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의 절반은
곤도 후미에 지음, 윤선해 옮김 / 황소자리(Taurus)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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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에게는, 파란색 캐리어 안에 담고 싶은

'또 다른 나'가 있다.


지하철 승객의 90퍼센트가 일터로 향하는 이 시간에

자리에 앉아 꾸벅꾸벅 졸며 놀러가는 사람이라···,

도리가 아니다. 캐리어는 메탈릭 실버블루, 크기로

짐작건대, 해외 여행이다. 행선지가 어디일까.

좋겠다···, 마미는 해외여행을 가본 적이 없다.

여권조차 없다.


뉴욕에 간다고 해도 즐겁기는커녕, 소매치기를 

당하거나 길을 헤메거나 어떤 사건에 휘말려서

마음먹은 대로 즐기지 못한채 돌아올지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달랜다. 

항상 이런 식이다. 하지 않을 이유 같은 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다들 갖가지 옷이나 신발 등을 죽 나열해 두고 

있는데, 그 여성이 시트 위에 전시해 둔 건 중간

사이즈 캐리어 하나뿐이었다. 가죽으로 만들어져

디자인은 클래식하지만, 컬러가 눈이 번쩍 뜨이는

파랑이었다. 딱 오늘 하늘과 같은 색감의 선명한 파랑.


"미안, 나 혼자 갈게."

하고 싶은 것을 누군가의 결단에 의탁하고는 

대롱대롱 애타게 매달리듯 하는 거, 이제 더는 싫다.


무심코 손가락을 주머니 안으로 밀어 넣었다.

한 장의 종이가 손가락에 닿았다.

뭐지? 종이를 꺼냈다. 두 번 접힌 메모지를 펼쳤다.

'당신의 여행에 많은 행운이 깃들이기를···.'

갈겨 쓴 듯한 한 줄이었다.


이제부터 시작되는 여행이 다시 또 떠나고 싶어질

만큼 즐거운 추억이 될지, 학을 떼고 질려 버릴

악몽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한 가지,

마미는 오래된 소망을 이루었다.

혼자서,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는 자신이 되었다.


길을 헤매고, 혼자서는 레스토랑에 못 들어가서

결국 호텔 룸서비스를 시키고, 너무 걸어서 신발

뒤축이 벗겨지기는 했지만, 그녀는 오래된 꿈을

이루고 무사히 집으로 돌어왔다.


====


유리카의 눈은 정확하다. 하나에는 여행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부끄럽기 때문이다.


나름 관광도 하고, 거리를 걷기도 한다. 맛있는 것도

먹는다. 최고급 명품점에도 들어가고, 마트나 작은

잡화점을 구경하면서 선물이나 기념이 될 만한

것들도 산다. 호화스러운 호텔에 묵는것을 제외하면

사실 그게 전부다. 


'절대로, 지지 않아.'

마미의 글씨였다. 스스로를 다짐하고자 쓴 것인지,

싸우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있었는지···. 신경이

쓰였다.


나뿐만이 아니구나. 숨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말하지 않는 것. 누구나 하나쯤 그런

부분을 지니고 사는지도 모른다. 가츠라기는

부끄러운 듯 웃었다.

"오랜만에 타인에게 말했네요. 비밀까지는 

아니지만요."


====


어릴 적부터 자주 들었다. "반드시 후회할 거야."라는

말. "너는 항상 되는 대로 대충 살고, 충동적이란 말이야."

라는, 부정할 수 없는 평가와 함께


불행하지는 않다. 일도 있고, 좋아하는 여행도 

갈 수 있고, 남친도 있다. 마미와 하나에와 유코라는

좋은 친구들도 있다.


행운을 가져다주는 캐리어가 맞지. 마미도 좋아하는

배우를 만났고, 그 배우가 허그까지 해줬다며 난리가

났었다.


아무런 보상도 바라지 않고 이렇게 친절을 베푸는

사람도 있다. 어느쪽을 추억으로 삼고, 어느 쪽을

잊으면 좋을지는 명백했다.


"잘 있어. 앞으로 연락하지 말고, 공항이나

비행기에서 만나도 아는 척하지 마."

거울을 보고서야 알았다. 아까 산 스카프의

파란색과 캐리어의 파란색이 깔맞춤한 듯 똑같은

색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


캐리어는 여행을 할 때 제 가치를 발휘한다.

