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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인공존재!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0년 7월
평점 :
존재란 무었일까? 현실에 실제로 있는 것일까요?
“존재라, 태생적으로 외로운 물건이군요.”
“네, 외롭게 태어난 물건입니다.”
“우리만 외롭게 태어난 게 아니었군요. 자, 그럼 그 외로운 인공존재를 우주로 내보내도 될까요?”

우주는 설명할 수 없는 그 조그만 공백을 견디지 못하고 존재가 사라졌다. <안녕,인공존재!>는 8편의 각기 다른 주제로 출간 10년을 맞아 북하우스에서 리커버 에디션으로 탄생된 책입니다. 작품 전체를 보면 ‘존재’라는 것을 생각하게 하고 우리 한 인간이 지금 어딘가에 소속되어 존재감을 찾는데 안간힘을 쏟는게 참 무의미한 일일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책에는 신, 철학, 마법, 우주, 종교등 배병훈작가님의 광범위한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단편이라는 점에서 독자가 이해하기는 다소 난해 했지만 소재 하나하나 독창성있는 참신한 작품이었습니다. 작가님의 다른 작품을 더 읽어보고 싶은 생각입니다.

눈을 감았다. 그리움이 맞닿았다. 맞대놓고 보니 둘이 별로 다르지가 않았다. 낯선 곳, 낯선 밤으로부터 나에게로 이어진 단 하나의 연결고리. 은경이가 나를 허공으로 들어 올렸다. 이성은 길을 잃고 공중을 맴돌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쉬움. 말로는 물을 수 없고 말로는 대답할 수도 없는, 우리가 만났기 때문에 시작된 이 모든 일. 그게 다 은경이였다.
--- p.107 크레인 크레인 중에서
세상은 온통 거대한 얼굴로 가득했다. 커다란 얼굴 때문에 사람들이 어디를 보고 있는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하이힐을 신은 사람들도 꽤 있었지만 가벼운 걸음으로 통통거리며 걸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p.271 얼굴이 커졌다 중에서

SF소설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그 세계에 나를 던져 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신선한 자극을 주는 <안녕,인공존재!> 10주년 에디션 초판을 읽는 즐거움을 만킥해 봅니다.
이 책은 북하우스에서 제공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