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의 세계사
다마키 도시아키 지음, 이인우 옮김 / 페이퍼로드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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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을 빼놓고는 경제의 실상을 포착할 수 없다.” 역사와 문명을 연결한 중간상인 이 책 <상인의 세계사>는 페니키아인, 파르티아, 이슬람, 소그드인, 유대인, 아르메니아인, 바이킹, 한자동맹, 포르투갈, 에스퍄냐, 대영제국, 조세 피난처의 11개 주제로 탐구하는 브로커의 변천사입니다. 상인이야말로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지구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한 주인공이자 인류 역사의 숨은 주역이라고 합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조세 피난처까지 기대되는 내용입니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세계 최초로 상인이 탄생한 곳이라고 합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인더스 문명과 밀접하게 연결되었는데 이 문명은 천연 자원이 부족해 목재, 구리, 석재, 금과 은 등을 다른 지역에서 수입해 자급자족이 불가능하다는 약점이 오히려 중간상인이 활약하는 광범위한 상업권이 성립된 배경입니다. 상인은 문명의 태동과 함께 등장해 서로 다른 지역과 인간을 연결하고 매개했다. ‘중매인내지는 브로커로 불린 그들은 멀찍이 떨어진 문명을 연결하여 서서히 하나로 통일시켰습니다. 그들이 구축한 교역로를 따라 성직자는 타지에 종교를 전파했고, 문학가는 다른 세상의 문화를 배웠으며, 국가는 이국의 문물을 수입했습니다. 상인이야말로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지구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한 주인공이자 인류 역사의 숨은 주역입니다.





 

이 책은 상인의 변천사에서 세계 경제의 우여곡절을 알 수 있습니다. 머나먼 과거에는 상인이 직접 서로 다른 세상을 연결했으나 이제는 매개의 역할을 기계가 떠맡게 되었고 덕분에 세계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강력하게 일체화되는 중입니다. 오늘날 세상은 급속하게 좁아지고 있고 이 책은 상인이 역사에 남긴 업적, ‘사람과 사람의 연결이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줍니다.

 

유럽 문명은 원래 오리엔트 문명의 파생물이었다. 단지 유럽인이 잊고 있을 뿐이다. 많은 유럽인은,유럽이 처음부터 독자적인 문명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착각은 오리엔트 문명에서는 전제정치가 발전했으나 그리스 문명에서는 민주정치가 태어났다.” 라는 전제에 기반을 두었다. 현재는 이 전제 자체가 틀렸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p.47

 

중앙유라시아와 실크로드 상인들에서는 비단, , 은그릇, 유리, 향료, 약품, 모피를 비롯한 다양한 상품이 복잡한 경로로 유통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실크로드는 본래 사람들이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초원과 사막이 많은 건조지역입니다. 우리는 보통 실크로드가 중국과 지중해를 연결하는 경로로 알고 있었는데 장거리를 이동하는 상인이 있었고 거래된 상품도 다양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중간상인은 문명의 발생과 함께 등장한 부류로 문화와 문화, 문명과 문명을 연결하는 사람으로 중간상인이야말로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지구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한 사람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 왔습니다.

 

 

지중해 교역료를 개척한 페니키아인, 동양과 서양을 연결한 이슬람 상인, 비단길의 진정한 지배자 소그드인, 다이아몬드 무역을 장악한 유대인, 북유럽 해상무역을 발전시킨 바이킹 등을 통해 사람과 사람은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과거와 지금의 차이점도 생각해 보게 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으로 물건을 사고 팔았던 우리는 변화된 흐름속에 또 성장하고 발전해 왔습니다. 11개의 주제로 책 한권에 만날 수 있는 상인의 세계사 전혀 몰랐었던 부분과 역사의 흐름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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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 빈부격차는 당연한 걸까? - 2024 하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추천도서 중고생 논·서술형 주제토론 수업 1
태지원 지음 / 글담출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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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 대입개편안 교육부 “지식보다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을 보겠다”

'서울대 입시 주제토론면접 강화' '논·서술형 입시 및 내신'을 준비하는 최적의 책!

지식이 아닌 나의 생각이 점수가 되는 시대,

나만의 생각을 찾도록 도와주는 가장 완벽한 책.