장식품 같은 파티 핸드백이 아니라 혹사당하는

캐리어 같은 인생이 훨씬 자신과 어울렸다.

유코는 살짝 손을 뻗어 캐리어를 어루 만졌다.

자신의 것이 아닌데, 자기 자신처럼 느껴졌다.


여자들 사이에도 질투와 독점욕은 있다. 

그러나 일본인 여고생도 아닌 어른 프랑스 여성이

그런 마음을 갖기도 하는구나. 메리는 장난스럽게

계속 웃었다. 그 웃음으로 알아차렸다.

친구가 행복해지는 것보다 좋은 일이 있을까.


====


시오리의 애정에도 욕망이 섞여 있었다. 에릭의

애정이 자신의 욕망과 등을 맞재고 있다고 해서 

나무랄 수는 없다. 다만 성실하지 못한 것은

다른 문제다.


====


앞으로의 인생에서 사랑에 빠질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만, 그렇게 무언가와 만날 일은 생길 것이다.


자신이라면 하루나가 독립할 때도, 의연하게 잘

보내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왜, 내 감정조차

생각한 대로 되지 않는 것일까.


====


인생은 손바닥 같다. 무언가를 쥐기 위해서는 

손바닥 안에 있는 것을 버려야만 한다. 불현듯

생각이 스쳤다. 자신은 무엇도 버리고 싶지 않아서

변하지 않은 채로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닐까.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iotaurusbooks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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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마스터 플랜 - 일론 머스크가 직접 써 내려간 미래 비전
이선 지음 / 처음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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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단순히 전기차 제조사가 아니다!

일론 머스크가 꿈꾸는 미래 비전은 무엇인가.


2024년에 스페이스X 본사에서 팰컨9의 1단

로켓을 목격하면서 압도되었다. 이 로켓은

국제 우주정거장에 6톤의 물자를 배송한 후 

원하는 지점에 착륙할 수 있다. 무거운 물건을

탑재한 로켓을 안전하게 발살하고, 재활용해 발사

비용을 낮추는 기술은 미국, 중국, 러시아 정부

기관들도 해내지 못한 성과다.


일론 머스크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그의 발언은

각국의 정치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람들은 그를 통해 산업과 과학의 미래를 보고

싶어한다. 그가 이미 오래전에 발언한 주장은

오늘날 강력한 AI의 등장과 기후위기, 핵무기 등

지구를 멸망시킬 방법이 차고 넘치는 상황으로 

증명되고 있다.


무엇보다 머스크는 단순히 전기차 산업에만

몰두하지 않는다. 대다수가 승차감, 마감 품질 등

하드웨어 관점으로 테슬라를 판단하지만, 

전기차라는 플랫폼에 탑재되는 AI의 발전과 연계해야

그가 구상하는 미래와 미국 경제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레벨 3부터 자율 주행이라고 표현할 수준인데 특정

조건에서 운전자 없이 운전할 수 있는 기능이 있지만,

여전히 시스템이 운전자의 개입을 요구할 때 운전자가

반드시 제어 해야 한다. 레벨 4에서는 대부분의 도로

조건에서 운전자가 필요하지 않으며, 차량이 스스로

운전할 수 있다.


테슬라는 100% 순수 전기차로 기후 위기를 늦추려

했다. 이처럼 전기 자동차를 통해 자동차 산업에

혁명을 일으키고, 이는 곧 화성 진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대담한 머스크의 사명은 인재를 포섭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델 S부터 운전자가 차량 근처로 접근하면 마치

악수하듯이 숨어 있던 문손잡이가 드러나도록 했다.

테슬라를 만나는 최초의 순간에 최고의 감동을 

선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주행 중 문손잡이를

사라지게하면 차의 측면에서 발생하는 공기 저항과

소음을 줄일 수 있다.


테슬라는 OTA를 활용해 전기차의 성능 개선,

새로운 기능 추가, 심지어 일부 결함 수정까지

원격으로 진행할 수 있다.


테슬라는 차량 성능, 사용 패턴, 운영 지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후 기능 추가하거나 개선해 OTA로

전송한다. 고객은 자동차를 구매한 이후에도 기능이

향샹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머스크의 경영 철학을 분석해 보면, 독자 개발로의

전환은 테슬라가 자율 주행 시스템의 모든 측면을

직접 제어하려는 의지를 보여 준다. 테슬라는 오토

파일럿 및 FSD 기능을 위한 신경망 훈련에 고성능

컴퓨팅이 필요해 엔비디아의 GPU를 사용했지만,

FSD를 위한 자체 칩과 도조 같은 슈퍼컴퓨터 개발은

테슬라의 자립 및 맞춤형 하드웨어 전략적 전환을

시사한다.


