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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100쇄 기념 에디션)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만약 이 세상 모두가 한순간에 눈이 멀어 단 한 사람만 볼 수 있게 된다면 우리는 그를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재난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 한번도 이런 끔찍한 세상을 맞을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펜더믹도 마찬가지입니다. 첫 번째로 눈이 먼 남자는 냄새, 공기, 정적 등 익숙한 것에 의해 자기 집인걸 알 수 있었습니다. 눈이 멀어 앞을 볼 수 없다면 불편하겠지라는 단순한 생각을 넘어 인간 본성을 건드린 주제 사라마구의 장편소설 [눈 먼자들의 도시] 오래전에 읽고 다시 읽어 보고 싶어서 신청한 책이 운 좋게 저에게 왔습니다. 감기처럼 옮는 것도 아니고, 동네 한 바퀴 돌면 괜찮아질 거라는 생각은 첫 번째 눈이 먼 남자의 차를 훔친 도둑이 서른 걸음도 못 가서 그도 눈이 멀고 말았습니다.

정문이 그들이 통과 할 만큼만 열렸다가, 곧 닫혔다. 입구에서 건물 현관까지는 굵은 밧줄이 묶여 있어, 눈먼 사람들이 잡고 걸을 수 있는 난간 노릇을 했다. 오른쪽으로 조금만 가시오, 거기 밧줄이 있을 거요. 그걸 손으로 잡고 곧장 가시오, 가다보면 계단이 나올 거요. 계산은 모두 여섯 단이오, 상사는 그렇게 소리쳤다. ---p63
우리가 얼마나 더 여기 갇혀 있어야 하는 거죠. 의사 선생님, 우리가 앞을 보지 못하는 동안은 갇혀 있을 겁니다. 그게 얼마나 될까요. 솔직히,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시간이 지나면 그냥 낫거나, 아니면 영원히 이대로이거나, 둘 중 하나죠.---p98
만일 문에 먼저 불이 붙어 출구를 막아버린다면, 아무도 탈출하지 못할 것이다. 다행히도, 인간의 역사가 보여주듯이, 악에서도 선이 나오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러나 선에서도 악이 나올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야기들을 잘 하지 않는다. 어쨌든 이런 것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모순들이며, 경우마다 둘 가운데 어느 한쪽을 더 많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p302
몇 미터 나아가지도 않았는데, 다시 두려움이 슬며시 찾아왔다. 어쩌면 그녀의 생각이 틀렸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녀 앞에,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용 한 마리가 입을 벌리고 있는지도 몰랐다.---p325

지옥에서 합리적인 삶을 영위하려 할 때 가장 힘든 것이 그곳의 무시무시한 악취에 익숙해지는 것이라고 말한 신학자도 있을 정도인데, 여자들은 앞사람의 어깨에 손을 얹고 의사 아내의 안내를 받아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작가는 우리 스스로 우리가 만든 지옥에서 여자들의 수치심과 자존심 따위는 배를 채울 것들과 바꾸어야 했다. 국가는 비상사태에 어떻게 대응을 했을까요? 눈뜬자들의 도시에서 이야기 합니다.
리딩투데이에서 협찬해 주신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