수능이 앞으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 중 하나인 ‘부의 불평등’을 주제로 그 배경을 들여다보고 찬반토론을 해봄으로써 다양한 지식과 관점을 배우고, 나만의 생각을 찾도록 도와줍니다. 이 책은 어려운 경제를 쉬운 언어로 풀어내 많은 사랑을 받아 온 태지원 교사의 신간으로, 정답 찾기 교육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생각하고 말할 수 있게 이끄는 책입니다. 자본주의, 빈부격차 쉬운 주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한번쯤은 고민하고 생각해 보아야할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최근 바뀌고 있는 교육 과정이나 입시 개편안으르 들여다보면 논.서술형 도입 여부로 화제가 올랐는데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류되었지만 5지선다형 중심 평가는 더 이상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아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에 모두 공감하고 있습니다. 이는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관점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 지고 있다는 결론입니다. 이 책은 이러한 능력을 기르는데 중점을 주고 집필했다고 합니다. 여러 사회의 이슈를 다루면서 토론하면서 정치,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 대해 배경지식을 쌓고 관련 개념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많은 몫을 가진 사람’과 ‘적은 몫을 가진 사람들’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중 많은 몫을 가지고 부유하게 살아가는 계층을 부르주아라고 부릅니다.---P.15


누군가는 평생 벌어도 집한채 장만하기가 어려운게 현실인데 모 유명 연애인들은 건물을 전액 현찰로 새로 구입했다는 뉴스를 접하면 우리사회의 빈부격차의 차이를 실감하게 합니다. 청소년들이 느끼는 감정도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이 책의 주제가 자본주의 사회, 빈부격차는 당연할 걸까?라는 제목으로 한국에서는 소득 상위 1퍼센트가 나라 전체 부의 25퍼센트를 차지하고 하위 50퍼센트가 소유한 재산은 2퍼센트에도 못미친다는 통계입니다. 마르크스의 의견을 따라가 보면 자본주의 안에서 빈부격차가 생긴건 개인의 자질과 능력이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 세상이 애초부터 자본가에게 유리한 구조로 이루어져 경제적 불평등을 불러온 것이라고 했습니다. 노동자를 착취하면서 자본가는 계속 자본을 쌓고 노동자들은 필요한 상품을 살 능력을 점차 잃어 갑니다. 빈부격차를 바라보는 시각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이 책은 주제관계 핵심 용어 정리를 비롯해 빈부격차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찬성과 정부의 개입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반대의 입장을 토론하면서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여 정리하고 나의 생각을 정리하면서 마무리 됩니다. 자본주의 사회를 공부하면서 기본소득, 사회복지제도, 기초생활보장제도, 사회보험 등 핵심용어에 대해 잘 정리가 되있어 토론수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 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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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 언제나 내 편인 이 세상 단 한 사람
박애희 지음 / 북파머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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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그 따뜻한 기억으로

문득문득 다시 행복하게 해줘서.”

눈부시게 빛나는 날들을 선물해준 사랑하는 당신에게



잊히지 않길 바라는 것이 있어 읽고 쓰며 살아가는 사람. 오랜 기간 KBS와 MBC에서 방송 작가로 활동했고, 『어린이의 말』 『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 『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 『사랑한다면 그들처럼』 등 여섯 권의 책을 출간한 박애희 작가의 에세이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은 라디오 작가로 일하던 어느 날, 매일 같은 시각에 딸의 오프닝을 듣던 엄마가 세상을 떠났고 이별의 경험은 인생에 상흔을 남겼지만,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기억이 상실과 함께 살아가며 다시 시작하는 법을 가르쳐준 엄마, 세상의 모든 엄마를 위한 마음 따뜻한 에세이로 기대가 됩니다. 가장 가까운 사이지만 또 가장 많이 의견충돌로 인해 싸우는 사이. 엄마는 나의 과거이자 미래라는 이금희 아나운서의 추천평이 마음에 닿아 기대가 됩니다.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당신의 꿈이 우리는 지금도 여전히 궁금하다고, 엄마로 살아온 당신의 이름 없는 날들 덕분에 우리의 눈부신 날들이 존재한다고. 엄마에 대한 나의 고백이었다. ---P.106