머스크는 중국에서 합작 법인 없이 테슬라 공장을

설립하는 복잡한 길을 선택했다. 이 과감한 전략이

테슬라를 중국 내 외국 기업 중 전기차 판매 1위로

이끌고 주요 기술을 보호하는 데 이바지했다.


테슬라는 자동화에 앞서 3D 시뮬레이션을 제작했다.

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복잡한 하위 조립품을 모두

포함하여 부품 제작에 관여할 공급 업체의 공장

배치도에 접근하고, 반복과 공정 최적화를 거듭했다.

그 결과, 불과 8개월 만에 완전 자동화 라인을 구현

하는 성과를 냈다. 슈퍼매니폴드를 만드는 데 

1,000명이 필요했던 생산 라인은 이제 단 10명만으로

운영할 수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는 자율 기능을 위해 다양한

유형의 센서와 하드웨어를 통합하는 데 중점을

둔다. 반면, 테슬라는 소프트웨어와 최소한의

다지인을 강조한다.


테슬라는 최종 사용 효율성과 모든 단계의 

효용성을 통해 총에너지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류는 편리함 때문에 기술 문명을 즐겼지만,

강력한 집단의 요구로 인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날이 앞당겨질 수 있다.


AI의 위험성은 AI가 인간에게 악의를 가지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이익과 상출할 수 있는 뛰어난 역량을 가지기

때문이다. AI는 빈곤과 질병 퇴치 등 인류에게

전례 없는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지만, 강력한 자율

무기와 불평등 증가 등 심각한 위험도 초래할 수 있다.


머스크는 옵티머스가 동반자, 가사 도우미, 교사,

작업자 등 인간이 원하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 할

유용한 로봇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옵티머스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은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다수의 사람들은

경제적, 사회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 이는 이들이

사회에서 쓸모없는 존재로 전락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테슬라는 질문, 삭제, 단순화, 가속화, 자동화

단계로 생산 라인의 지속적인 개선과 효율성을

위한 방법론을 반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cheombooks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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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가라사대, 우리는 모두 별이다 - 2024 뉴베리 아너상
에린 보우 지음, 천미나 옮김 / 밝은미래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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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들에게, 당신들은 모두 별입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매번 똑같은 질문이다.

우리더러 왜 국립 전자파 제한 구역으로 왔냔다.

무슨 이유가 필요하다는 듯, 아니, 인터넷도

안 되고 휴대 전화도 안 되고 티브이도 안 나오고

라디오도 안 되는 동네를 마다할 사람도 있나?


당연히 사연은 있다. 그래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난 이렇게 답한다. 우리 가족은 알파카 때문에

오마하에서 쫓겨났다고.


큰 성당이 있다는 말은 아빠를 위한 일자리도

있다는 소리니까. 게다가 난 오마하 사건으로부터

도망칠 수만 있다면 화성으로라도 떠났을 사람이다.


또 있어, 우리 엄마가 '도살장 아들들'을 샀거든.

오래된 장례식장 알지? 농담 아니야.

그 장례식장 이름이 진짜 그래.


너 사이먼이지, 전학생. 난 아게이트야.

내가 먼저 말할게. 인간의 속눈썹에만 살도록

적응한 모닝진드기. 지금 네 속눈썹에도 있어.

집 먼지의 90퍼센트는 사람의 피부야.


좋아. 네 차례. 가장 역겨운 거?

역겨운 것들을 내가 몰라서가 아니라 

그 후보를 좁히기가 어려운 게 문제다.

시체 방귀. 많이 뀌어, 실제로.


엄마의 일을 보조하는 커티스 아저씨는

그앤베에서 우리의 삶을 힘들게 하는 요소중

하나다. '예쁜 가시'처럼 이 집과 함께 딸려 왔다고

해야 하나, 공교롭게도 마을 화장장 주인인 허셜

그룹시크의 조카이 아들이기도 하다.

문제는 커티스 아저씨가 일을 진짜 못한다는 거다.

그냥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 꽝이다.


