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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시계, 푸앵카레의 지도 - 시간의 제국들
피터 갤리슨 지음, 김재영.이희은 옮김 / 동아시아 / 2017년 7월
평점 :

우리는 오랫동안 시간은 과거에서 현재를 지나 미래를 향해 똑같은 빠르기로 매일 규칙적으로 흘러 간다고 믿어왔다. 언제부터인지 궁금해 하지 못했습니다. 당연한 일이 옳지 않음을 주장한 것이 1905년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라고 합니다. 19세기 말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이며 철학자인 앙리 푸앵카레는 나라마라 기준이 없는 시간을 동기화 하기 위해 본초자오선과 경도를 정하고 시간과 지도가 통일되어가는 과정을 소개한 책 <아인슈타인의 시계, 푸앵카레의 지도>라는 흥미롭고 경이로운 책을 읽었습니다.
1905년 26세의 특허국 직원이었던 아이슈타인이 상대성에 관한 논문에서 동시성을 재정의하기 7년여 전, 앙리 푸앵카레 역시 놀라우리만치 비슷한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있었다. 교양 있는 지식인이었던 푸앵카레는 위상수학의 주요부분과 천체역학을 고안했고, 움직이는 물체의 전기동역학을 고안하는데 크게 기여하여 19세기의 가장 위대한 수학자 중 한 명으로 널리 칭송받고 있었다.
과학 지식은 언제나 인간이 우리 자신에게 편리한 방식으로 세계를 표상할 필요성에 냉혹하게 매어 있다고 푸앵카레는 믿었다.푸앵카레는 세계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믿긴 했지만, 이론들을 구성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과학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간의 전선은 저절로 놓인 것이 아니었다. 그 전선은 국가적인 야망, 전쟁, 산업, 과학, 정복과 함께 왔다. 국가들 사이에 길이와 시간과 전기적인 측정의 규약을 좌표화 하려는 징조가 눈에 띄게 감지되었다. 19세기와 20세기에 시계를 맞추는 것은 단순히 신호를 교환하는 절차의 문제가 아니었다. 푸앵카레는 세계 전기 시간 네트워크의 행정관이었고, 아인슈타인은 새로운 전기기술을 위한 스위스 중앙 정보센터의 전문가였다. 푸앵카레와 아인슈타인 모두 움직이는 물체의 전기동역학에 집중했고 공간과 시간에 대한 철학적 생각에 사로잡혔다. 세계를 뒤덮었던 이러한 동기화를 이해함으로써, 근대물리학의 근대적인 요소는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아인슈타인과 푸앵카레가 각자 어떻게 근대성의 교차점에 서 있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p.49
입자가 파동처럼 행동할 수 있음을 보인 물리학자 루이 드브로이공작은 1954년에 앙리 푸앵카레를 회고하면서 그 위대한 수학자가 상대성이론을 가장 일반적인 수준에서 발전시키는 최초의 인물이 될 뻔했지만 “프랑스에 그 발견의 영광을 안겨주지 못했음”을 안타까워했다.드브로이는 “아인슈타인의 사유에 푸앵카레만큼 더 가까이 다가갈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푸앵카레는 결정적인 한 걸음을 내딛지 않았다. 푸앵카레는 상대성원리의 모든 결과들을 포괄하여, 특히 길이와 지속 시간의 측정에 대한 심오한 비판을 통해 공간과 시간 사이에 상대성원리가 지니는 관계의 참된 물리적 특성을 수립하는 영광을 아인슈타인에게 맡겼다. ---p.389
도서출판동아시아에서 지원해 주신 책입니다.