그 후로 오랫동안 앓았다. 슬픔과 고통이 억눌렀고 마음을 잡지 못했다. 아픈 엄마를 돌보는 딸이 힘들까봐 그렇게 서둘러 떠났던 것일까 무리하게 이식을 받지 않았다면 그토록 고통받을 일은 없었을까 아픈 질문들이 계속 마음을 파고들었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마는 삶에 대한 절망으로 그 마음을 이제 털어놓을 데가 없어졌습니다. 마지막 순간, 서로가 받을 상처가 두려워 죽음에 대해 엄마와 나눌 수 없었던 이야기들은 회한으로 남았습니다. 이 책은 오랜기간 방송작가로 활동했고 여섯권의 책을 쓴 박애희 작가의 책으로 매일 같은 시각에 딸의 라디오 오프닝을 듣던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그 상실과 그리움으로 살아가며 다시 시작하는 법을 이야기 해줍니다.

이 책은 세상의 모든 엄마에게 바치는 헌사입니다.



혹시 그런 사람이 있으신가요?

문득 목소리가 듣고 싶어지는 사람.

터벅터벅 힘 빠진 걸음으로 집에 들어서면

“고생했어”하며 따뜻하게 맞아주는 사람.

힘들 때 아무 설명 없이 “외롭가” 이 세 글자를

문자 메시지로 보내면 3초 안에 연락이 오는 사람.

이 중에 한 사람만 있다고 해도

살아갈 만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_KBS 클래식 FM <세상의 모든 음악>





기쁨보다 아픔, 높은 곳보다 낮은 곳, 강한 것보다 약한 것, 눈부신 것보다 스러져가는 것들을 사랑하며 사랑한 당신들이 끝까지 사랑했던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할 수 있다면 일상을 되도록 섬세하고 소중하게 들여다보며 오래오래 글을 쓰고 싶다는 저자의 글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 사랑하는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 줍니다. 고맙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이 이 뭐가 그렇게 어렵다고 가족에게는 자주 짜증을 내고 불친절한 태도를 보였는지 반성도 해봅니다. 나를 이 땅에 있게 해준 단 한 사람 우리의 어머니들에게 오늘은 사랑한다고 말해 주세요.







제로투원에서  지원해 주신 도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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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 고운 천사들 - 두푸딩 언니의 동물 구조, 그 10년의 기록
두푸딩 언니 이현화 지음 / 시월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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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 인구 1200만 명 시대, 그러나 버려지고 학대 당하는 동물들의 숫자는 어마어마합니다. 여전히 횡행하는 펫숍, 번식장, 개 농장 등 동물권에 관해 생각해 봐야 할 내용을 담은 책은 두푸딩 언니의 동물구조 그 10년의 기록 <결 고운 천사들>입니다.


SNS에서, 본명인 이현화보다 두푸딩 언니로 더 잘 알려진 10년 차 동물 구조 활동가. 어리고 건강한 유기견이 아니라 노견, 환견, 장애견 위주로 구조 활동을 벌여 왔습니다. 『결 고운 천사들』 은 지난 10년의 세월을 기록입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우리나라 유기견 실태를 알리는 한 편 동물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나아가 임시 보호, 봉사, 입양 등 구체적인 행동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싶다는 소망으로 이 책을 출간하게 됐다고 합니다. 반려 인구 시대에 한번쯤 고민하고 생각해 보아야 할 책입니다.





나는 노견과 환견, 장애견을 구조하며 매 순간 치료비라는 현실의 벽과 마주 서지만, 사정을 잘 모르는 다른 사람들은 “두푸딩은 어떻게든 치료를 해 주고 입양을 보내더라. 역시 두푸딩이다. 두푸딩은 믿을 수 있다.”라고 한다. ---p.44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다 지치면 두 번째로 좋아하는 일을 하다 오라고, 언제든 다시 오라고 했던 누군가의 말이 큰 위로가 되어 다시 용기를 낼 수 있었다. ---p.107