좋다. 지금까지 난 '가짜 외계인 메시지를 만들기

대작전'이라는 그 대작전에 장단만 맞추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엄마는 이걸 나의 '사이먼 가라사대'

모드라고 부른다.


망원경이지만 이렇게 코앞에서 본 적은 처음이다.

마을에서 봤을 땐 이쑤시개로 만든 망원경 갔더니,

바로 앞에서 보니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거대하다.

그앤베 사람들은 통해 듣기로는 '매우 큰 전파 망원경'

-현지인들은 '큰 귀'라고 부른다.


반려동물로 준 건 아니에요. 우리 집에서 도우미견

프로그램으로 강아지들을 키우거든요.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사회화가 필요해서요.

이 강아지는 수컷이고 사이먼의 트라우마와 불안에도

좋을 거예요.


음, 그런데 말이다, 아게이트. 이건 큰 책임이 따르는

일이라, 아저씨가 아줌마하고 먼저 의논을 해 보고.


에뮤 초원과 거대 망원경 사이에서 아게이트와

단둘이 있을 땐 외계인 애기가 아주 이상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금 여기선 이상해도

너무 이상하다.


난 지금이란 결코 없을 것 같다.

언제까지나 지금 이전과 지금 이후만 존재할 것 같다.


목줄을 차고 겅중거리는 헤라클레스를 데리고

우리는 살금살금 계단을 내려갔다. 뭐랄까, 우리는

특별히 조심스럽게 걷는 중이었다.


2년 전, 나는 문이 하나밖에 없는 3층 교실에 갇혀

나올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 나는 걷고 있다.

우리는 걷고 있다.


살다 보면 그냥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질 때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갑자기 여름 날씨가

되어 버린 오늘처럼.


그 총기 난사 사건? 2년전, 이글 크레스트 초등학교?

"그거 나였어."


"거기 한 아이가 있었어. 그 반에. 반 아이들이 교실

뒤 비품함에 다 숨어 있었는데. 범인이 그 문을 열자

우르르 바닥으로 쏟아져 나왔어. 그중에 맨 밑에

깔린 애가 한 명 있었는데 ···, 그 애는 죽은 척했어.

죽지 않고 산 아이가 있었어."


"사이먼, 너 지금 공황발작 온 거지?"

사이렌 소리는 어마어마하게 요란하다. 너무 커서

나를 삼켜 버릴 것만 같다. 숨을 쉴 수가 없다.

공기가 파랗고도 기이하게 느껴진다.


어벤져스 합체 기념 첫 임무로 우리는 케빈네 집

전자레인지를 훔쳤다.


아게이트가 발끝으로 서서 퉁퉁거리며 말했다.

"전파 천문학자들 난리 나겠다! 내일이 되면!"

내일이 되면.

모든 게 완벽하다.


실종된 시신, 드디어 발견

성 바르바라 성당의 다람쥐들

끈질긴 비극의 희생양이 된 지역 고등학생

내 이야기다.


그런데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삶의 장면 같은 건

없었다. 둘 다 공중에서 몸을 비틀며 스카이다이버들

처럼 서로를 붙잡았다. 손목과 손목을, 손에 손을.

그리고 우리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balgeunmirae1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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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나는 재미있게 살기로 했다
이서원 지음 / 나무사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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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살겠다는 것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나의 답이다.


사람의 일생은 고통과의 싸움이다. 고통이 선행되지

않는 즐거움은 진정한 즐거움이 아니었다.

이런 고통을 즐거움으로 바꾸려면 자신만의 인생

공식이 필요하다.


오십 이전이 남의 이유로 남의 삶을 사는 시간이라면

오십부터는 나의 이유로 나의 삶을 사는 시간이다.

20대에 남들이 감탄하는 가장 예쁜 옷을 입었다면,

30대는 남들과 다른 개성있는 옷을 입었고, 40대는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옷을 입었다.


나의 삶은 세상의 기준으로는 못 사는 것처럼

보여도 나답게 살아왔기에 후회가 없고 충만하다.


마음의 주인이 되는 시기의 감정은 잔잔함이다.

특별히 즐거운 것도 괴로운 것도 없이 담담해진다.

오십 이전에는 무슨 일이 생겨야 즐겁지만 오십

이후에는 무슨일이 생기지 않아야 편안하다.

행복의 조건이 정반대가 된다.


