜성이 작용하는 사회가 되면 누가 이타적 행동을
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해진다. 타인에 대한 평가와 판별을
의미하는 '평판'이 등장하는 것이다.
K드라마나 영화는 할리우드가 점차 간과하게 된 인간 사이의
다양한 관계, 상호 교류와 이해의 복잡하고도 풍부한 디테일과
감정선에 강하다는 커다란 장점을 지니고 있다.
관습적으로나 편의적으로 또는 파시스트들이나 제국주의자들이
그랬듯이 어떤 목적을 위해서 인간을 나누고 구분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과학적인 시각에서 인종은 의미 없는 분류 체계이다.
사람들 간에는 불과 0.1%의 유전적 차이가 있을 뿐이다.
@withbartleby
<바틀비>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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