유기 동물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보도를 통해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직접 현장을 접하지 않는다면 몸소 실감할 수 없습니다. 저자는 봉사 시작부터 유기 동물의 비참하고 외로운 현실을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끝자락에 내몰린 수많은 아이들을 보면서 더 많은 아이들을 살려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그렇게 ‘두푸딩 언니’라는 이름으로 임시 보호, 현장 봉사, 이동 봉사, 구조 단체의 스태프로 다양한 활동을 하기 시작했고 직접 구조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겁도 났고 자신이 없었지만 행동하지 않으면 평생을 망설이다 빚을 진 마음으로 살아갈 것 같아 선택한 일입니다. 길위에서, 차디찬 철장 안에서 하루를 힘겹게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거창하고 대단한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유기 동물 봉사는 특정 사람에게만 희생을 강요 해서는 안되고 많은 사람들이 사지 않고 입양하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 될 수 있도록 알리는 것이 봉사의 시작이라고 한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유기견 입양에 대한 새로운 시선과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이 책을 통해 배웁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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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과 부동명왕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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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부르는 이야기꾼은 한 명, 이를 마주하여 듣는 이도 한명, 이야기도 하나, 어두운 밤에 해야 하는 ‘흑백의 방’ 속 이야기. “외모를 팔아 세상을 살아가고 싶지 않아요. 그렇게 시시한 여자가 되고 싶지 않아.....”성하마을의 제일가는 미인, 그 미모를 숨기고 싶었던 오빈의 꿈은 <청과부동명왕> 슬프도록 아름다운 여자들의 연대에 관한 이야기 미야베 미유키의 신작 기대되는 신간입니다. 폭군 영주의 눈에 띈 오빈은 흙인형을 만들어 뛰어난 장인이 되는 것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비극적인 이을 당한 소녀의 원한과 집념이 만든 가족을 지키는 인형, 누구든 원하기만 하면 자유자재로 걸작을 그려낼 수 있는 마성의 붓, 정체를 짐작하기 힘든 이들이 사는 마을에서 자란 소년의 이야기가 담긴 청과 부동명왕은 2021년 8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일간지에 연재되었습니다. 코로나가 맹위를 떨치건 시기라 마음이 불안했던 작가는 잠에서 깨도 기억에 또렷이 남는 꿈을 꾸는 일이 잦아 꿈에서 꾼 둥글로 줄무늬가 있는 오래된 불상 같기도하고 맷돼지 새끼와도 닮았다고 생각하면서 청과 부동명왕을 써내려갔습니다.


“이 청과는 먹을 수 없지만 쓸모가 있는, 평범한 청과예요. 그거면 충분하다고 아버지는 말씀하시곤 했어요.” ---p.132



여자를 함부로 대하는 나쁜 버릇이 있는 도매상의 대행수에게 속아 아기를 가지게 된 오나쓰는 내용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자신의 어리석음 때문에 죽고 만 아기와 무엇 하나 나쁜 짓을 하지도 않았는데 저세상에 가서도 멸시당하는 이모를 향한 가족의 시선에 환멸을 느껴 집을 뛰쳐나오게 됩니다. 그렇게 자리잡은 곳은 아무도 살지 않아 황폐해진 동천암으로 농작물이 자라지 않는 땅에 울외를 심으며 삶의 터전을 만들어 갑니다. 아이를 갖지 못해 쫓겨난 여자, 자식을 잃은 죄를 뒤집어쓰고 이혼당한 여자, 심한 시집살이에 소처럼 부려 먹히다 도망친 여자, 살던 곳에서 쫓겨나고 죽어서도 들어갈 무덤조차 없는 여자, 갈곳없고 의지 할 곳 하나 없는 여자들을 위로하고 쓰다듬어 주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이 작품을 읽으면서 좋았습니다. 작가는 애도시대에 관한 공부를 할때마다 부당한 사회 규범에서 벗어나 여성들이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지 절감했다고 합니다. 청과 부동명왕과 단단인형에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곧은 마음을 지킨 오빈과 같이 강하고 유연한 여성이 등장하면서 애도시대에 대한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옛날에 우리 조상들도 목숨을 걸고 출산을 했듯이 어머니가 되는 것을 계기로 앞으로의 인생에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르는 급박한 상황에서 아이를 출산하다 목숨을 잃는 어머니들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여성들이 연대하는 모습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극복하는 모습을 독자들에게 보여주면서 용기를 내라고 힘을 내라고 응원해 주는 것 같습니다. 주 미시마야 변조괴담 시리즈 다음 10번째는 고양이의 참배라고 하는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독자로서 기대가 됩니다. 여성의 지위가 많이 올라갔다고는 하지만 이 땅에 여성으로 사는 것 누구보다 여성인 독자들은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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