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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산 1~4 세트 - 전4권 - 특별합본호
황석영 지음 / 창비 / 2020년 12월
평점 :
2권에서는 장길산 주변의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작품이 전개 됩니다. 숙종10년 봄부터 시작된 대기근이 전국에 덮치고 역병까지 돌면서 백성들이 힘든 생활이 구체적으로 그려지고 마침내 산에서 내려온 장길산과 그를 따르는 무리들은 구월산과 자비령을 중심으로 휘하의 모든 무리들에게 활빈에 나설 것을 명하고, 뜻 맞는 이들과 곳곳에 출몰하여 관창과 부호를 털어 잡초처럼 버려진 백성들이 목숨을 살리기 시작합니다. 한편 한양 조정에서는 권세 다툼으로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계속되고 백성들의 원한과 탄성은 높아 집니다. 천한 노비의 소생이 사회의 모순을 극복 하고자 의지를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부패한 관리와 무도한 양반들을 몰아내는데 앞장서게 되는데.... 새 세상을 꿈꾼 사람들의 절실한 염원은 이루어 질 수 있을지 3편에서 계속됩니다.
p.79 "봐라, 굶주림이란 가장 혹심한 역질이니라. 지난 계묘년의 역질에 겹친 기근 때에는 수만 명이 죽었다 한다. 이것이 어찌 하늘이 내리는 재해라고 하겠느냐, 오히려 사람이 내린 재해이다. 가렴주구의 폐해는 고쳐지지 않고서 다만 환난 때에 죽을 끓여서 구호한 다며 나누어 먹이니 이것은 독약과 같은 것이니라. 오히려 죽을 얻어먹기를 바라는 백성들은 거의가 목숨을 잃고 만다. 애초부터 주린 창자라 텅 비었는데 묽은 죽이 무슨 활인을 해내겠느냐. 심사원려하는 것은 바른 정사와 뚜렷한 제도가 쌓여야만 이루어지는 것이고, 그 근본이 엄중히 서 있지 않으면 이루어지지 않는다.
p.93 "백성의 대부분이 농군인데 땅의 경계를 바로잡지 못하면서 민산이 떳떳해지지 못할 것이며 부역이 끝내 고르지 못할 것이요, 호구가 끝내 밝혀지지 않을 것이요, 징병이 정비되지 않을 것이며, 송사가 끊이지 않으니 형벌이 그침 없을 것입니다. 자연히 뇌물을 막을 수 없고, 풍속이 후하지 못하겠고, 이런 처지에 정치와 교화가 있을 수 없으니, 그 까닭은 땅이 대본이기 때문이지요.
“능력이 없는 자가 너른 땅을 물려받고 계속하여 불려나가니 소작하는 자들은 물론이요, 땅 한 뙈기 붙여볼 수 없는 무전지민은 기근 때마다 수없이 죽어갑니다.
부자의 땅은 경계가 서로 닿아 끝이 없고, 빈자는 송곳 하나 세워놓을 만한 땅도 없게 되어, 부익부 빈익빈으로 모리하는 무리들이 땅을 모두 차지하며 양민은 식솔을 이끌고 저자를 구걸하며 해매거나 남의 머슴살이로나 들어갑니다.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