인생 2막에서 가슴 셀레는 삶을 살 것인가,

약해지는 몸을 한탄하며 살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세월이 지날수록 '어떤'이 지닌 의미가 무겁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어떤'이다.


강사로서 삶의 철학은 하나였다. 내가 경험하고

깨달은 것만으로 강의한다. 아는 척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책을 읽는 세월이 쌓여가다가 어느 순간 책은

현실의 이야기와 어우러지며 나만의 삶에 대한

원리로 변환되었다.


사람이 할 일이 없어서 늙는 것이 아니라, 일하지

않아 늙는다. 시야를 넓히면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좋은 때는 해야만 하는 일에서

퇴직한 후 하고 싶은 일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할

때다. 이제는 더이상 남의 일을 하지 않고, 남의 말을

듣지 않아도 되는 황금기에 당도한 것이다. 그것을

누리느냐 누리지 못하느냐는 얼마나 일에 대해 열린

시선을 가지고 있느냐의 여부로 정해진다.


나는 교수 생활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건 평소

나에게 던지는 세 가지 질문 때문이었다.

세 가지 질문은 '이게 내가 원하는 삶인가?',

'나는 지금 행복한가?',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었다.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말했다. 모두가 필요로 하지만,

누구도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가장 자유로운 

사람이다.


나는 나에게 친절하다. 자기 친절은 남과 세상에

친절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행복은 남을 대할 때 나처럼 그도 행복하기를 빌며

상대방에게도 친절하게 대한다.


지금 현실이 힘들어도 내일은 조금 나아질 거라는

희망과 기대를 품고 오늘을 버티고 견디는 것이

사람이다.


서로의 행동을 문제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지옥에서 살게 된다. 하지만 서로의 행동을 문제로

여기지 않는 순간 천국에서 살기 시작한다.


무엇이 혼자 있는 것을 즐겁게 할까, 그건 자기를

좋아하고 자기에 대해 궁금해하면 된다. 

자기 자신은 평생 그 속을 들여다보아도 질리지

않는 유일한 존재다.


감정은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요소다.

눈물로 감정을 살릴 때 감정도 우리 몸과 마음을

살려낸다. 잘 울어야 잘 웃을 수 있다.


하고 싶은 말만 하려는 충동에서 벗어나면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궁금해지면

생각하게 된다. 그 생각의 결과가 좋은 말이다.


사랑이란 그가 좋아하는 것을 해주고,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이다. 나에 대한 사랑도 

마찬가지다.


저는 내일만 바라보고 살았어요. 그러다 보니

여기 사는 40년간 하루도 걱정과 불안 없이 지낸

적이 없었는데 캐나다 사람들은 저랑 달라요.

여기 사람들은 오늘만 바라보고 살아요.


죽음을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련이 남지

않고 후회가 남지 않는 하루를 사는 것이다.


선택은 내 삶에서 나만의 길을 만든다. 틀린 길은

없다. 서로 다른 개성의 길이 있을 뿐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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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점의 시작
치카노 아이 지음, 박재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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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인 소재, 신선한 감각


빨간 입술에서 한숨과 함께 연기가 천천히

뿜어져 나왔다. 너무 조심스레 연기를 뱉어내니까

선생님은 빨아들이고 싶어서가 아니라, 내뱉고

싶어서 담배를 피우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선생님이 예전에 성매매

업소에서 일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소문을 내는 동급생들의

얼굴에는 선생님에 대한 혐오감이 보이지 않았다.

그저 흥미로운 뉴스처럼 받아들였다.


왜 성매매업소를 관두고 교사가 되었을까?

3년이나 지났는데 이제 와서 그런 게 궁금해진

이유는 엄마가 출장 성매매 일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려고 했기 때문이다.


혼처라기보다는 돈벌이할 곳, 지금까지 나를

위해 성매매를 해온 엄마가 이번에는 나를 위해

누군가의 아내가 되려고 한다.


엄마의 직업에 신경 쓰게 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황금연휴가 끝나고 학교에 갔을 때, 쇼가

모멸에 찬 눈으로 칠판을 가리켰다.

심장이 철렁했다. 시선을 사진에서 종이로 겨우

돌린 순간, 또다시 심장이 크게 크게 고통쳤다.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가슴을 쥐어짜는 듯 숨이 막히고 토할 것만 같았다.


