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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23 - 피아니스트 조가람의 클래식 에세이
조가람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4월
평점 :

Op.23 피아니스트 조가람의 클래식 에세이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협찬 받은 책입니다.
악보 위의 음표를 생명력 있는 이야기로 바꾸는 피아니스트 조가람의 첫 번째 클래식 Op.23 에세이가 출간되었습니다. 세상에 말하고 싶지 않고 세상으로부터 받을 수도 없는 순전한 위로가 필요할 때 루마니아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디누라파티는 까맣고 흰 피아노 건반을 몇 시간씩 두드리고 때론 몇 시간씩 음악을 들었다고 합니다. 책의 제목 ‘Op.23’는 단순히 작곡가들의 작품번호가 아니라, 저자 자신의 인생에서 한 작품이 되어가는 어느 시점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쇼팽의 Op.23은 발라드 1번, 차이콥스키의 Op.23은 피아노 협주곡 1번, 슈만의 Op.23은 밤의 노래, 라흐마니노프의 Op.23은 전주곡, … ‘Op.23’ 작곡가의 작품번호이자, 저자가 자신의 삶에서 지나고 있는 시점을 상징하는 숫자라고 합니다. 저자는 “우리의 인생 또한 매 순간 스스로의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여정”라고 말하며, 자신만의 매혹이 피어나던 어귀에서 자신의 Op.23을 전하고자 했습니다.
저자 조가람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치며 국제적인 음악 역량을 쌓은 클래식 피아니스트입니다. 현재는 연주 활동뿐 아니라 음악 칼럼니스트와 클래식 해설자, 강연자로서도 활약하며, 음악을 통해 삶을 이야기하는 예술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위로가 필요한 순간, 나는 피아노로 향한다. 피아노가 곁에 없다면 피아노 음악을 들으며 걷는다.”
“내 앨범을 들으면 내 인생을 알 수 있다” 몇 안되는 인터뷰에서 남긴 그의 말이 가슴을 파고든다, 그는 그 누구도 아닌 오직 자신으로 살아냈다. 그렇기에 그의 음악은 세상과 교차하고 융합 할 수 있었다.--P.20

유명 피아니스트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의 독일 방송 진행자의 무례하고 무지한 질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녀는 프랑스와 조지아 이중국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자의 질문에 “쓰고 읽고 계산 못하죠. 중국어로는. 하지만 독일어, 프랑스, 영어, 조르지아어, 러시아어로는 할수 있답니다.” 라고 대답을 합니다. 그녀는 아름다운 외모 외에도 호로비츠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파워와 즉흥성이 가미된 그의 음악은 그녀의 외모에서 비롯된 편견이 부른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작가는 바그너의 오페라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거>의 한 구절을 옮겨 놓습니다. “Kein Regel Wollte da passen und war doch kein Fehler drin.” (어떠한 원칙도 거기에 맞지 않을 것이며, 그럼에도 그 안에는 어떠한 잘못도 없었다.)
관성적으로 눈과 귀에 덧씌워진 클리셰를 걷어내라.
오늘, 아름다운 그녀들의 음악을 음미하라.
근본적으로 사람이든, 음악이든, 사랑하는 마음 없이 여생을 함께 할 수 없습니다. 긴 인생에 걸쳐 오랜 시간 함께해야 할 어쩌면 배우자보다도 절친한 친구보다도 더욱 깊게 마주해야 KF 음악에 대한 진지한 마음이 음악가에게는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음악가에게 필요한 단 하나의 재능은 음악을 진지하게 대하는 마음을 저자는 꼽았습니다. 꼭 음악뿐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면서 진지하지 않다면 아무리 노력을 한다고 해도 그 결과는 좋지 않을 것입니다. 쾨텐 궁정의 음악 감독으로서의 수행한 첫 업무로 카를스바트로 출장을 다녀오며 자신의 일에 충실하다 아내의 마지막을 지키지 못한 자책감을 안고 있던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인고의 노력 끝에 비로소 정상에 오른 리스트는 25세에 청중을 위한 음악이 아닌 목소리 대신 손끝으로 노래하는 자기 자신을 위한 겨울 나그네를 남깁니다. 어지럽고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음악이 주는 힘은 큽니다. 어떤 음악을 듣느냐에 따라 감정이 달라지고 삶의 질이 향상됩니다. 이 책은 예술을 마음으로 느끼게 해주는 긍정의 에세이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