"미안해"

잠긴 목소리로 사과하는 말을 들으니 울음소리가

입술을 비집고 새어 나왔다. 눈물이 복받쳐

흘러넘치기 전에 아직 덜 녹아 딱딱한 젓가슴

모양의 아이스크림을 필사적으로 빨아 먹었다.

엄마는 더럽다. 그 아들인 나도 더럽다.


나의 남부럽지 않은 생활은 성매매 덕분에

유지되었고, 나는 그 사실을 닭튀김과 함께

목구멍으로 삼켰다.


결국 나는 내가 엄마를 전혀 이해하고 있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이해한 척하며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선생님과 눈을 마주치면 모처럼 말을 꺼내려던

용기가 꺽일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 문제로

친구를 잃은 일, 엄마가 업소를 그만둔 일,

종이학을 접는 일, 하지만 다시 생계를 위해서

업소로 되돌아간 일, 선생님은 내말을 한 번도

자르지 않았다.


생일날마다 생각났다. "나 따위를 낳지 말았어야지"

라는 내 말과 둥글게 움츠린 엄마의 등. 그때 나는

엄마에게 상처를 주고 싶었다. 내가 상처 입은 만큼

엄마가 상처 입을 만한 말을 찾았다.


어떤 미안함도 지금은 아직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언젠가 생일날에는 낳고 키워줘서

고맙다고 말할 것이다. 무당벌레 컵 세 개를 사서

언젠가 꼭 그렇게 하리라.


처음에는 누런 봉투를 받을 때마다 자신의 일부를

팔아버린 것 같은 양심의 가책과 죄책감에 

시달렸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일에 대한 긍지도,

일하는 보람도, 아무것도 없다.


차갑고 딱딱한 손끝이 빰을 스쳤다. 손을 뿌리친

아빠가 뿌리쳐진 나보다 더 상처 입는 듯한, 겁에

질린 얼굴로 말했다.

"더러워, 만지지 마."

조용한 목소리에는 확실한 혐오감이 배어 있었다.


성매매 여성에게 "왜"는 없다. 자살해도 "역시",

사건을 일으켜도 "역시 그럴 줄 알았어", 불상사가

일어났다 해도 일반인처럼 "그 사람이 왜"라고 하지

않았다. 이유는 "성매매 일 따위를 하니까 그렇지"로

완결 되었다.


3년 전에는 불안정한 지반 위에 혼자 서있지 못해

도망쳤다. 하지만 이제는 이 종이학을 펼치면 연락

할 상대가 있다. 잃어버리지 않도록 종이학을 지갑

속에 소중히 간직했다.


우리는 타인이다. 과거도 미래도 공유하지 않는,

오직 '지금'만 존재하는 관계다. 그가 나에게 한

이야기나 내가 그에게 한 이야기도 진실이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익명의 관계이기에, 원하면 언제든

끊을 수 있는 관계이기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것 아닐까? 우리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누구보다도 친민한 타인이다.


배 속에서 뜨거운 덩어리가 날뛰기 시작했다.

슬픔인가, 억울함인가, 분노인가, 그 덩어리는

몸속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여러 번 딱은 눈가가

따끔거렸다. 누구 탓일까? 누구 때문에 내가 이런

일을 겪는 걸까?


난 그냥··· 나 같은 사람 옆에 있고 싶었을 뿐이야.

모든 사람의 테두리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옆에 누군가가 없으면 불안한 사람.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서 있었다. 아무리 대화를 나눠도 그 골은

메워지지 않았다. 오히려 말이 오갈수록 그 골은

점점 더 깊어졌다.


단골이 된 그는 나를 만나러 올 때마다 호타루는

내 도피처고, 내가 의지할 곳이라고 했다.

나는 만족감을 느꼈다. 아마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 세계에서 한 발이라도 나가면 두 번 다시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할 것 같았다.


돈 때문이 아니다. 편해서도 아니다. 그저 나 같은

애를 필요로 해주고 내가 해줄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을 뿐이다.


이 아이가 태어나면 넓은 집으로 이사 가야지.

누군가가 해주기를 바랐던 일과 해주지 않은 일도

전부. "처음으로 사는 게 기대됐어요."


아, 그렇구나. 나는 계속 구해다라고 말하고 싶었구나!


우린 모두가 주름투성이 인생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협하고 서로 양보하며, 이해한 척하기도

하고 뭔가에 매달리거나 손을 놓기도 하고, 수많은

그런 과정을 거치며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wedonbooks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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